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정리] 새자연철학세미나 14회 - 양자역학 2: 양자역학의 '상태'
모임 정리
양자역학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2-03-29 18:01
조회
3019
새 자연철학 세미나 제14회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였습니다. 공부에 참고해주시고, 의견, 수정 사항, 추가 질문이나 논의 등은 게시판과 카톡방 또는 SNS를 통해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 자연철학 세미나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를 함께 읽고 그 요체를 이해하고 논의하기 위한 장입니다. 2019년 11월부터 2021년 9월초까지 공부했던 자연철학 세미나에 이어 2기 세미나인 새 자연철학 세미나는 2021년 9월 중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2022년 연말까지 진행할 자세한 세미나 계획과 운영 방식은 새 자연철학 세미나 보완 계획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새 자연철학 세미나 14회]
때 : 2022년 3월 17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 10시 30분
주제 : 양자역학 2 – 양자역학의 ‘상태’ : ‘성향’과 ‘변별체’ 이해하기
발제 : 이중원
질문 : 참석자 모두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에 질문글들을 올려주시면 추려서 맥락에 따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이 날 논의하는 자료들
- ⟪자연철학 강의⟫ 제4장 “양자역학” pp.211-216 [내용 정리 중 전반부 “‘상태’의 함수적 성격과 맞-공간”까지]
- 대담영상 정리글 <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3. 양자역학의 ‘상태’와 ‘측정’에 대하여 : ‘성향’과 ‘변별체’ 이해하기
참고자료
- [논문] 양자역학, 그게 뭔가요?
- 대담영상 및 녹취록 <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4. 공간 개념의 변화와 양자역학의 새 공리 체계
- 대담영상 및 녹취록 <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6. 양자역학 : Q&A-1 (삼중 슬릿 실험에서의 간섭 효과 등)
- 대담영상 및 녹취록 <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7. 양자역학 : Q&A-2 (상태함수, 성향, 확률 등)
- 대담영상 및 녹취록 <장회익의 자연철학이야기> 5-8. 양자역학 – 측정과 변별체에 대한 질문
참고할 수 있는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의 글들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제4장 내용 정리에 대한 짧은 정리”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대담 5-3의 보충 1”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대담 5-3의 보충 2: ‘성향’이란 말의 의미”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대담 5-3의 보충 3: 변별체 개념”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대담 5-4의 보충 4”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상태함수라는 말의 의미”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양자물리학을 이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
-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자연사랑님 글 “양자역학의 ‘서울’ 해석의 과격한(?) 주장들”
3월 17일의 새 자연철학 세미나 본 모임에서는 양자역학의 ‘상태’ 개념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고전역학의 ‘상태’ 개념에 전제되었던 존재론적 가정을 확인하고, 이를 혁신하기 위해 새 자연철학이 도입하고 있는 새로운 존재론적 가정과 그 핵심이 되는 ‘성향’과 ‘변별체’ 등의 개념에 대해 주로 논의가 집중될 듯 합니다.
모임 공간 : 온라인 Zoom 모임공간
– Zoom 회의 ID: 912 7641 4592
– Zoom 회의 비밀 번호: 우주의 역사 ***억년에 숫자 0을 다섯 개 더한 여덟 자리 숫자 (***00000)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299쪽 마지막 줄 참조)
목차
[1] 발제 : "양자역학의 '상태' : '성향'과 '변별체' 이해하기 (이중원)
1. 고전역학에서의 상태 규정 vs 양자역학에서의 상태 규정
2. 상태의 의미
3. 동역학 이론의 구조
4. 변별체와 사건
5. 변별체와 사건 : 겹실틈(이중슬릿) 실험 해석
6. 존재론의 수정
[2] 질문과 토론
질문 1. '성향'은 어떻게 정의하는가?
질문 2. 양자 터널링 효과와 사건 야기 성향?
질문 3. 파동함수를 입자처럼 표현하는 문제 / 대대?
질문 4. 상태함수에서 시간 측정 문제 / 대상과 변별체의 대칭성?
질문 5. 대상의 개념? 범위?
질문 6. 변별체는 고전역학적인 개념인데 양자역학에서 꼭 필요한가?
질문 7. 변별체는 어떻게 사건을 일으키는가?
[1] 발제 : "양자역학의 '상태' : '성향'과 '변별체' 이해하기
발표자 : 이중원
발표자 : 지난 시간에 양자역학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 왔고 전개되어 왔는지 양자역학의 역사 지평에 대해서 김재영 박사님께서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잘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오늘부터는 양자 이론의 중요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발표의 주제는 양자역학의 상태, 성향과 변별체 이야기입니다. 내용이 좀 어려운데 그래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정리를 해봤습니다만,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토론으로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진행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고전역학에서의 상태 규정 vs 양자역학에서의 상태 규정
발표자 : 우선 상태에 대한 규정부터 시작을 하겠습니다. 고전역학에서의 상태 규정과 양자역학에서의 상태 규정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요. 왜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을 함께 논의하는가? 최근에 장회익 선생님께서 해외 저널에 내신 논문(Zhang & Choi, 2002.)을 보면, 고전역학에서 출발해서 고전역학의 존재론이라는 것을 논의하고 그 속의 문제점 또는 한계와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낸 후에 고전역학의 존재론을 수정을 합니다.
수정을 하면 새로운 존재론적 틀이 만들어질 텐데 이 존재론의 틀을 어떤 방향으로 구성을 하느냐? 양자역학에 잘 적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전역학의 존재론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양자역학에 적합한 수정된 존재론이 나오게 되고 그 존재론을 바탕으로 해서 양자역학 자체를 새롭게 이해해 보자, 이런 틀을 갖고 계셔서 이야기를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비교 속에서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고전역학에서의 상태는 이렇게 규정이 되죠.
[ 고전역학의 '상태' 규정 ]
- 시각 t에서 대상의 상태
-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특정한 위치 값과 운동량 값에 의해 규정. 두 값의 집합으로 표상 $(x_i, p_i)$ 혹은 $(x(t), p(t))$ (혹은 $(x, p, t)$)
- [존재론] 두 개의 독립적인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 전제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특정한 위치값과 운동량 값에 의해서 규정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보통 두 값의 집합으로 표현이 되죠. 여기에 어떤 존재론적인 내용이 담겨 있느냐? 두 개의 독립적인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을 전제하고 있다는 거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위치 값과 운동량 값이 독립돼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 각각의 값으로 대상의 상태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상태 규정은 조금 다르죠. $\Psi(x,t)$ 혹은 $\Phi(p, t)$ 이런 형태로 규정을 합니다. $\Psi(x,t)$를 보면 위치 공간에서의 값들, 즉 위치값들인 x 값들 자체가 상태를 규정하는 게 아니라 이 x 값들의 함수인 $\Psi$가 양자역학에서는 상태를 규정한다는 거죠.
[ 양자역학의 '상태' 규정 ]
- 시각 t에서 대상의 상태
- $\Psi(x,t)$ 혹은 $\Phi(p,t)$ : 위치 공간에서의 위치 값들의 함수 혹은 운동량 공간에서의 운동량 값들의 함수로 규정
- $\Phi(p,t)$는 $\Psi(x,t)$의 푸리에(Fourier) 변환일 뿐.
- [존재론] 이중 공간(dual space) :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을 하나의 실체로 통합(하나가 다른 하나의 맞공간)
그런데 양자역학에서는 불확정성 등으로 인해서 x와 p가 동시에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운동량에 관한 것으로 서술을 하게 되면 $\Phi(p,t)$가 되겠죠. 그렇다면 이 역시 어떤 운동량의 값으로 대상의 상태를 결정하는 고전역학과 다르게, 운동량의 값들의 함수인 $\Phi$로 양자역학에서의 대상의 상태를 규정하는 한 단계 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위치 값들의 함수, 운동 공간에서의 운동량 값들의 함수로 대상의 상태가 규정이 됩니다.
여기서 $\Psi(x, t)$와 $\Phi(p,t)$는 푸리에 변환에 의해서 서로 변환이 됩니다. 그러니까 서로 독립된 두 개의 실체가 아니고 하나가 주어지면 나머지 하나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Phi$는 운동량 공간이 되고 $\Psi$는 위치 공간이 될 텐데, 운동량 공간에서 $\Phi$가 정해지면 위치 공간에서의 $\Psi$가 결정이 됩니다. 그래서 이 두 공간이 즉 운동량 공간과 위치 공간이 독립된 것이 아닌, 서로 맞공간의 역할을 하는 그런 관계에 있다는 거죠.
양자역학의 상태 규정 안에는 어떤 존재론이 들어 있느냐?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을 하나의 실체로 통합하는, 그래서 하나가 다른 하나의 맞공간이라고 보는 일종의 이중 공간(dual space) 개념이 들어 있습니다. 벌써 고전역학의 존재론과 양자역학의 존재론에서 어떤 부분, 한 측면이 우선 여기서만 보더라도 변화했다는 걸 알 수가 있죠. 이것은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하겠습니다.
2. 상태의 의미
발표자 : 이제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보겠습니다. 제가 수학적인 규정부터 먼저 했는데, 사실은 상태라는 것의 의미가 중요하죠. 장회익 선생님의 책 내용과 논문에서 강조하는 바는 이 대상의 상태라는 것은 대상에 속하는 속성이기 때문에 상당히 존재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전역학에서 대상의 상태는 수학적으로 형식적으로 어떻게 규정됐는지 아까 봤는데, 이것이 갖는 의미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 고전역학의 대상의 '상태' ]
- 여기에 어떤 대상이 있다고 하면, 대상의 상태는 이것이 어디에 있고(특정위치) 어떻게 움직이고 있다(특정속도)는 것을 나타냄.
- 그러한 위치와 운동량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할 것인가도 예측.
- [존재론] 대상이 위치를 점유하고 어떤 운동량 값을 가짐(점유).
'어떤 대상이 있다'라는 말은 '여기에 어떤 대상이 있다'라는 것이고, '여기에 어떤 대상이 있다'라고 했을 때 이 말은 이것에 해당하는 대상의 상태를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됩니다. 즉 특정 속도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게 됩니다.
여기에 어떤 대상이 있다라는 상황을, 대상의 상태로 재기술을 하게 되면 지금처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상태가 주어지면 이런 위치와 운동량의 값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것이 시간에 따라 또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우리가 알게 되고 그래서 미래의 상황도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이 상태로부터 다 이루어지죠.
여기에 어떤 존재론적인 의미가 들어 있느냐? 대상이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또 어떤 운동량 값을 가지고 있다하는 일종의 점유 개념이 들어있다는 거죠. 그런데 양자역학에서 대상의 상태는 이와 다릅니다.
[ 양자역학에서 대상의 '상태' ]
- 위치 공간 전체의 함수로 규정 : '상태함수'
-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상태함수의 값 존재(값 : 실수 아닌 복소수).
- 대상이 공간상의 각 위치에서 어떠한 것을 하려는 성향이 얼마인가를 나타냄.
- [존재론] 대상이 공간상의 각 위치에서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을 가짐(성향 : 점유 개념의 완화)
앞서 본 것처럼 위치 공간에 한정해서 보면 위치 공간 전체의 함수로 규정이 돼 있죠. 그래서 이거를 상태라고 안 하고 보통 상태함수라고 얘기하는데 이 말은 이런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니까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상태함수의 값이 존재한다는 거죠. 이게 함수 형태로 돼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때 그 상태함수의 값은 실수가 아닌 복소수의 값을 가집니다. 이걸 조금 다르게 풀어쓰면 이렇게 됩니다. 대상이 공간상의 각 위치에서 어떠한 것을 하려는 성향이 얼마인가를 나타낸다는 거죠. $\Psi(x)$를 얘기하는 겁니다.
