기후극장 : 제1막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 – 제1장, 제2장

기후극장은 역사와 문학을 통해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꾸려집니다. 매월 1회 연재됩니다. 재밌게 읽어주시고 기후위기에 대한 더 깊고 폭넓은 고민과 공부, 기후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1막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은 대서양 무역으로 사업을 넓히려 신대륙으로 떠났던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폭풍을 만나 표류하다 ‘어디에도 없는 섬’으로 들어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을 만나고,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본주의의 싹을 목격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글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등장인물

안토니오 : 베니스의 상인. 유대인 샤일록에게 자신의 상선을 담보로 돈을 빌려 친구 바사니오에게 결혼 경비를 마련해주었다가 잠시 위기에 처했지만 결국 더 큰 부자가 되고 그 돈으로 대서양무역에 뛰어든다.

토머스 모어 :  <유토피아>의 저자. 

라파엘 히틀로다이오 :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토머스 모어에게 전해준 포르투갈 사람. 그는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탐험대와 함께 아메리카대륙을 탐험했다.

피터 헬레스 : 안트베르펜의 젊은 정치인. 토머스 모어를 만날 당시 시장의 비서실장이었고 토머스 모어의 친구였던 에라스무스의 소개로 서로 알게 되었다. 토머스 모어에게 라파엘 히틀로다이오를 소개시켜 준다.

바사니오, 그레시아노, 살레리오, 솔라니오, 로렌조 : 안토니오의 친구.

포셔 : 벨몬트의 큰 유산 상속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구혼자를 시험한다. 안토니오가 빌려준 돈으로 구혼하러 온 바사니오가 시험에 통과하여 그와 결혼한다.

샤일록 :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갚을시 가슴살 1파운드를 가지겠다는 계약을 했다가 자신이 더 큰 봉변을 당하고 재산마저 잃고 개종을 강요당한다.

제시카 : 샤일록의 딸. 안토니오의 친구 로렌조와 결혼한다.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는다.

네리사 : 포셔의 하녀. 그레시아노의 아내.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법정에서 법정 서기관으로 변장을 하고 포셔를 도왔다.

레오나르도 : 바사니오의 하인.

론슬롯 : 어릿광대. 안토니오의 하인. 원래 샤일록의 하인이었다가 스스로 안토니오의 하인이 되었다.


제1장. 베니스, 바사니오와 포셔의 집 : 신대륙으로 떠났던 안토니오, 돌아오다.

때는 1599년. 상선을 타고 아메리카로 떠났던 안토니오가 몇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안토니오의 소식을 들을까 부두로 나간 바사니오를 기다리며 포셔가 정원을 서성인다. 이때 바사니오가 들어온다.

포셔 : 바사니오님, 아침 일찍부터 부두에 다녀오셨군요? 오늘은 작은 소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바람 좋은 날이면 안토니오님의 배가 이 바람을 한 가득 받아 불룩해진 돛을 달고 금새라도 돌아오실 것만 같아요.

바사니오 : 아, 포셔. 안토니오는 나를, 나는 당신을 기다리게 하는구려. 하지만 매일 부두에 나가보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이 베니스의 부두에는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상선이 매일 도착했다 떠나지 않소. 그들이 싣고 오는 면화, 비단과 모직물, 곡물, 소금과 향신료, 금, 은과 설탕, 염료같은 선적물 틈에 안토니오의 소식이 밀항자처럼 섞여 있을지도 모르니 단 한 척의 배도 단 한 사람의 뱃사람도 그냥 보낼 수가 없어요.

포셔 : 바사니오님,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을 하세요. 안토니오님은 저의 친구이기도 하고, 바사니오님 만큼이나 저도 안토니오님의 귀향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서 그분이 오셔서 모두 함께 한 자리에 앉아 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바사니오 : 당신 말씀이 옳아요. 안토니오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바로 포셔 당신이니. 당신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결혼 했던 바로 다음날 그 잔악한 샤일록 손에 안토니오가 이 세상에서의 역할을 끝낼 뻔 하지 않았소. 하지만 안토니오가 신세계로 떠나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일 때문이니 이 세상은 정말 운명의 여신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것 같소.

