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푸드』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썩거나 버려진 식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세계 식품 시스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또한 생산된 식품 중 약 1/3이 매년 손실되고 폐기되고 있습니다(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아래 글은 이 연구의 내용을 소개하는 카본브리프의 기사(2023. 3. 13)를 번역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원문을 꼭 확인해주세요.
카본브리프 기사 원문 보기 : “Food waste makes up ‘half’ of global food system emissions.” Orla Dwyer. 2023. 3. 13. Carbonbrief.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중 하나는 2030년까지 전세계 식품 폐기물을 절반으로 감소시키고 생산 및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손실을 줄이는 것입니다.
최근 『네이처 푸드』에 발표된 연구(Zhu et al, 2023)에서, 먹거리가 수확되는 시점부터 매립되거나 퇴비화 되기까지 공급망의 각 연결 지점을 따라가며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food loss and waste*)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food loss and waste(FLW)은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의미하며, 식품 공급망(생산, 처리, 판매, 소비)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한다. 두 용어의 개념 정의는 기관, 조직, 국가마다 다르다. UN FAO의 정의에 따르면 식품 손실은 판매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 과정(수확, 도축, 포획)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말하며, 식품 폐기물은 소매와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말한다. 비식품망, 즉 가축 사료나 퇴비 혹은 바이오에너지 생산망으로 투입돼 사용되는 것은 식품 손실이나 식품 폐기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부분도 식품 손실이나 식품 폐기물로 간주되지 않는다.(출처 : wikipedia)
연구 결과, 2017년에 전세계 식품 폐기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93억 톤(GtCO2e)이었고, 이 양은 같은 해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합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한편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기아 상황에 처한 인구는 8억 명에 달했습니다.
이 연구는 또한 식품 폐기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탐색하고 있습니다. 육류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 폐기물을 매립하는 대신 퇴비화 하는 것과 같은 방법입니다.
식품 폐기물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전세계 식품 시스템에서는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3이 배출됩니다. 이번 새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식품 폐기물은 식품 시스템 전체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절반을 발생시킵니다.
지역, 사회, 경제적 차이 등 기타 요인들은 전세계에서 식품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개발된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더 앞선 기술, 환경적으로 더 유리한 기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낮을 수 있다고 이 연구는 말합니다.
이번 연구의 서신 저자 중 한 사람인 중국 난징 임업대학(Nanjing Forestry University)의 케 인 교수(Ke Yin)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엄청난 양”의 식품 폐기물 배출량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기를 연구팀이 바라고 있다며 카본브리프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몇몇 국가들은 일반 대중 교육과 정부 정책 등으로 식품 폐기물 발생을 막으려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사례로 일본, 독일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실행하고 있는 폐기물 분리 수거가 해당됩니다. 그러나 빈곤,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과 같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의 혹은 전혀 노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 케 인 교수. 중국 난징 임업대학.
특히 개발도상국들과 따뜻한 기후 지역에서 수확 이후 식품 폐기물 발생을 방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뜻한 기후 지역에서 생산자들이 냉장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면 식품은 소비자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상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64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한 FAO의 식품 공급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데이터는 곡물과 콩류, 육류와 축산 제품, 뿌리 작물과 식용유 작물, 과일과 채소 등 네 가지 범주에 속하는 54가지 품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들로부터 발생하는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분석합니다.
분석에는 전과정평가(cradle-to-grave) 방법이 사용되며, 다양한 공급망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폐기물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식품이 수확된 후 공급망을 따라 이동하는 단계를 9개(수확, 제조, 저장, 운송, 무역, 가공, 도매, 소매 및 소비자)로 나누고, 단계별로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합니다.
또한 연구자들은 매립지나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지는 식품 폐기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여 국가, 지역, 식품의 종류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합니다. 소득, 기술력 및 식습관은 나라별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 결과 중국, 인도, 미국 및 브라질에서 배출되는 식품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세계 식품 공급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44%, 식품 폐기물 관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38%에 해당합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에 대한 다양한 관리 방안을 특정 지역에 맞게 조정하여 적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의 식품과학 및 영양학 조교수인 멜리사 프루그 프레스코트 박사(Dr Melissa Pflugh Prescott, )는 이러한 지역적 측면이 이 연구의 “중요한” 요소라며 “해결책이 가져오는 효과는 지역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연구자들은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개입 전략을 고려했습니다. 이 중에는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 육류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것, 그리고 최신 기술을 이용하는 두 가지 다른 시나리오 등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반으로 줄인다면 전세계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중 4분의 1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래 표는 여러 가지 범주의 식품 공급 단계에서 나오는 식품 폐기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왼쪽)과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식품 유형에서 발생하는 식품 폐기물의 백분율 (오른쪽)을 보여줍니다.
