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의 좋은 집] 0. 이야기를 구상하며

최우석 (녹색아카데미/무위기술연구소)


파시브하우스, 또는 에너지효율 높은 건축물을 계획하고, 짓고, 검증하는 일에 발을 담근 지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이룬 바는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구체적인 기술 영역에서 에너지전환의 한 몫을 맡아야 한다는 소명 의식만큼은 늘 날이 서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제가 그동안 공부하고 익혔던 바들을 닥닥 긁어모아서 책 한 권으로 묶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올해 녹색문명공부모임 2월 모임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이 참에 토막 연재글부터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서 건물 부문의 에너지전환을 꿈꾸면서 어떤 고민이 있었고, 그 결과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취지와 얼개 이야기로 서설을 삼아볼까 합니다.


제가 저희 집에 파시브하우스 견학을 온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모습입니다.

누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

파시브하우스 운동에서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역시 교육입니다. 에너지를 극히 적게 쓰는 파시브하우스를 빠르게 늘려가서 건축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는 파시브하우스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높이고 파시브하우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다양한 차원의 교육이 무엇보다 우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 누구를 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 때는 전문가 교육과 양성이 가장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90년대부터 서서히 퍼져나가던 패시브하우스, 또는 파시브하우스 개념을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했던 에너지전환 운동가들 덕분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조금씩 생겨났지만 정작 이를 설계하고 지을 수 있는 전문 인력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를 타개하고자 한동안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설계자와 시공자들이 열의를 가지고 건축주들을 설득해도 건축주가 단열 좀 더하고 창호 좀 좋은 거 하면 됐지 거기까지 해야 되냐고 주저하면 결국 파시브하우스를 지을 도리가 없더군요.

그래서 어느 때부터인가 예비 건축주 교육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 할 수 있는 한 좋게 짓고 싶어하는 건축주들이 파시브하우스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면 높은 품질의 파시브하우스를 요구하리라는 기대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축주들에게 파시브하우스 개념은 고를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정된 예산을 파시브하우스 수준을 달성하는 데 쏟을 것인지, 인테리어와 가구에 더 쏟을 것인지 하는 선택의 순간이 오면 많은 경우 파시브하우스 달성이 1순위에 놓였습니다. 무엇부터 버릴지 하는 순서에서 말입니다. 큰 돈을 들여서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집짓기에 돌입하게 되면 건축주 스스로 꽤나 공감했던 파시브하우스의 공익성은 어느새 결정의 기준에서 사라져 버리기 일쑤입니다. ‘나’, ‘내 가족’, ‘내 집’을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는 ‘건축주된 상황’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만 여러 정보를 대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호화로운 파시브하우스를 표방한 스페인의 한 고급 주택 홍보 페이지 캡쳐 사진[1]. “호화로움이 지속가능성을 만나는 곳”이라는 홍보 문구는 파시브하우스가 문명 전환의 초석이 되지 못하고 고급 건축 시장의 고품질 요건이 될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파시브하우스 표준을 연구 끝에 고안해 정립하고, 그것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파시브하우스 운동가들의 목표는 내 집 하나 잘 짓겠다는 소시민적인 희망과 소비자가 원하는 집을 잘 지어 성공하겠다는 상업적인 소망을 훌쩍 뛰어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을 짓는 두 주체인 소비자와 공급자에게만 주목하다 보면 파시브하우스 운동의 이상은 좌절되고, 고품질 상품에 대한 요구와 높은 가격에 대한 요구가 만나 고급 건축 시장의 상품으로 전락해버리겠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나, 건축주가 아닌 보통의 시민들에 이야기를 건네며 사회 전반의 교양 수준을 높이는 것이 길이 아니겠는가 하는 데로 생각이 미쳤습니다.

