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100 운동 아이디어 (1)

2021년 1월 녹색문명공부모임에서 발표했던 글을 조금 손보아 올립니다.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여러 사람의 입길을 타다 보면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자라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1. ‘햇살 100’ 운동이란?

먼저 제가 생각하는 ‘햇살 100’ 운동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햇살 100 운동이란 ‘햇볕살림 100%’ 운동을 줄여 부른 말입니다.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를 나부터 먼저 살아보자는 뜻을 달리 표현한 것이 ‘햇볕살림 100%’입니다. 글로벌 대기업들 중심의 RE 100 운동의 작명이 훌륭해서 개인들의 RE 100 운동을 생각하다가 우리말로 더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서 이름 붙여 보았습니다.

현재 나의 햇볕살림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100%가 될 때까지, 아니 100%를 훌쩍 넘겨서 남이 못하는 몫까지 내가 더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것이 햇살 100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의 생활에서 화석연료와 원자력 의존도를 줄여나가 최종적으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살림까지 이르고자 하는 적극적인 소비자 행동 운동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의 햇볕살림 지수를 계산하여 햇살 10, 햇살 45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지수가 100에 이를 때까지, 또는 100을 넘겨 150, 200에 이르도록 햇볕살림의 비중을 높이는 적극적인 기술 소비 행동을 하자는 것입니다. 적극적인 소비자로서, 새 시대를 앞서 살아가는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햇살 100 운동가들은 나의 햇볕살림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햇볕살림을 가능케 하는 상품과 솔루션을 사서 씀으로써 햇볕살림 지수를 계속 높여가며, 햇볕살림을 가능케 하는 공급자들을 발굴·육성·지원하는 한편, 나의 햇볕살림으로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 바를 널리 알리고 주장하여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행동을 합니다.

  • 햇볕살림 수준 모니터링, 햇볕살림 지수 산출
  • 햇볕살림 상품과 해법 사서 쓰기
  • 햇볕살림 상품 및 해법 공급자 발굴·육성·지원
  • 자신의 에너지전환과 탄소배출절감 기여도 주장

햇살 100 운동가들 개개인이 이러한 적극 행동을 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기후위기를 염려하고 기후행동과 국가정책 전환을 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자기 살림을 햇볕살림으로 바꾸려는 행동이 아직 드문 것은 이 행동의 어려움을 잘 말해줍니다. 따라서 유기농 소비 실천을 위해서 한살림과 같은 생활협동조합을 만든 전례를 따라 개개인의 햇살 100 운동을 뒷받침할 햇살 100 운동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은 햇볕살림 지수를 측정하고 산출하는 역할, 햇볕살림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해법을 자문하는 역할, 필요한 해법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역할, 햇살 100 운동에 참여하는 개인들이 얼마나 탄소 배출을 줄였는지 모니터링하고 기록, 공증한 뒤 그 공헌도를 사회로부터 인정받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 개개인의 햇볕살림 지수 측정, 산출 지원
  • 햇볕살림 상품과 해법 자문
  • 햇볕살림 상품 및 해법 알선, 수입, 연구, 개발 및 공급
  • 개개인의 에너지전환과 탄소배출절감 기여도 기록, 공증 및 보상 정책 주장
  • 이를 위한 연구

우리의 일상 생활이 먹는 일, 입는 일, 다니는 일, 기타 집안팎 살림으로 나뉜다면 햇살 100 운동은 집 살림에서 출발합니다. 난방, 냉방, 온수, 환기, 조명, 가전 등 집에서 에너지를 쓰는 일들이 전체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IEA의 [에너지 효율 지표 2020]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최종에너지 소비 비중에서 주거 분야는 16%를 차지하고 있고, CO2 배출 비중에서는 주거 분야가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거 분야는 적극적인 소비 행동에 따라서 화석연료와 원자력 기반에서 햇볕 기반으로 전환하기도 어렵지 않고 그 정도를 측정, 모니터링하여 수치화하기도 좋습니다. 햇살 100 운동의 시작은 집의 에너지살림에서 출발하여 연구를 통해 방법을 세우게 되면 식탁 햇살 100 운동, 교통 햇살 100 운동, 옷장 햇살 100 운동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겁니다.

