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4. 공간 개념의 변화와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

이 자료는 녹색아카데미 유튜브 ‘자연철학이야기’에서 나눈 대담 5-4를 정리한 것입니다. 대담은 책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20년에 제작되었습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5-4편에서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중‘제4장 소를 얻다: 양자역학’의 내용 정리 부분을 놓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구체적으로는 겹실틈(이중 슬릿) 실험 이해의 연장선에서 ‘상호작용-결여’ 측정 실험의 이해 문제를 다루고, 양자역학을 통해서 우리 바탕관념에 해당하는 공간개념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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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4. 공간 개념의 변화와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

  1. 상호작용-결여’ 측정
    1.1. ‘상호작용-결여’ 측정이란?
    1.2. ’상호작용-결여’ 측정의 해석
    1.3. 변별체가 일으키는 상태 전환이 두 번째 변화의 원리
  2. 공간 개념의 변화와 운동량-에너지 공간
    2.1. 공간 개념의 변화
    2.2. 푸리에 변환
    2.3. 맞공간
    2.4.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두 가지
    2.5. 이제 위치와 운동량은 상태가 아니라 상태함수의 해석 결과가 되나?
  3.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
    3.1.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란?
    3.2.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와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

1. 상호작용결여측정

1.1. ‘상호작용결여측정이란?

장회익   근본적으로는 이중슬릿 실험과 성격에서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언뜻 보면 굉장히 달라보이는 실험이 또 하나 있는데, 상당히 재미가 있어요. 이번에는 대상을 레이저 빔으로 했죠. 우리 책에도 나왔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정지질량이 0이 아닌 것(보통 입자들)과 0인 것(빛)으로 나눠서 봐요. 정지질량이 0인 것도 슈뢰딩거 방정식이 성립해요. 그것에 해당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우리 책에 나와요.

[그림 1] 상호작용-결여 측정 실험 1 : 폭탄이 없는 경우. S1과 S2는 반투막, A와 B는 거울.

장회익   양자역학에서 성격이 기본적으로 같기 때문에, 여기서는 편의상 빛 입자 그러니까 레이저 빔을 쪼여요. 그리고 빛이 막을 만나면(그림 1에서 S1, S2에 설치된 반투막) 절반은 반사해서 U로 올라가고 나머지 절반은 통과해서 V로 진행하도록 하는 물질이 있어요. 통과할 때 위상이 90도 바뀌는 특별한 반투막을 설치해요. 통과하는 것은 위상이 90도 바뀌고 반사하는 것은 (위상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가요.

최우석   위상이 바뀐다는 것은 사인, 코사인 그래프에서 2분의 파이($\frac {\pi}{2}$)만큼 바뀌어서 간다는 것인가요?

장회익   그렇지. 90도만큼 바뀐다는 거지. 그래서 반투막에서 반사된 것을 U라고 하고 똑바로 간 것을 V라고 해요. 그래서 위로 올라가는 U는 B에서 또 한번 반사를 해요. B와 A는 그냥 거울이에요. 거울에서는 무조건 100% 반사해. B에서 반사된 것은 반투막 S2를 또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직진해서 C로 가는 것과 반사돼서 D로 가는 것이 있어요.

우선 C로 가는 것을 먼저 봅시다. C로 가는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S1에서 반사된 U가 B에서 반사되고 S2에서 통과했기 때문에 S2에서 위상이 한번 바뀌었어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S1에서 V로 가서 최종적으로 C로 반사해서 가는 것이 있어요. S1에서 직진하면서 위상이 한번 바뀐 것이 V이고, V가 A를 지날 때는 위상이 안 바뀌고, S2에서 반사하면서도 위상이 안 변해요. 결과적으로 위상 변화는 S1에서 한번만 일어나서 90도 바뀐 위상으로 C로 들어가요. 따라서 B에서 오는 것과 A에서 오는 것 둘 다 위상이 한번 바뀌어서, 즉 90도 바뀌었으니까 위상이 서로 같아. 그래서 둘이 C에서 만나면 빛이 들어와요.

그 다음 D로 가는 것은 뭐냐? S1에서 반사된 U가 B에서 반사되고 S2에서 반사돼서 D로 가는데, 그동안 위상변화가 한번도 없었어요. 그리고 S1에서 직진하는 V는 S1에서 위상 변화가 한번 일어났고, A에서는 반사되고, S2에서 직진하면서 위상 변화가 한번 더 일어나서, 결과적으로 180도 위상변화가 생겼어요. 위상이 180도 바뀌면 높은 것이 낮은 것과 같아지게 되는 거야. 그래서 S1에서 U로 가서 S2에서 반사된 것(위상 변화 없음)과 V로 가서 S2에서 직진한 것(위상 변화 180도)이 D에서 만나면 완전히 상쇄돼요. 그래서 D에서는 빛이 안 들어와요.

이게 아주 유명한 간섭계예요. 그 다음에 이런 장치를 기본으로 하고, S1과 A 사이에 작은 폭탄을 하나 갖다놨어.

[그림 2] 상호작용-결여 측정 실험 2.

장회익   이 폭탄은 여기서 빛을 만나면 무조건 폭발하게 되어 있어요. 만나지 않으면 그대로 있죠. 만나기만 하면 폭발하는 폭탄만 하나 갖다놨어요.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만약에 L에서 나온 빛이 폭탄을 만나게 되면 이 실험은 종결돼요. 장치가 다 파괴될 정도는 아니고 폭탄만 없어질 정도로 터져요.(웃음) 안 만나서 이 폭탄이 멀쩡할 경우에는 빛이 여기 안 왔다는 얘기야. 그러면 빛이 S1에서 반사돼서 B로 갔다는 얘긴데, 문제는 뭐냐?

