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는 책 소개와 기후 부정 문제에 대한 고민이자 질문입니다. 최근 러셀의 1935년 책 『과학이란 무엇인가』(장석봉 옮김, 사회평론, 2021)가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을 통해 기후 부정(climate denial) 문제도 분석해보려고 시도했는데, 완성은 안 되고 숙제만 남은 것 같습니다.
러셀의 책은 1935년 기준으로 이전 400년 동안, 종교(신학)와 과학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다루는 주제는 지동설, 진화론, 의학, 마음과 몸 문제, 결정론과 자유의지, 신비주의, 우주적 목적(“우주에, 그리고 그것이 존재하는 데 어떤 궁극적 의미가 있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 p.16) 그리고 윤리학 등입니다.
기후위기는 주요 과학적 발전과 성격이 조금 다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문명과 세계관 그리고 삶의 방식 전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지동설 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지금 바로 느낄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인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상 기후 현상이 너무나 자주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후 부정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문자적으로 부정하는 것을 넘어 왜곡시키고 방관하고 해결을 지체시키고, 이제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척만 하는 교묘한 ‘함축적 부인’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화석연료 회사들의 로비(그림 1)같은 것입니다.
마이클 만(Michael E. Mann)은 이러한 부인을 ‘악성 부인'(조효제, 2020: 144)이라고 부릅니다. 기후위기와 기후 부정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파헤쳐온 기후학자 마이클 만은 최근 자신의 책 『The New Climate War』에서, 더 교묘하고 강력해진 부인에 대비해 새로운 기후 전쟁을 준비해야한다고 역설했습니다.
“1795년까지 영국의 부유층은 성경에 위배되는 모든 학설 속에서 자신들의 재산이 공격받거나 자신들이 단두대로 보내질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보았다. “
버트런드 러셀. 『과학이란 무엇인가』 p.81.
러셀의 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진화론과 지질학적 증거가 종교적 믿음에 기초한 사회의 기반을 흔들 때,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학문적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어떤 일들을 했는지 러셀의 책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대 화석연료 문명을 이어가고 그 문명으로 번창하고 있는 주체들의 대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그림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참고자료
* 조효제. 2020. 『탄소사회의 종말』. 21세기북스.
* 버트런드 러셀 지음. 장석봉 옮김. 2021. 『과학이란 무엇인가』. 사회평론.
알림
웹사이트 스킨 문제로 댓글쓰기가 안되고 있습니다. 댓글이나 의견은 녹색아카데미 페이스북 그룹,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과 공부모임 게시판에서는 댓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