  • 집 햇살 100 운동 – 가정 내 난방, 냉방, 온수, 환기, 조명, 조리, 가전 에너지 소비 부문
  • 식탁 햇살 100 운동 – 내가 먹는 식품의 생산, 보관, 유통 에너지 소비 부문
  • 교통 햇살 100 운동 – 나의 교통 에너지 및 내가 구입하는 물건들의 운송 에너지 소비 부문
  • 쓰레기 햇살 100 운동 – 나의 똥, 오줌, 하수, 폐기물 분해 에너지 소비 부문
  • 옷장 햇살 100 운동 – 내가 입는 옷과 신발 등의 생산, 보관, 유통 에너지 소비 부문
한국의 분야별 최종에너지 소비 비중 (2018)
IEA <에너지 효율 지표 2020> 자료로 최우석 정리
출처 : IEA [에너지 효율 지표 2020] 살펴보기 (2) – 한국
한국의 분야별 CO2 배출 비중 (2018)
IEA <에너지 효율 지표 2020> 자료로 최우석 정리
출처 : IEA [에너지 효율 지표 2020] 살펴보기 (2) – 한국

2. 왜 ‘햇살 100’ 운동인가?

햇살 100 운동을 구상하게 된 데는 몇 가지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화석연료 문명의 끝에서 기후 대변동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 대전환으로 문명을 보존하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짜내는 총력 동원 체제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각성과 각성된 개인의 적극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 앞에서 에너지전환, 문명전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절대적인 숫자가 적은 게 사실이지만, 소수의 그러한 각성된 사람들 중에 앞서서 행동하는 사람들은 더 적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노력을 통해서 정책과 제도를 바꾸려고 애를 쓰지만, 그리고 탄소 배출량을 극적으로 줄이는 데에는 정책적 해법이 유력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전환’을 이루기는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의무를 지우거나 이익을 주어 유발된 행동은 소극적입니다. 관과 정책이 주도하고 개개인은 팔짱끼고 감시만 해서는 심대한 힘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대전환’을 이루자면 각성된 개인의 자발적이면서도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자발성으로 이어지는 각성과 행동의 연쇄반응이 있어야 합니다.

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2050 탄소배출 순제로는 그냥 되지 않는다. 개인들의 ‘나부터’ 운동이 필요하다. 쓰레기 분리 수거 수준을 뛰어넘는 심각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기술 개발, 공급자 양성보다 각성된 소비 운동이 중요하다. 자기 행동을 지속적으로 수치로 확인하고 수치로 개선하는 양식의 운동이 좋겠다. 앞서 나가는 개인이 손해보고 대세를 따라 손해 보지 않을 무렵 움직이는 사람이 이익을 보게 하면 안 되겠다.

1) ‘나부터’ 운동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정책적으로 국가가 보조하는 부문이나 운동 영역에는 자기 돈 들이면 바보다, 공짜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지원금 못 받으면 또 바보다 하는 분위기가 예나제나 변치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곳은 지원이 끊기면 활동이 바로 공중분해 되고 맙니다. 좋은 물건들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내돈내산’이란 말이 흔히 쓰인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하는 말을 신뢰하게 마련입니다.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고 재생가능에너지에 기반한 시대를 열자면 그러한 미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먼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여건이 조성되건 말건 내 돈을 들여서 ‘나부터’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고 ‘나부터’ 재생가능에너지로 살아가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내 돈을 들여서라도 해나가고 또 애쓰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함께 변화할 수 있습니다. ‘너부터’, ‘정부부터’를 촉구하는 ‘촉구 운동’으로는 전환이 어렵습니다.

2) 심각한 행동

쓰레기 분리 배출은 대표적으로 성공한 운동 사례일 겁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동참하고 있으니까요. 아무거나 싱크대에 붙어있는 분쇄기로 갈아서 물에 흘려 버리는 미국 사람들의 행태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의식 수준이 높으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지 감탄할만합니다. 하지만 이 운동의 성공 요인을 생각해보면 참여가 쉽다는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불편만 감수하면 되고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성공하지 않았을까요? 낮은 수준의 소박한 운동이라는 말입니다.

