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 나오다

녹색아카데미 웹진을 시작한 뒤로 기후변화 소식을 더 많이 접하다 보니 걱정만 깊어져서 마음 그늘이 짙었습니다. 미루어 두었던 에너지전환 뉴스와 칼럼을 시작하면서 희망찬 뉴스를 전하고 싶었는데 마침 밝은 소식이 있습니다. 오늘은 2050년까지 전세계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비용효율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하는 연구 결과 소식을 전합니다.

최우석 (녹색아카데미)
2019년 8월 8일

올해 4월 독립적인 연구자 그룹인 에너지워치그룹과 핀란드의 LUT 대학이 <100% 재생가능에너지에 기반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공동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고 레오나르도 에너지 블로그가 소식을 전했다. 이 연구는 14명의 정상급 에너지전환 연구자들이 2050년까지 전기, 열, 운송, 해수담수화 분야에서의 에너지전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라고 한다. 데이터 수집, 분석으로부터 기술면과 재정면에서의 시뮬레이션까지 연구 기간은 총 4년 반에 이른다. 

연구의 결론은 2050년 이전에 전력, 열공급, 운송, 해수담수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하고 온실기체 배출을 0으로 줄이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과 비교해볼 때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의 에너지비용이 더 싸므로 경제적으로도 무리 없이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전지구적으로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만 꾸리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은 기술적으로도 가능하고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만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막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연구 보고서 전문은 300쪽이 넘는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이 전체를 세심하게 검토하는 것은 차후의 과제로 미루어 두고 이 글에서는 6쪽짜리 핵심 연구 결과 요약문의 내용을 정리하여 전한다.

100% 재생가능에너지 세계 에너지 시스템 – 전력, 열공급, 운송 그리고 해수담수화 분야

핵심 결과 (Key Findings)

2050년까지 전세계가 전력, 열공급, 운송, 해수담수화 등 모든 에너지 분야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얼마든지 실현가능하다. 현재의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과 저장기술을 포함한 재생가능에너지 기술로도 일년 내내 매 시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은 화석연료와 핵에너지원에 기초한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이고 싸다. 전세계의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에너지 분야의 유일한 지속가능한 선택지일 뿐만아니라 파리 협약을 이행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에너지전환은 이제 기술적 실현가능성이나 경제적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최첨단의 과학적 모델링 연구인 <100% 재생가능에너지 세계 에너지 시스템 – 전력, 열공급, 운송 그리고 해수담수화 분야> 연구는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전 세계가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였다. 전 세계를 9개 광역과 145개 지역으로 나누어 5년 단위 1시간 해상도로 모사하였다. 모델링은 비용 최적화된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의 복합 구성을 계산하는데 이는 지역별로 이용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원에 따른 것이다. 연구의 가정은 다음과 같다. 2015년 72억명의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7억명으로 증가한다. 최종 에너지 요구량은 생활 수준의 향상과 대대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의 요인 두 가지가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매년 1.8% 가량 증가한다.

  • 전기화와 분산화가 더 높은 효율을 낳는다
그림 KF-1. 에너지전환 과정의 1인당 1차에너지요구량(왼쪽), 전기화 수준에 따른 1차에너지요구량(오른쪽)

모든 에너지 분야의 전기화는 필수적이고 현재 시스템보다 더 자원 효율적이다. 운송과 열공급 분야가 높은 수준으로 전기화 됨에 따라 2050년 전력 생산은 2015년의 4배에서 5배를 넘을 것이다. 화석연료가 완전히 퇴출되고 에너지 수요가 대부분 전기와 일부 바이오에너지 기반으로 바뀌게 되면서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2015년에 비해 2/3 미만(68%)으로 준다. 2050년에는 전체 일차에너지요구량의 90% 이상을 전기가 담당한다. 동시에 화석 자원과 핵에너지 자원의 소비는 모든 분야에서 완전히 중단될 것이다(왼쪽 그림). 높은 수준의 전기화는 낮은 수준의 전기화에 비해 크게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다(오른쪽 그림). 대부분의 재생가능에너지 공급은 지역과 지방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 에너지전환을 이끈다
그림 KF-2. 2015년과 2050년의 에너지원별 1차에너지공급 비중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에서의 전세계 1차 에너지 생산은 다음과 같은 에너지원 비율로 구성될 것이다: 태양광발전 69%, 풍력발전 18%, 수력발전 3%, 생물에너지(bioenergy) 6%, 지열에너지 2%.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이 전체 전기 공급의 96%를 차지하고, 전체 에너지 공급의 약 88%를 감당하게 된다.