$\Psi(x)$가 공간의 상태함수입니다. x가 공간상에 모두 위치 되니까 $\Psi(x)$는 거기에서 정의되는 함수가 되죠. 그래서 $\Psi(x)$는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다양한 값들을 그 위치에 따라서 가집니다. 공간상의 각 위치마다 상태함수 값을 가진다는 것은 각 위치에서 대상이 어떠한 것을 하려는 성향이 얼마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이것의 존재론적인 함의는 무엇이냐? 대상이 공간상의 각 위치에서 어떤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향이라는 개념이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이 성향이라는 개념도 좀 에러가 있는데요.
점유 개념은 1 아니면 0, 즉 있거나 없거나 이분법 밖에 없지만 성향은 0에서 1 사이에 다양한 가능성들이 존재하는 일종의 확률까지 포함합니다. 그래서 점유 개념보다는 조금 더 완화되고 확장된 개념입니다. 그런 차이를 우리가 볼 수가 있습니다.
3. 동역학 이론의 구조
발표자 : 그래서 과거에 논의됐던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존재론에 관한 얘기가 강조된 만큼 다시 동역학 이론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언급을 하면서 다시 양자역학의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동역학 이론의 구조 ]
- 동역학(Dynamics)
- 대상의 (자연)법칙적 행동을 서술하기 위한 (형식)이론체계
- 시간에 따른 상태 변화 : 동역학 방정식(운동 방정식)
- 존재론(Ontology)
- 명시한 지식 구성의 바탕이 되는, 세계의 구조와 구성 요소에 대한 사유 체계
- 동역학 진술들을 의미 있게 만드는 존재 세계에 관한 개념틀
- [상태] 대상의 '상태'를 의미 있게 규정하는 개념 체계와 인식 주체에 의해 개념 체계가 인지되는 방식.
- 상태는 대상에 속하는 속성이라는 의미에서 존재적.
- 상태에 관한 정보가 인식 주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인지가능한 신호의 전달 매개체 중요 : 변별자 개념, 사건 개념, 인식적 접근.
- [공간] 존재론이 전제하고 있는 공간의 구조
- [상태] 대상의 '상태'를 의미 있게 규정하는 개념 체계와 인식 주체에 의해 개념 체계가 인지되는 방식.
장회익 선생님이 새로 쓰신 논문에 보면 동역학 이론은 Dynamics와 Ontology가 결합돼 있다, 이렇게 보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동역학 이론이라는 것은 조금 더 포괄적입니다. 이론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수학적 형식적 체계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이걸 가지고 우리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어떤 물리적 함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시키고 반영하고 세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형식 체계를 서포트해주는 존재론적인 토대가 있어야 되겠죠. 그래서 동역학의 체계와 존재론을 나눠 놓고 계십니다.
그래서 동역학의 경우는 대상이 주로 어떤 자연 법칙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서술하기 위한 하나의 이론 체계입니다. 조금 더 구체화한다면 형식 이론 체계가 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대상의 특성을 우리가 과거에 특성 함수라는 형태로 규정을 했던 것, 좀 전에 했던 대상의 상태 또는 상태함수로 규정하는 이런 방식들이 이제 동역학에서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 동역학에서 중요한 것은 이 상태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걸 다루는 것이 운동 방정식, 바로 동역학 방정식입니다. 이 두 가지 요소들이 동역학에서 중요한 핵심 요소입니다.
존재론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오냐? 일반적으로 존재론이라고 한다면 어떤 지식 체계가 있을 때 그 지식을 구성한 것에 바탕이 되는 세계의 구조와 그 구성 요소에 대한 사유죠. 존재론이라는 것도 하나의 사상 체계입니다. 그래서 지식을 구성하는 데 어떤 바탕이 되었던 세계의 구조와 구성 요소에 대한 사유가 되겠습니다.
이제 조금 더 좁혀서 동역학과 연관시켜서 보면, 결국 동역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진술들을 의미 있게 만드는 존재 세계에 관한 여러 가지 개념적 사고의 틀일 것이라는 거죠.
여기에는 이제 가장 중요한 게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이제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하나는 상태에 관한 것이고 또 하나는 공간과 관련된 것인데요. 앞서 제가 잠깐 언급을 했던 것이죠.
첫 번째, 상태와 관련해서는 그 대상의 상태를 의미 있게 규정하는 개념 체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니까 존재 세계와 수학적인 형식 체계 간에 연결이 이루어져야 물리적 의미를 갖게 되니까요. 그래서 그 상태의 의미를 부여하는 어떤 존재 세계와 관련된 개념적 틀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존재론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론은 세계에 관한 어떤 서술일 뿐만 아니라 그 세계에 관해서 우리가 알아가는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세계가 이러이러하다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가 이러이러하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이 앎의 문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식이라는 것은 앎의 영역에 사실 들어와 있는 것이죠.
그래서 동역학 이론에는 그것을 의미 있게 해주는 존재론이 있지만 사실은 그 존재 세계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서 그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인식 주체가 이 존재 세계와 관련된 다양한 개념 체계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그 방식의 문제도 이 존재론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세계는 이러하다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게 그러하다는 것을 우리가 아는 문제까지가 존재론의 영역 안에 담겨져야 하겠다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상태는 보통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대상에 속하는 속성이기 때문에 존재적이다', 이건 존재 세계에 대한 어떤 개념 체계로서 얘기가 되고요. 앞서 말씀드린 인식 주체와 관련된 부분이 이제 두 번째인 건데요. '상태에 관한 정보는 인식 주체에 도달'이 돼야 되겠죠. 그래야 우리가 인식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지 가능한 신호를 전달해 주는 매개체가 필요한 거죠. 대상에 관한 정보를 인식 주체가 인지할 수 있는 정보로 연결시켜주고 전환시켜주고 변형시켜주는 그런 매개체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런 역할과 관련해서 등장한 개념들이 변별자 개념, 사건 개념, 이것에 바탕한 어떤 인식적인 접근 방식 이런 부분들이 비록 존재론의 문제지만 존재론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하고 계신 걸로 생각을 했습니다.
존재론의 두 번째 얘기는 이제 앞서도 잠깐 봤지만 공간인데요. 존재론 자체에 내재, 전제되어 있는 그 공간의 구조에 관한 겁니다.
4. 변별체와 사건
발표자 : 그러면 여기서 특별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존재론과 관련돼서 상태에 관한 것과 이 상태에 관한 정보를 인식 주체가 어떤 전달을 받게 되는 일련의 인지적 과정, 이 부분들이 어떻게 고전역학과 양자 이론에서 작동하는지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존재론에서 고전역학의 존재론의 문제와 이것을 어떤 방향으로 수정해야 양자역학에 적합한 존재론으로 나올 수 있는지 그 얘기에 초점을 두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 변별체와 사건 : 고전역학의 경우 ]
- 상태의 내용은 진정 무엇인가?
- [존재적 접근]
- '대상이 x-위치에 있다'는 상태의 존재적 의미 : '대상이 x-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점유).
- 대상 자체는 직접 확인할 수 없기에 추상적.
- [인식적 접근]
- '변별체'라는 물체와 변별체에서 일어나는 사건(대상이 변별체에 자극을 주어 인지가능한 흔적을 남김)이 중요.
- 측정 : {변별체를 대상에 갖다 댐} + {대상이 변별체에 자극을 주어 흔적을 남기는 사건 발생} + {흔적을 우리 눈으로 확인}
- '대상이 x-위치에 있다'는 상태의 조작적 의미 : 위치 탐색 변별체를 x-위치에 갖다 놓았을 때 (대상으로부터) 변별체에 어떤 자극이 주어진다면, 변별체가 있는 x-위치에 대상이 있다는 의미
- [발견] 변별체에 사건 야기 성향으로서 상태 개념 : 제한적
- (점유) <==> (사건 야기 확률 = 1 또는 0)
우선 고전역학에서 상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진정 무엇일까, 무엇을 의미할까? 이런 질문을 던져봤을 때 이것에 대한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합니다. 존재적 접근은 대상이 위치 x에 있다라는 표현으로 우리가 보통 상태를 얘기하죠. 이것이 갖는 존재적 의미는 대상이 위치 x를 점유하고 있다, 이건 앞서 나온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대상 자체가 이런 것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인간이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추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고요. 이 의미 자체는 상당히 추상적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인식적으로 우리가 접근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이걸 위해서 변별체와 사건 개념이 필요합니다. 변별체라는 물체가 있어야 되겠고, 변별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필요합니다. 이때 사건이라는 것은 대상이 변별체에 자극을 가해서 인지 가능한 흔적을 변별체 안에 남기는 것, 이것이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우리가 보는 것이죠. 우리가 관측하는 것은 사건이 되겠죠. 측정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우선 변별체를 대상에 갖다 댔을 때 대상이 변별체에 자극을 주어서 어떤 흔적을 남기는 사건이 발생을 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그 흔적을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는 이 일련의 프로세스가 측정 과정이 되겠습니다.
대상이 x-위치에 있다라는 것이 아까 존재적 접근에서는 점유하고 있다라는 것으로 이해가 됐다면, 이제 인식적 접근에서 본다면 위치를 탐색하는 변별체를 x-위치에 갖다 놓았을 때 대상으로부터 변별체의 어떤 자극이 주어진다면 변별체가 있는 그 x-위치에 대상이 있다고 재해석이 된다는 겁니다.
기존에 변별체나 사건이 없이 존재적인 접근을 했을 때는 그냥 점유한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인식적인 맥락에서 이것을 재구성을 하게 되면 대상은 어디 있는지 우리가 모르는 상태에서 이 변별체를 x-위치에 갖다 댔더니 거기에 마침 대상이 있어서 변별체에서 어떤 자극을 주고 변별체한테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기는 거죠.
그게 사건이 일어난 거죠. 그래서 우리가 그걸 보고 나서 바로 대상이 여기에 있었구나, x에 있구나라는 것을 의미 있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대상이 x-위치에 있다라는 이런 상태에 대한 내용을 이 상태의 조작적 의미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변별체와 어떤 사건 발생 등등이 관여해서 그 의미를 우리가 파악하게 됐기 때문에, 즉 존재적인 의미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런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파악을 했기 때문에 조작적 의미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장회익 선생님이 어떤 누구도 하지 않은 아주 다른 발견을 하신 건데요. 변별체에 사건을 야기하는 성향이 상태일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대상의 상태를 변별체에 사건을 야기하는 성향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다만 고전역학의 경우에는 이 성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왜냐하면 사건 야기 확률은 1 또는 0으로만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게 곧 점유 개념이니까, 존재적인 접근에서의 점유 개념은 인식적인 접근에서 본다면 사건 야기 확률을 1 또는 0으로 만드는 건데요. 이런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걸 바탕으로 결국 상태라는 것은 변별체에 사건을 야기하는 성향이다, 다만 고전역학에서도 이런 얘기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 변별체와 사건 : 양자역학의 경우 ]
- [존재적 접근]
- '대상이 $\Psi(x,t)$ 상태에 있다'의 존재적 의미 : '대상이 시각 t에 위치 x에서 어떤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가지고 있다'(성향)
- 공간 상의 모든 위치에서 성향 값(복소수) 존재, 위치-공간 전체에 관한 함수 : 대상이 공간 상 모든 점에서 사건 야기 성향을 가질 수 있음.
- 고전역학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된 성향 개념 확장 <==> 상태 개념 확장
- [인식적 접근]
- '대상이 상태 $\Psi(x,t)$에 있다' 조작적 의미 : 시각 t에 위치 x에 변별체가 놓인다면 대상이 여기에 사건을 야기할 성향 $\Psi(x,t)$를 가지고 있음.