폭탄이 멀쩡하다는 얘기는 L에서 나온 빛과 폭탄이 아무 상호작용을 안 했다는 뜻이야. 상호작용 했으면 폭발했을테니까. 그러면 상호작용 안 했으면 결과는 어떠냐? D에 빛이 들어와요. 폭탄만 갖다놨고, 폭탄과 빛은 아무 상호작용도 없었는데 D에 빛이 들어와. 그러면 어떻게 해석을 해야되느냐? 이상하다 해서 이것을 ‘상호작용이 없는 변화’ 이렇게 봐요.

그렇지만 우리 원리로 이해하면 아주 간단해요. 폭탄을 갖다놨는데 폭탄에 아무 변화가 없으면 L에서 나온 빛은 폭탄 쪽으로 온 성분이 없었다는 얘기지. 즉 확률 1로 B쪽으로 갔다는 얘기야. B쪽으로 간 것은 한번도 위상변화 없이 D로 들어가버려. 그러니까 빛이 D로 들어가요.

폭탄 쪽으로 가서 폭발이 일어났다면 B로 안 갔다는 얘기지. 그래서 폭탄이 있었는데 폭발하지 않고 멀쩡히 그대로 있으면 D에 빛이 안 들어와야 할텐데 빛이 들어온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1.2. ’상호작용-결여’ 측정의 해석

장회익   이걸 가지고 이상하다고 야단들인데, 우리 방법으로 하면 아주 간단해요. 폭탄에서 빈사건(공사건; null event)이 일어난 거야. 폭탄으로 갈 확률이 없어지고 확률 1로 S1과 B, S2에서 반사되어서 당연히 빛이 D로 들어가는 거지. 그러니까 얼핏 보면 대단히 이상해보이지만 우리 해석 방법에 의하면 이상할 게 없죠.

황승미   D에 빛이 들어오는 게 또 갑자기 이해가 안 됩니다. ???

장회익   S1에서 일단 확률 2분의 1로 갈라져요. 폭탄 터질 확률이 2분의 1로 터지고 2분의 1로 안 터진다는 얘기거든. 그러니까 두 번 중에 한번은 터지고 한번은 안 터져요. 그러면 안 터졌을 때는 그 순간 폭탄에서 빈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에 U로 갈 확률이 1로 바뀌어. 그래서 확률로 1로 D로 가는 거지. 실험이 그렇게 나와요.

U로 가는 것은 위상이 하나도 안 바뀌고, 반대쪽 V에서 오는 것은 없으니까 U로 간 것이 혼자 D로 가서 빛이 나는 거예요. 다시 만나서 소멸될 것도 없어. 폭탄에서 빈사건이 발생하면 그냥 혼자서 U로 가는 거야. S2에서는 C와 D로 또 반반씩 가지. 그래서 빛은 C와 D에 다 들어와요.

황승미   제가 잘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D에 빛이 들어오는 게 왜 신기한 현상인지 잘 모르겠어요.

장회익   폭탄이 없을 때는 D에 빛이 안 들어왔죠. 그런데 폭탄을 설치했을 경우, L에서 나온 빛과 폭탄이 아무 상호작용도 하지 않았는데 D에 빛이 들어오는 거야.

황승미   첫번째 반투막 이후에 폭탄을 놨는데 왜 영향을 받는가하는 게 문제인 건가요?

장회익   그러니까 폭탄이 없으면 D에 빛이 안 들어오죠. 그런데 폭탄을 놓았더니, 빛과 폭탄이 상호작용을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D의 결과에 영향을 줬다 이거지. 그래서 ‘상호작용이 결여’된 결과라고 하는 거예요.

최우석   이 실험이 일상적인 스케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나요?

장회익   양자역학에 적용되는 범위 내에서 성립하죠. 그런데 이게 앞에서 봤던 이중슬릿 실험과 같은 거야. 이중슬릿 둘 중 하나에 변별체, 여기서는 폭탄인데 그것을 놓았을 때 변별체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면 나머지 하나(U)만 남는다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내용적으로 같은 건데, 이렇게 해놓으니까 달라보이죠.

폭탄과 만나지 않았고 빛은 아무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는데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하는 거죠. 이중슬릿 실험에서도 변별체를 갖다놓기만 하면, 변별체에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달라졌잖아요. 바로 그것하고 같은 얘기가 되는 거지.

1.3. 변별체가 일으키는 상태 전환이 두 번째 변화의 원리

최우석   그러면 변별체가 있을 때 상태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무엇으로 서술하나요?

장회익   그래서 앞에서 본 변화의 원리에 보면 두 줄 썼잖아요?! (웃음) 슈뢰딩거 방정식이 위에 있고(그림 3), 이것은 변별체가 없을 때를 말하는 거예요. 변별체가 있을 때는 변별체의 영향을 달리 서술해주는 거죠. (아래 식에서 두 번째 줄)

[그림 3] 양자역학의 ‘변화의 원리’

최우석   그러면 변화의 원리 두 개를 놓고 경우에 따라서 이걸 적용하거나 저걸 적용하거나…

장회익   그렇지.