현대 한국인은 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그러고 보면 조금 과장을 보태어 우리 사회에서 ‘집’[2]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남의 집을 짓는 건축 전문가와 자기 집을 짓는 건축주 뿐인 것도 같습니다. 그 밖의 보통 사람들은 집보다는 ‘부동산’에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아도 과장이 아닐 듯 합니다. 우리의 관심이 ‘집’이라면 아마도 우리의 입길에 자주 오르는 말은 어떤 집이 ‘좋은 집’인가 하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좋은 집’이라는 말은 드물게 쓰이고 있고, 그보다는 ‘집값’, ‘부동산 가치’, ‘입지’, ‘시세차익’과 같은 건물의 경제적 가치, 투자 가치에 관한 말이나 ‘뷰가 좋은 집’, ‘멋진 집’, ‘예쁜 집’, ‘럭셔리 아파트’, ‘넓은 집’과 같은 외관이나 치장, 크기 등에 관한 말들이 더 자주 회자됩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게 되는 ‘마음씀의 경제학’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오늘날 한국인의 상당수는 이미 지어진(또는 곧 지어질) 집에 들어가서 살기 때문에 “추위, 더위, 비바람을 막”는[2] 집의 원초적인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높일 것인지 하는 결정에 관여할 길이 별로 없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집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만큼 건축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더 ‘좋은 집’이 될 수 있다는 관념도 자리잡지 못했을 겁니다. 집이 좋아봐야 거기서 거기지, 추우면 불 좀 더 때고 더우면 에어컨 좀 더 돌리면 되지 하는 생각이 오랜 보편 관념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부동산 가치나 인테리어, 가구 등에 더 집중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넘겨 짚어보게 됩니다.

여하튼 어떤 이유이건 간에 오늘날 다수의 한국인은 ‘집 그 자체’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고 말해도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구멍가게 만큼이나 동네마다 꼭 있어야 했던 철물점들이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과 보조를 맞춰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도 이 점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고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물건들이 다 모여 있는 데가 철물점인데 손수 이런 물건을 사다가 자기 집을 손보지 않으니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게죠. 물론 대형마트가 들어온 뒤로 마트의 한 코너가 철물점의 빈 자리를 대신하고는 있지만 정말이지 최소한의 수준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우리나라 대형 마트보다 더 큰 집수리용품점들이 도시마다 동네마다 존재한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우리는 정말이지 집에 무심한 것 같습니다[3].

이처럼 사람들 대부분이 집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이 살아가다가 어떻게 운때가 맞아 내 집을 지어야겠다 마음을 먹는 기회가 오면 그 때부터 게걸스럽게 관련 정보들을 수집합니다. 물론 여유가 있는 사람은 큰 돈을 감수하고 이름난 건축사사무소를 찾아가서 일임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형의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와 하는 우리의 문화상 설계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인테리어와 가구에 투자하기 위해 몇 년을 두고 공부를 하는 예비 건축주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이 때에는 이미 관심이 ‘내 집’으로 집중되어 있는 상태라 집 자체에 대한 식견이 높아지는 공부가 되기보다는 일종의 프로젝트 수행처럼 되곤 합니다. ‘내 집’ 하나로 좁혀진 시각을 유지하면서 전문가들에게 사기 당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우 좁고 깊은 정보 수집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러니 좁고 깊게 아는 소수의 전문가 및 건축주들과 집에 대해 아예 무관심한 대부분의 사람들만 있을 뿐 한 사회의 기반이 될 만한 집에 대한 교양은 아예 없다시피 한 게 아닐까 합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우리들 누구나 집에 삽니다. 현대인들은 일도 대체로 건물 안에서 합니다. 하지만 집이나 건물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쓰는 에너지의 36%가 건물에서 쓰이거나 건물을 짓는 데 쓰이고 있고, 매해 배출하는 전체 이산화탄소의 37%가 건물 분야에서 나오는 만큼[4] 집에 대한 교양지식이 이토록 공백지대로 남아있어서는 문명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집’에 대한 안목은 자기 집을 구할 때 뿐 아니라 일터와 공공 영역에서 건물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긴요합니다. 자취방을 구하는 때로부터 시작하여 세 살 집을 구하는 때, 목돈을 들여 자기 집을 살 때, 사업을 위해 사무실을 구하고 작업장을 구할 때, 부모님의 집을 구해드리고 자녀의 방을 구해줄 때 등등 어떤 집이 좋은 집인지, 어떤 집이 그렇지 못한 집인지 우리는 끊임없이 판단해야 하고 이 판단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서부터 재산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에너지를 적게 쓰되 삶의 질은 높게 지켜가자면 전문가만으로는 안 됩니다. 소비자이자 의사결정자, 그리고 운영 주체인 당대 사람 모두, 거기까지 어렵다면 적어도 당대 교양인들은 집과 건물에 대해 밝은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 생각합니다.

