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제6차 평가보고서 – 제1워킹그룹 보고서 (6)대기오염의 영향 & 기후민감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가 지난 8월 9일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이하 AR6) 제1워킹그룹의 보고서(이하 WG1 보고서)를 승인하고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WG1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과학적 근거”를 담은 것으로, 관련 연구 14,000건 이상을 7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종합한 결과입니다.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IPCC AR6 WG1 보고서 전문 보러가기 Full Report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 보러가기 Summary for Policymakers

오늘 소개드리는 글은 IPCC의 AR6, WG1 본 보고서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이하 SPM)를 상세하게 분석한 카본브리프의 기사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기사의 내용은 아래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대한 보고서의 내용을 잘 정리한 기사이며, 가능한 한 핵심만 요약하여 소개합니다. 지난 녹색아카데미 웹진 기사로 아래 항목 중 1~10번까지 전해드렸고, 오늘은 11, 12번을 정리하였습니다.

녹색아카데미 웹진 기사 전체 보기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 제1워킹그룹 보고서)


카본브리프의 기사 원문 보기 In-depth Q&A: The IPCC’s sixth assessment report on climate science. Carbon Brief Staff. 2021. 8. 9. CarbonBrief.

  1. IPCC 워킹그룹 I의 제6차 평가보고서는 어떤 보고서인가?
  2. 지구 기온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3. 앞으로 얼마나 더 더워질까?
  4.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하는 시점은 언제인가?
  5. 강수 패턴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6. 지구상의 눈과 얼음에 가열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7. 해양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8. 해수면상승 전망은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어떻게 변했나?
  9. 인류가 지구가열화에 가한 영향.
  10. 급격한 변화, 혹은 ‘티핑 포인트’.
  11. 대기오염이 지구 기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12. 기후민감도 예측은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어떻게 변했나?
  13. 탄소 예산(carbon budget;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할 수 있는가).
  14. ‘넷-제로’.
  15. 극심한 기상이변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기후변화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나?
  16. 기후 위험도는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변하고 있나?

< 용어 설명 : 연구 결과에 대해 이 보고서에서 신뢰도와 가능성을 표현하는 방식>

  • 신뢰도(confidence)는 다섯 단계로 표현한다
    • 매우 낮음(very low)
    • 낮음(low)
    • 중간(medium)
    • 높음(high)
    • 매우 높음(very high)
  • 가능성(likelihood)에 대한 표현
    • 99-100% : 거의 확실(virtually certain)
    • 95-100% : 극히 가능성 높음(extremely likely)
    • 90-100% : 매우 가능성 있음(very likely)
    • 66-100% : 가능성 있음(likely)
    • > 50-100% : 아닐 가능성보다 높음(more likely than not.)
    • 33-66% : 아마도 가능성 있음(as likely as not.)
    • 0-33% : 가능성 적음(unlikely)
    • 0-10% : 매우 가능성 적음(very unlikely.)
    • 0-5% : 극도로 가능성 낮음(extremely unlikely.)
    • 0-1% : 극히 예외적임(exceptionally unlikely)
  • 분포(distribution)는 최적 추정값(best estimate)의 전후 대칭적으로 고려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이 보고서에서 ‘very likely range'(표 1에서처럼)라는 표현은 90% 신뢰도로 평가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likely range’는 66% 신뢰도로 평가된 것을 말한다.

출처 : IPCC, 2021: Summary for Policymakers. In: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p.SPM-4.


11. 대기오염이 지구 기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1) 관측

AR6는 한 장 전체를 할애해 “단기 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short-lived climate forcers; SLCFs)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 물질에는 “입자상 물질”(particulate matter)이라고도 알려져있는 황산염, 질산염, 먼지와 파도의 비말같은 에어로졸(aerosols)이 포함되며, 메탄, 오존, 질소산화물과 일산화탄소같은 “화학적으로 반응성 있는 기체”도 포함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것들은 “대부분의 경우” 대기오염물질입니다.

에어로졸은 복사를 산란 또는 흡수하여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인간이 배출한 에어로졸은 냉각 효과를 일으켜, 1850-1900년 이래로 지구 평균 표면 대기 온도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습니다(66-100%).”

