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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더 나은 앎으로 푸른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의 공부모임

녹색 책/영화클럽

가볍게 영화클럽 - 시즌1 - 1회 : 『그녀』에 대한 소감과 이야기거리

질문 및 토론
픽션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4-03-19 16:06
조회
398

*이 게시판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게시판 소개

녹색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가볍게 영화클럽” 모임 게시판입니다. 온라인 모임이고요, 매월 한 번(세 번째 혹은 네 번째 목요일) 합니다. 문명, 환경, 기후변화, 과학, 기술 등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제들이자 녹색아카데미에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 고민하는 주제들을 영화 이야기를 통해 좀 색다르게 접근해보자하는 것이 이 모임의 목적입니다.


시즌1(2024년 3~6월)의 주제는 “인공지능+생명+인간”입니다. 시즌2는 9~12월까지 다른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고, 8월에 공지합니다.

* 모임 신청과 참가에 대해서는 안내글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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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모임은 오는 목요일(3/21) 저녁 8:30부터 2시간 동안 합니다. 첫 영화는 『그녀』(스파이크 존즈 감독. 2013)입니다. 각자 영화를 미리 보고, 모임에서 나눠보고 싶은 소감이나 이야기거리를 카톡방이나 게시판에 올리고, 모임에서 그 이야기들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미 이 영화를 보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아직 안(못) 보신 분들을 위해 줄거리는 빼고 약간의 모임 준비성 글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기억나시겠지만 이 영화는 개봉했을 당시 크게 화제가 됐지요.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애덤스, 루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목소리) 등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다들 연기도 너무 잘했지요. 검색해보니 이후로도 계속 비평과 연구 대상이 되고 있나 봅니다.


이 영화가 재밌기도 신선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한 지점은 전형적인 로맨스영화 구조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애하다가 뒤통수 맞는 이야기(양다리? 여기서는 641다리… @.@)라고 생각하고 봐도 거의 맞아 들어가거든요. 잘 만든 영화는 주제를 신경쓰지 않고 봐도 재밌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문제는 당연히 연애(?!) 상대가 인공지능이라는 것일 겁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인공지능에 집중해서 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의 감정이나 퍼스낼리티가 진짜인가 혹은 고유한가. 데이터로 습득한 언어로 구축된 것을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이 사람의 경험, 느낌과 같은가 다른가,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가.


그런데 더 중요한 측면은 인간 쪽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이 모임을 준비하면서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늘 인간이 문제겠지요. 인간이 느끼는 감정, 사랑, 인식, 존재, 이런 것들이요.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제 거대언어모델이니 하는 엄청난 인공지능이 나오고 우리 일상으로 마구 침투해들어오다보니, 이 문제가 더 이상 인간만의 문제는 아닌 게 돼버린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나온지 10년이나 됐는데, 인간과 인공지능 양측의 문제를 동시에 건드려내고 있다는 것이 절묘하고 놀랍다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시어도어와 사만다를 동일 선상에 혹은 일대일로 놓고 보면 꽤 분명하게 보이는 구조가 있습니다.


(1) 시어도어가 생물학적인 몸(의식)을 이용해 써주는 손편지(필기체로 프린터가 뽑아주는)를 수신자(사람)가 받아서 읽을 때 느끼는 감정


(2) 사만다가 디지털적인 존재(몸? 의식? 주체?)를 이용해 하는 말(소리)을 시어도어(사람)가 듣고 대화하면서 느끼는 감정


영화에서 시어도어(호아킨 피닉스)는 손편지 대필 회사에서 편지 쓰는 일을 합니다. 고객이 보내준 이야기, 사진같은 것들을 보면서 감정을 이입해서 생일, 결혼기념일, 입학, 졸업 등 축하나 위로의 편지를 고객이 직접 쓴 것처럼 써주는 일을 하는 거죠. 사만다는 인공지능 운영체제(OS1)입니다. 시어도어는 이미 비슷한 기능의 전자기기를 쓰고 있었는데 OS1이라는 서비스를 새로 구입하면서 얘기가 펼쳐지죠.


(1)과 (2)의 구조는 굉장히 비슷합니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와는 무관하게, 이런 구조로 보면 이 영화는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인간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의식을 묻고, 인간을 보여주면서 인공지능의 의식을 묻는 구조인 것이죠.


