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 산업으로 인한 환경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화석연료, 광물 등 채굴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 규모가 매년 3~5조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 한 연구(아래 기사와 논문 보기 링크 참조)는 채굴 산업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채굴 국가 내의 피해와 전지구적인 피해를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기후변화와 같은 전지구적인 피해에 대한 비용은 채굴 국가가 지불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분석하였습니다.
이 글은 해당 연구에 대한 카본브리프의 기사를 번역하고 요약한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원문 기사와 논문을 참조해주세요.


원문 기사 보기 : “Emissions from mining cause ‘up to £2.5tn’ in environmental damages each year” anastatiia Zagoruichyk. 2022. 7. 6. CarbonBrief.

논문 보기 : Rosalie Arendt, Matthias Finbeiner. 2022. “The global environmental costs of mining and processing abiotic raw materials and their geographic distribution”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vol 361. https://doi.org/10.1016/j.jclepro.2022.132232.


채굴 산업으로 우리는 화석연료, 광석과 광물 같은 자원을 얻지만 이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액 규모는 매년 4조 파운드(5조 달러)에 달합니다. 최근 ‘The Journal for Cleaner Productio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피해가 온실가스, 미세 오염물질, 산성화이며 특히 석탄과 철강 부문에서 심하다고 합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광물 자원을 지구가 준 ” 위대하고 기본적인 자산” 중 하나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이 자산은 수십 개 국가들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연구에서 밝혀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채굴 산업은 손실 보다는 경제적 이익이 더 큽니다.

[그림 1] 세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따라 국민들의 정부 감시 의지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자원 빈국과 자원 부국의 차이. (출처 : NRGI)

그러나 이 연구에서 밝혀낸 또 한 가지 사실은 가봉, 마다가스카르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환경이 파괴되기 쉬운 몇몇 나라들에서는 환경 비용이 경제적 이득을 넘어서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자원의 저주”(resource curse)라고도 하는데, 채굴 산업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이나 환경 파괴같은 부정적인 결과와 연결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은 화석연료 채굴로 발생하는 이득의 절반이 환경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 비용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자연 자원은 한 나라에 부와 일자리를 가져다주지만 자원을 채굴함으로써 사람들의 건강과 종 다양성 그리고 환경을 해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연구팀은 자연자원을 채굴하는 산업이 주는 경제적 이득과 비용 사이의 비율을 추정했습니다.

이 분석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38개 원재료 생산 과정을 분석하였습니다. 석탄, 철, 천연가스 같은 자연 자원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미국과 영국의 지질학적 조사 데이타베이스를 사용하였습니다. 

연구자들은 “cradle-to-gate” 방식을 사용하는 전생애주기평가(life-cycle assessment; LCA)를 수행했습니다. 전생애주기 평가는 온실가스, 미세 물질, 산성물질, 토지이용 변화, 자원 고갈과 독성물질 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모든 생산 단계에 대해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자원을 사용하는 단계는 이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 같은 과정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연구에서는 “채굴하는 국가의 입장에서 손익”을 평가했다고 논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광부들이 겪는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병 같은 건강에 대한 피해와 서식지 상실과 파괴로 인해 생물종다양성이 감소하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림 2] 채굴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의 수. 상자의 색이 진할수록 관련 연구 수가 많음을 의미한다. 영향은 공간적인 규모(현장, 지역, 전지구적)에 따라 다르며, 광물 채굴 작업과 현장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인과 관계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후변화와 종 다양성과의 인과 관계에 대한 연구가 가장 적다.  (출처 : L.J. Sonter. 2018.)

전생애주기평가 결과는 다른 경제 지표와 비교될 수 있도록 수치화하여 “화폐 가치”로 바꿉니다. 사망자 수, 자연에 미치는 악 영향, 종 수 감소 등이 화폐 가치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화폐 가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있음을 보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각각의 생산단계 마지막 지점에 대해 “높은” 전환과 “낮은” 전환 요인을 사용하였습니다.