“인간이 발생시킨 에어로졸의 전체적인 표면 냉각 효과는 전지구적으로 강수를 감소시키고 거시 규모의 대기 순환을 변화시킨다(높은 신뢰도). 이는 주로 황산염의 냉각효과 때문이다. 또한 블랙 카본과 기타 가벼운 흡수 입자들이 눈의 색을 어둡게 만들어 눈이 빨리 녹게 만든다(높은 신뢰도).”

– AR6 WG1 보고서

아래 그림은 주요한 단기 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이하 SLCFs)과 그 발생원, 대기에서의 체류 시간과 1750-2019년에 걸쳐 이루어진 가열 혹은 냉각 효과를 보여줍니다.

[그림 1] 단기간 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요소들(SLCFs) & 과정. 1750~2019년.메탄(12년), 오존(수 주), 블랙 카본(수 일), 할로겐화 탄소(1-20년)은 가열 효과. 질산염, 황산염, 유기적 에어로졸은 수 일 동안 냉각효과를 일으킨다. 맨 오른쪽 지구의 크기는 상대적인 가열 혹은 냉각 효과 크기 비교. (출처 : Carbonbrief / Source: IPCC (2021) FAQ 6.1 Figure 1.)

SLCFs는 대부분 대기 중 체류시간이 수 일에서 수 주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간적으로 균일하지 않”으며, 배출된 지역을 농도가 높은 핫스팟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00년 이후 아시아 동부와 남부 지역이 전례없이 성장”하면서 지난 십 년 동안 SLCF 배출량의 지리적 분포에 “큰 변화”가 있었고, 아시아는 “주요한 SLCF 발생원”이 되었습니다.

2014년 동안 전지구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황(SO2)의 80% 이상이 발전소와 산업시설 때문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절반은 아시아에서 기인합니다. 동부 아시아 지역에서 이산화황 배출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SO2 배출량이 2006-17년에 걸쳐 70% 감소했기 때문입니다(높은 신뢰도). 그러나 남부 아시아에서는 SO2 배출량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1980년 즈음 측정을 시작한 이래로 SO2 배출량이 80% 감소했습니다. 이는 대기오염 방지법 하에 시행된 산성비 프로그램(acid rain programme under the clean air act )과 같은 대기질 정책을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산화질소(NO2) 배출량도 북미 지역, 유럽, 동부 아시아 지역에서 지난 10년에 걸쳐 감소해왔습니다(높은 신뢰도). 그러나 남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전지구적으로 아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2)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운송 부문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의 절반, 일산화탄소(CO) 배출량의 4분의 1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2014년 기준). 또한 CO 배출량은 2000년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부 아메리카 열대지역과 아프리카 적도지역, 남동부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계절적 핫스팟”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바이오매스 연소(biomass burning)때문입니다.

암모니아(NH3) 배출량은 주로 농업에서 기인되는데,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약간 감소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소화불화탄소(hydrofluorocarbon; HFC) 수준은 지난 10년에 걸쳐 증가해왔습니다(높은 신뢰도).

(2) 예측

온난화를 멈추려면 “적어도 CO2 배출을 넷-제로로 만들어야”하고, 동시에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합니다.

모든 배출량 시나리오에서, SLCF 배출량 변화는 2040년까지 2019년에 비해 0.06-0.35도 기온상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66-100%). 이것은 메탄과 오존의 가열효과와 에어로졸의 냉각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SPM에서 저자들이 강조하는 바는, 메탄 배출량을 “강력하고 빠르고 지속적으로 감축”하면 “에어로졸 오염이 줄면서 일어나게 될 가열효과”도 막고 대기질도 개선하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8개 SSP 시나리오 하에서 에어로졸, 메탄, 오존, HFCs가 일으키는 가열효과와 냉각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 2] 지구 표면 대기 온도(GSAT)에 SLCFs이 미치는 영향. 2019년 대비 2100년까지 예측. (출처 : Carbonbrief / Source: IPCC (2021) Figure 6.22.)