전세계 최종에너지 소비량과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건물과 건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 (2020년).
최종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주거용 건물이 22%, 비주거용 건물이 8%로 건물 안에서 쓰는 최종에너지 소비량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건설 분야는 6%를 차지한다.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비중은 주거와 비주거 건물의 직간접 배출량을 합하여 27%에 달하고, 건설 분야는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출처 : 유엔환경프로그램 (2021). <2021 세계 건물과 건설 현황 보고서> [4] 15쪽.

앞에서 말한 집의 원초적 기능, 즉 추위, 더위, 비바람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사람이 생활할 때 적정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능과 관련한 지식 분야를 건축물리라 합니다. 건축물리 지식은 적은 에너지로 건물 안에서의 질 높은 생활과 활동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줍니다.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축학에 대한 소양도 필요하겠고, 안전을 위해서는 건축 구조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집의 기본이 되는 기능에 대해 식견을 가지려면 집에 대한 교양지식은 교양 건축물리 지식이 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집에 대한 대학 교양 강좌를 만든다면

이런 고민 끝에 (예비) 건축주를 위한 책이나 건축 전문가를 위한 책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집에 대한 교양지식을 담은 책’이 필요하겠다고 저 나름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의 제목을 <기후위기 시대의 좋은 집>으로 정하고는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인지, 그러한 좋은 집은 어떠한 원리로 가능한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지을 수 있는 것인지 등을 논하는 마당으로 만들어보자고 여러 차례 끄적이곤 했습니다. 같은 제목으로 몇 주에 걸쳐 시민 강좌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좋은 집’에 대한 상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도 내고, 다양한 길이의 강좌도 열어야겠지만 무엇보다 대학에 좋은 집에 대한 교양 강좌가 개설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작년에는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대학에 제출하기 위해 새로운 교양 강좌를 제안하는 제안서를 써보았습니다. 핵심 내용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강좌명 : 기후위기 시대의 좋은 집
  • 교과목개설 요청 취지 :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우리들 누구나 집에 산다. 현대인들은 일도 대체로 건물 안에서 한다. 하지만 집이나 건물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인류가 쓰는 에너지의 36%가 건물에서 쓰이거나 건물을 짓는 데 쓰이고 있고, 매해 배출하는 전체 이산화탄소의 37%가 건물 분야에서 나오는 만큼 집에 대한 교양지식이 이토록 공백지대로 남아있어서는 문명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좋은 집’에 대한 안목은 자기 집을 구할 때 뿐 아니라 일터와 공공 영역에서 건물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긴요하다. 에너지를 적게 쓰되 삶의 질은 높게 지켜가자면 전문가만으로는 안 된다. 소비자이자 의사결정자, 그리고 운영 주체인 당대 지성인 모두가 집과 건물에 대해 밝은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축물리 지식은 적은 에너지로 건물 안에서의 질 높은 생활과 활동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기후위기 시대, 모두를 위한 교양 건축물리 강좌가 필요하다.
  • 수업개요 :
    • 이 강좌는 기후위기 시대 ‘좋은 집’의 최소 요건을 물리적 쾌적성과 에너지 생태성으로 규정하고 이 두 요건을 충족하는 파시브하우스 표준의 5원칙을 중심으로 좋은 집을 이루는 건축물리적 특성을 소개한다. 더하여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를 가능케 하는 기술들도 다룬다. 수강생들은 파시브하우스를 직접 탐방하여 이러한 건축물리 교양지식을 확인하고, 세계의 여러 좋은 집들을 찾아 소개, 설명함으로서 강좌를 통해 익힌 안목을 활용해 본다.
  • 수업목표 :
    1. 기후위기 시대 좋은 집의 최소 요건인 물리적 쾌적성과 에너지 생태성을 이해한다.