- 확률 = 상태의 절대치의 제곱 : 0 ≤ 사건 야기 확률 ≤ 1
이 발견을 양자역학으로 조금 더 확장을 시키겠습니다. 앞서 했던 존재적 접근에서 상태에 대한 얘기를 양자역학에서도 같이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대상이 $\Psi(x,t)$라는 상태에 있다', 이것이 갖는 존재적 의미는 무엇이냐? 존재적 접근으로 본다면 대상이 시각 t에 위치 x에서 어떤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가지고 있다, 즉 대상이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시각 t, 위치 x에서 얘기하는 겁니다.
이 말은 무슨 얘기냐? 함수 형태로 아까 주어졌다고 했으니까, 이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성향 값이 존재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Psi(x,t)$의 값은 x라는 열린 공간, 위치 공간에서 모든 값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Psi$라는 것의 값, 즉 성향 값은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 존재하는 값이 됩니다. 물론 이것은 복소수으로 존재를 하겠죠.
그런 면에서 아까도 얘기한 위치 공간 전체에 관한 함수가 이런 의미가 되는데요. 이 말은 존재적인 의미로 해석을 하면 대상이 공간상 모든 점에서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거죠. 양자역학에서의 어떤 상태라는 것은 대상이 공간상 모든 점에서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가질 수 있음을 표현해 주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걸 통해서 우리는 고전역학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던 성향 개념이 확장되는 걸 볼 수가 있죠. 이것은 당연히 상태 개념의 확장과도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고전역학에서 상태 개념이 더 확장되는 것이고, 고전역학에서 성향 개념이 확장되는 거죠.
이제 인식적인 접근을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대상이 상태 $\Psi(x,t)$에 있다라는 것이 갖는 조작적 의미가 뭐냐? 이렇게 풀어쓸 수 있다는 겁니다. 시각 t에 위치 x에 변별체가 놓인다면 대상이 여기에 사건을 야기할 성향 $\Psi$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변별체가 들어오고 사건이 들어옵니다. 인식적 접근을 하기 때문에 변별체와 사건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시각 t에 위치 x에 변별체가 놓인다면 대상이 이 변별체에 사건을 야기할 어떤 성향이 있다, 성향을 가진다, 그게 $\Psi(x,t)$라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성향은 상태인데, 사실 확률로 우리가 이해하면 훨씬 쉽게 이해되는 부분들이죠. 성향 값이 복소수 값이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확률이라는 것은 이제 실수 값이고 또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하는 것이어서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 확률은 어떻게 정의되느냐? 상태, 다시 말하면 이 성향 $\Psi$의 절대치 제곱으로 정의가 되고요. 이것이 사건 야기 확률이 돼서 0과 1 사이의 값으로 스펙트럼을 갖추게 됩니다.
이렇게 변별체와 사건 개념을 도입을 해서 단순히 우리가 존재적인 의미로 추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인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양자역학의 상태의 의미를 파악하게 되는지 예를 살펴보았습니다.
5. 변별체와 사건 : 겹실틈(이중슬릿) 실험 해석
[ 변별체와 사건 : 겹실틈(이중슬릿) 실험 해석 ]
- 변별체
- 대상 입자들은 벽, 슬릿, 스크린 등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상태함수 값(해당 위치에서 사건을 야기할 성향 값)을 가질 수 있음.
- 슬릿 a를 통과한 입자들의 상태함수 : 첫 번째 벽에서는 공사건(null-event, 슬릿 a에서는 사건 야기.)
- 두 번째 벽에서 공사건이 일어났다면 슬릿 b, c를 통과할 확률 50%.
- 만약 슬릿 c 옆에 변별체를 갖다 댔을 때 슬릿 c에서 사건을 일으켰으면, b에서는 0이 되고, 슬릿 c로 모두 통과 (슬릿 c 옆 변별체 유무에 따라 스크린 d의 결과가 달라짐)
- 사건과 공사건
- 사건 : 위치 x에 변별체를 놓으면 변별체가 대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인지가능한 흔적을 남기는 것.
- 공사건 발생 (해당 지점에 사건 야기 확률 = 0) ==> 다른 지점의 확률 값들의 변동 야기 (공사건의 발생 유무에 따라 이후 확률의 변화 발생)
발표자 : 겹실틈 실험은 그림을 보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벽에서 a가 슬릿이고 슬릿이 있는 곳 양쪽에 벽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벽에는 슬릿이 두 개 b, c로 뚫려져 있고요. 세 번째 벽은 일종의 스크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종 결과가 세 번째 벽에 모이는 것이죠.
[그림 1] 이중 슬릿 실험 & 사건과 공사건 (변별체가 없는 경우)
슬릿 a 이전에 수많은 입자들 또는 빛이 벽과 슬릿을 향해서 진행을 해갑니다. 여기서 슬릿 a와 슬릿이 놓여 있는 첫 번째 벽도 변별체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입자가 가지고 있는 상태는, 변별체가 전체 위치 공간상에서 어떤 사건을 야기할 수 있는 성향으로서 주어져 있기 때문에 이 입자는 벽에 대해서도 사건을 야기할 수 있는 성향을 지닐 수 있습니다. 또는 벽과는 상관없이 그냥 슬릿과 관련해서만, 즉 슬릿을 통과하는 사건만을 야기하는 그런 성향으로서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 자유 입자는 슬릿을 통과하기 전에는 그 가능성을 온전히 다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 입자들 중에 벽에 부딪힌 입자는 그 벽이 있는 위치에서 어떤 사건을 일으킨 것이죠. 이 사건을 일으키는 성향이 그 입자의 상태함수가 된 것이죠. 이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입자들의 상태함수는 바로 그런 상태함수가 되겠고요.
만약에 슬릿 a를 통과한 입자들의 상태함수는 그렇지 않겠죠. 이것을 통과하는 어떤 사건을 확률 1로 야기하는 그런 상태함수가 되겠죠. 이런 방식으로 일단 그림을 보시고요. 이걸 조금 더 말로 설명을 드리면 첫 번째 벽, 두 번째 벽 그리고 스크린 d 모두가 일단 변별체라는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변별체 개념을 여기다 적용한다면 그렇습니다.
대상 입자들은 벽 또는 슬릿 또는 스크린 등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서 상태함수 값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각각의 모든 위치에서 사건을 야기할 성향 값을 가질 수 있다는 거죠.
만약에 이 중에서 슬릿 a를 통과한 입자들의 경우 그 입자들의 상태함수는 첫 번째 벽의 위아래에서 사건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면 a를 통과하지 못하니까요. 이 경우에는 첫 번째 벽에서는 공사건을 야기하게 되고요. 이 입자들의 상태함수의 경우는 슬릿 a에서만 사건을 야기하게 되죠.
그렇게 a를 통과한 입자들이 이제 두 번째 벽을 향해서 갈 텐데요. 두 번째 벽에서도 그 입자들이 벽에 대해서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러니까 공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면 이 입자들은 슬릿 b와 c를 통과 하게 됩니다. 그리고 b와 c를 통과할 확률은 50:50입니다. 만약에 벽에 부딪히게 되면 벽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슬릿 b 혹은 c를 통과하지 못하게 되겠죠.
[그림 2] 이중 슬릿 실험 (변별체가 있는 경우)
발표자 : 슬릿 c가 있는 곳에 또 다른 변별체를 놓아 보겠습니다(그림 2). 슬릿 c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면, 즉 여기에 변별체를 갖다 놓았더니 거기에서 사건이 발생이 됐다면 a를 통과해서 b, c의 슬릿으로 가던 어떤 입자들의 상태함수가 c에서 어떤 사건을 일으킨 것이 됩니다.
그러면 b라는 슬릿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가지 않았다라는 걸 얘기할 수 있고요. 그래서 b에서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0이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슬릿 c로 통과하게 되죠. 그래서 슬릿 c 옆에 변별체를 놓느냐 안 놓느냐에 따라서 스크린 뒤의 결과는 달라져 나타납니다.(그림 2) 이렇게 이중 슬릿 실험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우리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건, 공사건 개념이 여기서 많이 나오는데요. 사건은 위치 x에 변별체를 놓으면 변별체가 대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아서 우리가 인지 가능한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이건 어떤 특정 위치와 관련된 상태함수 $\Psi(x)$의 경우도 이제 여기에 해당이 되는 거죠. 공사건의 경우는 해당 지점에 사건을 야기할 확률이 0인 경우는 공사건이 발생하는 거죠.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공사건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공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해당 지점에 사건을 야기할 확률이 제로가 됩니다. 만약에 공사건이 발생했는지 아닌지를 몰랐다면 해당 지점에도 일정한 정도의 사건 야기할 확률이 존재했겠죠. 공간 전체적으로 사건을 야기할 확률이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분포되어 있었으니까요.
만약에 특정 지점에서 공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그 지점에서의 사건 이야기 확률은 0이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 처음에 얼마만큼 확률이 있었을 텐데 공사건이 발생함으로 해서 사건이 0이 됐다면, 처음에 공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의 확률이 '다른 지점의 확률'로 다시 재배분되는 그런 일들이 나타날 겁니다.
장회익 : 거기서 잠깐,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어서 설명을 내가 조금 달리 하겠어요. 공사건이 지금 발생해야 그걸 통과한다는 얘기가 뭐냐 하면, 지금 통과하는 지점의 슬릿(c)에서 공사건이 일어난다는 게 아니에요. 나머지 모든 지점이 공사건이 되면 그 슬릿c로 지나갔다는 얘기밖에 해석이 안 되죠.
그러니까 공사건이라고 우리가 해석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 그림에서 입자를 여러 개를 그려놔서 혼동이 되는데, 대상은 하나예요. 한 입자가 지금 가고 있고 한 입자의 상태함수가 이 스크린 전체에 다 있어요. 공간 전체에 한 입자의 상태함수 값이 다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위에 있는(슬릿이 아니라 벽) 어느 하나의 사건이 일으킬 가능성이 많죠. 그러면 그 입자는 통과를 못한 거예요. 그 실험에서 제외돼요.
그런데 지금 어떤 경우냐? 하나의 입자가 왔는데, 속도로 봐서는 틀림없이 지나갔어야 되는데 모든 벽에서 공사건인 거예요. 우리 눈에 띄는 건 없어요. 그러면 이것은 슬릿 c를 지나갔다, 즉 확률 1로 슬릿 c를 지나간 거죠. 그러니까 입자가 슬릿 c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나머지 모든 벽에서 공사건인 거예요. 그걸 가지고 확인하는 거야.
그러니까 만약에 어디 다른 지역 지점에서 반짝 했으면 슬릿 c로 안 지나간 거예요. 왜냐하면 벽에 막혀서 거기서 그냥 끝나버린 거죠. 그래서 공사건이 중요한 것이, 벽에서 공사건이라야 슬릿 c로 지나가는 거죠. 공사건은, 지나간 점(슬릿 c)에서의 공사건이 아니고 나머지 모든 지점에서 공사건이면 그건 그 지점(슬릿 c)의 확률이 1이 돼버려요. 좀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내가 좀 설명을 했어요.
발표자 : 선생님 말씀 이해했습니다. 여기 그림에 보시면 슬릿 c가 있는데 c 부분으로 만약에 사건이 확률 1로 발생을 했다고 한다면, 이 슬릿 c 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에서 공사건이 일어났다는 말씀이신 거죠.