SSP3-7.0을 제외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2100년까지 SLCF 총배출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가장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SO2이며, 이는 대체로 중국에서 발전(power) 부문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고 석탄 사용량을 줄이고, 인도에서 발전 부문의 배출량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고 선박 연료에서 황 함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21세기에 암모니아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식량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농업 부분의 배출량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이 대체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SSP5-8.5 경로는 기후 대책이 부족하고 2050년까지 지표면 오존 수준이 증가하며(특히 아시아 동부와 남부, 경제개발이 진행 중인 태평양과 아프리카 지역의 다수 나라들에서), 북아메리카와 유럽, 아프리카에서 메탄 배출량이 증가하는 시나리오입니다. SSP5-8.5 하에서 메탄 배출량 변화만으로 상승하게 될 기온 상승폭은 세기 말이 되었을 때 0.14도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SSP5-8.5 시나리오에는 강력한 대기질 정책이 포함되어 있어서, 입자성 물질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이 시나리오는 이번 세기에 걸쳐 가장 온난화 효과가 높은 경로가 되며, 세기 말이 되면 2019년 기온 대비 0.4-0.9도의 온난화 효과를 일으키고, 향후 10년의 전반부에 가장 빠른 온난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편 SSP3-7.0 시나리오는 기후 완화 노력이 없고, 대기 오염 관리는 지역별로 다르고 약한 경로입니다. 또한 “몬트리올 의정서에 대한 키갈리 수정안”(Kigali amendment to the Montreal Protocol; HFCs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협약)을 포함하지 않는 유일한 경로가 이 시나리오입니다.

SSp3-7.0 시나리오에서 오존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증가 패턴은 SSP5-8.5 시나리오와 비슷하지만, 에어로졸 배출량은 그대로이거나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온난화 효과는 에어로졸 감소보다는 오존과 메탄 증가로부터 기인하며, 오존과 메탄이 SLCF의 주요 성분이 됩니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10년 마다 0.08도 기온 상승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SSP1-1.9와 SSp1-2.6 시나리오에는 가장 강한 기후 정책과 대기오염 관리 노력이 포함되며, 모든 SLCFs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경로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SLCF 관련 가열효과는 단기간에 대해(in the near term) “가장 확실”하며, 이는 주로 황산염 에어로졸 감소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2040년까지 기온 상승폭은 2019년 대비 0.04-0.34도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90-100%). 이 시나리오에서는 이때가 최고치이고, 메탄과 오존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냉각 효과로 이어집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코로나19를 다루는 부분도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NO2 배출량은 13-48% 감소했으며, 에어로졸은 10-33% 감소했고, 지표면 오존은 4%까지 감소했습니다.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2020년 봄 동안 순 복사강제력*이 평방 미터당 0.05와트였으며, 이는 전세계적가 봉쇄되면서 SLCFs 오염 수준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 : 어떤 인자가 대기시스템에 영향을 주어 에너지 평형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의 척도로, 여기서는 평방미터당 온실가스가 흡수하는 에너지량(W; 와트)을 의미한다.

12. 기후민감도 예측은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어떻게 변했나?

AR6 WG1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은 “평형 기후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 ECS)의 범위를 좁힌 것입니다. 이로써 미래에 일어날 온난화를 더 신뢰도 높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후민감도는 중요한 기후 측정값이며, 1896년 과학자 스반트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가 처음 측정했습니다. 아레니우스*는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CO2 농도가 2개가 될 경우 지구 기온이 얼마나 오르게 될지 보여주었습니다.
*아레니우스는 인류에 의해 CO2 농도가 2배 되는 데 3천 년이 걸릴 것으로 보았으며 기온은 5-6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나중에 이 수치를 수정했다. 이후 나온 아레니우스의 책 <The Evolution of the Universe>(1906)에 언급되는 기온과 시기는 현재의 예측과 비슷하지만, 그가 어떻게 계산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출처 : Advancing Earth and Space Science. 2006.

(오늘날 대기 중 CO2 농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시기 수준보다 50% 더 높습니다.)

[그림 3] 기후민감도는 배출된 온실가스와 그 이후 이루어지는 되먹임 효과가 결합해 결정된다. (출처 : wikipedia)

*기후민감도(climate sensitivity)
기후 시스템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 후 냉각 혹은 가열 효과가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나타내는 척도.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가 될 경우 얼마나 가열화되는가를 나타낼 수 있다. 기술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기후민감도는 복사강제력 변화에 따른 지구 평균 표면 온도의 변화를 의미한다. 복사강제력은 지구에 들어오는 에너지와 나가는 에너지 사이의 차이를 의미한다.두 가지 유형의 기후민감도가 사용되는데, 하나는 단기적인 반응(tansient climate response)을 나타내는 것이고, 장기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평형 기후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이다. 후자는 두 배가 된 이산화탄소가 전지구적으로 평형에 도달했을 때 지구 평균 기온이 얼마나 상승하는지 장기적인 효과를 본다. (출처 : wikipedia)

[그림 4]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ppm) 변화. 80만 년 전 ~ 현재. (출처 : NASA)

수십 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민감도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AR5 이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AR6에 따르면 가능성 있는 범위(66%)는 2.5-4도이고 중앙값은 3.0도이며, 매우 가능성 있는 범위(90%)는 2-5도입니다.

