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과학의 선구자 유니스 푸트, 200번째 생일 축하해요!

과학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음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 이름이 사라져간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있다. 늦게나마 재발굴되는 사람들이 극히 일부 있는데, 유니스 푸트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2019년은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기후과학의 선구자 유니스 푸트 탄생 2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한 기사와 칼럼을 소개한다.

원문 보기 : NOAA. 2019. 7. 17. Amara Huddleston. “Happy 200th birthday to Eunice Foote, hidden climate science pioneer
관련 기사 : 가디언. 2019. 9. 2. Jeremy Plester. “Weatherwatch: an unsung climate hero comes in from the cold”

수 세기 동안 과학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자신의 업적에 대해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한 예로,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X-레이로 찍은 DNA 분자 이미지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은 DNA 구조를 해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랭클린은 왓슨, 크릭과 함께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프랭클린은 이들이 노벨상을 받기 전에 사망하기는 했지만, 이들과 함께 노벨상을 받은 프랭클린의 동료와 더불어 왓슨, 크릭 세 사람은 프랭클린의 공을 자신들의 책과 글에서 부정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들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보건, 매리 잭슨(그리고 다른 수많은 여성 수학자들)은 NASA에서 우주선을 함께 만들었고, 1962년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 처음으로 우주 궤도로 올라갔을 때 그 우주선 발사 방정식을 함께 풀었다. 그러나 미국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이들의 공헌은 반 세기 동안 거의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6년 베스트셀러 소설과 블럭버스터 영화가 만들어지고 나서야 알려졌다.

그러나 이렇게 나중에라도 업적이 알려지고 인정받는 경우는 사실 별로 없다. 대다수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이 쓴 논문의 저자로 표기되지 못했고, 스스로의 연구 성과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져갔다. 미국인 유니스 뉴튼 푸트도 그런 사람이 될 뻔 했다. 푸트는 초창기 기후과학 분야에서 선구자였으나, 아마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그림 1] 푸트의 논문. “Circumstances affecting the heat of the Sun’s rays”
(태양광의 기온상승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the American Journal of Science, 1857.

1850년대에 푸트는 대기중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태양광의 기온상승 효과(Solar heating)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푸트의 연구는 이후 이루어진 지구 온실효과를 설명하는 존 틴달(John Tyndall)의 실험에 선구적으로 작동했다. 지구 역사에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을 때 기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푸트의 놀라운 통찰에도 불구하고, 기후과학 역사에서 그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대기 중에 포함된 어떤 가스는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푸트의 이야기는 여성의 권리와 업적이 인정받지 못했던 거의 1세기 전에 시작된다. 푸트는 아마추어 과학자였다. 1850년대 당시에는 ‘자연철학자’라고 불렸다. 푸트는 대기 중에 포함된 여러가지 가스들이 “태양광이 만들어내는 기온상승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실험했다.

[그림 2] 푸트의 시대에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기후와 식생들이 예전에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을 밝혀냈다. 늪의 바다에서 석탄 퇴적층이 형성되고 있었던 시기에는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지질학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이때 지구의 기온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푸트는 정확하게 추론해냈다. 그림은 <Introduction to Botany>(1901, William Chase Stevens)에 실린 석탄기의 풍경 상상도이다. (사진 : Internet Archive of Books)

수은 온도계가 꽂힌 유리 실린더를 이용하여, 푸트는 태양광의 기온 상승 효과가 수증기가 포함된 실린더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여러가지 기체가 든 실린더 중 이산화탄소가 들어있는 실린더의 온도가 가장 높았다. 

“이 기체(이산화탄소)가 들어있는 용기가 가장 많이 가열되었다. 다른 기체보다 훨씬 더 민감하다. 태양광을 제거한 후,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실린더가 식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다른 기체에 비해 몇 배 더 길다.” – 푸트의 실험 기록

이산화탄소의 어떤 특성이 태양광에 의한 기온 상승을 일으키는지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푸트의 실험 설계가 정교한 것은 아니었다. 대기중 수증기와 온실가스가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이유가, 유입되는 태양광을 기체들이 흡수해서가 아니라 지표면에서 복사되는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트는 자신의 실험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지구의 과거 기후에 대한 놀라운 통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대기 중에 포함된 어떤 가스는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지구 역사에서 대기 중에 그런 기체의 비율이 더 높은 시기가 있었다면, … 필연적으로 당시 대기 기온이 더 높았을 것이다.” – 푸트, 1856

푸트의 연구 결과는 1856년 8월 23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연례 학회에서 발표되었다. 푸트 자신이 아니라, 그의 동료인 저명한 조셉 헨리(Joseph Henry)에 의해서. 그러나 푸트의 논문도 헨리의 발표도 학회 회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1856년 11월 저널 AJSA(the American Journal of Science and Arts)에 짧게, 그리고 반쪽짜리 논문으로 실렸을 뿐이다. 이후 사이언티픽 디스커버리(Scientific Discovery)의 1857년 연감에 푸트의 연구에 대한 짧은 요약이 실렸다. 