입자 하나를 놓고 봤을 때, 입자 하나가 첫 번째 벽면에서 두 번째 벽면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만약 c에 변별체를 놓았을 때 여기서 사건이 일어나서 확률 1로 입자가 여기를 지나갔다는 게 확인이 된다는 것은, 나머지 모든 지점에서 공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 이런 말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좀 표현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 조금 이해가 어려우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사건, 공사건 개념이 중요하다는 거고요. 양자역학에서 또 변별체 개념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6. 존재론의 수정
발표자 : 이런 논의를 통해서 아까 시작할 때 말씀드렸듯이 장회익 선생님의 새로운 전략을 읽어볼 수가 있습니다. 양자역학의 존재론을 구축을 하고 계신데, 우선 양자역학에 적합하도록 고전역학의 존재론을 일단 수정을 합니다. 좀 더 성숙하고 보다 체계적인 존재론을 만들어 가려는 거죠. 그래서 이것에 바탕해서 양자역학을 고찰할 필요가 있겠다라고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단순히 어떤 존재론이 뭐냐라는 이해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존재론이 이렇게 구축이 된 다음에, 이 존재론으로부터 양자역학의 공리체계를 도출할 수 있다고 얘기하시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양자역학 교과서에서 나오는 수많은 공리체계들이 어떤 원리로부터 체계적으로 도출된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의 부족한 부분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가 조각보처럼 결합된 겁니다.
그런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것이,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 일종의 배경이 되는데요. 물론 그것도 정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자역학 교과서에 나오는 공리 체계들을 보면, 양자역학을 현상에 대한 설명과 미래에 대한 예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어떤 틀로서 제공돼 있고 정합적인 틀로서 제공돼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담겨져 있는 실제 의미를 파악하기에는 서로 조각보 식의 결합 구도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기존의 양자역학에 대한 해석들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얘기는 아마 다음 다음 시간에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존재론의 수정' 부분에 대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전략은 이 존재론을 구축한 다음에 여기서부터 양자역학의 공리체계들이 도출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존의 교과서에서 나와 있던 공리 체계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일관된 체계를 갖출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양자역학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해석들을 평가하는 시금석으로 삼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어떤 전략을 세우고 계신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요.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존재론에서 두 가지 요소가 중요한데, 하나는 대상의 상태에 관한 것, 다른 하나는 일반적으로 존재론이 전제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구조입니다. 고전역학의 존재론이면 그 고전역학의 존재론 안에 전제된 공간, 양자역학의 존재론이면 양자역학의 존재론 안에 전제된 공간, 이런 것에 대한 부분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이러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존재론의 수정 : 새로운 전략 ]
- 양자역학의 존재론
- 양자역학에 적합하도록 고전역학의 존재론 수정==> 성숙하고 보다 체계적인 존재론에 바탕한 양자역학 고찰(존재론에서 양자역학 공리체계 도출)==> 양자역학에 대한 다른 해석을 평가하는 시금석
- [두 요소의 수정] 대상의 상태 + 전제된 공간의 구조
- [대상의 상태]
- "점유"에서 유연한 "성향"으로의 완화 혹은 확장
- 이를 위해 변별자 개념, 사건 및 공사건 개념 도입 : 본질적으로 새로운 요소 아님. 고전역학의 기초가 되는 고전 존재론에서도 인식론적 요구로서 최소한 암묵적으로 사용됨.
- [공간의 구조]
- [고전역학] 두 개의 독립적인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 전제
- [양자역학] 이중공간(dual space) :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을 하나의 실체로 통합(하나가 다른 하나의 맞-공간)(cf) 독립적인 것으로 여겨진 두 존재자가 하나의 상관적 실체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과학 진보 :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공간의 통합
발표자 : 대상의 상태는 점유에서 유연한 성향으로 완화 또는 확장이 됐습니다.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변별자 개념, 사건 및 공사건 개념들을 도입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변별자 개념이나 사건 또는 공사건 개념이라는 것이 양자역학의 존재론에만 있는 특이한 어떤 것이 아니라 고전역학의 기초가 되는 고전적인 존재론 안에도 이미 있는 거죠. 다만 암묵적으로 우리가 사용을 해왔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인식론적인 어떤 요구 사항으로서 있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이 그 대상에 대해서 알려고 한다면 아까 말씀드린 인식적인 절차와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그 절차와 과정에서 요구되는 하나의 조건들이 바로 이런 변별자 개념, 사건 개념이라는 거죠. 이게 특이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미 고전역학에도 있어 왔고 그리고 양자역학에도 당연히 존재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공간에 대한 것은 기본적으로 두 개의 독립적인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이 고전역학에서 전제돼 있다고 한다면 양자역학에서는 듀얼 스페이스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립적인 것으로 여겨진 두 존재자가 하나의 상관적인 실체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과학은 진보한다라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전에 봤던 것처럼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해서 시간과 공간이 통합됐던 것들도 한 사례가 되겠죠. 그래서 양자역학의 경우에도 고전역학으로부터의 그런 진보가 공간의 구조와 관련해서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너무 어렵게 설명했는지 모르지만 오늘 이야기의 화두를 이렇게 던지도록 하겠습니다.
[2] 질문과 토론
질문 1 : '성향'은 어떻게 정의하는가?
발표자 : 그렇지 않아도 오늘 그 질문이 아마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배경 설명을 조금 드리면, 일상적으로 쓰는 성향이라는 표현은 장회익 선생님의 이 책이나 논문에서 의미하는 성향과는 좀 다릅니다.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쓰는 성향 개념은 어떤 잠재적 가능성, 이런 부분들을 보통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잠재적 가능성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실제 경험 세계에서 우리가 인지 가능한 가능성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이 인지 가능한 어떤 영역들을 가능성으로 보고 그 가능성을 하나의 성향으로서 표현하고, 그것을 우리 일상 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성향 개념의 경우는 확률이 될 수가 있는데, 물론 그 자체가 확률은 아닙니다. 어떤 중요한 확률의 공리들이 있는데요. 그 공리들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다 만족을 하면 그 무엇이든 확률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성향이라는 개념은 확률 개념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등치시킬 수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향을 이해할 때 확률로 이해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성향은 인지된 세계, 경험된 세계, 그 영역 안에서의 가능성을 일반적으로 내포하고 있는데, 상태함수에서의 성향의 값도 사실 복소수입니다. 상태함수가 드러내주는 확률은 인지 가능한 영역으로서 우리가 확인을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상태함수는 확률 정보 이상의 많은 것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성향이라고 했을 때는 우리가 주로 좁은 의미에서 확률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는 성향, 가능성으로서의 성향과는 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장회익 선생님께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셨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는 제가 장회익 선생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장회익 : 그것에 대해서 우선 아주 짧게 얘기를 하면, 그래서 '사건 야기 성향'이라고, 앞에 형용사가 붙었어요. 그냥 성향이 아니라 '사건 야기' 성향이에요. 사건 야기 성향에 의해서 사건을 야기시킬 확률이 1로 나올 수도 있지만 0.8로 나올 수도 있고 0.2로 나올 수도 있어요. 그 성향은 다 다르죠.
그러니까 고전역학의 경우에는 확률 1이나 확률 0밖에 없어요. 그것이 그 자리에 있으면 확률 1, 그 자리에 없으면 확률 0. 그런데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자리에서 성향을 다 지니고 있고 그 성향의 크기에 따라서 사건을 얼마나 잘 야기시키느냐 하는 '사건 야기' 성향이라고 보는 거예요.
그리고 변별체는 그러면 뭐라고 정의하느냐? 변별체는 거꾸로 대상을 한번 만났을 때 대상에 사건을 유발시킬 능력을 가진 물체예요. 그러니까 변별체가 있는데 어떤 대상이 오면 사건을 유발시킬 수가 있어요. 그런데 그 사건이 얼마나 유발되느냐 하는 것은, 대상 자체가 사건 야기 성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의해서 결정이 되죠.
일단 변별체 자체는 사건 유발 능력을 온전히(fully)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1 또는 0으로 딱 가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성향, 확률에 따라서 확률이 큰 경우에는 사건을 일으킬 것이고 확률이 좀 작을 경우에는 안 일으킬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일으키느냐 안 일으키느냐 두 가지 중에 하나는 꼭 할 수 있는 존재, 이것이 변별체의 의미예요.
변별체는 사건 유발 능력을 확률 1로 가지고 있죠. 그러니까 사건을 일으키든가 안 일으키든가, 둘 다 일종의 사건이에요. 하나는 사건, 하나는 빈사건, null event. 그래서 사건을 야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을 때 사건 야기 성향에 따라서 그 확률로 사건이 일어나는 거죠.
'성향'이라고 하면 사실 막연하죠. 그런데 조금 전에 발표자가 설명했듯이, 사건의 개념을 우리가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변별체의 의미를 정의하고 나면 그 성향이라는 것은 바로 사건 야기 성향이다, 이렇게 구체화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거기에 고전역학에서 말하는 '있다/없다'고 하는 것도 그 용어로 쓸 수가 있죠. 사건 야기 성향이 1이다 그러면, 그건 거기에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사실 '있다'는 걸 우리가 확인할 수가 없어요. 결국은 봐야 하는데 본다는 게 뭐예요? 본다는 것이 사건을 야기 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있다고 하는 것은 사건 야기 성향이 1이라는 걸 말하고 없다고 하는 것은 사건 야기 성향이 0이라는 걸 얘기해요.
고전적인 상태는 그 성향을 0 아니면 1로만 제한시키는 것이고, 거기에 비해서 양자역학은 그걸 0에서부터 1까지의 모든 값들이 다 가능한 것으로 보죠. 그렇게 되면 모든 공간에 사건 야기 성향 값이 0에서부터 1까지 있는 거죠. 0 또는 1 아닌 것들이 굉장히 넓은 범위에 퍼져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고전역학의 경우에는 한 위치에서 1이면 나머지는 다 0 돼버리니까 단순하긴 하죠. 그런데 어쨌든 그것도 성향인데 그 성향은 수학적으로 나타내면 1 또는 0이에요.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그건 고전역학적인 거고, 양자역학은 그 모든 공간에 0도 아니고 1도 아닌 것이 다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역학의 상태는 함수 형태가 돼야 돼요. 고전역학에서는 하나의 점이니까 공간 안에 점 하나 찍어주면 끝인데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공간에 다 성향이 있다고 보니까 함수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굉장히 재미난 문제가 하나 있어요. 이것은 내가 책에도 논문에도 안 쓰고 내 머릿속에서만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이에요. 지금 새로 만든 양자역학의 존재론이 크게 보면 두 가지예요. 하나는 함수 형태라고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 그 두 가지가 핵심인데 그 둘이 밀접하게 관련이 돼요.
왜 그러냐 하면 이게 참 재미있는 것이, 상태를 함수 형태로 우리가 정의하고 보면 공간 내의 함수는 반드시 푸리에 변환에 의해서 맞공간이 저절로 나오게 마련이야. 그리고 푸리에 변환을 한 함수가 이미 수학적으로 들어 있어요. 이건 물리적인 의미를 떠나서도 일단 공간 내에 함수가 있다면 그것을 푸리에 변환한 또 하나의 함수가 있어요. 여기서는 $\Psi$와 $\Phi$ 두 가지로 표시했어요. 또 하나의 함수는 저절로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것을 우리가 함수 형태로 정의하고 보니까 그것을 푸리에 변환한 함수가 있다 이거예요. 그리고 그걸 정의해주는 공간이 하나가 더 있어요. 이것은 수학적으로 벌써 탁 탁 그 자리에 와 있는 거야. 그런데 이 양자약학이 재미있는 것은 그것이 의미를 가진다는 거예요.
푸리에 변환한 함수는 바로 운동량에 대한, 즉 운동량 성향을 말해주는 것이고, 그것을 나타내는 공간이 바로 운동량 공간이에요. 고전역학에서는 운동량 공간과 운동량의 상태를 따로 말해요. 여기서도 얘기했지만 운동량 공간은 독립된 공간으로 있고 거기서 따로 운동량을 재야 돼. 그 둘이 완전히 별개로 돼 있어요.