포셔 : 안토니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안토니오가 떠난지 이제 4년 조금 넘었을 뿐이에요. 가는 뱃길 오는 뱃길만 해도 2년이잖아요. 틀림없이 아메리카대륙의 산물을 한 가득 싣고 돌아오실 거예요. 혹시 모르죠.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해 정착하셨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바사니오 : 그렇군! 포셔, 당신의 넓고 깊은 시야와 통찰은 신세계에까지 뻗쳐 있구려. 하지만 그렇게 험한 야만의 신대륙에 안토니오의 마음을 훔쳐갈 아름답고 부유한 유럽 여인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스럽군요. 지중해를 둘러싼 나라들과 유럽 사이의 교역만으로도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옛날이 그립구려.

레오나르도 : 주인님~ 바사니오 주인님~ 포셔 마님~

바사니오 : 레오나르도, 네가 그렇게 나를 애타게 부를 때마다 자네가 안토니오의 소식을 들고 온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품게 되네. 그 기대는 지난 몇 년 동안 늘 허물어졌네. 내 가슴도 꼭 그만큼 허물어지고 있으니 제말 나를 그렇게 애타게 부르며 달려오지는 말게나.

레오나르도 : 주인님, 바로 그 소식입니다! 안토니오님께서 돌아오셨어요! 안토니오님께서 돌아오셨다고요!

바사니오 : 뭐라고?! 안토니오가 뭐라고?

레오나르도 : 돌아오셨다고요! 지금 댁에 계신 걸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왔습니다. 짙게 그을린 피부에 전보다 더 맑은 눈에 더 건장한 몸으로 돌아오셨어요. 안토니오님께서 저를 부르지 않으셨다면 못 알아볼 뻔 했다니까요? 안토니오님께서는 당장 이리로 오시고 싶지만 처리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집을 떠날 수가 없으니 바사니오님과 포셔님, 그리고 다른 친구분들을 모두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요!

안토니오와 포셔, 반가워하며 안토니오의 집을 향해 뛰어나간다.


제2장. 베니스, 안토니오의 집 : 안토니오, 유토피아에서 토머스 모어를 만났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한다.

안토니오의 집.  바사니오와 포셔, 그레시아노와 네리사, 로렌조와 제시카 등이 정원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사니오 : 안토니오, 누가 자네 표정을 보면 선적물을 다 잃어버리고 망해서 돌아온 줄 알겠네. 대성공을 한 사람같지 않구만. 얘기를 하다가도 순식간에 우울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니. 신대륙에 아내라도 남겨두고 온 건가?

안토니오 : 사업이 잘 안 됐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걸세. 아내를 두고 오지는 않았네. 물론 결혼도 하지 않았고.

그레시아노 : 대성공을 하고서는 겸손을 떠는구만. 자네가 실어온 상품들을 보니 대서양 무역에 베네치아도 합류해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우리도 안토니오가 가져온 정보를 얻어 이 대단한 기회를 잡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 보통 길어도 3년이면 될 텐데 자네는 1년을 더 썼지 않나.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낮아질텐데 오래 걸린 이유라도 있는 겐가?

안토니오 : 브라질에서 설탕 농장을 한번 운영해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네. 가는 길에 큰 폭풍을 만나 표류하기도 했었고. … 그런데 자네들 토머스 모어라는 분을 알고 있지?

로렌조 : <유토피아>라는 신기한 책으로 유명한 분이 아닌가. 영국의 대법관을 지내기도 했을 걸? 그런데 헨리 8세의 이혼을 교황청에서 반대하자 왕 스스로 영국 교회를 만들어 수장이 되려고 했었지. 토머스 모어는 용감하게도 이에 반대했고, 대법관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지만 결국 런던탑에 갇혔다가 참수되었지. 헨리 8세도 그렇고 토머스 모어도 그렇고 참 대단한 분들이야.

[그림 1] : 유토피아. 왼쪽 아래에 라파엘이 토머스 모어에게 유토피아 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암브로시우스 홀바인, 1518. (출처 : wikipedia)

안토니오 :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지. 그런데 말이네… 친구들, 내가 그분을 만났네.

로렌조 : 자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돌아가신 분을 어떻게 만났다는 말인가? 그분이 언제적 분이라고 그분을 만나? 자네 황천길이라도 다녀왔는가?

바사니오 : 이 친구 말이 심하군. 여행길이 힘들어서 잠시 정신이 좀 없는 게지. 도대체 어디서 누구를 만났길래 그런 소리를 하는가, 안토니오? 자세히 좀 얘기해보게.

