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카툰 – 옷

옷과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BBC는 “Smart Guide to Climate Change” 기획 기사들을 통해 기후위기와 관련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기사는 거의 1년 전의 것이지만 의류산업과 관련해 중요한 내용들을 간략하게 잘 정리해주고 있어서 골라보았습니다.

기사 원문 보기: “Can fashion ever be sustainable?” 2020. 3. 11. Christine Ro. BBC:Smart Guide to Climate Change.


의류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 중 의류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입니다. 꽤 크지요. 항공과 선박 운송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습니다. 의류산업의 폐수발생량은 총 발생량 중 20%에 달합니다. 의류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것입니다. 생산부터 유통, 소비, 사용, 폐기까지의 과정도 너무 복잡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입는 옷 중 약 65%는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집니다.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석유는 매년 약 110억 리터(7천만 배럴. 1배럴은 약 159리터)입니다. 폴리에스테르는 세탁이 쉽고 오래가고 가볍고 싸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환영을 받지요. 또한 폴리에스테르 덕분에 패스트 패션(생산과 소비가 매우 빠르고, 주로 거대 다국적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는 의류산업 경향)이 가능합니다.

청바지 사례

비교적 간단한 청바지를 사례로 의류가 기후위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면은 약 1kg입니다. 면화 1kg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은 7,500~10,000리터로, 한 사람이 10년 동안 먹을 수 있는 물의 양이라고 합니다. 면화 생산에는 물이 많이 필요한데 이 작물은 주로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물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청바지는 면으로 만들어지지만 신축성과 같은 기능을 추가하고 패션을 위해서 합성섬유를 섞고 염색, 표백, 모래분사, 프리워싱 등 가공을 하면서 에너지도 많이 쓰고 독성물질도 배출합니다. 결국 재사용이나 재순환하기 어렵게 되고 물생태계를 오염시키게 되지요.

유명 청바지 제조사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의 대표적인 제품 501 청바지가 전생애주기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33.4kg입니다. 미국의 평균적인 자동차가 110km 거리를 달릴 때 나오는 양과 동일합니다. 이 33.4kg 중 약 33%가 실과 천을 만들면서 배출되고, 8%는 재단, 봉제와 마감할 때, 16%는 포장과 유통, 소매 과정에서 배출되며, 40%는 청바지를 사용(세탁)하고 폐기(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신축성 있는 섬유가 2% 더 추가된 청바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40.4kg으로 501청바지보다 7kg 더 많습니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청바지, 친환경적인 의류를 만들고 소비하기 위한 노력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무나 과일 등을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생물학적으로 몇 달 만에 분해되는 섬유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Better Cotton Initiative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과 같은 친환경 인증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재원이 부족하고 복잡한 원단 공급 과정때문에 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옷을 사는가

디지털 패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활동이 많은 요즘 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를 원하고, 그래서 같은 옷으로 여러번 등장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상에서만 이미지에 덧씌워질 수 있는 가상 패션이 생겨난 것입니다.

닳아서 못 입게 되는 옷은 거의 없지요. 몸에 맞지 않거나 유행이 지나서 버리게 되는데 그런 옷들은 대부분 재사용,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 매립됩니다. 미국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1,020만 톤을 매립하고 290만 톤을 소각했고, 영국에서는 매년 35만 톤을 매립합니다. 한국에서는 생산현장에서 발생한 의류폐기물(에너지경제. 2021. 1. 28) 양만 해도 약 1,239톤이었고 이 중 소각은 67톤, 매립은 17.5톤이었으며 나머지는 어떻게 처분되었는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누구나 옷장 속에는 안 입는 옷들이 있을 것입니다. 영국인들의 옷장 속 옷들 중 절반은 다시는 안 입을 옷이라고 합니다. 미국인들의 옷장 속에는 한번도 입지 않은 옷이 20%가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옷장은 어떤가요?

옷을 버리지 않고 9개월 더 입으면 환경에 대한 영향을 20-30%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기후위기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최근 18살 생일을 맞아 이제부터 새 옷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왜 옷을 사는 것일까요. 필요하지 않은데도 옷을 사는 이유는 심리적, 사회적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낮은 자존감이나 사회적 지위, 소속감 등).

소비 환경도 크게 작용할 합니다. 온라인 쇼핑은 365일 24시간 열려 있고,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우리의 결정 능력은 매우 취약해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하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충동구매 행태를 보이는 사람은 약 5%라고 하지만 이 수치는 과소평가되었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밖으로 드러나기도 힘들고 치료를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기후위기를 만드는 다른 원인들과 마찬가지로 의류 분야의 해결책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옷을 선택하고 사고 입고 버리는 일은 매우 개인적인 일이고 각자의 취향이 극대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이겠지요. 또 한편으로 옷을 만드는 기업, 특히 패스트패션을 주도하는 기업은 대부분 거대 다국적 기업이라 생산과 유통, 판매 등의 과정이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지기때문에 파악도 제어도 어렵습니다.

면 셔츠 한 장을 만들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2.1kg입니다. 폴리에스테르 셔츠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5.5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 합니다. 합성섬유는 석유로 실을 만들고, 생산, 유통, 폐기 등 모든 과정이 석유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의 싼 가격은 문제가 있습니다. 전생애주기동안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환경에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비용이 부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한 자연 소재 의류를 선택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하고, 세탁 회수를 줄이는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일을 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돈을 내고 옷을 사는 소비자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참고자료
“Can fashion ever be sustainable?” 2020. 3. 11. Christine Ro. BBC:Smart Guide to Climate Change.“[폐섬유 대란] (상) “태어지고 묻어지고”…2차 피해로 악순환”. 2021. 1. 28. 오세영. 에너지경제. 


각주
이 기사에서는 싸고 질 좋은 의류, 패스트 패션을 떠받치는 저개발국가들의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얘기가 충분히 다루어지고 있지 않아서 추가합니다(2021. 1. 30).

“우리가 사 입는 옷은 대개 의류 라벨에 적힌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등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10대 후반부터 주로 여성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런 곳의 의류 공장은 환경이 열악해 사고도 잦습니다.

2013년 4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던 ‘라나플라자’ 의류 공장 붕괴는 무리한 공간 확장으로 벌어진 삼풍백화점 사고와 매우 흡사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라나플라자에서는 옷을 만들던 여성 노동자 대부분이 건물 더미에 깔리면서 삼풍 사고보다 훨씬 큰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저렴한 값에 옷을 마음껏 소비하는 동안 이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오염된 환경에 고통 받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착한 소비는 없다> p.30. 최원형,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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