그런데 양자역학의 경우에는 (운동량에) 딸려 온 함수가 있고 딸려 온 공간이 있는 거야. 운동량이 바로 거기에 맞더라고.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죠. 그러니까 고전역학에서는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이 독립적으로 있고 위치와 운동량을 독립적으로 재야 되는데, 양자역학에서는 심지어 운동량을 잴 필요가 없어요.
왜 그러냐. 벌써 위치 공간의 상태가 있어서 운동량 공간을 수학적으로 바꿔주면 운동량의 성향이 다 제대로 나와버려요. 측정이 필요 없어요. 요런 재미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상태를 위치 함수의 상태로 바꿈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수학적으로 운동량 공간과 운동량 상태가 탁 탁 주어지는 거예요. 이게 굉장히 논리적으로 연결이 돼요.
사실 어떻게 보면 후퇴한다고도 보죠. 왜냐하면 고전역학에서 정확하게 위치를 주고 정확하게 예측을 하는데 양자역학에서는 성향 밖에 안 주니까 그만큼 후퇴했다고 볼 수도 있죠. 반대로 그 덕택에 운동량에 대해서는 저절로 측정도 할 필요가 없이 다 알아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그 성향이 되는 함수만 찾으면 운동량의 값도 이미 거기에 다 들어있는 거야.
질문 2. 양자 터널링 효과와 사건 야기 성향?
김*구 : 조금 비유를 하자면, 예를 들어서 우리가 파동 함수도 알고 있고 그 다음에 또 퍼텐셜 장벽(potential barrier)가 있는 경우, 그것이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 하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터널링 효과(Quantum tunnelling)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퍼텐셜 웰(Potential well)이 아주 얇고 높이가 높으면, 사실은 고전역학에서는 지나가지는 못할 텐데 양자역학에서는 지나가는 즉 터널링 하는 그런 경우가 가능하거든요. 그렇다면 이때 퍼텐셜 형태 자체를 보고서 우리가 어떤 사건 야기 성향이 있는 그런 경우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그림 3] 퍼텐셜 웰. (출처 : wikipedia)
장회익 : 그 퍼텐셜이 있으면 성향이 달라지지. 그러니까 자유 공간에서 우리가 우선 성향을 계산할 수가 있고, 그 다음에 퍼텐셜이 있으면 퍼텐셜이 놓인 위치에서는 그 값이 달라지겠지. 그런데 그건 슈뢰딩거 방정식이 얘기해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한 경우에는 이 상태함수는 어떻게 되느냐, 그건 그 경우에 대해서 그걸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서 아는 거지.
그런데 지금 내가 얘기하는 것은 그렇게 되면 운동량에 대해서는 더 알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거기서 구한 걸 수학적인 조작만 하면 돼요. 운동량 측정을 할 필요가 없어. 위치 공간에 대한 상태만 알면 우리가 알고 싶은 게 이미 다 들어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재미있다는 거지. 고전역학에서는 위치를 알아도 그 다음에 이 상태를 예측하고 운동량 값을 따로 재고 따로 계산해야 돼요. 그런데 여기서는 위치 하나만 알면 그 안에 이미 운동량에 대해서도 다 들어 있는 거죠.
이*일 : 제가 기존에 배운 대로 얘기를 하자면 고전역학의 $F = \frac{dp}{dt}$에서 운동 방정식은 어떻게 되냐 하면, 한번 적분해서 운동량을 구하고 그 다음에 다시 한번 적분해서 위치를 구합니다. 그렇게 해서 운동량과 위치를 알아내는 게 고전역학의 방정식이에요. 그런데 제가 배운 바에 의하면 양자역학은 뭘 구하느냐.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두 가지를 구하는데 지금 하나 얘기한 상태함수라고 불리우는 파동함수를 구하고, 그 다음에 에너지 값 즉 에너지 고유 값 이렇게 두 개를 구하게 돼요.
장회익 : 그런데 상태함수를 구하면 에너지에 대한 정보도 다 가지고 있으니까 에너지를 따로 구하는 게 아니지.
이*일 : 아니요. 그러니까 고유값으로 구해지고 파동함수가 구해지고 그렇게 되죠. 그런데 파동함수를 구해주면 파동함수의 성질이 나타나는데, 파동함수가 갖고 있는 운동량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뭐냐 하면 파장에 해당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파동함수에 이미 자체적으로 확률과 파장이 주어지기 때문에 운동량이 자연스럽게 거기에 이미 들어가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전역학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을 풀면 운동량 먼저 풀고 그다음에 이제 위치 풀고, 그런데 양자역학에서의 동역학 슈뢰딩거 방정식은 제가 배운 바에 의하면 파동함수를 구하고 그다음에 파동함수의...
장회익 : 파동함수를 구하면, 그러면 다 끝난 거예요. 그건 벌써 운동량과 에너지가 파동함수 속에 다 들어있거든.
이*일 : 파동함수 속에 들어가 있지만 우리가 따로 에너지를 구해서 에너지를 운동량의 함수로 얘기하는 것이 되겠죠.
장회익 : 우리가 그것까지 포함해서 파동함수를 구하는 과정 속에 들어간다고 보면 돼요. 두 가지가 아니고.
이*일 : 예, 그렇긴 한데 우리가 고유값 문제라고 하는 것은 파동함수도 구하고 에너지도 구하고 동시에 구하는 거죠. 그런데 파동함수에 사실은 에너지의 정보도 들어가 있는 건데, 말하자면 운동량은 이미 파동함수의 정보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장회익 : 그게 내가 조금 전에 한 얘기지. 그러니까 실제로 그런 걸 사용하는 사람은 이미 아는데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지금 그런 말을 들어본 일은 없을 거야. 지금 내가 얘기한 것이 어떤 교과서에도 없고 지금 누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요. 풀어보면 다 결국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일 : 그런데 여기서 존재론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실존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지 모르겠습니다. 말하자면 고전역학에서 '어떤 위치에 있다'라고 하는 것은 거기에 실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파동함수, 상태함수의 존재론은 거기에 존재라는 의미를 붙인다면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입니다.
제가 '실존'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파동함수의 제곱은 실존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거죠. 빛의 경우에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자가 사건을 야기할 성향을 구해보면, 즉 실제로 우리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서 파동함수, 상태함수를 알고 상태함수의 제곱을 하면 진짜 전자들이 알갱이가 아니라 전자 구름처럼 실존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고전역학에서 존재는 실존과 맞아떨어지고, 선생님께서 얘기한 여기에 상태함수의 존재는 사건을 야기시킬 성향이라고 한다면,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실존하는 것은 상태함수의 제곱이다, 이렇게 봅니다.
장회익 : 성격에 따라서 용어를 적합하게 표현하는 건 자유죠. 하여간 그렇게 해서 또 상황을 더 실감 있게 묘사하는 건 좋아요. 어차피 우리가 말로 하는 것은 100% 정확하게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 언어라는 게 양자역학을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우리 있는 말 중에서 제일 가까운 걸 갖다 붙이는 거예요. 그래서 실재라고도 하고 그냥 존재라고도 하고.
이*일 : 제 얘기는 이렇습니다. 파동함수는 측정할 수가 없는 거거든요.
장회익 : 측정이라고 하는 것은 정의상 변별체만을 보고 하는 거예요. 그 파동 함수를 측정하는 게 아니지.
이*일 : 그렇습니다. 변별체가 사건을 야기시키는 거라고 하지만 그 나름의 '존재'라는 거죠. 그런데 요즘에는 기술이 발전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전자들이 분포하는 게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파동함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 분포를 직접 측정하는 겁니다.
우리가 측정을 해서 알아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실존'이라고 한다면 고전역학은 측정하면 그게 바로 '실존'이 됩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에서는 실제로 $\Psi$ 제곱을 측정하는 셈입니다.
질문 3. 파동함수를 입자처럼 표현하는 문제 / 대대?
서*석 : 빈사건, 공사건 설명하시면서 여기 없으니 저기 있고 여기 있으니 다른 쪽에서는 다 공사건이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니까 마치 진짜 입자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자가 이중 슬릿에서 정말 움직이는 것처럼 묘사가 됐는데 그게 좀 흥미롭고, 정말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위치 공간과 운동량 공간이 고전역학에서는 독립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까 이*일선생님도 말씀하시기를 적분해서 다 이렇게 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독립적인 게 아니라 고전역학에서도 미적분으로 연결된 것 아닌가요? 고전역학에서는 미적분으로 연결되고, 양자역학에서는 위치와 운동량이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되고, 이것만 달라지는 것 아닌가요?
장회익 : 그게 어떤 차이가 있냐 하면, 고전역학의 운동방정식을 풀면 운동량이 x의 함수가 되겠죠. 함수 관계가 결정이 돼요. 그건 우리가 독립적으로 있던 것을 운동방정식을 통해서 연결시켜서 푼 후에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풀기 전에 우리가 위치를 하나 딱 쟀어요. 위치를 하나 쟀는데 그 데이터에는 운동량이 얼마다 하는 것이 안 들어 있다는 얘기죠. 그런 의미에요. 그 둘을 재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독립적이라는 거야. 위치를 쟀다고 해서 그 측정치에서 우리가 운동량을 찾을 수가 없어요. 운동량을 또 재야 돼. 그래서 두 가지를 재야 된다고 하는 것이고, 독립적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 연결을 운동방정식을 통해서 하는 거예요. 운동 방정식을 통해서 연결하면 시간의 함수로 위치와 운동량이 다 나오고, 시간을 소거하면 위치와 운동량의 직접적인 관계를 찾을 수가 있죠. 그걸 차후에 찾아내는데, 그걸 찾기 위해서도 초기 조건은 반드시 독립적으로 들어가야 돼요. 그러니까 그 방정식을 다 풀었더라도 위치의 값, 운동량의 값을 따로따로 줘야 연결이 돼요.
그런데 양자역학은 그런 게 아닌 거지. 그러니까 그 위치 상태함수만 알면 그걸 수학적으로 푸리에 변환을 하면 거기서 운동량 상태함수가 다 나와버려요.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실제로는 그렇게 잘 안 하지만 이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위치 하나만 재면 운동량은 잴 필요가 없는 거예요. 반대로 운동량에 대해서 하면 위치를 알게 되죠. 그래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면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어느 하나에 대해서 상태함수만 구하면 나머지 것은 저절로 수학적으로 다 연결돼 있다는 거죠.
이*일 : 파동함수에 이미 파장으로서 운동량이 들어가 있다는 거죠. 수학적으로 푸리에 변환을 통해서 운동량을 보는 것이고, 사실 파동함수를 보면 존재할 확률도 제곱해서 알 수가 있고, 파동함수에서 파장의 길이에 따라서 운동량의 크기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파장이 짧으면 운동량이 크고, 운동량이 크니까 에너지도 이제 크고, 그렇게 되는 거죠.
서*석 : 그렇다면 상태함수 안에 운동량과 위치가 다 들어가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건가요?
이*일 : 파장이 이미 상태함수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운동량을 알 수가 있어요. 사실은 그냥 단순한 파동이 아니라, 여러 복잡한 말하자면 파장이 여러가지가 합쳐진 거예요. 푸리에 변환을 통해서 운동량을 알게 되는 구조라고 저는 생각해요.
서*석 : 전자가 진짜 날아가는 것처럼 묘사를 하셔서 그렇게 질문드렸습니다.
장회익 : 입자가 날아가는 게 아니고, 상태함수가 두 줄로 가면서 간섭을 일으켜요. 보통 이걸 파동이라 그러는데, 이때 어디 하나를 막아버리면 상태함수가 한 줄로 나가게 돼요. 이것도 여전히 파동 함수예요.
그런데 상태함수가 간다고 하니까 이걸 자꾸 입자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사실은 입자로서의 존재 확률이 그 안에 포함이 되니까 마찬가지이긴 한데, 그래서 파동이냐 입자냐 자꾸 가를 필요가 없어요. 상태함수의 행위에요. 지금 슬릿 하나를 막으면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이, 그렇게 하면 입자로 날아간다는 게 아니고 한 줄로 가는 상태함수다라는 뜻이에요.