이것은 AR5에서 1.5-4.5도(66%), 1-6도(90%)로 예측한 것 보다 훨씬 더 범위를 좁힌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AR6의 WG1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민감도는 1.5도보다 더 크며, 모든 증거들 덕분에 더 낮은 수치들을 배제(거의 확실. 99-100%)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작년에 나온 주요한 기후민감도 연구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결론은, 위태로운 온난화 상태를 피하기 위해 낮은 기후민감도에 의존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입니다. 기후민감도가 낮으면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시간을 더 벌 수 있지만, (기후민감도는 그렇게 낮지 않습니다.)

AR6는 민감도에 대한 매우 가능성 있는(90-100%) 예측 범위에서 상한값도 더 낮추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현재 기후민감도 값이 5도 위로 올라가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AR6는 민감도 하한에 대해서는 높은 신뢰도인 반면, 민감도 상한이 5도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중간 신뢰도만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민감도 추정치 예측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해왔는지 아래 그림에 나타냈습니다. 맨 왼쪽(회색)은 <차니 보고서>(Charney report, 당시 연구를 이끈 기상학자 Jule Gregory Charney의 이름에서 따옴)에서 제시된 범위입니다. 이 보고서는 1979년 전미연구평의회(US National Research Council)에서 소집한 연구 그룹의 결과 보고서입니다. “CO2 증가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합의” 지점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파랑부터 빨강까지의 그래프는 이후에 출간된 IPCC의 첫 번째 보고서(FAR 1990, 옅은 파랑)부터 가장 최근에 나온 AR6(빨강)까지입니다.

그래프에서 중앙값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색으로 칠해진 막대그래프는 가능성 있는(66%) 기후민감도 범위 추정치이며, 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매우 가능성 있는(90%) 범위입니다.(가능성이 커질수록 예측 범위는 더 넓어지게 된다. 편집자 주.)

[그림 5] 평형 기후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 ECS). 1979년 <차니 보고서>부터 2021년 AR6 보고서까지 비교. 검은 점은 최적 추정값(best estimates)를 의미. 색이 칠해진 막대그래프는 가능성 있는 범위(66%), 선 그래프까지 확장하면 매우 가능성 있는 범위(90%). (출처 : Carbonbrief / Source: Charney report and IPCC assessment reports. Chart by Carbon Brief using Highcharts.)

AR6는 또한 점진적 기후반응*의 가능성 있는 범위(66%)를 1.4-2.2도로 줄였고, 이때 최적 추정치는 1.8도입니다. 이것은 AR5에서 1-2.5도로 추정한 것과 비교될 수 있겠습니다.
*점진적 기후반응(transient climate response; TCR)은 CO2가 1년에 1% 오르는 기후모델(climate model) 시뮬레이션에서, 대기CO2 농도가 2배가 되는시점을 중심으로 지구 표면 온도의 변화를 20년 기간에 대해 평균한 것이다. 이것은 온실가스 강제력에 대한 지표온도 반응의 세기 및 빠르기의 범위이다.(출처: <기후변화 2014 종합보고서> (IPCC AR5). p.125)

점진적 기후반응(TCR)은 CO2가 매년 1%씩 점진적으로 증가해가면서 두 배가 된 후에 지구가 얼마나 더워질 것인지 보여주는, 조금 다른 측정값입니다.

점진적 기후반응 값을 통해, 이번 세기에 CO2가 두 배가 될 경우 얼마나 온난화 되는지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기후민감도를 통해서는, CO2 농도가 수백 년에 걸쳐 마찬가지로 두 배가 될 경우 궁극적으로 얼마나 온난화되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점진적 기후반응 값은 기후민감도보다 더 낮습니다. 왜냐하면, 온실효과로 인해 과열되는 상당 부분을 해양이 흡수하는데, 바닷물은 대기로 열을 다시 나누어준 후 천천히 “평형”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AR6에서 기후민감도 추정치는 기후 모델에 직접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1차적인 근거로서 모델에 기반해 추정했던 이전 보고서와는 대조적입니다.