    2. 파시브하우스의 5원칙인 단열과 기밀, 열교 없는 디자인, 고성능 창호, 열회수 환기가 어떻게 건물의 물리적 쾌적성과 에너지 생태성을 달성케 하는지 이해한다.
    3. 위 5원칙 이외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져 오는 여타 무위기술과 저밀도에너지원 유위기술을 이해한다.
    4. 파시브하우스 및 제로에너지하우스를 경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계획·시공 과정을 이해한다.
    5. 국내외의 좋은 건물을 찾아 선정 이유를 소개, 설명함으로써 위의 지식을 활용해 본다.
    6. 자신의 집, 직장의 사옥, 작업장, 학교 등의 공공 건물 등을 파시브하우스로 짓거나 고치는 기획안을 구상해볼 수 있을 정도의 기초 지식을 쌓는다.
  • 주별 강의주제와 내용
  • 1주차 : 강좌 소개 |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 강좌를 소개한 뒤, 어떤 집, 어떤 건물을 ‘좋은 집’이라 해야 할지 몇 가지 사례를 보며 그 개념과 최소 요건에 대해 생각해 본다.
  • 2주차 : 따뜻하고 시원하며 숨쉬기 편한 집 – 물리적 쾌적성
    • 좋은 집의 최소 요건 중 하나인 물리적 쾌적성을 열적 쾌적성과 실내 공기질 두 측면에서 살핀다.
  • 3주차 : 에너지를 적게 써서 화석연료가 필요 없는 집 – 에너지 생태성
    • 좋은 집의 최소 요건 중 또 다른 하나인 에너지 생태성을 기후위기 상황과 관련하여 살핀다. 좋은 집의 최소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파시브하우스 표준을 소개한다.
  • 4주차 : 집에 옷을 입히기 – 단열
    • 좋은 집의 첫째 요건은 높은 단열 수준이다. 단열의 원리와 방법, 자재,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 5주차 : 틈을 없애고 열 다리를 끊기 – 기밀과 열교 차단
    • 좋은 집의 둘째, 셋째 요건인 기밀과 열교 없는 디자인의 원리, 방법, 자재,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 6주차 : 따뜻하고 투명한 창을 충분하게 달기 – 고성능 창호
    • 좋은 집의 넷째 요건인 고성능 창호의 기준과 원리, 적용 방법 등을 알아보고 해가림의 원리와 방법도 알아본다.
  • 7주차 : 피부 호흡에서 허파 호흡으로 – 열회수 환기
    • 좋은 집의 다섯째 요건인 열회수 환기의 원리와 종류, 적용 방법, 자재,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 8주차 : 버리는 열과 양분을 되찾아 오기 – 무위기술
    • 파시브하우스의 5원칙을 이루는 무위 기술 이외에도 열회수 배수 기술이나 유기영양물질 회수 기술 등 여타 무위기술에 대해서 알아본다.
  • 9주차 : 미미한 에너지원에서 쓸만한 에너지를 얻어 내기 – 저밀도에너지원 유위기술
    • 재생가능에너지원 기반 사회의 기반 기술은 무위기술과 더불어 저밀도에너지원 유위기술이다. 저밀도에너지원 유위기술의 대표인 재생가능에너지원 기술과 열푸개(히트펌프) 기술을 알아본다.
  • 10주차 : 좋은 집, 직접 가보자 – 파시브하우스 탐방 [견학]
    • 매해 11월 첫째주 세계 파시브하우스의 날을 맞아 파시브하우스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좋은 집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 11주차 : 모든 집과 건물을 발전소로 – 분산적 발전과 햇빛살림
    • 궁극적으로 모든 건물은 발전소가 되어야 하고, 모든 가정과 기업은 100% 햇빛살림을 이루어야 한다. 햇살 100 운동 개념과 제로에너지하우스에 대해 알아본다.
  • 12주차 : 좋은 집, 소재까지 생태적일 수는 없나 – 소재 생태성
    • 기후위기 시대 좋은 집의 최소 요건은 에너지 생태성이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소재 생태성까지 생각할 수 있다. 자재의 생산, 활용, 폐기에 드는 에너지까지 고려한 좋은 집 및 자재를 알아본다.
  • 13주차 : 좋은 집은 어떻게 지어지나 – 좋은 집의 계획과 시공 과정
    • 좋은 집을 경제적으로 짓기 위해서는 계획 단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획 단계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시공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단계별로 알아본다.
  • 14주차 : 이 집이 이런 이유로 좋은 집입니다 – 세계의 좋은 집 사례들 [학생 조별 조사 발표]
    • 세계에는 이미 훌륭한 파시브하우스와 제로에너지하우스가 많다. 어떤 집이 좋은 집이고, 왜 좋은 집인지, 특색은 무엇인지 등을 찾아내고 설명할 수 있다면 건축물리에 대한 교양지식을 충분히 익혔다고 할 수 있다. 조를 짜서, 또는 개인별로 세계의 좋은 집을 찾은 후 그 중요한 면모를 소개하는 조사발표 시간을 갖는다.
  • 15주차 : 대체 좋다는 것이 무엇인가? – 좋은 집의 철학
    • 이 강의에서는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집을 좋은 집이라고 전제하였다. 이러한 발상의 근거로서 온생명 이론을 기초로 한 세계관에 대해 정리를 해 본다.
  • 16주차 : 기말보고서
    • 자신의 집이나 자주 이용하는 건물, 관심있는 건물을 택하여 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파시브하우스/제로에너지하우스 신축 또는 리모델링 기획안을 작성해 본다.

