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나라로 치면 세계 7위

전세계적으로 SUV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탁월한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는 SUV가 도시 생활 패텉을 바꾸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질, 보행자의 안전, 주차 문제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기사 원문 보기: “How SUVs conquered the world – at the expense of its climate.” Oliver Milman. 2020. 9. 1. The Guardian


SUV가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는 기후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SUV 차량이 전세계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워낙 커서, 새로운 대규모 배출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세계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연구에 따르면 SUV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이었다. 이 양은 선박, 항공, 중공업 그리고 트럭 등의 분야보다 월등히 많다.

[그림 1] 전세계 SUV 차량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7억 톤(700메가톤)에 달한다. 이 양은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매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합한 것에 육박한다.(출처: The Guardian)

SUV 차량이 매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7억 톤에 달한다. 이 양은 영국과 네덜란드가 매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합한 것과 같으며, SUV 운전자들을 한 나라로 묶어본다면 전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7위 국가가 될 것이다.

2019년은 SUV 분야에 있어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전세계 판매량 중 SUV 차량이 40%를 넘겼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도로 위, 주차장, 차고에는 이제 SUV 2억 대가 자리잡고 있다. 10년 전의 8배이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3배로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독일에서 판매된 차 3대 중 1대가 SUV였다.

[그림 2] 주요국 SUV 판매 비중 변화 추이. 2010-2018년. (출처: 한겨레신문)
[그림 3] 국내 SUV 신차 등록 추이. 2012-2018년. 국내 SUV 차량도 지난 7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출처: 카이즈유)

SUV는 소형차에 비해 움직이는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훨씬 더 많아서, 연료 효율을 높이고 전기차를 개발함으로써 줄이는 이산화탄소 양을 무용으로 만들고 있다.

[그림 4] 소형 승용차 대비 SUV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2018년. (출처: The Guardian)

SUV가 소형 승용차에 비해 기후위기 문제를 얼마나 악화시켰고 어떤 도시 문제를 만들었는지 가디언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미국의 경우 SUV 차량은 소형 승용차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평균 14% 더 배출한다. 이 양은 EU 국가들보다는 많고 중국보다는 적다.
  • 이 14%라는 차이를 실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따지면 350만 톤이라는 엄청난 양이 된다. 2018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판매된 SUV 전체가 한 해 동안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이, 이들 차량이 소형 승용차였을 경우보다 350만 톤이 더 많다는 의미이다. 차량의 수명이 15년이라고 보면 SUV가 더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노르웨이가 한 해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 2018년에 미국에서 팔린 SUV를 15년 동안 운행할 경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4억 2,950만 톤이다. 중국에서 이 양은 4억 8,200만 톤, EU에서는 1억 2,900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하게 된다. SUV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합산하면, 영국의 모든 이산화탄소 발생원에서 한 해 동안 배출하는 양의 3배가 넘는다.
[그림 5] 국내 SUV 신차등록 연료별 추이 2012-2019년. (출처: 카이즈유)

전세계적인 SUV 열풍의 뿌리는 1980년대 미국에 있다. 당시 미국 자동차 산업은 트럭과 미니밴, 전통적인 미국식 패밀리카를 섞어서 “sport-utility vehicle”라는 새로운 자동차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이 새로운 차량을 승용차가 아니라 경량 트럭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로비를 하고, 연료 효율 기준도 덜 엄격하게 적용되게 함으로써 SUV 산업은 미국인들의 생활 모든 곳에 끼어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이제 누구나 SUV를 한 대 가지고 싶어합니다. 패밀리 카는 이제 세단보다는 SUV죠. 밀레니엄 세대는 SUV를 좋아하고, 베이부버도 SUV를 좋아합니다. 미국인들은 차에 모든 것을 다 싣고 다니는 걸 좋아하고, 자동차회사는 이걸 파악한 거죠.”

– 스테파니 브린리. IHS Markit 수석분석가.

SUV가 도시를 점령하면서 보행자와 시장같은 공동체적인 공간은 줄어들고, 무단횡단은 처벌받는 행위가 되고, 하루 중 95%는 멈추어있는 차를 위해 엄청난 공간이 주차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에서 운행되는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서는 맨하탄만한 면적이 필요하다.

보행자의 안전에도 SUV가 더 위협이 된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 SUV는 차고가 높기 때문에 보행자의 상반신에 충돌하기 쉽고 이들을 차 바퀴 아래로 끌어들여 사고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SUV는 살인 기계입니다. 지구 기후에도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있고, 대기질도 나쁘게 하고, 거리에서 사람들도 치일 수 있습니다. SUV는 도시와 동네 환경에 치명적입니다. 어디에도 쓸모가 없어요. 우유 한 병 사러 가게에 가는데 그런 차를 끌고 갈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 하비 밀러 교수. 오하이오주립대학 도시지역분석센터장.
[그림 6] SUV 광고도 담배 광고처럼 그 폐해를 드러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출처: The Guardian)

걷기, 자전거타기, 대중교통 전통이 있는 유럽에서는 SUV에 대한 반격이 일어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자동차가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고, 영국에서는 SUV 광고도 담배광고처럼 악영향을 표시해야한다는 요구가 있다. SUV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담배와 마찬가지로 폐와 뇌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SUV 시대를 위협하는 세력은 없다. IHS Markit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절반이 SUV가 되는 첫 해가 될 것이고, 이 비율은 2025년이 되면 54%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 모터스, 피아트 크라이슬러, 포드 모두 SUV 생산을 늘리고 있다.


번역, 요약: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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