간섭을 못하니까 마치 입자처럼 보고 두 줄 이상으로 가야 간섭을 하니까 두 줄 이상으로 가도록 만들어놓은 것은 파동이다, 이렇게 해석들을 하고 있는데 그건 초기에 우리가 잘못 해석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파동으로 보이고 이렇게 하면 입자로 보인다, 그것이 잘못된 개념이에요.
둘 다 상태함수인데 두 줄로 가는 상태함수면 이것이 만났을 때 간섭 효과가 있으니까 그런 파동 현상이 눈에 띄는 것이고, 하나만 가면 여전히 파동이지만 마치 입자가 가는 것과 겉보기에 아무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이고, 그뿐이에요.
서*석 : 그러면 지난주 세미나 마지막에 나왔던 상보성이나 대대(對待)나 음양 이런 것들에 대한 얘기는, 사람들이 양자역학 초기에 그렇게 오해를 했다는 그런 의미이신 거죠?
장회익 : 입자냐 파동이냐 하는 말은 그건 잘못된 거예요. 심지어는 우리가 입자로 보고 싶으면 입자로 행동하고 파동으로 보고 싶으면 파동으로 보인다, 이것은 굉장히 잘못 간 거예요. 특히 코펜하겐 해석에서 그런 비슷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상태함수 속에는 위치에 대한 정보도 들어 있고 운동량에 대한 정보도 같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위치에 대한 것만 뽑으려면 x의 함수로 뽑아 보면 각 위치에서의 성향이 얼마다하는 게 나오고, 마찬가지로 운동량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그걸 k의 함수로 바꿔 보면 k에 대해서 운동량이 어떤 분포를 가진다는 게 나와요. 이렇게 그 둘을 동시에 다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 여전히 '대대(對待)'라고 하는 것이고 이게 아주 재미있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위치에 대한 것과 운동량에 대한 것이 같이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돼 있는데, 서로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작동을 해요. 위치가 뾰족해지면 운동량은 판판해지고, 운동량이 뾰족해지면 위치는 또 판판해지는 이런 관계를 가지고 연결돼 있는 거지. 그것을 가지고 '대대(對待)'라고도 볼 수 있고, 음양에 속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고 그런 얘기예요.
질문 4. 상태함수에서 시간 측정 문제 / 대상과 변별체의 대칭성?
고*석 : 첫 번째 질문은 오늘 발제를 보면서 생각난 것이어서 장회익 선생님께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요. $\Psi$와 $Phi$가 그렇게 구별되는 것인지 잘 몰랐지만, 그렇게 구별하든 안 하든 중요한 것은 x에 관한 것이든 p에 관한 것이든 항상 t와 결부되어서 (x,t), (p,t) 이렇게 나타났는데요.
아주 오래됐지만 제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닐스 보어가 'spatial temporal description'과 'dynamic description' 간의 상보성을 자주 얘기했습니다. 그런 걸 생각할 때 t를 어떤 확정적인 기준으로 보고 어느 t에 대해서 x, 어느 t에 대해서 p라는 서술이잖아요. 즉 어느 시간에서의 위치, 어느 시간에서의 운동량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어느 시각의 운동량이 어느 정도 되느냐라고 정의하려면, 즉 그 함수를 주려면 그 시각이 정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각을 정리하려면 시간 측정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즉 0보다 큰 $\Delta t$가 생길 것 같아서 어떤 특정 시각 즉 너비 0인 특정 시각의 운동량이라는 개념을 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것이 함수이든 값이든 상관없이요.
두 번째 질문은 대상과 변별체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시간부터 논의되고 있고 오늘도 논의하고 있는 큰 개념 쌍이 대상과 변별체입니다. 제가 한번 확인해보기 위해서 질문을 드려보는 것이고 이건 제 제안인데요. '겹 실틈'은 아닌 것 같아요. '쌍 실틈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전자나 총알이 대상으로 상정되어 있고 벽 혹은 벽의 물질이 변별체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바꿔 말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즉 전자가 변별체이고 벽이 대상이 되는 식으로 바꿔 말해도 괜찮은지, 일종의 대칭성이 성립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건은 둘이 만나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대칭성이 성립할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무엇을 변별체라고 하고 무엇을 대상이라고 할지는 어떤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정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방식이 선생님의 개념에 부합하는지 궁금합니다.
장회익 : 우선 시간은 상대론적으로 가면 상대 시간도 위치와 같은 자격을 가져서 4개 좌표 중의 하나가 돼요. 그리고 위치에 대해서 대응하는 개념이 운동량이라면 시간에 대응하는 개념은 에너지예요. 그런 관련이 있는데 지금 여기서처럼 비상대론적인 논의에서는 시간을 그냥 파라미터로 봐요. 그러니까 시간은 그런 변수로 놓지 않고 그냥 어느 시점에 어떻다는 식으로 해요.
그리고 슈뢰딩거 방정식이 시간의 함수로 나오죠. 현재의 상태가 어떻고 그 다음에 시간에 따라서 이게 어떻게 변해나간다는 거죠. 그러니까 시간은 별도의 파라미터로 해서 주어지는 걸로 생각해요. 시간은 그냥 시계로 재면 되는데, 그러면 그걸 얼마나 정확하게 재야 되느냐? 이제 그것도 에너지와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돼요. 에너지와 시간 사이에는 일종의 불확실성 관계가 성립하는데 그건 제외하고 우선 그렇게 얘기를 해요.
대상과 변별체는 대칭이 아니죠. 지금 내 입장에서는 그래요. 변별체는 사건이 있어야 돼요. 사건의 표식이 돼야 돼. 그런데 대상은 사건 표식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훨씬 더 큰, 그래서 전자가 부딪혔다고 할 때 변별체에 무슨 눈금같은 게 있어서 약간의 흔적이라도 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크기가 돼야 돼요. 아까 얘기했지만 이런 미시적인 입자에 대해서 사건 유발 능력을 가진 것이 변별체예요.
그럼 사건 유발 능력을 가졌다는 게 뭐냐? 어쨌든 뭔가 그것이 거기 있었다거나 운동량이 얼마였다는 것에 대해서 뭔가 표식을 내줄 수 있는 것이에요. 이것은 실제로는 거의 거시적인 것이라야 돼요. 왜냐하면 거시적인 걸 우리가 볼 수가 있으니까. 그게 단순히 거시적인 것으로 변별체를 정의하느냐? 그건 간단하지를 않아요. 그 문제는 사실 남아 있어요.
그리고 이 문제는 실험 물리학자들이 제일 잘 알아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봐야 되는데 그때 무엇을 근거로 보느냐? 허공에 대고는 실험을 못해요. 실험장치는 복잡한 단계를 가지고 가서 맨 마지막에 대상과 직접 만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변별체예요. 그걸 개념화시켜서 단순화 시킨 것이 변별체예요.
말하자면 이걸 증폭시키고 뭐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들이 있는데 제일 끝에 가서 대상과 직접 만나는 부분이 뭐냐, 이것이 변별체인데 그것을 개념화시켜서 단순화시킨 거예요. 실제로는 우리가 뭘 본다고 할 때 뭘 보고 있느냐를 묻는다면 실험 문제가 나오죠. 대상과 최일선에서 직접 부딪히는 것, 그것을 변별체로 정의했어요.
그래서 대상과 변별체가 대칭일 수가 없죠. 로벨리(Carlo Rovelli, 1956-)는 그걸 상대적인 것으로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상태는 서로 상대적이다, 뭐에 대한 것이 뭐다 이렇게 일반화했어요. 그 일반화는 잘못 간 것이라고 나는 봐요.
그리고 지금 발표자가 잘 알 것 같은데 로벨리는 그걸 상대적인 것으로 보면서 서로 그 자격의 차이를 안 두려고 하죠. 그런데 그렇게 해가지고는 지금 이게 안 돼요. 우리가 지금 실제로 보는 게 뭐냐 이거야. 인식론적으로 볼 때에 변별체라는 특별한 것이 있어야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는 변별체가 있어야 되고, 그리고 또 사람도 있어야 되죠. 감각도 있어야 되고. 그걸 다 여기에 집어넣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일 마지막에 있어야 되는 것 중에서 최소한의, 최초의 어떤 증거의 발단을 주는 것을 따로 그냥 단순화시킨 거죠.
그러면 측정 장치라는 건 뭐냐? '변별체 + 변별체로부터 오는 정보를 증폭시켜서 나머지 우리 눈에 보이는 컴퓨터까지 다 연결한 것', 이것이 측정 장치인데 그 측정 장치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것을 변별체로 본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어요.
고*석 : 선생님 말씀하신 취지를 제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을 정리를 하다 보니까 아까 이*일 선생님 말씀하신 것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변별체는 인간, 그러니까 제가 인간이라는 항목을 끼워 넣고 싶은데요, 인간의 지각 혹은 존재에 관한 이야기지만 인식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 필수 요소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변별체라는 개념이 성립하는 데에는, 아까 이*일 선생님의 실존 개념도 인간의 관점, 인간의 눈높이에서 보는 실존이었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래서 인간이라는 관점이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 철학에 어떤 특정한 지위를 차지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질문 5. 대상의 개념? 범위?
고*석 : 대상에 대해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대상이 물론 지금 예를 든 것처럼 전자 같은 것에는 분명히 적용이 될 것 같은데, 그 대상의 범위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궁금합니다. 대상의 범위를 전자나 기본 입자부터 거시적인 것까지 다 포함을 시키면 ... 제 질문은 대상이라는 개념을 선생님께서는 양자역학의 어떤 특정한 영역에 국한시키고 싶으신지 아니면 지구까지 포함시키시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장회익 : 일반적으로 해야 되죠. 우선 고전역학을 봅시다. 고전역학에서는 크기가 있는 건 모두 다 대상이죠. 심지어는 천체도 대상이에요. 그런데 천체를 구성하고 있는 그 많은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그것의 'center of mass(질량 중심)'의 운동 하나만 가지고 보고 있거든요. 그렇게 한다면 양자역학도 '질량 중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단순화시킬 수가 있죠. 그렇게 하면 크기, 질량만 작아졌다뿐이지 사실 같은 거예요. 물론 크기가 있으면 복잡한 게 있겠지만 어쨌든 그걸 단순화시켜서 대상의 '질량 중심'의 운동을 가지고 논다면 다 똑같이 적용이 돼요.
그리고 실제로는 'two-body problem(이체 문제)'이 있어요. 이건 고전역학에도 있어요. 고전역학에서도 두 개의 입자가 있으면 질량 중심과 상대적인 운동으로 둘로 나눠서 하는데 양자역학에서도 거기까지는 같이 갈 수가 있죠.
그런데 이게 여러 개가 될 때 그 여러 개의 상황을 우리가 알고 싶을 때는 다수 입자의 시스템을 생각해야 돼요. 다수 입자의 시스템은 물론 고전역학에서보다는 오히려 양자역학에서 그걸 더 잘 하죠. 양자역학에서 예를 들어서 고체 내에는 전자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것들을 이론적으로는 어떻게 하느냐? 하나가 있고 나머지 모든 것은 그의 배경이다하는 그런 의미로 근사를 해요. 그것이 아주 좋은 근사는 아니에요.
완벽한 건 아니지만 일단 근사적으로 보자면 그 많은 것을 현실적으로는 서로 상호작용이 없는 다수 입자의 시스템으로 일단 바꾸고, 다수 입자는 하나를 알면 나머지는 그 다수가 어떤 성격의 다수냐 해서 페르미 입자니 보손이니 해가지고 그걸 처리해요. 이렇게 양자역학에서는 다수 입자의 대상을 실제로 의미 있게 취급해요.