황승미   그러니까 229쪽 ‘사건의 유발과 측정의 문제’를 보면, 존재물의 상태가 무엇이고 가능한 상태들이 어떤 건지 살펴봤는데, 그것이 외부대상 즉 변별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사건유발과 측정 이야기이다!

장회익   그렇지. 사건 유발이라는 것이 고전역학에서는 없었던 거예요. 고전역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유가, 거기서는 성향이라는 것이 1아니면 0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양자역학에서는 성향이 0~1까지 연속적으로 변해요. 변별체를 만날 경우에는 무조건 성향이 0아니면 1로 점프해요. 그 순간에는.

그 점프는 성향이 연속인데 변별체와 일으키는 사건은 1아니면 0으로 가니까 그것이 그 변화를 받게 되는 거지. 처음부터 1, 0이면 변별체가 있으나마나 하니까 고전역학에서는 이것에 따른 상태 변화는 없어요. 양자역학에서는 성향이고, 변별체와 만나야 사건이 일어나요. 사건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야.

사건을 일으켰느냐 안 일으켰느냐에 따라서 성향이 달라지는 거야. 그 이유 때문에 둘째 줄이 필요한 거죠(그림 3).이 모든 것을 공리 형태로 정리를 해서 요약해서 보면 이해가 되죠. 공리 얘기로 가기 전에 차원 문제를 먼저 봅시다.

2. 공간 개념의 변화와 운동량-에너지 공간

2.1. 공간 개념의 변화

[그림 4] 공간개념의 변화

장회익   공간 개념이 변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얘기예요. (공간 개념이 변한다는 것은 곧) 이론이 심화된다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일상적인 관념 예를 들어 여헌의 생각은 완전히 일상적인 개념인데, 고전역학이 의미 있게 정리되면서 3차원 개념이 분명해졌죠.

아래와 위가 동서 방향 그리고 남북 방향과 대등하다는 것이 3차원 개념이고, 그리고 시간 개념은 여전히 독립적으로 따로 있었어요. 그런데 이러한 3차원 개념이 두 세트 있었어요. 하나는 위치 공간이고, 하나는 운동량 공간이에요. 시간과 에너지는 각각 이들과 독립적으로 따로 있었지요. 이렇게 4 조각 즉 3차원 위치 1차원 시간, 3차원 운동량, 1차원 에너지를 바탕개념으로 깔고 서술하는 것이 고전역학이에요.

상대성이론은 다시 위치와 시간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거고, 마찬가지로 운동량과 에너지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각각 4차원으로 해서 위치-시간 공간 4차원, 운동량-에너지 공간 4차원이다! 위치에 대응하는 것이 운동량, 시간에 대응하는 것이 에너지, 이렇게 각각 대응하기는 하지만 병행하게 두 개의 독립적인 4차원 공간이 있는 거예요.

이쪽에 어떤 변화가 생긴다고 해서 다른 쪽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야. 위치를 측정한다고 해서 운동량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운동량은 항상 독립적으로 있는 거지. 이런 식으로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요. 상대성이론까지는 이렇게 돼요.

그런데 양자역학에서는 시공간 4차원과 운동량-에너지 공간 4차원이 관계가 있다는 거야. 그래서 이것이 하나의 4차원 공간으로 결합이 되어서 복합 4차원 공간이 돼요. 그래서 시공간 4차원과 이것의 역(맞)시공간 4차원(운동량-에너지 공간 4차원)은 서로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x, y, z, ict)$의 역수에 해당하는 공간 $\hbar (k_1, k_2, k_3, \frac{i \omega}{c}$이라는 거예요. $x$와 $k_1, y$와 $k_2, z$와 $k_3, ict$와 $\frac{i \omega}{c}$가 서로 역관계가 있어요. 과거에는 서로 독립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인데, 양자역학에서 다시 보니까 위치-시간 차원과 운동량-에너지 차원이 서로 역공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2.2. 푸리에 변환

푸리에 변환과 맞공간(역공간)

[그림 5] 함수 $cos(kx-ωt)$의 성질.

장회익   역공간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푸리에 변환을 써야 돼요. 여기 그림에서 당장 볼 수 있어요. 삼각함수 $\theta$ 자리에 $kx-ωt$이 들어가요. 여기서 $cosx$라고 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x$에는 단위가 있기 때문에. 삼각함수 안에는 단위가 있는 것이 들어가면 안 돼요. $x$가 미터 단위이면 $k$는 미터의 역수 단위(1/미터)가 돼야 돼. 이게 원래 라디안(radian) 단위이기 때문이에요. 라디안은 단위가 없는 실수예요. 코사인 안에 순수한 숫자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x$는 $x$의 역수 단위인 $k$와의 곱 $kx$와, 그리고 $t$는 $t$의 역수 단위인 $\omega$와의 곱 즉 $\omega t$ 형태로 들어가요.

그런데, 코사인함수에서 시간과 위치의 함수이지만 단위를 없애주기 위해서 $k$와 $\omega$가 들어갔어요. 이 그림에서는 $x$와 $t$의 함수이지만, 이걸 $k$와 $\omega$의 함수로도 볼 수 있어요. 즉 $k$와 $\omega$를 변수로 보고 $x$와 $t$를 파라미터로 봐도 돼. 그러니까 $kx-ωt$는 $x, t$의 함수이기도 하지만 $k, ω$의 함수로 봐도 돼요. 서로 대등한 역할을 한다는 거지요.

[그림 6] 오일러 등식

장회익   그런데 지수함수 $exp^{i(kx-ωt)}$는, 바로 $cos(kx-ωt) + i sin(kx-ωt)$를 의미해요.