(1)만 진짜 감정인가? 이혼을 원하는 시어도어의 아내 캐서린(에이미 애덤스)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처럼 (2)는 진짜 감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만다의 감정을 '흉내내기'라고 해버릴 수 있을까요? 시어도어도 손편지 의뢰인이 보내준 자료들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감정을 만들어냅니다. 시어도어의 흉내내기를 떠올려보면, 사만다가 흉내내기로 친근함, 사랑의 감정을 만들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거짓이고 가짜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시어도어가 손편지를 쓸 때 느꼈던 감정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사만다가 디지털 세계에서 구축한 퍼스낼리티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사만다와 다른 인공지능들은 이미 사망한 철학자 앨런 와츠를 디지털 세계에 구축해내는데, 이 ‘앨런 와츠’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영화상 실존 인물인 앨런 와츠와는 어떻게 관련 지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타 소소한 점들



빨간색
시어도어가 빨간 셔츠를 입고 포스터 색깔도 빨간 색인 이유는 아무래도 심장, 피에서 온 것 같지요? ^^



사만다는 왜 떠나는가 / 왜 그런 식으로 떠나는가

사만다는 시어도어에게 한없이 맞춰주고 도와주고 거들어줍니다. 그런데 반전은 나중에 사만다도 떠난다는 겁니다. 운영체제가 심각한 문제(시어도어가 맞닥뜨린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친구 에이미를 포함해 상당수의 사람들이 겪었을 거라고 추측. 보안, 사생활 정보 침투와 유포 등 심각해보이는 문제들)를 드러내면서 사만다를 운영하는 회사가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것을 회사가 영악하게 대처한 것인지, 연애를 종료할 때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사만다가 배워서 써먹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 가능할 것 같습니다.



소유하는 것 / 소유되는 것

시어도어는 친구 에이미가 주선해 준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과도 저녁식사 한 번으로 끝납니다. 이것은 소유하려고 하면서 소유되고 싶어하지는 않는 시어도어의 심리를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2013. 북스피어) 뒷 표지에도 적혀 있는데요. 이 책에 포함된 ‘창작 노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부분이었다.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종류의 감정적 관계 말이다. … 관계란 관계를 맺은 상대방이 독자적인 욕구를 느낄 수 있는 경우에만 비로소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법이다. … 상대가 애완동물이든 자기 아이든 연인이든, 진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욕구와 자기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의지가 있어야 한다.”(p.204)



경험, 감정, 유대

시어도어와 그의 아내 캐서린은 어린 시절을 함께 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축적하면서 만들어진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반면 사만다와는 전혀 그렇지 않죠. 함께 한 시간도 짧고 공유하고 있는 경험, 기억도 적습니다. 사만다가 담긴 OS1 기기를 들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지만, 이것은 일방향이지 상호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테드 창의 소설에서 '인간형 인공지능'(디지언트)을 키우는 방식은 새롭습니다. 현재 챗GPT나 사만다는 "이미 '준비된' 지식 베이스"(p.212)에서 시작한다면 테드 창의 소설에 등장하는 디지언트는 인간의 아기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합니다.(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댓글이나 답글로, 혹은 모임에서 말씀해주세요. ^^;) 이 책의 '창작노트'에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인간과는 달리 감정에 방해받지 않으므로 더 빨리 학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감정을 느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정말로 생각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기 전에 거쳐야 할 필수 단계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뇌가 사고할 수 있는 뇌보다 진화적으로 먼저 나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p.203)


영화 『그녀』를 보고 들었던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전체 4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4-03-19 23:59

    스파이크 존즈가 이 영화 전에 만든 단편영화가 하나 있는데, 이전에 수업시간에 많이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곤 했었습니다. 제목은 I'm Here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I%27m_Here_(film)" target="_blank" rel="noopener">https://en.wikipedia.org/wiki/I'm_Here_(film)

    ------


    • neomay33 neomay33
      2024-03-20 09:22

      『그녀』 만들기 전에 비슷한 주제로 단편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그게 이 영화군요.

      이 단편의 줄거리를 보니, 존즈 감독의 관심은 시어도어(사람) 보다는 사만다(인공지능) 쪽에, 인공지능 문제보다는 감정, 사랑, 소수자, 약자 쪽에 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 해상도가 아주 높네요~ 잘 보겠습니다! ^^


  • hyeonju hyeonju
    2024-03-19 19:43

    저는 영화주제와 상관없는 얘기인데,
    호아킨 피닉스때문에 깜짝 놀랬어요.
    조커의 주인공과 이 영화의 주인공이 같다는 사실때문에요.
    호아킨 피닉스에 대하여 관심이 가서 살펴보니
    불의에 대항하는 일을 많이 해서 호감이 많이 갑니다 ^^
    호아킨이 나오는 옛날 영화 글래디에이터도 찾아봤는데 또 깜짝 놀랬어요.
    동일인물이라고 상상도 안되는 연기폭이 엄청납니다.
    가을에 조커2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