고전역학에서는 그걸 못해요. 고전역학에서는 금속 내의 전자들의 상황에 손도 못 대죠. 그게 작아서가 아니라, 그 방법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요. 그래서 양자역학에서도 상당히 많은 넓은 범위의 대상으로 갈 수가 있다, 그리고 상당히 큰 것도 양자역학적인 대상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때도 만약에 이것이 변별체를 만나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거기에 따라서 이 대상의 상태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적용을 해야 옳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질문 6. 변별체는 고전역학적인 개념인데 양자역학에서 꼭 필요한가?
김*영 : 장회익 선생님께 드리는 질문이기도 하고 고*석 선생님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이기도 합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공리 3(책 p.219)을 보면 사실 꼭 그래야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역학에 대한 의존성이 있습니다.
보어의 상보성 얘기를, 요즘 보어연구자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 넓게 해석해보겠습니다. 상보성 원리가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 같은 것이 아니라, 양자역학이라고 하는 어떠한 이론 체계가 있을 때 이것은 일상적이거나 고전적인 개념과 항상 함께 다녀야 한다는 주장을 1920년대 말 한 30년대쯤에 보어가 했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는 철저하게 고전물리학적 혹은 고전물리학적이라기보다는 고전적 개념이다, 이렇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뜻이냐면 물리학자라면 결풀림, decoherance 이런 말을 쓸 텐데요. 이 decerner, 변별체가 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0과 1의 점유가 허용돼야 합니다. 이거냐 저거냐, 눈금이 이거냐 저거냐가 중첩되거나 하면 절대 안 되고 눈금은 다 제 각각 있어야만 합니다. 그게 변별체가 되는 근본적인 조건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대상과 변별체는 대칭적이지 않고요. 사실 그래서 장회익 선생님의 틀에서는, 그건 선생님이 선택이시겠지만 저는 그게 질문인데요, 왜 고전적 개념 또는 일상어 변별체에 대해서 강한 의존성을 허용하셨는가입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상대성 이론에서는 자와 시계라고 하는 굉장히 특별한 것을 따로 나눕니다. 시간은 시계로 재고 길이는 자로 잰다, 그러면 자와 시계도 그 안에서 변화하느냐? 아닙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 체계에서는 자와 시계는 굉장히 특별한 존재론적 또는 인식론적 지위를 갖거든요.
그와 마찬가지로 장회익 선생님의 논의에서는 변별체라고 하는 것이 그게 사람일 필요도 없고 기계여도 되고 심지어 전자여도 되지만 어느 경우든 전자일지라도 변별체는 중첩되면 안 되는 아주 독특한, 마치 상대성이론에서 자와 시계와 같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서, 왜 선생님께서 변별체 개념을 이렇게 계속 유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폰 노이만은 모든 것을 양자역학으로 만들고 고전물리학적인 것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한 반면에, 장회익 선생님께서는 고전적인 부분을 계속 남겨두시는데 그게 무언가 어떤 동기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게 없으면 안 될까, 변별체 없이는 안 될까, 이런 궁금증이 있습니다.
장회익 : 그게 중요한 거예요.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이 변별체라는 말을 쓴 일이 없죠. 그건 내가 지금 처음 만들어냈어요. 그게 없었기 때문에, 변별체를 생각 못 했기 때문에 문제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인식을 한다는 것, 인식의 기본 조건이죠. 존재론은 적어도 우리한테 어떻게 하든지 인식이 될 수 있는 것이라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거야.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수학만 가지고 그냥 다 해버리기도 하죠. 심지어는 측정도 수학적으로 다 해버려요.
그런데 이게 아니에요. 우리한테 인식돼서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돼요. 대상과 그다음에는 인식 주체인데, 인식 주체에서는 딱 변별체를 통해서 하는 거예요. 왜 변별체를 꼭 찍느냐? 대상은 변별체에서만 영향을 받는 거지, 내가 측정한다고 해서 나의 뇌가 대상에 영향을 준다, 이렇게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물리학자들은 그렇게 잘 안 하는데, 요즘 시중에 나가면 양자역학에 의하면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이게 달라진다더라 이런 얘기를 해요. 측정을 하면 물론 대상에 영향을 주죠. 다시 말하면 Yes/No에 따라서 상태가 대상의 고유치가 되거나 0이 되거나 둘 중에 하나로 가기 때문에 영향을 받아요. 그러나 그 영향을 주는 것은 내 몸도 아니고, 나머지 아무것도 아니고 최소한도로 직접 접하는 변별체예요.
그래서 그 변별체하고 대상을 따로 격리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야 측정할 때 무엇에 의해서 대상이 영향을 받는지 명백히 알 수가 있어요. 변별체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다 붙여가지고 이 실험 장치가 어떻다,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었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행동한다,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고전역학에도 변별체가 있어요. 아까 자와 시계 얘기를 했지만, 자와 시계 없이는 고전역학이 안 돼요. 그런데 그건 우리가 눈으로 보면 알 거 아니냐 하는데, 눈으로 보는 게 뭐냐? 눈으로 본다는 것이 결국은 빛의 성격을 가지고 눈이 일종의 변별체 역할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변별체는 우리가 과학을 한다 그러면 반드시 필요한 거야. 그런데 고전역학에서는 정말 눈에 보이는 것들 가지고 하기 때문에 우리가 오도된 거예요. 보면 다 아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게 보고 아는 게 아니고 사실은 변별체를 통해서 들어오는 거예요. 그 변별체를 고전역학에서는 없는 걸로 생각하고 양자역학에서는 또 엄청난 실험 장치가 있어야 되는 걸로 생각을 하고 이 실험 장치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싫으니까 그것 없이 모든 것을 상태함수로 두면 안 되겠느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이건 다 잘못된 착상이라는 거죠. 변별체는 앎이라고 하는 틀 속에 필수적으로 반드시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데 변별체를 정확하게 위치짓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이 온다, 이런 얘기죠.
질문 7. 변별체는 어떻게 사건을 일으키는가?
박*국 : 변별체의 개념을 사건을 확실하게 야기시킬 수 있는 물체라고 정의하셨는데, 사실은 어떤 것이 사건을 확실히 야기시키는지가 사실은 조금 모호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동어 반복이 아닌가 생각이 좀 듭니다.
예를 들면 아까 말씀하셨고 자연철학 강의 책에도 나오지만, C60(Fullerene)과 같은 전자보다 훨씬 더 큰 그런 물질도 진공 속에서 이중 슬릿 실험에서 간섭 현상이 관찰되는 일이 있다고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가 쓴 ⟪아인슈타인의 베일⟫이라는 책에 보면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공에 있을 때 만약에 풀러렌, 즉 탄소 60개로 된 탄소 덩어리를 650도 정도 가열해서 이중 슬릿에 쏘아주면, 물론 열이 있기 때문에 전자기파를 방출하지만 그 파장이 5마이크로미터이고 이중 슬릿의 간격은 0.1마이크로미터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지나쳤는지 그걸 가지고 알 수가 없어서 간섭 무늬가 생긴다고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650도가 아니고 3천 도까지 더 가열을 해서 하면 훨씬 더 많은 광자가 나오게 되고, 이걸 통해서 간접적으로 어느 슬릿을 통과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측정을 하지 않더라도 즉 물리적인 흔적이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간섭 현상은 사라지게 된다고 실험 물리학자가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물리적 흔적이 인위적이든 인위적이지 않든 간에 변별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좀 모호하다는 생각이 일단 듭니다.
또 김*영 선생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중 슬릿의 한쪽에 어떤 검출기를 장착했다고 하더라도 검출기가 클릭이 되는 그 순간과 그렇지 않은 두 상태가 역시 중첩이 돼서 계속 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꼭 어느 위치가 최종적인 변별체인지에 대한 어떤 모호함에 대해서 저는 계속 의문입니다.
김*영 : 저도 추가 보충 질문 있는데요. 박*국 선생님 질문처럼 하면, 사실 이 질문은 장회익 선생님께 여쭤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김*구 선생님께 여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박*국 선생님이 지금 얘기하신 안톤 차이링거는 오스트리아의 실험 물리학자거든요. 그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양자 이론을 논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별체 개념을 무시하는 반면에, 장회익 선생님께서 변별체라는 개념을 계속 살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실험과 관련되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의 선입견으로 보면, 실험물리학자들은 본능적으로 이건가 저건가를 구별하지 않으면 실험의 성공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박*국 선생님의 질문을 그렇게 보충해보았습니다.
장회익 : 변별체라고 하는 개념은 일종의 단순화시킨 개념이에요. 그러니까 실제 상황에서는 굉장히 복잡하겠죠. 상당히 복잡하지만 뭔가 이 대상에 대한 어떤 현실적인 정보가 최초로 감지 가능한 방식으로 연결이 될 때를 말해요. 그건 우리가 보냐 안 보냐와 상관없어요. 왜냐하면 그 변별체와 대상의 관계 속에서는 내가 안 봐도 상관없어요. 먼지가 한 번 지나가도 돼요. 먼지가 지나가다가 전자가 맞아도, 전자가 그 위치에 있었다는 어떤 차이를 먼지에 주면 누가 그걸 감지 안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그 위치에서 감지가 됐다하는 형태로 대상을 움직일 거예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믿을 만한 변별체를 만들려면 굉장히 공을 들여야 되겠지만,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변별체 노릇을 하는 건 많다 이거예요. 왜냐하면 대상에 의해서 약간이라도 뭔가 어떤 변화를 받으면 이게 변별체다 이거죠. 그래서 변별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에너지의 차이가 있어서 거기에 뭔가의 변별체에 해당하는 것에 변화만 줘야 돼요.
아무 변화도 없이 그냥 스쳐가면, 그러니까 탄성 충돌이라는 게 있어요, 탄성 충돌은 여기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냥 지나가요. 이런 것은 변별체 노릇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까 벽의 예를 들었는데, 첫 번째 벽에서도 대상이 와서 부딪혀서 거기에서 없어지기도 하고 튕겨 나가기도 하고 하겠죠.
어쨌든 그 벽에다가 흔적을 남길 만한 어떤 것을 했으면 벽이 거기서 변별체 노릇을 한 거예요. 그리고 완전 탄성체가 있었다 그러면 그 대상은 다시 반사해서 다른 데로 가도 돼요. 그래서 우리 실험 과정에서 쓰는 반사체, 빛도 반사시키고 통과시키는 물질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통과할 때에 상태가 깨지지를 않아요.
실제로는 재미난 것이, 구멍 하나를 통해서 지나가는 걸 눈으로 못 봤지만 다른 데 영향을 안 줬다 그러면 슬릿으로 지나갔다고 해석하는 거예요. 그걸 확인 안 하는 게 보통이죠. 여러 개를 했기 때문에 그 중에 하나는 지나갔을 것이다하는 거예요. 하지만 하나를 했을 때 그것이 과연 지나가느냐 하고 묻는다면 그것은 확인해야 돼요. 확인해서 벽에 흔적이 없었다고 하면 슬릿을 통과해서 진행한 것이고 어딘가 부딪혔다고 하면 안 지나간 거죠. 그런 식이에요.
그래서 그 자체는 어쨌든 현실적으로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더구나 빛알(광자; photon)이 중간 매개를 할 때는 또 메카니즘이 상당히 복잡해져요. 그렇긴 하지만 문제를 아주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최초로 그 대상과 접해서 어떤 흔적이라도 받을 수 있는 것, 그것을 변별체로 놓고 보면 문제가 단순해진다는 거지. 정리가 돼요. 그리고 실제로 실험실 안에서 하려면 보통 그렇게 잘 안 하죠.