$e^{i(kx-\omega t)} \equiv cos(kx-\omega t)+isin(kx-\omega t)$

그러니까 여기서 $\theta$ 자리에도 순수한 숫자만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면 이 지수함수가 위치의 함수라면 $\theta$ 자리에 위치와 위치의 역변수를 곱한 것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기서도 위치나 시간의 함수로 표현한다고 하면, $\theta$ 자리에 들어가는 $kx-ωt$처럼 $x$와 $t$에 $k$와 $\omega$를 곱해서 단위를 없애주지 않으면 이런 함수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삼각함수나 지수함수로 써줄 때는 반드시 $k$와 $\omega$를 넣어줘야 돼요. 그런데 $x, t$와 $k, ω$가 항상 대등한 역할을 해. 어느 것이 더 기본이고 어느 것이 더 기본이 아니냐는 우리가 정하기 나름이야.

오일러 등식은 이렇다 하는 것을 알면 돼요. 실수부는 코사인함수이고, 허수부는 사인함수예요. 좌변과 우변이 이렇게 같다하는 관계를 알면 돼요. 이 식의 자세한 정의는 우리 책 부록에 있어요(부록 A.8. 책 p.582). 아주 중요한 함수이기 때문에 잘 공부할 필요가 있지만 자세한 것은 부록을 보고, 지금은 여기까지 아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파동의 중첩

[그림 7] 파동의 중첩

장회익   파동이 같은 것끼리 중첩할 때 위상이 같으면 증폭이 되고(그림 7에서 A), 위상이 반대일 경우에는 상쇄된다(그림 7에서 B)는 거예요. 그런데 $\omega$값이 서로 다른 것들을 여러 개 중첩시키면(그림 7에서 C) 무슨 모양이든지 다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다른 파동에 각각의 세기를 변수로 주고 위상을 적절히 바꿔서 결합하면 모든 함수가 이것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어요.

임의의 공간의 함수가 전부 이런 파동의 결합인데, 각각의 파동에 결합 상수만 달리하면 모든 것이 다 만들어질 수 있다, 이게 바로 푸리에 전환의 기본 정신이에요.

2.3. 맞공간

[그림 8] 맞 함수와 맞 공간

장회익   이 식(그림 8)에서 적분으로 표시를 해놨는데, 이것은 $\Phi (k,\omega)e^{i(kx-\omega t)}$ 이런 것들 여러 개를 합한 것이라는 뜻이에요. $dk, dω$ 이렇게 연속적으로 적분하기는 했지만, 의미가 그렇다는 거예요.

이런 여러 개의 $e^{i(kx-\omega t)}$ 에 대한 각각의 계수 $ \Phi (k,\omega)$의 곱을 했어요. 여기서 $ e^{i(kx-\omega t)}$를 $ x$와 $ t$의 함수로 봤기 때문에, 여기에 $ \Phi (k,\omega)$를 곱해줬다는 것의 의미는 $ e^{i(kx-\omega t)}$에서 $ k$와 $ ω$ 성분에 해당하는 상대적인 크기가 얼마냐 하는 걸 나타내주는 거예요.

$\Psi (x,t)$는 $x$와 $t$의 임의의 함수예요. 우리가 어떤 모양도 규정하지 않았어요. 이 함수가 $e^{i(kx-\omega t)}$과 $\Phi (k,\omega)$의 결합으로 나타난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앞에 상수 $\Phi (k,\omega)$만 다르고, 모든 가능한 $k$와 $ω$에 대해서 적분하면 $\Psi (x,t)$가 어떤 함수든지간에 $\frac {1}{2 \pi} \int \Phi (k,\omega)e^{i(kx-\omega t)}$처럼 표시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Phi (k,\omega)$도 $k$와 $\omega$의 연속함수예요. 그래서 두 번째 식처럼 $Phi (k,\omega)$를 $\Psi (x,t)$로 나타낼 수가 있어. 이렇게 $\frac {1}{2 \pi} \int \Psi (x,t)e^{-i(kx-\omega t)}$만들 수 있다는 것은 증명이 돼요. 이 둘, $\Psi (x,t)$과 $\Phi (k,\omega)$는 같은 자격을 가지고 있는 거야.

$\Psi (x,t)$의 경우를 봐요. $x$와 $t$의 함수 $\Psi (x, t)$가 어떤 함수인지 우리는 모른 채, 단지 모든 $e^{i(kx-\omega t)}$와 그것의 계수 $\Phi (k,\omega)$의 세트만 알고 있었다, 그러면 이 둘을 결합하면 $\Psi (x, t)$가 나와요.

황승미   $\Psi (x, t)$ 상태함수 식에서 $\Phi (k,\omega)$는 상수인가요?

장회익   여기서 $\Phi (k,\omega)$는 상수 노릇을 하지. 그런데 모든 $k$에 대해서 $\Phi (k,\omega)$ 값이 다 정해져 있어요.

황승미   상수인데 $k$와 $ω$가 왜 들어가 있어요?

장회익   $e^{i(kx-\omega t)}$ 에서는 $k$와 $ω$가 파라미터로 들어가 있는데, 모든 파라미터에 대한 $\Phi (k,\omega)$를 합치니까 $k, ω$에 대한 함수 $\Phi (k,\omega)$가 돼버리는 거야.

