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0 (2)

유엔환경계획에서 매년 발행하는 온실가스 배출격차 보고서 <Emission Gap Report 2020>이 나왔습니다. 핵심 내용이 잘 정리된 카본브리프의 기사를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첫 번째 글은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0 (1)“를 참조해주세요.


넷-제로

넷-제로(순 배출 영점화) 서약을 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2050년 혹은 206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2020년을 지나는 동안 발표했다.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51%를 배출하고 있는 126개 국가들이 넷-제로 목표년도를 밝혔거나, 공식적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했거나 고려 중이다. 곧 들어서게 될 미국의 바이든-해리스 정부까지 합류하면 51%는 63%로 증가하게 된다.

서약한 국가들에는 영국, EU, 중국, 일본, 한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그리고 멕시코 등 주요 배출국들이 포함된다. 2019년 당시 65개국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기후 목표를 발표하는 것과 중단기 실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곧 들어서게 될 바이든 정부의 경우처럼 이런 장기적인 목표들이 구속력 있는 입법으로 전환되어야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발표된 넷-제로 목표에 맞게 국가자발적기여(NDCs)를 더 강화하여 업데이트해야 한다. 

현재 각국의 국가자발적기여 계획에 따르면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3.2도가 될 확률이 66%이다. 이는 최근 이루어진 브레이크쓰루연구소(The Breakthrough Institute)의 평가 결과와도 일치한다.

현재 발표된 넷-제로 서약을 완전히 실행할 경우 지구평균기온은 미국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2.7도 상승, 미국이 합류한다면 2.5도 상승을 피할 수 있을 것(66% 확률)이다.

* 국가자발적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는 각 당사국이 자국의 상황과 역량을 감안하여 자체적으로 정한 감축 및 적응에 대한 목표, 절차, 방법론 등을 포함한다. COP21 파리협정에는 당사국들에게 2020년부터 5년 주기로 수정 및 보완된 NDC를 제출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출처: 국가기후기술정보시스템

[영상 1] 기후민감도(climate sensitivity)란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될 경우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는 정도를 말한다. (출처: CarbonBrief)

이러한 결과는 클라이밋 액션 트랙커(Climte Action Tracker; CAT)에서 최근 보고하고 있는 내용과도 일치한다(그림 4). 이 보고에 따르면 현재 넷-제로 서약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2.1도 이하로(50% 확률) 억제할 수 있다.

클라이밋 액션 트랙커(CAT)는 다른 확률치(50%)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후민감도 상의 불확실성 수준으로 보자면(영상 1 참조), 50% 확률의 2.1도 상승폭은 66% 확률의 2.5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결과치를 이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넷-제로 목표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 이유 중 일부는 넷-제로 서약을 아직 하지 않은 나라들의 배출량을 추정해서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4] 클라이밋 액션 트랙커 온도계. 2020년 12월 기준. 그림에서 온도 수치는 평균값(50% 확률)과 불확실성 범위를 나타낸다. Source: CAT Global Update December 2020 (출처: CarbonBrief)

현재 다수 나라들이 자국의 국가자발적기여 서약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다. G20 멤버들 중 9개국만이 2030년 목표에 부합하는 길을 가고 있고, 5개국은 목표에서 벗어났으며, 2개국은 결과가 불명확하다. 여러 나라들에서 넷-제로 서약이 나오고 있어서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중단기 정책에 반영되어 실제로 실행될 때까지는 빈 약속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

시간이 없다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5도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여유가 별로 없다(Carbon budget). 만약 2020년 배출량이 2019년보다 7% 낮아진다면, 1.5도 상승을 66% 확률로 피하면서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양은 295 GtCO2에 불과하다. 이 양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7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양이다. 확률을 50%로 계산할 경우 탄소 예산은 455 GtCO2가 되고, 이 양은 현재 수준으로 10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양이다.

[그림 5] 온실가스 흡수 기술 10가지: (1)대기로부터 직접 포집 (2)구름의 알칼리도를 상승시켜 대기중에서 제거. (3)풍화작용 이용 (4)해양 생산성 증가 (5)”블루카본” 서식지 복원 (6)숲 복원, 나무 심기 (7)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한 포집과 에너지 저장 (8)바이오매스를 건축자재로 이용 (9)바이오 차르 (10)토양을 이용한 탄소 격리 (출처: CarbonBrief)

이번 세기 후반이 되면 배출 흡수기술(negative emissions technologies; NETs)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예산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한 기술에 미래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배출격차보고서 2020>의 분석과 로비 앤드류스 박사(CICERO 기후연구소)의 분석에 기반해 카본브리프에서 만든 그래프(그림 6)를 보자. 이 그래프들은 순-음수 배출(net-negative emissions)없이 1.5도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배출 추이 예측이다. 각각의 그래프는 2000년에서 2026년까지 각 해당 년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고치로 볼 경우에 요구되는 온실가스 감축 추이와 예측이며, 회색으로 굵게 표시된 선이 2020년에 대한 것이다.

[그림 6] 지구평균기온 상승폭 1.5도 혹은 2도로 억제하기 위해 줄여야할 탄소배츨 시나리오. 순-음수 배출 없는 경우. (출처: CarbonBrief) Source: Historical CO2 emissions from the Global Carbon Project. 1.5C carbon budgets based on the IPCC SR15 report. Original figure from Robbie Andrews. Chart by Carbon Brief using Highcharts.

2000년부터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계산해보면,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훨씬 쉬워서, 매년 약 3%씩 줄이면 된다. 반대로 2020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고치에 이르고, 순-음수 배출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채 감축을 시작한다면 2040년까지 매년 약 14%씩 감축해야만 한다.

순-음수 배출 기술을 사용한다면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고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지구적인 규모의 계획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없이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1.5도 목표는 점차 더 멀어져가고 있다. 2도 목표는 1.5도 목표보다는 달성하기 쉽지만, 감축 노력이 지체되면서 2도 목표마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배출격차보고서 2020>는 세계 각국이 최근 “기후에 대해 더 강력한 서약”을 발표했고, 현재 내놓은 정책들에 따르면 최악의 배출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시에, 파리협정에 따른 1.5도와 2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 사이의 간극은 매년 더 커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앞으로 줄여야 할 감축치는 더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배출국들의 넷-제로 서약은 “중요하고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결과는 “중단기 정책 실행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가”에 달려 있다.

번역, 요약: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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