“높게 추정한 경우는 미래에 소요될 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이런 것들은 광석과 광물을 채굴 할수록 집중되어 있는 정도나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채굴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비용이다. 낮게 추정하면 이런 비용이 제외된다. 왜냐하면 광석 등급이 낮아지더라도 채굴 비용은 역사적으로 감소해왔기 때문이다. 미래에 소요될 비용이 포함되면 이 비용은 다른 모든 비용을 압도해버리게 되고 화석연료의 영향은 훨씬 더 분명해질 것이다.”

– 로잘리 발레스카 아렌트 교수(주 저자. Rosalie Valeska ArendtTechnical University of Berlin)

이 연구에서 주요한 새로운 결과들 중 하나는 계산해 낸 환경 비용을 각 나라의 GDP, 고용 수준과 비교 분석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채굴 산업으로 발생한 비용은 1인당 420파운드(500달러) 이상이었습니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의 몇몇 나라들에서는 비용이 좀 더 낮았습니다.

이번 연구의 연구자들은 채굴로 인한 지역적 비용과 세계적 비용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모든 영향이 지구온난화와는 별개인 지역적 영향”으로 가정했습니다.(지역적 영향에는 지구온난화 영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의미. 편집자 주)  즉 “국가간 대기, 토양, 물 오염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원의 저주

연구 결과 채굴 산업으로 발생하는 전체 환경 비용은 낮게 추정(low estimate)되었을 때 전 세계적으로 0.3조 파운드(0.4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 수치는 세계 연간 GDP인 71조 파운드(85조 달러)의 0.5%에 해당합니다.

미래에 사용될 비용을 감안할 경우 이 값은 연간 4조 파운드(5조 달러)로 높아지며, 이는 세계 GDP의 6.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전체 피해 비용의 64%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는 0.3~3조 파운드(0.36~3.6조 달러)에 해당하는 피해가 채굴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일으킴으로써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채굴 광물은 철(23%), 석탄(18%), 원유(10%) 그리고 망간(7%) 등입니다.

전체적으로 피해 비용의 43%가 생태계에 일으키는 악영향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21%는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피해 때문입니다.

화석연료가 미치는 피해는 전체 비용의 43%에 해당하지만 화석연료의 종류에 따라 피해액이 다릅니다. 원유의 경우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천연가스와 석탄입니다.

한편 광물과 관련된 환경 피해 중 상당한 부분이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미래 기술에 필요한 특별한 광물(speciality metals)이 피해를 준다고 우리는 얘기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환경 피해를 보면 철, 알루미늄 그리고 화석연료가 만들어내는 피해가 여전히 지배적입니다.”

– 로잘리 발레스카 아렌트 교수(주 저자. Rosalie Valeska ArendtTechnical University of Berlin)

아래 그림은 각 물질의 생산 규모(왼쪽), 각 물질이 만들어내는 피해(가운데) 그리고 각각이 만들어내는 피해 비용(오른쪽)입니다. 여기서 피해 비용은 낮게 추정된 경우(low estimate; 미래 비용 미포함)입니다.

[그림 3] (A) 광물별 채굴양. 위에서부터 알루미늄, 메탄(천연가스의 주성분이 메탄), 석탄, 크롬, 원유, 구리, 철, 흑연, 갈탄, 망간 (B) 각 물질별 피해 비용. 위에서부터 은, 알루미늄, 금, 메탄(천연가스), 석탄, 크롬, 원유, 구리, 철, 흑연, 마그네슘, 망간, 니켈, 아연 (C) 광물별 피해 기여 정도. 기후변화, 생물종다양성 감소, 인간의 건강에 대한 피해가 가장 크다. 단위 : 유로. (소스 : Arendt et al (2022). 출처 : CarbonBrief)

손실 vs 이익

채굴 국가 내에서 발생하는 비용 평가에 전지구적 기후변화 피해 비용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나라들에게 채굴은 이익이 큰 산업입니다. 중국, 브라질, 인도와 러시아와 같이 환경 비용이 가장 큰 나라들은 채굴을 통해 비용보다 이익을 더 많이 챙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연결되는 피해가 포함되면 달라집니다. 이러한 “전지구적”인 피해가 포함되는 높은 추정값으로 평가하면 20개 나라에서 GDP 손실이 채굴로 얻는 이익보다 더 높아지게 됩니다.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이런 나라들은 “기후변화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고 이 논문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낮은 추정값으로 평가할 경우에는 환경 비용이 경제적 이익을 초과하는 나라가 아주 극소수입니다. 르완다, 가봉,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정도입니다.

