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부에서 침묵을 강요당한 기후과학자들 (2/2)

트럼프행정부에서 일을 했던 여섯 명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침묵을 강요당한 사실을 내부고발했다. 차량 배기가스 수치를 실제보다 낮추거나 해양국립공원과 북극에 예상되는 기후변화 위험을 경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과학 관련 보고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다음 주 9월 23일에 열리는 UN기후정상회의에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실행하지 못했다. 오는 11월 이 협정이 발효되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탈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국가들이 파리협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 기사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어떻게 기후위기 해결을 방해하고 왜곡해왔는지 알림으로써, 앞으로 미국 정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디언. 2019. 9. 17. Oliver Milman
원문 보기 : “The silenced: meet the climate whistleblowers muzzled by Trump”
위 기사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1회 보기)

[그림 1] 조엘 클레멘트. 내부무 소속, 북극 기후변화 전문가. (사진 : 가디언)

어떤 업무를 했습니까?

“거의 7년 동안 내무부에서 일했습니다. 2011년 1월 3일에 일을 시작했죠.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는 이유는, 연방정부에서 일한다는 게 너무 신나고 고무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책을 분석하는 부서 책임자 자리였고, 장관과 같은 방에서 일을 했습니다.

주요 업무 분야는 북극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을 분석하는 일이었습니다. 북극은 지구상의 다른 지역보다 2~3배 더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해안 침식과 폭풍으로 알래스카 원주민 마을 모두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해빙 커튼은 가을과 초겨울에 불어오는 매서운 북극 바람을 막아주는데, 이들은 이제 모두 사라졌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도 점점 내려앉고 있습니다.”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트럼프행정부 이후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아주 얄팍했습니다. 그들 대부분 우리 부서의 업무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죠. 거의 모두 석유, 가스 로비스트이거나 캠페이너였습니다. 그들이 장관과 단독으로 나누는 얘기들은 내무부 직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7만 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자기가 맡은 일을 하려고 애를 쓰고, 한편에서는 정치적으로 들어온 이십 여 명의 임명직 인사들이 7만 명 전체를 휘저으며 이끌어가려고 하고 있었죠. 현실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시는 곧 경멸로 바뀌었습니다. 새로 임명된 내무부장관 리안 진크의 발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내무부 직원들이 이 행정부에 불충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치적 고위 인사들이 내무부의 업무 전반에 대한 무시와 경멸을 내보이자 직원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수만 명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국립공원관리청과 수생야생생물관리청의 상황은 더 나빴습니다. 석유와 가스 그리고 광물 채굴 과정에 대해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책임자 자리에 앉아있는 로비스트들은 야생생물이니 보존이니 생물다양성같은 것에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내무부 모든 부서가 고통을 받았습니다. 내무부에서 오물을 제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오물은 고액연봉을 받는 로비스트들이지 국가에 봉사하는 전문직 일반 직원들이 아니라는 건 금세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어느 목요일에 새로운 업무에 배치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뉴욕 유엔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발표를 한 지 일 주일 후였습니다.

그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것은 명백했습니다. 기후변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석유, 가스, 광물 회사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일이었거든요. 저는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회계감사 일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전 업부 팀에 경제학자들과 일을 한 적이 있으니 틀림없이 숫자를 잘 알 것이고, 회계감사 일을 잘 해낼 것으로 본다고 이메일에 적혀있었습니다.

전해듣기로는, 제가 원하지 않는 일로 뭐가 있을지 그들이 찾아봤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만두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최고책임자가 재발령되는 게 드문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을 내보내려고 재발령을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진크장관은 일주일 후에 의회에서 증언하기를, 직원들을 잘라낼 목적으로 여러 방법들 중에서 재발령을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변호사를 구하고 내부고발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특집 논평란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당시 내 일자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알래스카 원주민을 위해 수행하고 있던 업무 자체가 걱정이었습니다. 가장 취약한 공동체를 돕는 일을 계속 해나갈 의지가 그들에게는 전혀 없다는 게 명백해보였거든요.

몇 개월 후 나는 일자리를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내 발언권을 뺏아가지는 못했습니다. 나는 사임했고, 정부의 직권남용과 이것이 미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동안 겪은 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십니까?

트럼프행정부를 위협하는 것은 증거와 과학, 그리고 전문가입니다. 이런 것들이 트럼프행정부로 하여금 정부 부처들을 덜 망치게 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게 합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상상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이는 또한 미국민의 건강과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됩니다. 정치색과 상관없이 모든 미국 국민들이 우려해야할 상황입니다.

미국 내부무로부터 받은 답변

미국 내무부 대변인이 가디언에 보내온 성명 : “내무부는 최선의 과학 그리고 탄탄하고 독립적인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이용하여 과학적 활동들을 수행하기 위해 확실하게 노력합니다.”

또한 미국 내무부는 법률에 따라 변화하는 기후 조건과 관련하여 연구하고 보고서를 발표하도록 되어 있으며, “모든 업무에서 과학에 대한 충실함이 깊고 뿌리깊은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알려왔다.

[그림 2] 벳시 서덜랜드. 환경부 소속, 장기적 물관리국. (사진 : 가디언)

어떤 업무를 했습니까?