  •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이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보다 싸다
그림 KF-3.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에너지전환 과정 중의 ‘같은 조건 환산 에너지비용'(왼쪽)과 5년마다의 투자액(오른쪽)

같은 조건으로 에너지비용을 환산하여 비교하면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의 에너지비용이 현 시스템의 에너지비용보다 조금 더 싸다. 2015년 비용은 54 €/MWh이지만 2050년 비용은 53 €/MWh이다. 현 에너지 체계가 발생시키는 부가 비용, 소위 외부 효과를 고려해본다면 100%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는 확실히 더 싸다.
영역별로는 조금 다른데 같은 조건 환산 전기 비용은 2015년 78 €/MWh에서 53 €/MWh로 상당히 줄어드는 반면 같은 조건 환산 열공급 비용은 2015년 39 €/MWh에서 2050년 49 €/MWh로 상승한다.

  • 에너지 관련 온실기체 배출량은 모든 에너지 영역에 걸쳐 2050년까지, 또는 더 빨리 0으로 줄일 수 있다.
그림 KF-4.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에너지전환 과정의 전체 온실기체 배출량(왼쪽)과 전력 영역 일자리 숫자(오른쪽)

전세계 에너지 분야의 온실기체 배출량은 2015년 약 30 GtCO2eq에서 2050년 0으로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 관련 온실기체 배출량은 2015년 전체 배출량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
전력과 열공급 분야의 탈탄소화는 2030년까지 아주 큰 폭으로 이룰 수 있다. 반면 운송 분야는 2030년 이후부터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100%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는 전력 분야에서 수백만개의 지역 일자리를 만든다

2015년 전력 생산 분야는 대략 2천만명을 고용하고 있고, 이 중 70% 이상이 화석연료 분야이다. 100%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는 2050년까지 3천5백만명을 고용할 것이다. 태양광 분야가 2천2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그 뒤를 배터리, 바이오매스, 수력, 풍력 순으로 뒤따를 것이다.
2015년 석탄 산업 종사자는 약 9백만명이지만 이는 2050년까지 0으로 줄 것이다. 그러나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 새로 생기는 1천5백만개의 일자리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 에너지 저장 용량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독립성을 만든다
그림 KF-5.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에너지전환 과정 중 에너지 저장설비의 전력 요구량 감당 비중(왼쪽)과 열공급 요구량 감당 비중(오른쪽)

에너지 저장설비는 2050년 전력 요구량의 거의 23%를 감당하고, 열공급 요구량 약 26%를 감당하게 될 것이다. 

  • 지역에 따라 전력 공급의 에너지원 구성이 다르다
그림 KF-6. 100% 재생가능 전력 시스템의 주요 유형들

재생가능에너지원이 지역별로 다르게 분포하기 때문에 2050년에는 지역에 따라 전력 생산의 주 에너지원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태양광 발전 조건이 아주 좋은 남아시아를 포함한 태양 벨트 나라들은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태양광 발전에 맡길 것이다. 반면 노르딕 지역, 서유럽, 중국 내륙 지역, 칠레, 뉴질랜드 등의 나라들은 다양한 재생가능에너지원 혼합 구성에 기반하게 될 것이다.
지역마다 활용가능한 자원에 따라 다양하게 에너지 체계를 구성하게 되면 희소한 에너지 자원 확보라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에너지전환은 지역마다 여건에 맞는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체계이므로 국제적인 에너지 의존도를 없애므로 에너지 분쟁의 해결로 다가간다. 이는 더 평화로운 지구촌 공동체를 가능케 할 것이다.

  • 정책적 권고 사항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으로 빠르게, 그리고 비용효율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에너지저장 기술, 분야 간 결합,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의 발전 등을 빠르게 이끄는 입법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음의 정치적인 지원 조치들이 에너지전환에 불을 붙일 것이다:

  • 에너지 분야 간 연결과 재생가능에너지 및 여타 탄소 배출 제로 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민간 투자를 가능케 하는 정책들과 기구들
  • 중소기업, 협동조합, 공동체, 농부, 시민과 같은 지역 주체들이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게 고정가격구매제도(Feed-in Tariff)를 채택해야 한다(40MW 이하). 대규모 투자자들은 40MW 이상의 계통 수준 발전설비에만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화석연료와 핵발전에 대한 모든 정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필요가 있다.
  • 탄소세, 메탄세, 그리고 방사능세 도입
  •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장려책들 : 세금 공제, 직접 보조금, 법적인 특전 등
  • 재생가능에너지와 탄소 배출 제로 기술에 대한 연구, 교육, 정보 공유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과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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