안토니오 : 친구들. 나는 신대륙으로 바로 가지 않았네. 아메리카대륙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고 농장 사업이 가능할지 먼저 타진해보느라 마데이라 섬에 먼저 들렀어. 해볼만 하면 아메리카까지 갈 것도 없으니까 말일세.

네리사 : 아, 숲의 섬, ‘일리야 다 마데이라’에 가셨군요! 이름처럼 숲이 많고 아름다운 곳이던가요?

안토니오 : 그렇지 않았습니다, 네리사님. 예전에는 숲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포도 농장이더군요. 심지어 와인통을 만들 나무도 아메리카대륙에서 들여온 싼 나무를 쓰고 있었습니다. 제가 실어온 설탕도 대서양 쪽 남아메리카 농장에서 키운 것입니다.

친구들, 바다는 정말 험하더군. 첫 항해에 엄청난 폭풍을 만나 말로만 듣던 표류를 했다네. 마데이라에서 항해에 필요한 물과 식료품, 장비들만 챙기고 대서양 쪽 중앙아프리카로 향해 가던 중에 말일세. 내가 배가 부서지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선장한데 우려 섞인 말을 하자 그 뱃사람은 껄껄껄 웃으며 이 정도는 눈 감고도 헤쳐나갈 수 있으니 나는 선실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하더군.

하지만 폭풍은 점점 거세졌어. 나는 내 모든 것을 건 그 배가 부서질까봐 노심초사 했네. 제시카와 로렌조의 유산 절반과 내 재산 전부를 건 항해였으니 말일세. 나는 선원들이 잘 대비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며 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 그러다가 뭔가에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진짜로 잠이 들고 말았네.

선원들 말에 따르면 내가 다음 날 낮까지 정신을 잃었다고 하더군. 우리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었고 선원들은 폭풍 통에 부숴진 배를 고치느라 바빴지.이상한 일이었네. 하늘에는 구름이 걷히지를 않아 밤에 별도 찾을 수 없었어. 우리는 거의 1주일 동안 표류했네. 날이 맑아져 별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네.

그러던 어느날 우리는 아름다운 섬을 발견했네. 사실 우리가 발견했다기 보다는 그들이 우리를 먼저 발견하고 마중 비슷한 것을 나왔다고 해야할 걸세. 등대의 감시초소에서 감시하던 사람들이 우리를 발견했다고 하더군. 침략자들이 아니라 단순히 조난당한 상선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만 안쪽까지 우리를 안내해주었네. 우리가 함부로 들어갔더라면 폭풍을 피했던 우리의 운이 아무 소용없게 됐을 거라고 말해주더군. 섬 주변이 온통 암초라 길을 아는 사람이 아니면 배가 박살이 날 거라는 말을 듣고 모두 소름이 돋았지.

나는 그곳이 인도의 어느 아름다운 도시인가 보다 생각했네. 크고 아름다운 등대, 잔잔한 만, 아름다운 배들이 부두에 가득했거든. 섬 사람들이 말하기를 대서양으로 향하는 배들이 가끔 조난을 당해 자신들의 섬에 도착하게 되기도 한다고 설명해주더군. 이게 무슨 소린가 했지. 그렇다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서 오는 곳이 아니란 말인가? “여기가 도대체 무슨 섬이요?” 라고 내가 물었지. 그러자 그 사람들은 오히려 “어디서 오셨나요?” 하고 나에게 되묻더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내가 어디서 왔다고 하면 그곳이 어디인지 다 안다는 말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에는 심지어 웬만한 곳의 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두 사람 이상은 꼭 있다고 하더군.

나는 그들에게 정직하게 말했네. 선주인 나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상인이고 아프리카를 거쳐 아메리카대륙으로 가는 길에 큰 폭풍을 만나 길을 잃고 표류하다 이 섬에 다다르게 되었다고 말일세. 여기가 어디인지 알려주고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네. 그랬더니 그들은 나와 선장을 어딘가로 데려가더군. 아주 작고 소박한 집이었다네.

포셔 : 그곳이 토머스 모어의 집이었단 말씀인가요?

안토니오 : 바로 그렇습니다, 아름답고 지혜로우신 포셔님. 백발에 작은 몸을 한 토머스 모어가 정원에서 밭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과 한참 얘기한 후에야 진짜 토머스 모어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만요. 허리는 좀 구부러졌지만 맑은 눈동자로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계산을 해보니 연세가 백 살 하고도 스무 해가 다 되어 가시더군요.