대신 AR6는 역사적인 온난화 관측치, 과거 기후 증거(“고기후” 데이타), 기후 프로세스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와 “새로운 제약조건들“을 사용합니다.

“핵심적인 진전 사항은 이러한 다양한 증거들에 대해 폭넓게 동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 AR6가 이전 보고서와 다른 점은, 기후민감도 값과 점진적 기후반응 값을 구하는 데 있어 기후모델 추정치를 직접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AR6 WG1 보고서

AR6에서 기후민감도 결과를 떠받쳐주는 증거들은 FAQ 7.3(pdf)와 카본브리프의 2018년 기사에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기후민감도 추정치에서 범위가 넓은 이유는, 기후 되먹임 과정(climate feedbacks)에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프로세스는 CO2 농도가 상승하면서 일어나는 온난화를 증폭시키거나 약화시키는 과정들이며, 각각 양의 되먹임과 음의 되먹임이라고 부릅니다.

되먹임 과정은 물리학적 과정을 포함합니다. 해빙이 녹으면 바다가 태양빛을 덜 반사함으로써(낮은 “알비도(albedo)”) 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과정, 지역적으로 구름의 구조가 달라지는 것 등이 해당됩니다.

이번 보고서는 또한 “생물지리물리학적”인 되먹임과 “생물지리화학적” 되먹임 과정에 대해서도 양화(quantification)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가 변하면 식생 패턴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알비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과정을 양적으로 수치화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 순환 되먹임 과정(carbon cycle feedback)입니다. 정의상 기후민감도는 CO2가 두배가 된 후에 일어나는 온난화이고, 탄소 순환 되먹임 과정은 그 농도를 더 높일 수(혹은 낮출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되먹임 과정이 일으키는 효과가 결합되면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타 “기후 촉진”(climate forcings) 과정때문에 온난화가 증폭될 것이 거의 확실(99-100%)하다고 AR6는 말합니다.
AR6에서 기후민감도 추정치의 범위를 좁힐 수 있었던 이유는, 각각의 기후 촉진 과정에 의해 정확히 얼마나 온난화되는지 과학자들이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또한 구름 되먹임 효과를 양화하는 능력에서 상당한 도약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7장의 FAQ에서 이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후과학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구름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런 변화가 온실가스 증가와 기타 인간 활동에 의해 기인된 온난화를 증폭시킬 것인지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지난 십 년에 걸쳐 상당한 진척을 보았으며, 구름의 변화가 앞으로 일어날 지구 온난화를 상쇄시키기보다는 증폭시킬 것이라고 이제는 더욱 확신하고 있다.

– AR6 WG1 보고서

아래 그림은 구름이 미래의 온난화 과정을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보여줍니다(높은 신뢰도). 구름이 더 높이 있거나 양이 적으면 온도를 높이는 증폭 효과를 일으키고, 물방울 갯수가 많으면 적으나마 냉각 효과를 일으킵니다.

[그림 6] 구름은 지구온난화에 어떠한 역할을 하나? 구름은 고도에 따라(왼쪽), 구름의 양에 따라(가운데), 구름을 구성하는 요소(물방울 갯수)에 따라(오른쪽) 다른 역할을 한다. (출처 : Carbonbrief / Source: IPCC (2021) FAQ 7.2, Figure 1.)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구름 되먹임 효과의 매우 가능성 있는 범위(90%)는 -0.10 에서 +0.94 W/m2/C이며, 최적 추정치는 +0.42 W/m2/C입니다. AR5(pdf)에서는 범위는 -0.20 에서 +2.0 W/m2/C, 최적 추정치는 +0.60 W/m2/C였습니다.

따라서 구름 되먹임 효과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AR5에 비해 50% 감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이해가 “깊어지고,” “관측도 개선되고” 구름 프로세스를 더 고해상도로 시뮬레이션 하게 되면서 가능했습니다.

또한 구름 되먹임 효과 예측값과 관측으로부터 직접 추론될 수 있는 것 사이에 “일치”되는 사항도 추가되었습니다.