기후위기 시대의 ‘좋은 집’ 이야기

아직 강의가 개설되지는 못했지만 강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아마도 초안 성격의 글이 되기 쉽겠습니다만 미리 돌려보면서 저도 고칠 점들을 지적받고, 또 함께 글을 나눠 읽으면서 좋은 집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가능하면 위 강의 계획의 주제대로 한두 주에 한 편씩 써보려고 합니다만 막상 글을 쓰게 되면 텅 비어 있는 제 머리 속을 발견하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본격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야기를 하려는 취지와 앞으로 할 이야기의 얼개를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번에는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하는 주제로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주석

[1] 고급 주택 설계, 시공, 판매 업체인 Bright사의 Villa Alcuzcuz 홍보 웹사이트 중 파시브하우스 섹션란을 캡쳐한 사진. https://by-bright.com/villa-alcuzcuz/passive-house/ (접속: 2022년 1월 28일) (→ 본문으로)

[2] 표준국어대사전은 집을 제일 첫 항에서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집’을 이러한 가장 원초적인 기능을 하는 물건으로 보고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 본문으로)

[3] 해외에 가본 경험이라고는 독일 몇 차례 다 합쳐서 몇 주간 다녀본 정도입니다만 그 나라의 건축 자재와 건축 문화를 유심히 보았던 탓에 눈에 들어온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Bauhaus라는 DIY 건축자재 판매점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손수 집을 수리하거나 지을 때 필요한 자재들과 공구들, 정원 용품 등등을 팝니다. 그런데 어지간한 전시장 크기의 판매점이 이곳저곳 길목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아래 사진과 같은 매장입니다.

Bauhaus Europe 홈페이지에 소개된 매장 중 하나. https://www.bauhaus.eu

그런데 우연히 눈에 띈 자료를 보니 Bauhaus만 해도 독일 DIY 건축자재 유통업체 중 2위에 불과하고 그 밖에도 그 못지 않은 업체들을 다 합치면 독일 내 이런 매장이 대략 3,000개쯤 되나 봅니다.

독일 DIY 건축자재 주요 유통업체별 매출액 동향 및 보유 매장수

(단위: 십억 유로, 매장수)

 기업명20142015201620172018매장수(2018년)(전년대비 매장수 증감)
1OBI3.33.713.973.813.85668 (+13)
2Bauhaus2.93.573.653.683.75276 (+2)
3Hagebau2.32.552.632.712.75545 (-4)
4Toom (Rewe Group)2.52.662.622.662.69333
5Hornbach2.22.342.42.432.47158 (+2)
6Globus1.41.541.611.6993
7Eurobaustoff1.11.15671 (+19)
8Hellweg1.11.041.07145 (+1)
합계  15.718.51 19.116.9815.512,889
자료: 데네 출판사(Dähne Verlag)
출처: https://ndaum.tistory.com/10059 [나의 다음 바램]

독일과 한국의 집을 대하는 문화가 크게 다르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집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관심이 있는지 하는 차이를 보여주는 예라고 저는 생각하게 됩니다. (→ 본문으로)

[4]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2021). 2021 Global Status Report for Buildings and Construction: Towards a Zero-emission, Efficient and Resilient Buildings and Construction Sector. Nairobi. p.15. https://globalabc.org/resources/publications/2021-global-status-report-buildings-and-construction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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