한편 두 번째 줄에서 함수 $\Phi (k,\omega)$는 반대로 $k$와 $ω$의 함수예요. $e^{-i(kx-\omega t)}$에서 $x$와 $t$를 파라미터로 놓고 각 파라미터의 계수 $\Psi (x, t)$를 결합하면 $\Phi (k,\omega)$가 나와요.

이 두 함수 $\Psi (x, t)$와 $\Phi (k,\omega)$가 완전히 대등한 역할을 해. 그래서 함수 $e^{i(kx-\omega t)}$를 매개로 해서 두 세트, 즉 $(x, t)$와 $(k, ω)$라는 공간이 형성되는 거예요. $(x, t)$는 위치-시간 공간이고 $(k, ω)$는 위치-시간의 역공간, 상반공간 혹은 맞공간(reciprocal space)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이런 것을 푸리에 변환식이라고 해요. 푸리에 변환식은 아주 일반적 거예요. 양자역학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푸리에 변환은 어떤 함수 $\Psi (x, t)$이더라도 계수 $\Phi (k,\omega)$를 적절히 넣어주고 함수 $e^{i(kx-\omega t)}$로 전개하면 다 재현이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Phi (k,\omega)$는 동시에 반대로, $\Psi (x, t)$을 계수로 삼고 앞의 $e^{i(kx-\omega t)}$ 함수와 부호만 하나 다른 $e^{-i(kx-\omega t)}$로 전개하면 다 표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두 함수는 완전히 대등해요. $\Phi (k,\omega)$를 알면 $\Psi (x, t)$를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또 마찬가지로 $\Psi (x, t)$를 알면 $\Phi (k,\omega)$를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

황승미   그러니까 저 식들이 성립할 수 있게 이렇게 이렇게 하면 어떤 것이든지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저 식의 의미인 거네요?

장회익   그렇지. 이건 완전히 수학이야. 아주 재미난 거예요. 19세기인지 푸리에라는 사람이 만들었고 다 알려져있던 거예요.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Phi (k,\omega)$에서 보듯이 또 하나의 공간이 생겼잖아. 위치와 시간 공간 $(x, t)$라는 것이 있는데, 이번에는 저절로 $(k,\omega)$ 공간이 발생한 거예요. 이 관계식때문에 $k$와 $\omega$라는 파라미터 공간이 생겼지. 파라미터가 연속적인 값이니까 그 파라미터 자체가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거야. 

그러니까 $\Psi (x, t)$를 알고 있고 푸리에 변환만 알면, 의례히 따라 나오는 여분의 공간 $(k, \omega)$가 있고 함수 $\Phi (k,\omega)$가 있는 거야. 푸리에 변환으로 맺어지기 때문에 서로 관계가 밀접하죠. 그런데 $(k,\omega)$ 공간은 여분으로 있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어요. 수학적으로는.

그런데 자연의 조물주가 기가 막히게 묘한 요술을 부렸다 이거야. 뭐냐? 이 $(k,\omega)$ 공간이 바로 운동량-에너지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 놨어. 조금 전에 얘기했죠? 운동량-에너지 공간은 위치-시간 공간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있는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다시 보니까 운동량-에너지 공간은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위치-시간 공간의 맞공간이라는 거예요. 놀고 있던 $k$와 $\omega$에 $k$ 너는 운동량, $\omega$ 너는 에너지 하고 넣어준 거예요.

최우석   독립되지 않다는 것은 서로 값에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인가요?

장회익   그렇지. 그전까지는 위치와 시간이 얼마다 하는 것과 운동량과 에너지가 얼마다하는 것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있었는데, 이런 관계를 만족하게 되면 특정한 $k$와 $\omega$가 특정한 $x, t$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는 거예요. 하나의 공간의 다른 측면이기 때문에. 같은 것은 아니에요. 서로 역관계예요.

예를 들어서 위치-시간 공간에서 뾰족한 모양을 나타내는 함수가 있다고 해보면, 이것이 운동량-에너지 공간으로 가면 평평하게 값이 퍼져. 즉 모든 $k, \omega$에 대해서 비슷한 값으로 퍼져요. 그리고 $(x, t)$ 공간에서 넓게 퍼지는 모양이라면 $(k,\omega)$ 공간으로 가면 특별한 데서 피크를 나타내는 모양이 돼요. 모든 성격이 서로 역관계로 맺어져. 운동량과 에너지는 위치와 시간에 대해서 그러한 관계를 맺는다는 거예요.

최우석   그러면 그런 위치에 대한 함수를 알면 운동량에 대한 함수를 저절로 알게 되나요?

장회익   그렇지! 둘을 동시에 측정할 필요도 없고 동시에 측정할 수도 없어. 왜냐하면 하나가 결정되면 나머지 하나도 벌써 결정되기 때문에. 그것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라는 거예요.

최우석   그러면 불확정성으로 더 모르게 된 것이 아니라 저절로 알게 되는 거네요?

장회익   그렇지!(웃음) 그러니까 위치 하나만 정확하게 알면 운동량에 대해서 알만 한 것은 다 안 거야. 그래서 우리는 둘을 동시에 측정할 필요가 없어.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동시에 측정 못하는 게 아니라, 하나 알면 나머지는 벌써 수학적으로 다 나와 있는 거야.