푸트의 연구는 대기중 이산화탄소와 수증기에 의해 태양광의 기온상승 효과가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의 연구는 존 틴달의 연구보다 3년 앞서 발표되었다. 틴달은 더욱 정교하게 실험을 설계하여,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같은 기체들이 가시광선이 아니라 열적외선을 흡수하고 방출함으로써 지구 온실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틴달은 대기를 통해 태양광 복사가 전달되는 과정에 대한 공로를 마티아스 푸이에(Mathias Pouillet)에게 돌렸다(Tyndall, 1859). 그러나 푸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푸트의 연구에 대해 알았는지 여부, 그것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여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여성의 투표권 … 그리고 과학을 할 권리

과학계에서 유니스 푸트의 자리는, 거의 없기는 했지만, 여성 인권이라는 더 큰 이야기와 연관된다. 푸트가 논문을 쓰기 7년 전인 1848년, 푸트는 그해 7월 19~20에 뉴욕 세네카 폴스(Seneca Falls)에서 열린 제1회 여성 인권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 회의에서는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Elizabeth Cady Stanton)이 쓴 선언문이 발표되었다. 선언문의 요구 사항은, 남녀의 동등한 사회적 지위, 법적 권한과 투표권이었다. 유니스 푸트의 이름은 선언문 서명란의 다섯 번째에 쓰여있다.(그의 남편인 엘리샤 푸트도 서명했다.)

[그림 3] 1848년에 열린 제1회 여성 인권 회의의 선언문. 유니스 푸트의 서명이 있다. (사진 : Image Courtesy U.S. Library of Congress)

과학계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겹게 애쓴 여러 분야들 중 하나였다. 푸트도 과학계의 인정을 받기 위해 그 길을 걸은 선구자들 중의 한 사람이다. Scientific American의 1856년 9월호 칼럼 “과학을 하는 여성들 – 농축 기체 실험”의 시작은 이랬다. “어떤 이들은 여성들이 과학 연구를 수행할만한 능력이 없다고 악의적으로 말하고 조롱한다.” 칼럼은 푸트의 실험이 그 반대임을 입증한다고 기술하면서 이렇게 글을 맺는다:

“Scientific American의 칼럼들은 종종 여성들의 과학 칼럼으로 빛이 난다. 이들의 글은 최고의 과학 업적을 이룬 남성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푸트의 이번 실험은 정확하고 독창성 있는 어떤 주제라도 여성들이 연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유니스 푸트의 시대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그러나 역사 속의 여성 과학자들이 이룬 업적을 밝히고 현재 여성 과학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미래의 여성 과학자들이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전히 해야할 일들이 있다. NOAA 기후프로그램 부서의 아나리타 마리오티(Annarita Mariotti)는 푸트의 실험과 아이디어를 기후과학의 역사 속에 포함시킨 여러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Nature지는 지난 7월 17일, 푸트가 태어난지 200년 되는 날 마리오티에게 보낸 편지를 게재했다. 푸트의 유산이 과학사에 잘 보존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증하기 위해서였다.

“푸트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도 관련이 있으며 고무적이다. 과학계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기온상승을 일으킨다는 기후과학의 기본요소들은 이미 150년 전에 증명되었다는 것을 푸트의 이야기가 알려주고 있다. 푸트 탄생 200주년을 맞아 우리는 한 여성으로서 또 과학자로서 그녀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해야 한다.” – 마리오티

[그림 4] 유니스 뉴튼 푸트는 1879년 7월 17일 태어났다. 푸트는 아마추어 과학자이자 여성 인권 캠페이너였고, 여성참정권론자론자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의 친구였다. 푸트의 대기중 가스 실험들, 과거 기후에 대한 그녀의 통찰은 한 세기 이상 무시되어 왔다. (그림 : Carlyn Iverson, NOAA Climate.gov.)


원문 보기 : NOAA. 2019. 7. 17. Amara Huddleston. “Happy 200th birthday to Eunice Foote, hidden climate science pioneer
관련 기사 : 가디언. 2019. 9. 2. Jeremy Plester. “Weatherwatch: an unsung climate hero comes in from the cold”


References

Foote, Eunice, 1856. Circumstances affecting the heat of the Sun’s rays: Art. XXXI, The American Journal of Science and Arts, 2nd Series, v. XXII/no. LXVI, November 1856, p. 382-383.

Jackson, Roland. (2019). Eunice Foote, John Tyndall and a question of priority. Notes and Records: The Royal Society Journal of the History of Science, 0(0), 20180066.

Mariotti, Annarita. 2019. Celebrate a female pioneer. Nature Correspondence, v.571, p.174. 

Sorenson, R.P., 2011. Eunice Foote’s pioneering research on CO2 and climate warming: Search and Discovery Article # 70092 (2011), 5 p.

Tyndall, John, 1859. Note on the transmission of heat through gaseous bodies: Proceedings Royal Society of London, v. 10, p. 37-39.

Wells, David A., ed., 1857. Heat of the Sun’s Rays (p. 159–160), in Annual of scientific discovery: or, year-book of facts in science and art, for 1857. Gould and Lincoln, Boston, 406 p. 

2019년 9월 9일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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