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제6차 평가보고서 – (1) 제1 워킹그룹 보고서는 어떤 내용?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IPCC. 2021.

이 글은 지난 8월 9일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중 제1 워킹그룹의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한 카본브리프의 다음 기사의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 자체가 어떤 보고서인지, 지구 기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을 위주로 옮겨왔습니다. 국내 기사를 읽으실 때 함께 참고해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 워킹그룹 보고서는 내용적으로도 시기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분석 기사가 여러 매체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녹색아카데미 환경뉴스에서도 계속 다룰 계획입니다.

녹색아카데미 웹진 기사 전체 보기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 제1워킹그룹 보고서)

카본브리프의 기사 원문 보기 “In-depth Q&A: The IPCC’s sixth assessment report on climate science” Carbon Brief Staff. 2021. 8. 9. CarbonBrief.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지난 8월 9일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 워킹그룹의 보고서를 승인하고 내용을 발표했습니다(“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Full Report 바로가기, Summary for Policymakers 바로가기).

이 보고서의 내용은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과학적 근거”를 요약한 것으로, 관련 연구 14,000건 이상을 분석하고 종합한 결과입니다. 보고서에서 저자들은 인류가 지구를 가열시켰고, 이것이 대양과 얼음과 땅 표면에 “광범위하고 빠른” 변화를 일으킨 것은 “명백하다”(unequivocal)고 결론내렸습니다. 또한 현재 기후시스템의 여러 부분들에서 “수 세기에서 수 천 년 동안 유례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인간활동으로 인한 가열화와 갈수록 심해지는 극한기후 사이의 연관관계를 더 명백하게 확인하는 일이었으며, 이 둘 사이가 연결된다는 것은 “확고한 사실”이라고 저자들은 쓰고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분석하고 있는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지구가열화로 인해 “2030년대 초반에” 지구평균기온이 산업화이전 시기 대비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5차 보고서에서는 이 시기가 2030~2052년으로 제시되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2021~2040으로 10년 더 단축됐습니다.

다른 온실가스를 “크게 감축”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기후 시스템은 계속 가열될 것입니다. 전망은 어둡지만, 유례없는 가열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배출량을 확실하게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IPCC 저자인 포스터 교수(Piers Foster, University of Leeds)는 말합니다.

여기 소개하는 카본브리프의 기사 전문에는(아래 목차 참조) 이번 보고서가 어떤 보고서인지 소개하고, 지난 5차 평가보고서 이후 더 진전된 연구들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상당히 길고 자세한 기사이기 때문에, 오늘 녹색아카데미 웹진 기사에서는 IPCC 워킹그룹 1의 보고서가 어떤 보고서인지, 지구 기온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위주로 요약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카본브리프 기사(2021. 8. 9)에서는 오늘 다루는 1, 2번 외에도 3~16번의 내용도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1. IPCC 워킹그룹 I의 제6차 평가보고서는 어떤 보고서인가?
  2. 지구 기온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3. 앞으로 얼마나 더 더워질까?
  4.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하는 시점은 언제인가?
  5. 강우 패턴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6. 지구상의 눈과 얼음에 가열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7. 해양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8. 해수면상승 전망은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어떻게 변했나?
  9. 인류가 지구가열화에 가한 영향.
  10. 급격한 변화와 ‘티핑 포인트’.
  11. 대기오염이 지구 기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12. 기후 민감도(sensitivity) 예측은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어떻게 변했나?
  13. 탄소 예산(carbon budget;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할 수 있는가).
  14. ‘넷-제로’.
  15. 극심한 기상이변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기후변화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나?
  16. 기후 위험도는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변하고 있나?

1. IPCC 워킹그룹 I의 제6차 평가보고서는 어떤 보고서인가?

IPCC는 1988년 설립된 이후, 5~7년 간격으로 1~5차까지 다섯 개의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s)를 발간했습니다. 이 평가보고서들은 빠르게 쌓여가는 기후시스템 변화 증거들을 포괄적이고 지속적으로 정리해내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세 개의 워킹그룹(working groups)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지난 9일에 나온 보고서는 워킹그룹 1의 보고서입니다.

  • 워킹그룹 I (WG I) : 자연과학적 근거
  • 워킹그룹 II (WG II) : 기후변화 영향, 적응과 취약성
  • 워킹그룹 III (WG III) : 기후변화 완화

2017년 9월 IPCC는 세 개의 워킹그룹의 제 6차 보고서 집필 윤곽에 대해 승인했고, 2018년 4월에 700명 이상의 저자들을 발표했습니다. 원래는 2021년 4월에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발간이 연기된 것입니다.

워킹그룹 1 보고서의 목표는 “기후변화에 대한 현재의 자연과학적 증거들, 관측 결과들, 재분석 결과들, 고지질기후 자료들기후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들, 그리고 물리학적 화학적 생물학적 기후 과정들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워킹그룹 2, 워킹그룹 3의 평가보고서는 2022년 2월과 3월에 나올 예정이며, 이들 세 개의 보고서를 합한 “종합보고서”(systhesis report) 발간은 2022년 9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IPCC는 종합적인 평가보고서 이외 특별보고서도 발간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보고서들이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기후 모델의 최신 버전에서 도출된 결과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s)로부터 도출된 신 시나리오”를 이용합니다. 공통 사회경제 경로는 “미래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다섯 가지 개괄적인 내러티브”를 기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며, SSP1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고 SSP5가 가장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공통 사회경제 경로는 기후변화 대응 방향에 따라 인구, 경제, 에너지 사용, 대기오염 제어, 토지이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이 미래의 사회경제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모델링하여 도출하는 시나리오이며, 각 경로별로 가장 가능성 높은 온실가스 복사강제력 수치를 도출한 것이 그림 2입니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모델은 통합평가모델(integrated assessment models; IAMs)이며, 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통 사회경제 경로 (SSP)