하나를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알아지는데 단, 하나가 특별한 위치 x 값에서 함수 $\Psi$ 값이 높고 나머지 위치에서는 다 0이 나오는 경우라면, 이것에 대응하는 운동량은 여러가지 것이 다 섞인 것밖에 없다는 뜻이에요. 운동량은 모든 운동량 값에 대해서 그 값을 가질 확률이 비슷하게 나와. 그것이 소위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운동량은 잘 모른다는 얘기가 바로 그 얘기예요(불확정성 원리).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게 되면 그 반대로 위치 공간에서 여러가지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와요. 그래서 운동량을 정확하게 알면 위치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그 얘기야. 모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렇다는 것을 아는 거야. 그런 관계로 엮인다는 것을 아는 거지.

즉 위치를 알면 운동량은 저절로 아는데, 위치가 뾰족하게 될 경우에는 운동량은 여러가지가 결합이 돼있다, 말하자면 운동량 야기 성향은 널리 퍼진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대상의 운동량 야기 성향이 뾰족하면 위치 야기 성향은 퍼져요. 둘 중 하나만 알면 나머지 하나는 계산만 하면 턱 나와 있는 거야. 둘을 동시에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 이미 아는 것이니까. 그래서 (자연의 조물주가) 이러한 묘한 장난을 해놨다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공간 구조를 다시 봅시다.

[그림 9] 공간 개념의 변화

장회익   고전역학의 경우 독립된 공간이 4개예요. 즉 공간 3차원과 시간 1차원, 운동량 공간 3차원과 에너지 공간 1차원. 상대성이론의 경우에는 둘이 독립이야. 즉 시간-공간 4차원과 운동량-에너지 공간 4차원. 즉 독립된 것 둘로 엮었어요. 양자역학은 하나로 엮었어. 즉 복합 4차원 $x, y, z, ict$. 그리고 $k_1, k_2, k-3, \frac {i \omega}{c}$는 그 역공간이에요. 단 여기에 상수 $\hbar$(h bar)가 하나 붙었어. 우리가 알고 있던 운동량, 에너지와 $k, \omega$는 이 상수 $hbar$를 곱한 것만큼 차이가 있어요.

이 상수가 왜 들어왔겠어? 상대성이론을 생각해봐요. $c$라는 상수가 왜 들어왔나? 시간과 위치가 같은 것인데, 그것을 몰랐기 때문에 시간 단위를 따로 정했어요. 그래서 그것을 맞추기 위해서 $c$를 넣어야 했죠.

운동량과 에너지가 $k, \omega$와 이런 관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우리가 몰랐어. 그걸 모르고 따로 운동량 공간을 설정해서 단위를 정해버렸어요. 그 단위와 $k, \omega$ 단위를 맞추려니까 $\hbar$만큼의 교정이 필요한 거야.

황승미   운동량-에너지 공간으로 바꾸는 상수인가요?

장회익   $k$와 $\omega$의 단위는 이미 정해져 있지. $x$가 위치 단위라면 $k$는 위치의 역수 단위. 즉 $x$의 단위가 미터라면 1/미터로 벌써 정해져 있어요. $x$와 $k$를 곱하면 단위가 없어지는 그런 구조예요. 그런데 운동량을 독립된 것으로 봐서 운동량 단위를 정해줘버렸다고. 그러니까 운동량과 단위를 맞추려고 보니 $k$에 $\hbar$를 곱해야 우리가 따로 정의했던 운동량 $p$와 같아지게 되는 거예요.

[그림 10] 각진동수 𝛚와 디락-플랑크 상수 ℏ(≡h/2𝛑)의 곱이 에너지이다.

장회익 그래서 $E = \hbar \omega$라는 것이 바로 플랑크가 제일 먼저 가정한 사실이에요. 왜 $\hbar$에 $\omega$를 곱한 것이 에너지로 나오느냐, 이상하다! 바로 그것이 에너지인데, 그걸 찾아놓고도 모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운동량도 마찬가지이야. $\hbar$에 $k$를 곱한 것이 바로 운동량인데, 왜 이렇게 되느냐? 단지 우리가 몰랐기 때문에 사후에 $\hbar$를 곱해 주게 된 거예요. 알고 나니까 $\hbar$나 $c$같은 상수가 필요없어지게 되는 거예요. 사실 $c$를 여기에 써놨지만 같은 단위로 쓰면 사실 안 써주는 게 원칙이죠.

그렇게 이 시간-공간의 구조가 단순하게 연결된다 이거지. 이게 굉장히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양자역학으로 오면 시간-공간-운동량-에너지가 전부 하나의 물리량으로 구조적으로 엮어져요.

2.4.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두 가지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은 두 가지

  1. 위치-시간 공간과 운동량-에너지 공간이 복합 4차원을 이룬다.
  2. 존재물은 위치나 운동량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에 해당하는 사건을 일으킬 ‘성향’을 가진다

장회익   그러니까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위치-시간 공간과 운동량-에너지 공간의 구조가 복합4차원을 이루는 식으로 공간 구조가 되어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어떤 대상이 위치나 운동량을 점유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것에 해당하는 사건을 일으킬 성향을 가졌다하는 것으로 개념을 확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과거에는 대상의 위치와 운동량을 상태라고 봤는데, 이번에는 위치와 시간의 함수를 상태로 본다는 것의 의미예요. 다시 말해서 성향이니까, 성향은 값으로 정할 수가 없고 그 값에 해당하는 함수로밖에 표현할 수 없지. 이 두 가지가 핵심 개념이에요. 이 두 가지만 딱 연결하면 거기서 양자역학이 다 쏟아져 나오는 거야.

2.5. 이제 위치와 운동량은 상태가 아니라 상태함수의 해석 결과가 되나?

