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와 유제품 식단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이 기사는 카본브리프(CarbonBrief)의 2020년 9월 14일 기사 “Interactive: What is the climate impact of eating meat and dairy?”의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먹거리를 식물기반으로 바꾸는 것이 기후위기 해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문그림 : “Vertumnus” Giuseppe Arcimboldo. 1590-91. 출처 : wikipedia)


먹거리 생산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세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이며, 사용되는 토지는 거주가능한 지표면적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고기 수요는 땅에 영향을 미치고, 도축을 위해 기르는 가축의 무게는 야생동물보다 1배에서 15배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닭 개체수는 전세계 인구의 3배나 됩니다. 낙농과 축산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FAO).

우리가 대기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먹거리 방식을 어느 정도 변화시켜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1.5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먹거리 변화는 더욱 더 중요해집니다. 이 카본브리프 기사에서는 고기, 유제품, 기타 먹거리 생산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즉 식물기반 먹거리의 비중이 높아지면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이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Interactive: What is the climate impact of eating meat and dairy?” CarbonBrief. 2020. 9. 14.

1. 고기, 유제품, 기타 먹거리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 비교

다음 그래프는 단위 무게(kg)당 생산되는 평균 온실가스를 비교한 그림입니다. 이 분석은 2018년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에 기반한 분석으로, 생산에 필요한 토지, 농사 과정, 운송과 판매과정까지 포함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육류를 생산하는 데 월등히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쇠고기(육우군), 양고기, 치즈, 쇠고기(젖소군), 초콜렛, 커피, 양식 새우, 팜유, 돼지고기, 닭고기, 대두유, 올리브유, 양식 어류, 달걀 등의 순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습니다.

[그림 1] 먹거리 부문별 단위 무게(kg)당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Adapted from Dr Hannah Ritchie/Our World in Data (2020) Data source: Poore & Nemecek (2018). Chart by Carbon Brief using Highcharts.)

육류 생산에서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데에는 부분적으로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보면, 양과 소 같이 위가 네 개인 반추동물들은 온실가스를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반추동물들이 먹은 것을 소화하면서 메탄을 다량 생산하기 때문이죠.”

Sir Charles Godfray. 집단생물학자(population biology). 옥스포드대학교 옥스포드 마틴 스쿨.

소와 양은 “반추동물”인데, 이들의 위 속에는 풀처럼 거칠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박테리아가 살고 있습니다. 이 동물들이 풀을 소화하면 메탄을 뿜어내는데, 메탄은 100년에 걸쳐 이산화탄소보다 28~34배 더 강력한 온실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런데 [그림 1]을 보면, 양고기보다 쇠고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두 배 이상 더 많이 배출됩니다. 이유 중 하나는 소를 기르고 새끼를 키우는 데 더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즉 쇠고기 생산을 위해서는 먹이도 더 많이 필요하고 다른 고기보다 땅도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쇠고기 생산과 사료를 길러내기 위해 땅을 바꾸는 것은 아마존같은 열대 지역의 숲을 파괴하는 주요한 원인입니다. 아마존에서 최근 치솟고 있는 산불 발생과 벌목은 소 목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림 2] 남부 아마존 지역의 유형별 면적별 산불 발생 현황. 2020. 6. 1 ~ 8. 16. 숲이 파괴된 지역에서 산불피해가 가장 크다. 붉은점-숲이 제거된 지역, 녹색점-키낮은 하층식생, 보라색점-소규모 벌목과 농업, 파란점-사바나지역과 초원지역. (출처 : NASA earth observatory)

“아마존에서 소에게 곡물을 먹여 키운다는 것은 석탄을 때는 발전소와 비슷합니다.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일입니다.”

-월터 윌렛 교수(Walter Willett. 영양학자). 하버드대학교 퍼블릭 헬스 스쿨.

열대림을 잘라내면 오랫동안 탄소를 담고 있던 저장고가 열리게 됩니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는 열대우림 파괴로 인해 발생합니다.

방목하려면 풀이 많이 필요합니다. 즉 이것은 풀이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농부들이 밭에 질소 비료를 더 자주 뿌려주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질소 비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잠재적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가 만들어집니다. (생산방식에 따라 온실가스 발생량이 달라지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원문을 참고해주세요.)

치즈와 기타 낙농제품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돼지와 가금류 부문보다 높은 이유는 자원집약적인 소 사육 방식 때문입니다. 또한 닭과 돼지는 반추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소만큼 메탄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양식 새우도 기타 해산물보다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그림 1]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이유 중 한 가지는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산업 규모“의 양식업 붐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남아시아 양식 시스템에서는 새우 먹이로 생선을 많이 씁니다. 이 사료 중 상당량은 쓰레기가 되거나 다른 해양 미생물들이 먹게 되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메탄이 배출됩니다. 양식업을 하기 위해, 탄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망그로브들을 잘라내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육류, 낙농 부문과 비교해보면 식물기반 먹거리는 탄소발자국이 훨씬 작습니다. 평균적으로 식물기반 먹거리는 육류보다 10~50배 더 작습니다(Poore & Nemecek. 2018. Science).

[그림 1]에서 주목할만한 예외는 커피와 초콜렛입니다. 커피는 대부분 열대지역에서 재배되고 질소 비료 사용량이 높은 경우도 많아서 다른 식물기반 먹거리보다 기후에 영향이 더 큽니다. 초콜렛이 기후에 미치는 큰 이유는 대부분 코코아를 재배하기 위해 토지를 전용하기 때문입니다.

“먹거리 제품들을 비교할 때 유념해야할 것은 1회 제공량이 얼마인가입니다. 사람들은 커피의 탄소발자국을 보고 충격을 받는데요. 커피의 탄소발자국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의 1회 제공량은 보통 (다른 먹거리에 비해) 더 작습니다.”