  • SSP1 : 지속가능성. 녹색 경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도 잘 하는 경우.
  • SSP2 : 중간 경로. 사회경제 경로의 중간 단계 정도로 발전하면서 감축도 하는 경우.
  • SSP3 : 지역적 경쟁 관계 심화. 사회경제적 성장은 더디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잘 하는 경우.
  • SSP4 : 불평등 심화. 두 갈래로 나뉘어진 경로. 사회경제적 성장이 더디고 온실가스 감축도 잘 못 하는 경우.
  • SSP5 : 화석연료에 기반한 성장과 투자. 사회경제적으로 성장은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잘 못 하는 경우.
[그림 1] 제6차 기후 평가보고서에서 공통 사회경제 경로가 사용되었다. 그림에서 세로축은 복사 강제력을 나타내고 위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더 높아진다. 가로축은 시나리오 1~5까지를 나타낸다.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은 어떤 인자가 대기시스템에 영향을 주어 에너지 평형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의 척도로, 여기서는 평방미터당 온실가스가 흡수하는 에너지량(W; 와트)을 의미한다. (출처 : CarbonBrief. Source: IPCC (2021) Cross-Chapter Box 1.4, Figure 1.)

그림 1에서 흰 글씨로 표시된 SSP1-1.9, SSP1-2.6, SSP2-4.5, SSP3-7.0, SSP5-8.5는 2100년까지 기온상승폭 1.5도 부터 4도까지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 5개입니다. 예를 들어 SSP2-4.5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 2이고 복사강제력이 4.5W/m²인 시나리오라는 의미입니다.

  • SSP1-1.9 : 2100년에 기온상승폭이 1850-1900년 대비 1.5도 이하로 억제되는 시나리오. 21세기 중반에 산업화이전 시기 대비 기온상승폭 1.5도를 약간 벗어나고 이산화탄소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는 시나리오.
  • SSP1-2.6 : 21세기 하반기에 이산화탄소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고 기온상승폭은 2도 이하로 유지하는 시나리오.
  • SSP2-4.5 :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기온상승폭의 위쪽 끝에 해당. 21세기 말에 기온상승폭이 2.7도(2.1~3.5도 범위)에 달한다.
  • SSP3-7.0 : 기후 정책이 없으며 기온상승폭이 중간 이상인 시나리오. 특히 CO2 이외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배출량이 높은 경우. 세기말 기온상승폭은 3.6도(2.8~4.6도 범위).
  • SSP5-8.5 : 기후 정책이 없으며 기온상승폭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 배출량이 이 시나리오만큼 높은 경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에서만 나타난다. 세기말 기온상승폭은 4.4도(3.3~5.7도 범위)
[그림 2] 다섯 개의 핵심 시나리오별 지구표면 온도 상승 곡선 비교. 1850-1900년 대비. (출처 : CarbonBrief. Source: IPCC (2021) Figure SPM.8a.)

2. 지구 기온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전체적으로 지난 IPCC 평가보고서 기간에 비해 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그림 2는 지난 40년 동안의 기온 상승폭과 그 이전 80년 동안의 기온상승폭을 비교한 것입니다.

[그림 3]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변화 비교. 위 : 1900-1980년, 아래 : 1981-2020년. 지난 40년 동안의 기온상승폭은 그 이전 80년 동안의 상승폭에 비해 2~5배 이상 빠르다. (출처 : CarbonBrief. Temperature data from HadCRUTv5. Source: IPCC (2021) Figure 2.11b.)

“대기, 해양, 빙권과 생물권에 대한 관측 결과를 보면 전지구가 가열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지난 수 십 년에 걸쳐 기후 시스템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은 수 세기에서 천 년 동안 나타난 적 없는 수준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으며, 최소한 지난 2000년 동안 유례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특히 지구 평균지표면온도(global mean surface temperature; GMST)는 1850-1900년과 가장 최근 10년(2011-2020) 동안 1.09도 상승했습니다. 이것은 거의 125,000년 동안 지구가 가장 빠르게 가열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지구 기온 변화 1850-2020년. 위-육지와 해양의 기온 상승 변화 비교. 아래에서 위쪽 그래프는 연평균 변화, 가장 아래쪽 그래프는 10년 평균값 비교. (출처 : CarbonBrief. Source: IPCC (2021) Figure 2.11c)

그림 4의 위쪽 그림은 육지와 해양의 기온 상승 추이를 비교한 것입니다. 육지가 해양보다 더 빨리 가열되고 있습니다. 1850-2020년 동안 육지에서는 1.59도 상승했고, 해양은 0.88도 상승했습니다.(육지가 더 빨리 가열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카본브리프의 기사, 바로 가기)

그림 4에서 아래 그림은 1850년 이후 지구 표면평균기온을 나타냅니다(4개의 데이타 세트가 사용되었다). 아래쪽 그래프에서 선으로 연결된 위의 그래프는 연평균 기온의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가장 아래쪽 네모 안의 그래프는 10년 평균값을 비교한 것입니다. 가장 최근 10년은 1850년 이래 어느 10년 보다 더 많이 가열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번역, 요약 정리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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