최우석   그렇게 되면 위치와 운동량의 자리는 애초에 상태에 있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상태함수에 의한 해석 결과같은 것인가요?

장회익   다시 푸리에 변환을 봅시다. 거기에 또 재밌는 게 나와요.

[그림 11] 맞 함수와 맞 공간

$\Psi (x, t)$는 위치 $x$에서 시각 $t$일 때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을 나타내요. 그리고 $\Psi (x, t)$의 절대치 제곱, 즉 $\left|\Psi (x, t) \right|^2$을 하면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돼요. 그런데 $\Phi (k,\omega)$는 뭐냐? 바로 $\Psi (x, t)$와 똑같은 자격을 가지고 있어요 . 운동량과 에너지 공간에서, 운동량 $k$와 에너지 $\omega$에 해당하는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이 $\Phi (k,\omega)$예요.

그러니까 $\Psi (x, t)$를 알면 $\Phi (k,\omega)$가 저절로 나오니까 알 수 있기 때문에, $\Phi (k,\omega)$를 독립적으로 알아낼 필요가 없어요. $\Phi (k,\omega)$를 알면 또 $\Psi (x, t)$를 알 수 있고, 둘 중의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아는 셈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함수 $\Psi (x, t)$로 표시했을 때는 위치가 $x$이고 시간이 $t$일 때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고, 함수 $\Phi (k,\omega)$로 표시했을 때는 운동량이 $k$이고 에너지가 $\omega$일 때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나타내요.

그래서 이제 그걸 다시 바꿔보면, $\left|\Phi (k, \omega) \right|^2$ 은 $k$라는 운동량을 가지게 될 확률, 즉 그 사건을 일으킬 확률을 말해요. 이 속에 다 들어있는 거야. 그리고 기대치라고 하는 것이 나와요. 확률이 나오면 기대치는 쉽게 계산이 돼요.

[그림 12] x의 기대치와 확률

여기서 ‘표출 확률’은 ‘사건 야기 성향’을 확률로 나타낸 것을 말하는 거예요. $<\Psi \left|x\right|\Psi>$ 즉 확률 $<\Psi | \Psi>$에 $x$를 곱한 것들의 결합(우변의 적분식)이 바로 $x$값의 기대치예요. $\Psi$를 알면 $x$의 기대치를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확률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른 것들이 나올 수 있는데, 더 있음직한 것일수록 기대치에 더 크게 기여해요.

[그림 13] k의 기대치와 확률
*여기서 𝚽는 대담영상에서는 𝜒(Chi; 카이)로 쓰여 있습니다.

$<\Phi |k| \Phi>$의 경우에는, 운동량의 기대치는 바로 $\left|\Phi (k, \omega) \right|^2$ 에 k를 곱해 다 합한 값이요. 푸리에 변환을 하면 $\Psi$와 $\Phi$가 완전히 대등하기에 운동량 기대치를 계산하기 위해 $\Phi$를 안 쓰고 $\Psi$의 표현을 그냥 쓸 수도 있어요. 이렇게 쓰고 싶을 경우, 연산자를 사용할 수가 있어요.

동시에 $\Phi$를 안쓰고 계속해서 $\Psi$ 이 표현을 쓰고 싶다고 할 경우, 연산자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k$에 해당하는 항으로, 즉 $k$ 대신에 $x$의 미분을 집어넣으면 돼요. 그걸 $k$와 $\omega$에 대응하는 연산자라고 불러요.(그림 14, 책 pp.536~538)

[그림 14] 연산자를 이용하여 k 기대치를 𝚿를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다.

3.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

3.1.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란?

[그림 15] 양자역학의 새 공리 1.

장회익 자, 이제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공리로 요약해서 얘기해봅시다. 공리1에서, 존재물의 상태는 시공간의 함수 $\Psi (x,t)$로 표현이 되고, $x$의 기대치 $<x>$는 이렇게 돼요(그림 15). 기대치가 $\int \Psi*(x,t)x\Psi(x,t)dx$이렇게 된다는 얘기는 $\Psi (x,t)$의 절대치 제곱이 확률이 된다는 얘기와 똑같은 얘기야. 기대치는 원래 $x$가 일어날 확률을 곱한 것의 합이 기대치니까, 그래서 $\Psi$와 $\Psi*$의 곱이 확률이다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이것을 기본 공리 1로 삼아요.

[그림 16] 양자역학의 새 공리 2.

그리고 $\Psi$의 푸리에 변환을 하면, 그림 16처럼 정의되는 맞-공간 $(k, \omega)$는 운동량-에너지 공간이 돼. 그것의 기대치는 공리 1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림 16처럼 돼요. 그리고 여기서 시간의 기대치는 굳이 안 썼어요. 시간의 기대치는 써도 되지만, 보통 시간은 별개의 파라미터로 보기 때문에 별로 활용을 안 해요. 그래서 공리 1에서 위치의 기대치만 했어요. 그리고 에너지의 기대치 $<\omega>$는 많이 쓰는 거니까 했어요. 그래서 이것을 공리 2라고 했어요.

[그림 17] 양자역학의 새 공리 3, 4.

장회익   공리 3은 “고전역학적 물리량들 사이의 관계식들은 위에 제시한 기대치들 사이의 관계식들에 해당한다.” 고전역학이 별 게 아니고, 기대치들 사이의 관계식을 보면 그게 곧 고전역학이야. 그래서 고전역학이 독립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공리 4를 봅시다(그림 17). 앞에서 이미 얘기했는데 다시 한번 정리하면, 어떤 존재물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어요(그림 18).