Dr. Hannah Ritchie. The Oxford Martin School, Our World in Data.(편집자 주. 위의 표에서 비교 단위는 kg이다. 즉 쇠고기 1kg, 초콜렛 1kg, 커피 1kg이 동일선상에 놓인채 비교되고 있는데, 실제로 쇠고기 1회 제공량이 커피나 초콜렛의 1회 제공량에 비해 월등히 크기 때문에 무게로 비교해서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2. 베지테리언, 비건 또는 기타 식단으로 바꾸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까?

식물기반 먹거리는 육류보다 10~50배 더 적게 온실가스를 만들어냅니다. 아래 그림은 먹거리 종류에 따라 온실가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림 3] 먹거리 종류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양 비교. 2050년 기준. 비건식단으로 바꿀 경우 연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8Gt(Gt은 10억 톤)이다. 부분 채식주의로만 바꿔도 약 4Gt을, 지중해식으로 바꾸면 3Gt을 줄일 수 있다. 오차 범위 표시가 없는 기후 육식과 지중해식 식단은 연구 사례가 하나인 경우이다. (출처 : Adapted from IPCC (2018). Chart by Carbon Brief using Highcharts) (출처 : CarbonBrief)

이 분석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보고서에서 가져온 것이며, 각각의 식사 방식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편집자주 : 육류, 유제품, 생선 등을 기준으로 나누는 채식 분류와 기후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IPCC의 채식 분류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인 채식 분류는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비건(vegan) : 완전히 식물기반 식사를 하는 방식.
  • 베지테리언(vegetarian) : 곡물, 채소, 과일, 설탕, 오일, 달걀, 유제품, 그리고 한달에 1회 정도 육류와 해산물을 먹는 방식.
  •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 육류와 유제품 중 75%를 곡물과 콩류로 먹는 방식. 이 방식으로 하면 적어도 하루에 과일과 채소 500g, 식물기반 단백질 100g을 섭취하게 된다. 1주일에 붉은고기는 한번 먹는다.
  • 건강식단(Healthy diet) : 세계 식단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식단. 육류를 덜 먹고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는 식단.
  • 공정하고 검소한 식단(Fair and frugal) : 한 사람이 하루에 2800칼로리를 동등하게 섭취해야 한다는 방식. 이 식단도 육류는 상대적으로 적게 섭취하는 방식이다.
  • 부분 채식주의(페스커테리언 Pescetarian) :  해산물을 먹는 채식 식단.
  • 기후 육식(Climate carnivore) : 붉은고기의 75%를 다른 종류의 고기로 대체하는 식단.
  •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 채소, 과일, 곡물, 설탕, 오일, 달걀, 유제품, 해산물을 먹는 식단. 그리고 가금류와 돼지고기, 양고기, 소고기는 적당한(moderate) 양을 먹는다.

기후변화와 토지에 대한 IPCC 특별보고서에서 과학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식단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식단을 바꿀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가축을 덜 기르고 그만큼 전용되는 토지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위의 IPCC 분석에 따르면 채식 식단으로 바꿀 경우 2050년까지 매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바꾸지 않는(“business-as-usual”) 시나리오 대비 약 80억 톤입니다.  모든 먹거리 생산을 현재 하는 방식대로 하면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거의 137억톤이 됩니다.

농축산에 사용되던 토지를 숲으로 되돌리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육류를 전혀 먹지 않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2050년 경 충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에 필요한 토지는 지금보다 더 적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숲 재생도 상당히 해낼 수 있고, 토지에서 비롯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현상유지’할 경우 2050년 대비 3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IPCC 연구자

전세계 인구가 채식으로 전환할 경우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 양은 연간 147억 톤CO2e(2050년 기준)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Poore & Nemecek, 2019). 비건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줄이는 식단은 베지테리언입니다. 한달에 육류나 생선을 한 차례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전세계인이 식단을 바꾸면 연간 약 60억 톤CO2e(2050년 기준)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육류와 유제품 먹거리 양의 4분의 3을 식물기반 식단으로 바꾸는 “플렉시테리언”으로는 온실가스를 50억 톤CO2e(2050년 기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채식 식단으로 바꾸면 “현상유지” 시나리오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베지테리언이나 플렉시테리언 식단일 경우에는 감축 규모가 더 적어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비건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상유지일 경우와 비교해보면, 온실가스 감축량은 클 것입니다. 그러나 플렉시테리언 식단과 비교해보면 현상유지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량은 보통입니다. 게다가 어떤 지역에서는 식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기를 못 먹는다면 다른 적절한 먹거리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터 윌렛 교수(Walter Willett. 영양학자). 하버드대학교 퍼블릭 헬스 스쿨.

또한 이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인이 “건강한” 먹거리(healthy diet)로만 옮겨가도 45억 CO2e(2050년 기준)을 줄일 수 있습니다. 2016년에 발표된 연구(M. Springmann et al, 2016)에 따르면 표준 식단 가이드라인에 맞춰 식물기반 식단으로 전세계인들이 바꾸어간다면, 현상유지 시나리오에 대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9~70%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6~10% 줄일 수 있습니다.


요약, 정리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 이 글은 카본브리프의 기사 “Interactive: What is the climate impact of eating meat and dairy?” CarbonBrief. 2020. 9. 14.의 일부를 요약하여 옮겨온 것입니다. 원래 기사로 가시면 세계 지역마다 육류, 유제품 소비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 지역 먹거리가 더 좋은지, 농축산 방식의 변화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대안적인 식물기반 육류와 낙농업이 기후에 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석한 내용이 더 있습니다. 너무 긴 기사라 다 소개하지는 못했습니다. 원래 기사는 대화형(interactive) 기사이므로 원문을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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