식품 폐기물에서 나오는 공급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2.4%만이 과일과 채소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이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육류와 축산 제품은 다른 종류의 식품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높습니다. 이번 연구는 소고기와 양고기의 가공이 토마토 가공보다 전체 생산 과정에 걸쳐 온실가스를 13배 더 많이 배출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육류와 축산 제품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식단에서 기인하는 평균 탄소 발자국”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로써 전체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낮출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육류와 축산 제품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그로부터 얻던 칼로리는 다른 품목으로 채워야 합니다. 이 칼로리는 나머지 세 가지 음식 범주(곡물과 콩류, 뿌리 작물과 식용유 작물, 채소와 과일)로 대체되어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이 연구에서는 계산됩니다.
연구자들은 육류와 축산제품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전세계 식품 시스템으로부터 4.27GtCO2e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 발생을 반으로 줄일 때 나타나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용이 따릅니다. 축산 제품 소비를 줄이면 식품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육류 소비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곡물 생산, 소비가 늘게 되고 관련된 식품 폐기물도 증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곡류와 콩류는 모든 식품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2 ~ 2/3 이상을 차지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곡물과 콩류는 고탄수화물 식품이기 때문에 처리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습니다.
프레스코트 박사(Dr Melissa Pflugh Prescott)는 이러한 장단점을 고려한 것이 “이 연구가 가지는 또 하나의 강점”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소비자 식품 사용과 같은 식품 시스템의 한 측면을 개선하면 식품 폐기물 처리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연구의 분석에 따르면 육류 소비를 반으로 줄이고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 발생량을 반으로 줄이는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하면, 전세계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기술 이용
이 연구는 식품 폐기물 관리를 위해 매립을 줄이고 기존 기술들, 예를 들어 미생물을 이용한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와 퇴비화(Composting) 등을 이용했을 때의 효과도 고려합니다.
혐기성 소화는 밀폐된 환경에서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합니다. 반면, 퇴비화는 산소를 필요로 하며 유기물을 퇴비로 만들기 위해 사용됩니다.
현재 식품 폐기물은 가장 일반적으로 매립지나 쓰레기 처리장에 버려지며, 그곳에서 부패하면서 메탄을 발생시킵니다. 퇴비화와 혐기성 소화는 모두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망한 대안’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합니다.
선진국은 물류 개선을 중심으로 식품 폐기물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퇴비화와 혐기성 소화를 통한 식품 폐기물 처리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권장합니다.
연구진의 평가에 의하면, 육류와 축산 제품은 공급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중 거의 4분의 3을 차지합니다.
소고기, 양고기, 어린 양고기는 기타 식품군보다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상당히 더 높습니다. 아래 그래프(이전 카본브리프의 기사에 포함된 그림)를 통해 육류와 축산 제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곡류와 콩류를 많이 소비하는 인구의 경우, 폐기물 관리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수집하여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립지로부터 나오는 식품 폐기물을 혐기성 소화시켜 천연가스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 작업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상점에서 식품을 구입한 후 버리는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총 식품 손실 및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합니다.
연구진은 중국과 미국에서 소비자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1/3 줄인다면, 전세계에 걸쳐 발생하는 식품 처리 및 운송 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거하는 것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본 연구는 “합리적인” 식품 소비를 하는 것, 그리고 소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앞선 기술을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21개국이 파리 협정에 따라 이루어진 국가 기후 서약에서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감축할 것을 약속했습니다.(COP27)
카본브리프와의 인터뷰에서 프레스콧 박사는 미국과 같은 대형 국가들이 식품 폐기물 감소(pdf)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격려할만한” 일이라며 “더 많은 일들을 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레스콧 박사는 식품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몇몇 지역, 국가 그리고 지방 정부에서는 식품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6년 프랑스는 판매되지 않은 식품을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대신 자선단체와 식품은행에 기부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중국의 의회는 2021년 식품 폐기물 방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민간 식품업체와 외식업체로 하여금 식품 공급, 관리 및 준비 과정을 개선하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되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바이오가스, 바이오 오일 및 비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또한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표시하는 “탄소 라벨링”이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프레스콧은 탄소 라벨링이 “문제에 대한 인식은 높일 수 있지만, “탄소 라벨링이나 다른 교육적 개입만으로는 식품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와 관련된 논문 : Zhu, J. et al. (2023) “Cradle-to-grave emissions from food loss and waste represent half of total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food systems”, Nature Food. doi:10.1038/s43016-023-00710-3
번역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