바사니오 : 자네, 지금 유토피아에 갔다왔다고 말하는 건가?

안토니오 : 그렇다네, 바사니오.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어디에도 없는 곳)가 아니었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워서 영원히 그곳에 살고 싶을 정도였네. 하지만 제시카와 로렌조에게 진 빚을 돌려주어야 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생각을 곧 접었네.

제시카 : 빚이라니요, 안토니오님. 우리는 안토니오님이 돌아오신 것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3년 전에 돌아가셨고요. 아버지가 그곳에서는 부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너무 돈 밝히지 마셔야 할 텐데…

안토니오 : 고맙습니다, 제시카님. 아버님은 그곳이 어디든 편히 지내고 계실 거예요. 두 분이 받아야 할 유산으로 더 큰 부를 일궈 돌려드릴 수 있게 되어 저는 기쁠 따름입니다.

포셔 : 안토니오님, 유토피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제 마음이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습니다.

안토니오 : 유토피아에서는 잘 지냈습니다. 그곳은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원래도 그런 곳이었는데 토머스 모어님이 오신 후로 더 평등하고 평화롭고 먹을 것이 넘치고 아름다운 곳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토머스 모어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그곳을 떠나 신세계로 간 것이 비극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림 2] : 아시아에서 지중해를 거쳐 대서양으로 사탕수수 농장과 설탕 생산지가 이동하는 과정. 500 B.C ~ 1860 A.D.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대서양으로 진출하는 1600년 전후 시기는 노예무역과 맞물려 설탕산업이 아메리카대륙으로 넘어가던 중이었다. (출처 : slavevoyages.org)

그레시아노 : 비극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자네, 틀림없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게로군. 무슨 나쁜 짓을 저지른 건가? 아니면 안 좋은 일을 당한 건가?

안토니오 : 그레시아노, 우리 유럽인들은 모두, 아니 유럽의 지배자들과 귀족들과 은행가들과 무역상들은 죄를 짓고 있네. 우리같이 적당히 큰 상인들은 나쁜 짓을 저지르는 일을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변명하고 싶지만 신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내 두 눈으로 보고 온 이상 이제는 그렇게 말할 수 없게 되어 버렸네.

아메리카대륙 뿐만 아니라 마데이라 섬같은 대서양의 작은 섬들에서도 잔혹한 일들이 저질러지고 있네. 토머스 모어님은 그런 사실을 내게 미리 알려주었지만 나는 그분의 말을 믿지 않고 신대륙으로 떠났지. 그리고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한쪽 눈은 감고 나머 한 쪽 눈은 반만 뜬 채 그곳의 유럽인들과 똑같이 노예를 사고 팔고 설탕농장을 운영하고 그 돈으로 유럽사람들이 좋아하고 이윤이 큰 것들을 배 한 가득 실어 돌아온 것이네.

나는 그분을 매일 만나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네. 유럽의 소식도 전해드렸더니 한숨을 쉬며 걱정을 하셨지만 고향 소식을 들으니 좋다고 하시더군. 하지만 그분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셨어. 그런데 떠날 날이 가까워져서 그분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모어 선생님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네.

제1막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 (1) 끝.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 (2)편 읽기. 다음 편에서는 안토니오와 토머스 모어가 만나 인클로저와 대서양 노예무역, 자본주의의 초기 모습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참고문헌

  • 김문규. 2000. “<베니스의 상인>에 나타난 경제논리와 윤리의 문제”. 신영어영문학. 15. pp.1-22.
  • 남종국. 2010. “중세 말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해상 네트워크”. 서양사론. 제107호. pp.143-172.
  • 윌리엄 셰익스피어. 1596. “베니스의 상인”.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에서. 셰익스피어연구회 옮김. 2019. 아름다운날. pp.22-143.
  • 주경철. 2017. <문명과 바다>. 산처럼.
  • 제이슨 W. 무어. 2017.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백우진, 이경숙 옮김. 2020. 북돋움.
  • 제이슨 히켈. 2020. <적을수록 풍요롭다>. 김현우, 민정희 옮김. 2021. 창비.
  • 토머스 모어. 1516. <유토피아>. 박문재 옮김. 2020. 현대지성.
  • 페르낭 브로델. 1986.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II-1. 세계의 시간 上> 주경철 옮김. 2021.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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