쓰레기 분리 배출이나 플라스틱 덜 쓰기 운동 등을 낮잡아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고 수고로운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대전환은 그러한 소박한 행동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설명하였지만 그 대안 제시는 너무 소박하였습니다. 개인들의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되 에너지와 물자를 좀 비싸게 사고 대중교통을 열심히 이용하면 된다는 식으로 소박한 행동을 이야기하던데 그 분의 식견에 걸맞지 않는 무책임한 대안 제시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작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행동에서 적지 않은 돈을 아끼지 않고 탄소 배출 줄이기를 위해 지출하는 행동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1~2만원 기꺼이 내놓는 행동에서 나의 에너지전환을 위해 계획적으로 수백만원, 수천만원, 수억원을 쓰는 행동으로 가야 합니다. 두 번 술 먹을 거 한 번만 먹고 그 돈 낸다는 행동에서 돈 벌어 문명 전환에 쓴다는 행동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문명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다면 종교인들이 십일조 하는 것 이상의 비상한 자각과 행동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3) 소비자 행동

저는 파시브하우스 컨설턴트로서 한동안 파시브하우스 분야의 준비된 공급자가 되려 애를 썼습니다. 또 뜻있는 좋은 공급자들을 양성하여 네트워크를 이루려고도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깨달은 바는 각성된 소비자가 준비된 공급자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00% 햇볕살림이 가능한 집을 만들 기술을 갖춘 설계자와 시공자가 있다 해도 소비자가 그런 수준의 집을 원하지 않는다면 100% 햇볕살림 집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나아가 소비자들이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세계에 대한 공헌을 생각하지 않으면 뜻있는 공급자들은 고사 당합니다. 물론 뜻있는 소비자가 있다고 그에 걸맞는 공급자가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공급자가 먼저 준비된다고 뒤따라서 각성된 소비자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대개 뜻이 있는 사람은 돈이 없고 돈이 있는 사람은 뜻이 없는 형국이라 소비자 운동은 소박한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적지 않은 영역에서 생산자 감시 운동이나 불매 운동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생산자들을 변화시킨 사례들이 있지만 대체로는 상품의 논리, 욕망의 흐름을 따라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뜻 있고 돈 없는 사람들은 안 쓰고 덜 쓰는 정도만 할 수 있었기에 물자와 기술의 생산 및 소비에 심각하게 관여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요?

이제 각성된 시민들이 기술과 제품을 선택하여 적지 않은 부담을 무릅쓰고 소비하는 소비자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집과 생활 면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과 제품의 개발, 보급은 각성된 소비자들이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을 때 낮은 성능의 기술과 제품,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기술과 제품이 그럴싸한 포장과 선전으로 실체를 가리고 시장을 장악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안 되는구나 하는 패배감만 남긴 채 모두가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각성된 시민들이 전문적인 식견의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소비자 행동에 나서야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4) 수치 행동

기업들, 정확히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대기업들의 운동인 RE 100 운동은 목표 설정과 검증을 수치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그들이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성공과 실패도 명확히 가릴 수 있고, 해야 할 일도 분명하게 나옵니다. 물론 숫자를 맞추기 위해 편법도 많이 동원되겠지만 막연하고 애매한 구호보다 실질적인 결과를 내기에 더 좋습니다.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높여가는 일은 시급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계속 이행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따라서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각각이 현 단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명한 목표를 향해 행동하면서 지속적으로 행동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달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을 받아보고 가계부에 적으면서 행동의 결과를 확인하고 목표를 정하듯이 탄소 배출 0을 향한 개인의 행동도 수치로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교정할 수 있어야 효과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5) 기록 행동