[그림 18] 양자역학의 새 공리 4 중에서.

장회익   $\Psi _i$는 바로 그 값을 확률 1로 나타내게 될 특별한 상태함수인데, 고유함수라고도 불러요. $i$는 $i$번째 위치에 변별체를 놓으면 확률이 무조건 1로 사건이 발생하는 그런 성격의 것이에요. 일반적으로, 그것에 계수 $C_i$를 붙여서 모든 $i$에 대해서 결합을 하면 $\Psi (x)$와 같은 것이 된다는 말이에요. $\Psi (x)$함수라고 쓴 것을 $\sum_{}^{}C_i \Psi_i$처럼 고쳐쓸 수가 있는 거지.

$C_i$와 $\Psi_i$의 $i$가 서로 다른 $x$값을 나타내는 인덱스라고 하면 바로 $\Psi (x)= \Sigma C_i \Psi_i$
 이런 것을 의미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때 $i$번째 변별체에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C_i$의 절대치 제곱 즉$|C_i|^2$ 의 값이 돼요. 이렇게 했을 때 확률 Ci의 절대치의 제곱은 1보다 크지 않고 모든 i에 대해서 합하면 1이 된다는 거예요. 어딘가에서는 사건이 발생한다 곧 어딘가에는 있다는 뜻이에요.

$x$의 함수로서 어떤 상태에 대해서도 위의 식처럼 쓸 수 있어요(그림 18). 이렇게 표현을 편의상 하면, 지점 $j$에 해당하는 위치에 사건 유발 능력을 지닌 외부 물체(변별체)를 설치하고 대상과 접촉시킬 경우, 이 대상은 위 공리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1) 혹은 (2)의 상태로 전환돼요.

이것이 앞에서 여러번 써먹었던 것인데, 바로 이 공리 4예요. 이 네 가지 공리만 쓰면 양자역학의 모든 것이 다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 공리를 써서 아까 우리가 해석한 것이 바로 이중슬릿 실험, 상호작용-결여 측정 실험이에요. 이 공리만 정직하게 적용하면 다 이해가 되는 거지.

그런데 이렇게 쓴 교과서가 내가 알기로는 없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혼란이 있어요. 이 공리 4는 우리 책에만 나오는 특별한 내용이에요. 사실 공리 2도 다른 데서 공리로 놓지 않아요. 푸리에 변환도 그래요. 위치-시간 공간을 하나의 4차원으로 공리를 설정한 것은 내 책이 처음일 거예요. 다른 책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 양자역학에서 중요한 두 가지가 공리 2와 4이고, 이 책의 특성이죠.

3.2. 양자역학의새공리체계와하이젠베르크불확정성원리

장회익   그리고 이 공리를 쓰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금방 도출이 돼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간, 맞공간의 관계가 이렇게 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간단히 증명할 수 있어요. 각자 해보고 싶은 사람은 살펴보면 돼요.

[그림 19]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장회익   아까도 말했지만 개념적으로도 이해가 돼요. 한 쪽 함수에서 피크로 나타나면 다른 쪽 함수에서 퍼지는 성격 때문에. $x$가 얼마나 퍼졌는가 $\Delta (x), p$가 얼마나 퍼졌는가$(\Delta (p))$의 한계가 이 부등식을 만족해야한다는 것이,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부등식이에요(그림 19에서 마지막 줄). 그런데 이것은 바로 역공간이라고 하는 것, 운동량 공간과 위치 공간이 서로 맞공간을 이룬다는 가정 속에서 수학적으로 금방 나오는 거예요.

최우석   그런데 저기서 함수 $I(\alpha)$는 뭔가요? 처음부터 결론을 알고 가정한 건가요?

장회익   이 부등식을 증명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수학적인 트릭이야. 물리적인 의미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이렇게 정의하자는 것 뿐이에요. $I(\alpha)$를 이렇게 놓으면 그것이 0보다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등식이 성립한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결국은 결과(부등식)을 모르고 앞의 가정을 어떻게 구상했느냐 물을 수가 있는데, 항상 수학적인 증명은 다 그런 거예요.(웃음) 구상을 잘 하면 증명이 되는 것이고, 구상을 어떻게 해야 된다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

황승미   그러면 어떤 공리나 가설, 이론같은 것을 어떤 개념으로 생각을 먼저 해놓은 다음에 수학이 받쳐주는 그런 방식인가요?(웃음)

장회익   그렇지. 그런데 수학을 염두에 두고 만들기도 해요. 서로 다 연결이 되는 건데, 논리적으로만 맞으면 되는 거지, 실제로 무엇이 먼저고 나중인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황승미   선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논리가 중요한 거네요.

장회익   논리가 중요한 거지. 무엇이 전제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 그게 중요한 거지.

황승미   사실 저희같은 사람들은 상대성이론이 먼저냐 양자역학이 먼저냐 통계역학이 먼저냐 이런 것도 궁금하고 좀 신경이 쓰이거든요.(웃음)

장회익   역사적으로는 다 얽혀서 나오는 거지. 지금 우리는 그 역사적으로 얽힌 것을 머리 속에 다 넣으면 복잡하니까, 논리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5-4 끝.


장회익 선생님 강의자료. 제4장.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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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장회익, 최우석, 황승미
영상 편집 : 최우석
녹취, 그림 글 편집 : 황승미
전체 제작 :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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