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문명이야기 (13) 사막화와 바오밥나무

[그림 1] 바오밥나무. <어린왕자> 중에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43. (출처: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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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밥은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에서는 싹부터 없애야할 위험한 존재이지만 지구행성에 사는 우리에게는 매우 소중한 나무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녹색장성 프로젝트(The Great Green Wall)가 진행되고 있는데 바오밥나무가 큰 역할을 한다. 바오밥나무는 건조하고 가장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열매도 많이 열리고 건강에도 좋기 때문이다.

사하라와 사헬지역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저지하자는 아이디어(Green Front)는 1954년 사하라 지역을 탐사하던 영국인 리차드 베이커(Richard St. Barbe Baker. 생물학자, 식물학자, 환경활동가)가 처음 제시했다. 이 기획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02년 차드에서 열린 ‘사막화와 가뭄 해결을 위한 특별정상회의’에서였다.

아프리카 유니언이 2007년 녹색장성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2020년 현재 목표량의 15%를 넘겼다. 녹색장성은 2030년에 완성될 예정인데, 그 규모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보다 3배 더 크다.

[그림 2] 사헬지역과 녹색장성 프로젝트 참가국. 대서양에서 홍해까지 이르는 녹색장성의 길이는 약 8,000 km가 될 것이다. (출처: National Geographic)


사헬지역 녹색장성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면적 1억 헥타르에 달하는 지역을 복구하는 것이다. 나무들은 사막화를 방지할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2억 5천만 톤을 흡수하고, 일자리 1천만 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프로젝트는 계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티아피아의 경우 면적 1,500만 헥타르를 복구했다. 세네갈은 나무 1,240만 그루를 심었고 25,000 헥타르 면적을 복구했다. 나이제리아는 5백만 헥타르를 복구했고 일자리 2만개를 만들어냈다고 전한다.

수단이 나무를 심어 복구한 면적은 2천 헥타르이다. 부르키나 파소와 말리, 니제르의 경우에는 농촌공동체 130개가 연합하여 면적 2,500헥타르의 지역을 복구하고, 토착 수종 50개의 씨앗과 묘목을 심었다.

[그림 3] 바오밥나무 열매 수확 (출처: BBC)


녹색장성에 심는 나무들은 주로 아카시아, 마호가니, 인도멀구슬나무(neem)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바오밥 등이다. 바오밥나무는 사헬지역처럼 물이 극도로 적고 영양물질이 적은 땅에서도 잘 자라며 이산화탄소도 많이 흡수한다. 바오밥나무는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토양의 질을 개선시켜 다른 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해준다.

바오밥나무에서는 열매도 풍성하게 열려 파우더 등으로 가공되어 해외로 수출된다. 바오밥나무는 농촌공동체 소유로 관리되고 있고, 특히 여성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바오밥은 5년 전만 하더라도 무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퍼푸드로 부상해 아프리카 농촌공동체에 십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앤드류 헌트. Aduna의 CEO).

[그림 4] 바오밥나무 열매는 나무에 매달린채 몇 달 동안 햇볕에 말려지다가, 녹색이 갈색으로 변할 때쯤 수확된다. (출처: Aduna)


사막화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미국 남서부, 멕시코 동부,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등 여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막화는 건조한 지역에서 토질이 저하되고 생물학적 생산성이 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자연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체로 과도한 경작이나 목축, 숲을 파괴하는 과정을 통해 심각해져왔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더욱 가속되고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사하라 사막은 매년 7,600 평방킬로미터 확장되었으며, 현재 사막 면적은 1920년 당시보다 10% 더 넓다. 사막은 특히 사하라 남쪽 사헬 지역으로 크게 확장되었는데 그 면적은 지난 세기 동안 총 554,000 평방킬로미터나 된다. 현재 사하라사막 면적은 약 9천 4백만 평방킬로미터이다.

[그림 5] 아프리카 사헬지역의 녹색장성. (출처: The African Exponent)
[영상 1] 바오밥과 녹색장성. (출처: Aduna)

참고자료


“그림으로 읽는 문명이야기”에서는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와 녹색문명을 고민해봅니다. 클라이브 폰팅의 <녹색세계사>를 읽어가면서, 현재의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상황 그리고 석유에 기반한 현대도시문명을 다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그림으로 읽는 문명 이야기’는 매주 수요일 업로드됩니다.


글: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20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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