해방 후 남한은 독립운동한 집안은 무슨 보상은커녕 몰락하고 부역자 무리들은 부귀영화를 누리는 아주 잘못된 선례를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도 앞서 운동한 사람들이 도리어 벌을 받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방관하거나 도리어 악마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 상을 받는 일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후자들이 사회를 장악했기 때문에도 그러했지만 앞서 운동한 사람들의 공적을 찾을 기록이 없어서도 그러했습니다. 앞서 공헌한 사람이 벌을 받고 무임승차자와 부역자들이 상을 받는 일은 전환 운동의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고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를 여는 운동은 먼저 행동하고 심각하게 행동한 사람들이 상을 받고 대세에 편승하거나 시늉만 하던 사람들이 이익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한 만큼을 꾸준히 기록하고 공동으로 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정과 보상을 주장해야 합니다. 적어도 남들보다 앞서 제 돈 들여서 나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고 햇볕살림 비중을 높이려 행동했다는 점을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한 바를 어떻게 계량할지, 어떻게 기록할지, 어떻게 공개하고 인정받을지 연구를 해서 행동한 바가 모두 기록으로 남는 기록 행동이 되게 해야 하고, 이 기록을 가지고 뜻한 만큼 에너지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며, 기록을 근거로 공헌한 바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보상을, 적어도 앞서 행동한 사람들이 손해는 보지 않도록 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야 합니다.

6) 기술 소비 운동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기술마다 그 기본 성격도 다릅니다. 따라서 기술 소비자들이 선택적으로 소비를 함으로써 특정 기술을 더 키우는 기술 소비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기준으로 보면 적어도 에너지와 관련한 기술은 무위(無爲)기술과 유위(有爲)기술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파시브기술과 액티브기술로 그동안 부르던 것을 새롭게 개념화해야겠다 싶어 이렇게 부를까 합니다. 함께 검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위기술은 에너지원에서 에너지를 얻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는 곳에 적용하는 일종의 환경 기술입니다. 에너지가 흐를 때 이를 방해하거나 일부가 회수되는 환경을 조성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한 번 환경을 만들어 두면 별도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즉 爲하지 않아도 자연(自然)히 그렇게 되기 때문에 도덕경에 나오는 무위(無爲)라는 용어를 기술의 성격을 가리키는 개념어로 차용하였습니다. 

반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일체는 모두 유위(有爲)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에너지 흐름 한 가운데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작위(作爲)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위 기술은 크게 고밀도 에너지원 유위 기술과 저밀도 에너지원 유위 기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문명은 고밀도 에너지원 유위 기술에 기반한 문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원 기술은 이와는 성격이 크게 다른 저밀도 에너지원 유위 기술입니다. 화석연료문명은 태양에너지가 고도로 농축된 고밀도 에너지원, 즉 화석연료를 이용함으로써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이 현재의 눈부신 번영과 기후위기를 모두 낳았습니다. 화석연료가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고밀도 에너지원이라며 원자력 기술과 심지어 핵융합 기술까지 대안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탄소 배출만 없다면 다른 고밀도 에너지원은 좋은 게 아니냐 하는 안이한 인식 자체가 문제입니다. 고밀도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문명은 무위기술과 저밀도 에너지원 유위 기술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그 중 무위기술이 더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무위기술로 에너지 소비의 절대량을 대대적으로 낮추어야 내 앞에 주어지는 햇볕만으로 현재와 같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종류의 기술이 광범위하게 수용되어 새 문명의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선택적인 기술 수용 운동, 기술 소비 운동이 있어야 합니다.

이상의 여섯 가지 문제의식, 즉 ‘나부터 운동’, ‘심각한 행동’, ‘소비자 행동’, ‘수치 행동’, ‘기록 행동’, ‘기술 소비 운동’의 문제의식이 햇볕살림 100%를 이루기 위해 기술 소비 행동을 하자는 햇살 100 운동 아이디어로 모아졌습니다.


글이 길어서 둘로 나누어 게재하겠습니다. <햇살 100 운동 아이디어 (2)> 에는 “무엇이 ‘햇살 100’ 운동의 수단인가”, “어떻게 ‘햇살 100’ 운동을 펼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 담겠습니다.

최우석 (녹색아카데미 / 파시브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