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카』 도입부의 인용구
"가볍게 영화클럽" 세 번째 모임이 오늘(5/16)입니다.(모임 공지 바로 가기) 영화는 『가타카』입니다. 영화가 개봉됐던 때는(미국 1997년, 한국 1998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던 시기 중간이라, 감독이 이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고 영화를 구상하지 않았나 짐작도 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두 개의 인용구가 뜨는데요. 성경을 잘 몰라서 찾아보니, 하나는 전도서의 한 구절이고, 전도서는 구약성서 중 한 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 번째 인용구는 미국의 의사이자 생명윤리학자자, 신경생리학자인 윌러드 게일린(Willard Gaylin)이 한 컨퍼런스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Consider God’s handiwork: who can straighten what he hath made crooked?” -Ecclesiastes 7:13 (신이 행하시는 일을 보라: 신이 굽게 만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전도서 7:13)
"I not only think that we will tamper with Mother Nature. I think Mother wants us to." (우리는 어머니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고 있고, 어머니 자연도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 Gaylin, Willard (1984). "What's So Special about Being Human?". In Esbjornson, Robert (ed.). The Manipulation of Life. Nobel Conference Nobel Lecture Series. Vol. 19. Harper & Row. p. 53
하나는 자연이 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인간이 함부로 손대지 말라는 의미이고, 두 번째 게일린의 말은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고 조작하는 일이 인간도 자연도 모두 원하는 ‘자연스럽고’ 올바른 일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유전공학의 시대에 유전자 조작없이 '자연'적으로 태어났습니다(God's child). 이 영화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 인간이 정말로 굽어진 것을 펼 수 있는지, 굽었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이 표면적으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동시에 어떻게 (몰래몰래) 저항하면서 생존해나가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윌러드 게일인(1925-2022)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게일린은 미국 최초의 생명윤리 연구소 중 하나인 헤이스팅스 센터를 1969년에 설립했고 의학과 생명윤리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요. 안락사, 장애, 유전공학, 죽을 권리 등 생명 윤리에 대한 연구와 저작이 많네요. 영화에 인용된 구절처럼 논쟁적인 주장을 펴기도 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윌러드의 인용구 원문보기 링크가 작동이 잘 안 되면, 아래 위키피디아로 바로 가셔서 클릭하시면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Willard_Gaylin#cite_not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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