1984년부터 33년 동안 환경부에서 일했습니다. 물관리 프로그램과 특별기금 정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상수 수질 기준을 관리했습니다.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저는 2017년 8월에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정부가 얼마나 나쁜지 얼마나 심각하게 과학을 공격하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저의 고발은 빠르게 퍼졌고, 그 후로 저는 트럼프행정부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언론과 의회에 이해시키느라 한 주에 20~30시간을 썼습니다. 

과학을 이렇게 철저하게 배제하는 경우는 지금껏 본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죠. 지난 대선 이후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환경부 웹사이트의 기후변화 섹션이 내려졌고, 스콧 프루이트(Scott Pruitt)장관이 새로 부임했고, 의회 승인을 받을 필요없는 임명직에 정치적 인사들이 대거 들어왔습니다.

[그림 3] 미국 환경부 웹사이트의 환경 토픽.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메뉴에서도 토픽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사진 : EPA)

저는 화학물질 안전 규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규정은 낸시 벡(Nancy Beck)이 들어오면서 개정됐는데, 그는 미국 화학물질 위원회(일종의 기업 로비 그룹)에서 온 사람입니다. 프루이트가 데려온 사람이죠. 이 규정은 그가 화학물질 위원회에서 얘기하던 것과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프루이트는 규정을 개정하면서 환경부 전문 직원들과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구멍이 숭숭 뚫린 단순한 폐기장이 아니라 오염물질발생원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프루이트는 밥 머레이(Bob Murray, 석탄광산회사 Murray Energy Corporation의 대표)를 만났고, 관련 규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보도자료를 체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처음 알았습니다.

현재 환경부 내에서 과학자들은 무의미한 존재입니다. 요청이 들어오지도 않아요.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일하는 정치적 팀이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미국 국민들이 내야하는 비용이 얼마이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빨리 이 일을 해치워낼 수 있는가하는 실제 법적 절차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70여 개 규정이 폐기 과정에 올라 있습니다. 관련 규정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허물어야 하는 법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동안 겪은 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십니까?

환경부를 떠나고 며칠 후, 저의 입장과 반대되는 조사기관 한 곳에서 저의 모든 이메일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했습니다. 환경부는 즉각 넘겨주었죠. 그들은 저를 파괴하기 위해 모든 우파 언론과 함께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제가 사임을 댓가로 매년 의원들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있다고 거짓말을 지어냈습니다. 정말 추악한 짓거리였습니다. 저는 소셜 미디어도 접었습니다.

환경부 직원들 중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렌에게 기부한 사람이 있는지도 당시 그 조사기관은 색출해내려고 시도했습니다. 연방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런 일을 하다니 정말 기가 막힐 일입니다. 이런 경우는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림 4] 제이콥 카터. 환경부 소속. 연방 특별기금 선정부지(독성물질 정화 대상 지역)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연구 (사진 : 가디언)

어떤 업무를 했습니까?

저는 특별기금 선정부지 프로그램을 관할하는 부서에서 환경부 소속으로 기후변화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연방 정화사업에서 독성물질로 오염된 지역을 선정해 정화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특별기금 선정부지 프로그램에 대한 업무만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바마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에 새로운 기금을 투입하라는 대통령령을 모든 연방 기관들에 대해 내렸기 때문입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해 홍수, 범람이 미칠 영향을 평가할 때 기후변화 요소를 포함시키라는 뜻이었습니다.

범람에 대한 기후변화 요소를 평가하려면 향후 100년 동안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할지 예측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범람이 일어났을 때 침수되는 지역이 어떻게 보일지도 예측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경우와 미래의 경우에 대해, 대범람 발생 상황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위의 두 가지 데이타를 결합했습니다.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트럼프라는 사람, 후보시절 트럼프의 캠페인을 보고 그가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박사후과정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도마 위에 올라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직인수가 시작되고 몇 주 후 어느 날 제 상사가 저를 부르더니, 이제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겪은 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십니까?

제게는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너무나 슬펐고 낙담해있었습니다. 제가 하던 일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진짜로 만들어 낼 연구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했던 그 일들을 그냥 창밖으로 내다버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그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일들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제게는 정말 슬픈 시기였습니다.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정부가 기후변화와 기후과학에 대해 전혀 관심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아주 약하게라도 기후변화나 국립공원에 대해 영향이 있다고 언급하는 보고서가 나오면 행정부는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의 연결성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영향과 연방 과학자들의 연구를 언론에서 깍아내리려고 애를 씁니다.

그들은 기후변화가 일으킬 영향을 축소하고 관련 연구에 돈을 주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정부 기금을 받으려고 연구계획서를 내면, 정치적 인사들이 문건에 ‘기후변화’라는 말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를 합니다. 연방정부에는 이제 기후변화 과학자들이 일하기 어렵습니다.

[그림 5] 미국 정부에서 일했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트럼프행정부가 발표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고 밝혔다. (사진 : 가디언)

가디언. 2019. 9. 17. Oliver Milman
Additional reporting by J Oliver Conroy.
Illustrations by Máximo Tuja.
원문 보기 : “The silenced: meet the climate whistleblowers muzzled by Trump”

2019년 9월 20일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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