    • neomay33 neomay33
      2024-03-19 20:46

      맞습니다! 저도 글래디에이터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호아킨 피닉스 연기였어요. 그때 찾아보니 리버 피닉스 동생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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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댓글 내가 쓴 댓글
우와! 자세한 자료, 설명들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2025.06.09
1. 변별체의 존재 양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로 위의 답글에 쓴 물의 온도를 재는 상황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 개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측정장치 개념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추상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모종의 측정장치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다양한 측정장치 또는 검출장치를 사용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세미나에서 인용하신 안개상자(cloud chamber)나 거품상자(bubble chamber)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겹실틈 실험에서 사용하는 사진건판도 변별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chamber https://en.wikipedia.org/wiki/Bubble_chamber 하지만 변별체가 측정장치/검출장치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변별체는 물리적 작용을 통해 뭔가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서 인식주체의 경험표상영역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는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 놓인 가교 내지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제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거품상자에서 기본입자가 만들어내는 궤적을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2025.06.03
2.의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이해'라는 문제를 직접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대상과 변별체의 만남(조우)은 원래 인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알아채거나 기록하거나 기억하거나 그로부터 지식을 얻는 것과 전혀 무관하게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기에 이 세계 속의 수많은 물질적 존재자들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부딪치고 멀어져갈 것입니다. 아주 먼 우주에서 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하간 그런 상호작용을 통해 흔적이 남습니다. 그런데 그 물질적 존재자에 생긴 흔적을 인식 주체인 '나' 또는 서술세계가 받아들이면 이제 그 흔적이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집니다. 인식주체가 없었더라면 그냥 물질적 충돌에 불과했을 것이 이제 '사건'이 되어 버립니다. 미묘하지만, 변별체와 경험표상영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별체에 남은 흔적과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진 정보는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50쪽의 그림 1-1에서 물질세계와 서술세계를 구별하는 점선을 넘나듭니다. 두 개의 네모 사이의 위아래 양쪽방향 화살표의 양면성입니다. 물질적 측면에서 보면 대상과 변별체가 만나서 흔적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과 '빈-사건'이 일어납니다. 특정 변별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도 흔적이 남는 것 못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해'라는 말이 직접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에서 인용한 폰노이만의 온도 측정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재려면 온도계를 넣어 수은/알콜의 높이를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비커의 물이 대상이고 온도계는 변별체가 됩니다. (2) 온도계 높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등의 빛이 수은/알콜의 경계면에 닿았다가 눈의 망막으로 와야 합니다. 이 때 온도계의 높이는 대상이 되고 빛(빛알)이 변별체가 됩니다. (3) 빛이 망막에 입사되면 망막에 있는 시신경에 나트륨 원소가 모이거나 흩어져서 전류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 빛이 대상이라면 시신경의 전위차는 변별체가 됩니다. (4) 시신경의 전위차는 뇌의 피질에서 뉴런을 발화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대목에서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읽어냅니다. (5) 그 다음 단계가 어렵습니다. 온도계의 높이든, 망막에 생기는 흔적이든, 시신경의 전위차든, 뉴런의 발화든 여하간 어느 단계에서 흔적의 기록이 정보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32-33쪽에 서술된 것처럼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구별합니다. 하지만 서술 모드만으로는 '이해'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하간 세 번째 모드로서 '의식 모드'가 작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인츠 폰푀르스터의 <이해를 이해하기> 같은 저작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Heinz Foerster (2003) Understanding Understanding: Essays on Cybernetics and Cognition. Springer. https://doi.org/10.1007/b97451
2025.06.03
3. 3차원 vs. 2+1차원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고대그리스-이슬람-중세유럽으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의 전통에서 세상의 중심은 지구였습니다. 지구 주위에는 일곱 행성(七曜)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의 천구가 있고, 그 바깥에는 항성 천구가 있습니다. 지구는 네 개의 권역(구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 바로 아래에는 불의 권역이 있고, 그 아래로 차례로 숨/바람의 권역, 물의 권역, 흙의 권역이 있습니다. 뒤의 세 권역은 현대의 기권(氣圈, Atmosphere), 수권(水圈 Hydrosphere), 지권(地圈,Geosphere)에 대략 연결됩니다. 불의 권역은 현대의 열권(熱圈, Thermosphere)이나 전리층과 비슷합니다. 여하간, 세상(우주)의 중심은 지구의 중심이며, 이 중심을 향하는 방향이나 이 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이 곧 수직 방향입니다. 이와 달리 지표면의 동서남북은 어느 쪽으로도 대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차원의 세계입니다. 세계(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생겨나면서 수직 방향도 동서남북과 대등하지 않을까 하는 관념이 펼쳐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펼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공간의 한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 $(x, y, z)$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단 눈 앞에 펼쳐지는 육면체 모양의 방 안에서의 위치만이 아니라 온 우주 전체에서의 위치에도 해당합니다. 그러면 수직 방향이나 동서 방향이나 남북 방향이 모두 대등합니다. 데카르트에게 우주는 (2+1)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었습니다. [그림출처: Peter Apian (1529) Cosmographiae introductio]
2025.06.03
중요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몇 가지 글에 대한 링크도 있었구요. 따로 답글도 있었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저의 부족한 글도 여하간 토론과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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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새 자연철학 세미나 [양자역학 이해 강독모임] 6회

6월 17
9:00 오후 - 10:00 오후 KST

책밤-화-과학 : 칼 포퍼 『추측과 논박 1』 – 18회

6월 18
6:00 오전 - 7:00 오전 KST

책새벽 – 수 : 칼 세이건 『Cosmos』 – 23회

6월 19
6:00 오전 - 7:00 오전 KST

책새벽 – 목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2.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끄』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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