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뉴스 :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날씨, 왜 예측도 보도도 잘 안 되나?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기후위기 뉴스는 왜 예측도 잘 안 되고 보도도 적은지 카본브리프에서 최근 분석 기사를 냈습니다. 카본브리프는 영국에 기반을 둔 기후 과학, 기후 정책, 에너지 정책 등을 다루는 온라인 매체입니다. 아래 글 원문 기사의 내용 중 절반 정도를 발췌해 번역한 것입니다. 가독성을 위해 의역을 많이 하였으니, 정확한 내용과 전체 기사는 원문을 참조해주세요.

원문 읽기 : “Analysis: Africa’s extreme weather has killed at least 15,000 people in 2023.” Daisy Dunne. CarbonBrief. 2023. 10. 25. 

번역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리비아에서는 지난 9월 지중해성 허리케인으로 더 심해진 홍수 때문에 11,300명이 사망했지만 이 사실은 국제뉴스 헤드라인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다른 치명적인 극한 기후 현상들도 국제 뉴스가 되지 못합니다.

카본브리프가 조사, 분석해본 결과 아프리카에서 2023년 현재까지(2023년 1~ 10월) 극단적인 기상 재난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5,700명입니다. 이상기후의 피해를 입은 사람은 2,400만 명 이상입니다.

  •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홍수(flash floods)로 사망한 사람이 3천 명이 넘습니다. 이 홍수가 기후변화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이 지역의 기상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기상 관측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 지난 2월에 발생한 열대 사이클론 프레디는 관측 기록상 가장 오래 지속된 사이클론이었으며,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모리셔스, 말라위, 레위니옹과 짐바브웨에 피해를 끼쳤고 이로 인해 최소 860명이 사망했습니다.
  •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지부티, 모리셔스와 니제르에 거주하고 있는 2,9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은 끊임없는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하는 나라들에서는 겨울철 폭염이 한 달이나 이어졌으며, 일 년 내내 여름같은 날씨가 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날씨는 왜 기록도 보도도 잘 안 되는 걸까요? 카본브리프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이상 기상 현상들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대비를 못 해서인지, 예측도 기록도 보도도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과학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은 기상관측소 개수가 가장 적은 대륙입니다. 결국 극단적인 날씨 예보를 하기 어렵고, 그것이 기후변화 때문인지 아닌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그림 1] 대륙별 기상관측소(meteorological weather stations) 개수. 다른 어떤 대륙보다 아프리카의 기상관측소 수가 적다. 단위: 면적 백만 km2당 기상관측소 개수. 유럽 면적 10,180,000 km2, 기상관측소 249.3 개, 오세아니아 면적 9,000,000 km2, 기상관측소 83.6 개, 북미 면적 24,709,000, km2, 기상관측소 71.9개, 아시아 44,579,000 km2, 기상관측소 38.1개, 남미 면적 17,840,000 km2, 기상관측소22.4개, 아프리카 면적 30,370,000 km2, 기상관측소 21.6 개. (출처 : CarbonBrief. Data source: WMO data analysed by Verner Viisainen for Carbon Brief.)
[그림 2] 전세계 레이다 기상관측소(weather radar stations,) 위치. 인구 11억 명인 미국과 EU에는 636개, 인구 12억 명인 아프리카 대륙에는 37개가 있다. 레이다가 있으면 예보를 할 수 있으며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지만, 레이다 장비는 매우 비싸다. (출처 : YaleEnvironment360)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에 가장 취약한 10개 나라 중 7개가 아프리카에 있습니다.(an analysis from the 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IRC) and the World Resources Institute (WRI))

이 분석에 따르면 이런 나라들은 “기후위기에 준비”(기후변화로 인한 위협 정도,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그 나라의 능력을 조사하여 준비 정도를 산출한다)가 안 돼 있고 “허약”(fragility: 기후 재난으로 인한 사회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합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온실가스 배출량)은 2-3%에 불과합니다.

2023년 1월~10월까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날씨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최소 15,700명입니다. 이는 지난 해 4,000명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것인데, 주로 리비아의 기록적인 홍수(11,300명 사망) 때문입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수도 작년 1,900만 명에서 3,400만 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림 3] 2023년 1~10월 동안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날씨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구 수. (출처 : CaronBrief. Data source: Emergency Events Database (EM-DAT) and further research by Carbon Brief. (Not all extreme events are captured by EM-DAT.) Map by Joe Goodman and Tom Prater for Carbon Brief.)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기상 재난은 세계 다른 나라들의 상황과도 일치합니다. 과학자들 간에 논쟁은 있지만, 주요 원인은 인류의 활동으로 인한 1.3도 기온 상승과 엘 니뇨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달 기록적인 고온을 보였고, 강수량이 평균 이하일 정도로 적었던 것은 엘 니뇨 때문이었습니다(이지딘 핀토 박사. Dr Izidine PintoRoyal Netherlands Meteorological Institute)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타난 몇몇 기상 현상은 과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는 기후시스템을 정말로 어지럽혀 놓습니다. 어렵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기후과학자로서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매번 시스템을 이해해왔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바뀝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상되는 위험이 무엇인지,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기후시스템은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어요.
우리는 지금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길로 가고 있지 않습니다. 이건 결국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우리가 계속 겪을 것이고 사람들은 피해를 계속 더 많이 받으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나라 사람들(아프리카 대륙의)은 반복되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주머니를 계속 털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가 계속 커져간다는 뜻이죠.”

– 조이스 키무타이 박사. (기후과학자. 현재 케냐에서 근무. 소속: Grantham Institute –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at Imperial College London. )

손실과 피해는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시작되는 기후정상회의 COP28에서 주요 의제가 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 작년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 의결된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열파(heatwave) 그 피해는 다른 대륙에 비해 잘 보도도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열파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피해를 입은 경작지는 얼마나 되는지 믿을 만한 기록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열파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그 피해를 우리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홍수가 나면 사람들이 죽고 사망자가 기록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파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월에 열파가 발생하고 10명이 죽는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그 사람들이 왜 죽었는지 모릅니다. 심장질환이 악화되거나 뇌졸중이 온 이유가 기온 상승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사람들은 사망 원인과 기온 상승을 연결시키지 않지요.”

– 이지딘 핀토 박사. 기후과학자. 모잠비크에서 근무. the Royal Netherlands Meteorological Institute 소속.)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 자료와 피해가 잘 기록된다 하더라도 외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들을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미나 유럽에 비해 이런 사건들을 보도할 매체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복잡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2021년에 비영리 매체 ‘Africa No Filter‘가 아프리카 매체 편집인들 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심층 보도와 여러 나라에 취재원을 배치하지 못하는 이유가 뉴스룸 감소와 예산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젊은 기후행동가들은 아프리카같은 지역 보다 북반구에 위치하는 잘 사는 나라에 취재원을 더 많이 두고 있는 서방의 매체들을 비난해왔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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