구름은 전체적인 되먹임 효과에서 가장 불확실성이 큰 부문으로 남아있지만(높은 신뢰도), 미래의 온난화를 약화시키는 음의 되먹임 효과를 구름이 보일지는 매우 가능성이 낮습니다(0-10%).

이번 보고서의 결과는, 구름의 되먹임 효과에 대한 중요한 연구의 결과와 완전히 일치합니다. 이 연구는 위성 관측에 기반하고 있으며, AR6 보고서가 나오기 몇 주 전에 출판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AR6는 기후 되먹임 과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높은 신뢰도), 지구가 가열될수록 온난화 과정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말합니다.

“표면 온난화의 공간적 패턴이 진행되고 지구 표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되먹임 프로세스는 수십 년 시간 규모에서 전체적으로 양의 되먹임 효과를 더 크게 나타낼 것(지구 표면 온도 변화를 더욱 증폭시키는 효과)으로 예측된다.

– AR6 WG1 보고서

기후 되먹임 효과가 변할 가능성은 지구 시스템의 상태와 온난화의 공간적 패턴에 달려 있습니다. 이 가능성은 오랫 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미래 온난화 예측에 대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는 최근에야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1870년 이후 온난화 관측 기록에 기반한 기후민감도 추정치가 왜 너무 낮은지(높은 신뢰도)  AR6에서 제시된 범위와 비교해볼 수 있겠습니다.


번역, 정리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카본브리프의 기사 원문 보기 In-depth Q&A: The IPCC’s sixth assessment report on climate science. Carbon Brief Staff. 2021. 8. 9. CarbonBrief.


녹색아카데미 웹진 편집자주

* SSP
SSP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의 줄임말로, “미래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다섯 가지 개괄적인 내러티브”를 기술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시나리오가 SSP1이고, 가장 많은 시나리오가 SSP5입니다. (AR6, WG1 보고서)

  • SSP1-1.9 : 2100년에 기온상승폭이 1850-1900년 대비 1.5도 이하로 억제되는 시나리오. 21세기 중반에 산업화이전 시기 대비 기온상승폭 1.5도를 약간 벗어나고 이산화탄소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는 시나리오.
  • SSP1-2.6 : 21세기 하반기에 이산화탄소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고 기온상승폭은 2도 이하로 유지하는 시나리오.
  • SSP2-4.5 :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기온상승폭의 위쪽 끝에 해당. 21세기 말에 기온상승폭이 2.7도(2.1~3.5도 범위)에 달한다.
  • SSP3-7.0 : 기후 정책이 없으며 기온상승폭이 중간 이상인 시나리오. 특히 CO2 이외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배출량이 높은 경우. 세기말 기온상승폭은 3.6도(2.8~4.6도 범위).
  • SSP5-8.5 : 기후 정책이 없으며 기온상승폭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 배출량이 이 시나리오만큼 높은 경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에서만 나타난다. 세기말 기온상승폭은 4.4도(3.3~5.7도 범위)
[그림 7] 다섯 개의 핵심 시나리오별 지구표면 온도 상승 곡선 비교. 1850-1900년 대비. 시나리오 이름 뒤의 숫자 1.9, 2.6, 4.5, 7.0, 8.5는 복사강제력*이다.(출처 : CarbonBrief. Source: IPCC (2021) Figure SPM.8a.)*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 : 어떤 인자가 대기시스템에 영향을 주어 에너지 평형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의 척도로, 여기서는 평방미터당 온실가스가 흡수하는 에너지량(W; 와트)을 의미한다.

알림

  • 본문에서 *표시는 편집자 주입니다. 번역, 요약하면서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곳에 추가하였습니다.
  • 이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IPCC의 보고서에 나오지 않는 그림과 표도 포함하였습니다. 이번 IPCC AR6 WG1 보고서에 등장하는 그림에는 그림제목에 IPCC라는 표시를 하였으므로 참고하여 읽어주세요.
  • 이 글에 등장하는 번역어, 용어 등은 녹색아카데미 웹진 편집자가 신문 기사나 정부 문서(AR5 한국어 번역본) 등을 참고하여 선택해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더 정확한 우리말 표현은 다른 정부 문서나 추후 번역되어 발간될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한글본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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