결국 여기서는 뭐가 변별체 노릇을 하느냐? 내가 지금 뭔가 대상을 보려고 했는데 최초로 변별체로부터 나오는 영향이 어디서부터 오느냐 이것을 아마 신경을 쓸 거예요. 그런데 그런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안 하고 그냥 넘어가기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측정한 것이 대상에 대한 측정이었는지 아닌지를 전혀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사실은 변별체가 필요해요.
그리고 변별체에서부터 오는 과정은 양자역학에서도 고전역학에서도 다 가장 믿음직한 인과관계로 연결돼요. 그래서 정보 채널이에요. 변별체에서부터 나머지 의식 주체까지 오는 모든 것은 정보 채널이지. 정보 채널은 그 이유를 알아야 되는 게 아니고 믿을 수만 있으면 돼요. 이것이 있으면 100% 이렇게 온다 하는 것을 가져다가 다 연결해서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실험 하는 학자들이 여러 가지 기구를 가져다가 하는데, 그거 다 양자역학적으로 이해해서 만지는 게 아니거든. 이렇게 되면 이렇게 된다는 걸 알면 그냥 그대로 쓰는 거예요. 그리고 동역학적으로, 양자역학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최초의 부분과 대상과의 관계 이것을 딱 떼어내서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얘기죠
박*국 : 예전에 장회익 선생님께서, 양자역학의 어려움 중에 하나가 양자역학의 서술 주체가 동시에 서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얘기를 하셨던 것 같은데요. 변별체가 측정의 주체이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변별체 역시 여러 입자들로 이루어진 물질이고 그래서 그 입자들 자체도 사실 양자역학의 대상입니다. 이렇게 측정 주체가 동시에 변별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까 김*영 선생님도 폰 노이만 사슬과 중첩이 전혀 안 되는 얘기를 분명히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그 변별체가 변별하기 위해서 또 다른 변별체가 필요하고 이렇게 무한고리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회익 교수님 생각하기에는 어떤 거시적 물체 같은 경우에는 결 어긋남으로 인해서 다 완전히 환원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장회익 : 그렇게들 생각하죠. 나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변별체로 일단 대상에 대한 스토리는 끝나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왜 변별체 노릇을 하느냐? 그건 물론 양자역학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죠. 뭐가 어떻게 돼 있어서 어떤 대상을 만나면 어떤 가시적인 변화가 올 수 있느냐, 이건 따로 물론 검토할 수 있어요. 사실 앞으로 해야 될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봐요. 그렇게 해서 이것이 왜 변별체 노릇을 하느냐 하는 문제는 또 생각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변별체를 지나서 그 다음에 대상이 있는데, 이것들을 합쳐서 또 하나의 양자역학적 대상이다하는 것은 잘못된 거다 이거예요. 왜냐하면 여기서는 사건이 일어나는 거야. 대상 안에서 사건이 일어나요. 그러면 이걸 떼어내면 사건과 양자역학적 서술이 서로 맞지 않아요. 양자역학, 슈뢰딩거 방정식은 절대 사건을 서술하는 게 아니에요. 사건이 일어날 확률만 주는 거지, 사건을 서술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합친 것도 마치 양자역학,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이게 잘못된 거예요. 처음에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부터 지금까지 계속 잘못된 거예요. 그걸 이제는 잘라야 돼요. 사건이 중간에 개입하면 이건 하나의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절대로 풀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무슨 말을 하느냐 하면, 이 계기(計器)에 있는 스케일, 눈금 상태라는 말을 하는데, 옳지 않은 얘기예요. 그러니까 물리학자들이 지금까지 100년 동안 잘못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이걸 과감하게 깨야 된다고 봐요. 그러니까 중간에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은 양자역학적인 대상으로 쓸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원자에서 전자가 점프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현상을 어떻게 우리가 양자역학으로 취급하느냐 하면, 물리학 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봤을텐데 '시간 의존 섭동 이론'(Time-dependent perturbation theory)이라는 방식으로 처리해요. 그것도 트랜지션(transiton)을 서술하는 게 아니야. 변환이 일어날 확률만 계산해요.
그래서 양자역학은 사건 자체는 기본적으로 서술할 수 없는 거야. 그래서 사건이 일어났으면 거기서 끝나는 거예요. 다시 새 사건이 출발해서 또 다시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가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이 해야 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양자역학 이론 자체에서도 그것이 할 수가 없는 이유가 뭐냐?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에 대해서 연속성이 있어야 되는데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불연속적인 거예요. 불연속적이라는 것은 시간 $\Delta t$가 0으로 가는 어느 순간적인 거예요. 사건이라고 하는 건 '언제' 일어나는 거예요. 그러면 그 시간 $\Delta t$가 0으로 가면 에너지는 무한히 요동(infinitively fluctuating)하는 거예요.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그것을 서술할 수가 없어요.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전제로 하고 그것이 왜 안 되느냐 하고 붙들고 있는 것이, 이게 소위 측정 문제예요. 그건 근본적으로 잘못된 거예요. 내가 오늘은 가까운 사람들이니까 굉장히 강하게 표현을 했어요. 그렇지만 내가 볼 때는 이게 100년 동안 잘못돼 온 거예요. 이것을 나는 집단 우둔성이라고 얘기를 해요. 어떻게 그 많은 물리학자들이 100년 동안 이렇게 우둔한 짓을 하느냐? 내가 볼 때는 그래요. (웃음) 그 정도로 얘기하고 어쨌든 내 생각은 바로 그거예요.
그런 면에서 지금 이런 인식론적인 구조가 있고, 그리고 그 안에서 변별체와 사건 자체는 양자역학적으로 서술을 못하는 거예요. 사건 야기 가능성은 계산하지만 사건 자체를 서술하지는 못해요. 사건이 막 일어났다고 하면 그 다음부터 다른 세계가 돼.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사건이 일어난 후는 다른 세계예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연결하느냐? 연결한다고 가정을 하고 왜 안 되느냐 하고 씨름을 하고 있는 거예요.
김*영 : 그런 면에서 김*구 선생님께 조금 더 추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실험 물리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험 물리학에서는 최종적으로는 이것인가 저것인가, Yes/No를 판별하는 것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가요?
김*구 : 실험에서 우리가 측정하는 것은, 전자를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어떤 장치의 한 단면에서 전자들이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일으키는 간섭이 있을 경우에, 우리가 어떻게 측정을 하느냐? 여기에서 사실은 '상태 밀도'(density of states) 측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상태 밀도가 에너지에 따라서 변동이 있는 커브가 나온다면, 그러한 변동의 커브 결과만 가지고 있어도 우리가 이 안에 어떤 전자의 파동 함수들이 서로 간섭을 해서 이만한 상태 밀도가 이렇게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이런 커브가 나온다, 이런 측정을 우리가 하거든요. 그런데 내가 측정을 한다고 해서 이 측정이 측정하지 않을 때와 다르게 나타난다면 그건 믿을 수가 없는 측정이 되죠.
그런데 일단 제 경험상으로 보면, 내가 측정을 하더라도 오늘 측정하나 내일 측정하나 무엇을 측정하나 같은 결과가 나와야지 이걸 발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실험 장치의 크기가 작고 또 실제로 상당히 큰 마이크론 사이즈가 된다 하더라도 측정을 하게 되면 재현될 수 있는 그런 결과가 나와야지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든가 하면 그것은 뭔가 잘못됐다고 해석을 합니다. 측정을 할 때마다 달라질 가능성이 개입된다고 하면 사실 측정을 못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양자역학적으로 파동에 나타나는 어떤 간섭 패턴을 우리가 에너지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을 한다면 실질적으로 우리가 측정을 다 할 수 있습니다. 또 그것이 이론적인 계산과도 상당히 매치가 돼야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하지, 이론과 달라지면 그 의미는 상실됩니다. 물론 그게 새로운 발견이라 할지라도 이론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의미가 없는 데이터라고 우리는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가 대상 자체에 섭동(perturbation)을 주는 그런 경우는 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회익 : 그것은 양자역학의 가장 밑바닥의 일이에요. 당연히 실험과 측정은 그 대상 자체에 대한 것을 누가 하느냐 뭘 하느냐에 관계 없이 결과가 나오는 것이 옳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실질적으로 어떤 양자적인 대상에 대해서 위치를 잰다든가 운동량을 재는 일은 극히 드문 현상이에요.
그럼 뭘 하느냐? 지금 김*구 선생님이 상태 밀도 얘기를 했는데, 상태 밀도를 가지고 뭘 하느냐? 통계역학을 쓰는 거예요. 현상이 통계역학적으로 어떻게 가느냐, 이게 사실 실질적으로 우리가 대상을 알아내는 굉장히 중요한 통로예요.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하는 양자역학은 아주 원론적인 얘기예요. 하나의 대상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때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 앎과 어떻게 연결되느냐 하는 문제가 돼요.
물론 실제로 그것만 따로 해서 측정도 하고 연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그건 어려운 문제예요. 내가 대충 짐작하기에는 거의 대부분이 통계역학적인 방식으로 해서 통계역학적으로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된다, 이렇게 연결해서 현상을 본다고 나는 보고 있어요.
그래서 책에서 통계역학(5장)을 바로 뒤에 붙인 이유가 그거예요. 양자역학만 가지고는 실제로 써먹는 일이 극히 제한돼요. 양자역학적인 상태들이 통계역학적인 것과 연결이 됨으로써 비로소 ... 그냥 온도 하나만 딱 재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는 거죠.
김*구 : 제가 아까 상태 밀도라는 표현을 해서 마치 통계적인 개념이 들어가는 것처럼 혹시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요. 그게 아니라 제가 이론하고 비교를 할 때는 전자들의 파동함수를 구한 다음에 그것들이 간섭되었을 때에 확률 밀도(probability density)를 구하는 거죠. 그래서 그 확률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완전히 통계적인 개념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장회익 : 확률을 본다는 것은 통계적인 결과하고 연결이 되는 거지. 통계역학을 꼭 쓰지 않더라도 양자역학 속에 확률이 나오니까. 그러니까 확률을 그냥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단일 시스템(single system)이 어떻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간다는 거죠. 실제로 양자역학에서 주는 것은 확률을 주고, 그리고 확률을 재면 바로 통계역학적인 거예요.
녹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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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발표와 토론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한 노력을 들이셨습니다.
앞 부분에서 이중원 선생님 발제에 포함된 것 같긴 한데, $\Psi(x, t)$와 짝을 이루는 것은 $\Phi (p, t)$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의존이 없는 경우 $\psi (x)$와 $\phi(p)$를 푸리에 변환으로 연결하는 것은 옛날 앙자역학 교과서에 종종 들어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장회익 선생님의 접근에서는 $\Psi (x, t)$에 대응하는 것은 $\Phi (k, \omega)$입니다. 조금 복잡해지긴 하지만 4차원 시공간을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k$-공간과 $\omega$-공간을 다룹니다. 그래서 $\Phi(p, t)$와 같은 표현은 수학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양자역학의 형식체계에서는 별로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대신 $\Phi (k, \omega)$에서 $k$와 $\omega$는 항상 일정한 관계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양자역학을 직접 원용하는 응집물질 물리학에서는 이를 명확하게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흔히 분산관계(dispersion relation)이라 부릅니다. 가령 $$\omega_k = \frac{\hbar}{2m_e} k^2$$와 같이 2차함수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고 $$\omega_k = c k$$와 같이 1차함수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의 경우는 매우 복잡합니다. 가령 Electronic band structrure를 보면 $\omega-k$ 그래프를 이용하여 에너지 띠의 띠틈(band gap)을 보여줍니다. 제가 고체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탓에 제 보충이 다소 부족할 것 같습니다만, 발표문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발표하실 때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이미지에서 보시듯이 발표문에도 그렇게 되어 있어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어려운 얘기가 많아서 아주 혼~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