아래 그림은 채굴로 거두는 각 국가별 GDP를 지역적 환경 피해 비용(왼쪽)과 지구적 환경 피해 비용(오른쪽)와 비교한 그림입니다. 왼쪽 그림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경제적 이익이 더 큽니다.

[그림 4] 채굴로 얻는 이득(GDP)과 환경 피해 비용 비교. 왼쪽은 국내 환경 피해 비용, 오른쪽은 전지구적 환경 피해 비용. 여기서는 낮은 추정치를 사용. (소스 : Arendt et al (2022). 출처 : CarbonBrief)

각 나라의 기후변화 비용 산정은 캐서린 리키 교수(Prof Katharine Ricke.. 2018. Nature Climate Change)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비용이 국내 비용에 포함된다면 손익 비율이 마이너스로 나오는 나라들이 더 많을 것이다(채굴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GDP 기여분이 전체 환경 비용을 초과). 그러나 기후변화 비용은 채굴이 이루어지는 나라들이 지불하지 않는다.”

– 로잘리 발레스카 아렌트 교수(주 저자. Rosalie Valeska ArendtTechnical University of Berlin)

독일과 일본(제강), 알제리아와 아제르바이잔과 나이지리아(정유) 같이 자원을 가공하는 나라들이 가장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전 단계의 환경 비용과 후 단계의 환경 비용을 대부분 외부화”하기 때문이며, 이런 환경 비용은 사회 전체가 짊어지게 된다고 이 연구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산업 활동이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철강, 석탄, 마그네슘, 알루미늄 생산 활동에서 높습니다. 그러나 다니엘 스미스 박사(Dr Daniel SmithUniversity of Leicester.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음)는 중국의 마그네슘 생산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이 결과에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가장 높은 부문은 미국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채굴에서 발생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남아프리카의 마그네슘 채굴과 가공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

이 연구에서 주요한 한계는 전체 규모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발레스카 아렌트 교수는 “이 연구는 전지구적인 추정치를 평가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자세한 분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또한 발레스카 아렌트 교수는 “모든 광물에 대해 채굴과 가공을 구분해내지 못했다. 전생애주기 평가 데이터베이스가 이 둘을 구분하는 작업에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앞으로의 연구에서는 특정한 한 가지 중요 광물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몬 조위트 박사(Dr Simon Jowitt, 지질학, University of Nevada.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음)는 채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피해 비용과 GDP를 연결시키는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채굴되는 자원의 경우 그 가치는 크지만 독일 GDP의 0.5%에 불과합니다. 이런 자원은 콩고민주공화국이나 잠비아, 멕시코와 같이 채굴산업이 지배적인 나라에서는 그 가치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주요 채굴 자원이 석탄인데 이는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지만 GDP가 높은 독일 경제에서는 “석탄 채굴로 환경 피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GDP에 기여하는 정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 연구에 모든 환경 피해를 포함하지는 못했다고 연구자들은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해양 생물 종과 담수 생물 종에 미치는 피해는 제외되었습니다.

개빈 머드 박사(Dr Gavin Mudd. 채굴 산업 연구자. 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음)도 제련과 관련된 물 오염, 물 고갈, 산성비, 미세 오염물질과 관련된 다양한 피해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사항이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채굴과 관련 가공 산업으로 인한 환경 피해에 대해 여러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합니다.

“채굴 산업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손익 관점에서 어느 나라가 이득을 얻게 될지 확인했다. 화석연료 채굴 산업 소멸에 대해 게임이론으로 분석할 경우 이 연구는 매우 유용할 것이다.”

– 이 논문의 저자들

또한 “우리가 개발한 접근 방식은 자원 채굴 방식에 따라 다양한 대규모 개발을 분석하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고 저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