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지표 – 인구 (1)

환경칼럼 – “문명 지표” 시리즈 시작합니다. 인구, 생산력, 불평등지수, 기후변화 등 하나의 문명을 평가해볼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보고 지표를 통해 현대와 과거 문명을 비교해보는 이야기입니다. 매주 목요일 업로드됩니다.



모든 문명은 붕괴한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문명으로 인류의 역사는 이어져왔다. 로마 이후 문명과 붕괴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력이 커지면서 연구와 관심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문명이 ‘붕괴’해왔다고 보면, 그것이 언제 어떻게 붕괴하는지 그 징후나 특징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문명이 건강한지, 발달할지, 곧 붕괴할지 등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 지표(indicator)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문명을 정의해야하는데, 합의된 명확한 정의가 없고 이론도 다양하다. 그러나 최소한 ‘복잡한 인간사회’ 시스템을 문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문화적, 정치경제적, 종교적 시스템과 소통 수단이 있고 자연 환경을 일부 변경하여 인간이 만든 자연적이지 않는 결과물을 과거 문명들은 만들어왔다.

[그림 1] 고대문명의 평균 수명은 336년. (출처 : BBC)


문명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도시가 발달했던 역사적 사례가 많기 때문에 도시의 발달 기간과 면적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이나 기념물 등과 같은 건조물은 문명을 구분해볼 수 있는 손쉬운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인간 사회의 소통 수단, 행정조직, 사회기반시설, 노동의 분화, 계층구조, 인구 증감, 생산력 등도 문명을 구별해볼 수 있는 특성이자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붕괴한 문명의 사례를 통해 문명이 어떻게 붕괴하는지, 붕괴한 문명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무너지며 그때 상태는 어떠했는지도 판단해볼 수 있다. 이때 많이 사용되는 원인들이 기후변화, 환경파괴, 불평등과 독재, 복잡성의 증가, 외부 세력의 침입, 불운 혹은 천재지변 등이다.

[그림 2] 기후변화, 불평등, 환경에 대한 영향, 사회의 복잡성 등이 높아질 때 문명은 붕괴하는 경향을 역사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BBC)


녹색아카데미 환경칼럼 “문명 지표” 시리즈에서는 문명과 문명의 붕괴를 논해볼 수 있는 지표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특히 역사 속 문명들의 사례들과 근현대 문명을 비교하여 우리의 문명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이다.

첫 번째 다룰 문명 지표는 인구이다. 인구는 하나의 문명이 발달하고 붕괴하는 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 중의 하나이다. 흥한 문명에서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고 붕괴한 문명에서는 모두 인구가 급격히 감소(사망 혹은 이주 등에 의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증가율을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그림 3] 세계 인구 증감 추세 12,000년 전 ~ 현재. 근현대 시기에 들어오면서 인구는 지수함수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출처 : OurWorldData)
[그림 4] 세계 인구 증가율 1950~2100년. 1962~63년에 최고 증가율을 보인 후에는 계속 감소 중이다. (출처 : OurWorldData)


세계 인구 증가 추세를 보면 조만간 80억 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그림 3). 그러나 인구증가율을 보면 1962~63년에 최고점을 찍은 후 증감을 반복하기는 했지만 감소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그림 4).

특히 인구가 매 10억 명 증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면 인구 증가는 확실히 정체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그림 5). 1804년 10억이었던 인구가 20억이 되는 데는 123년이 걸렸다.

그 다음 30억 명이 되는 데 걸린 기간은 33년으로, 10억에서 20억 명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의 3분의 1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10억 명 증가에 걸린 시간이 더 줄어들기는 했지만, 12~15년 정도로 정체되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인구증가율이 정체 중이라는 사실로부터 우리 문명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역사 속 문명의 인구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그림 5] 인구가 10억 명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 비교. 1804~1929년 사이에 인구 10억 명이 늘었고 기간은 123년이 걸렸다. 그 다음 10억 명이 증가하는 데는 33년이 걸렸고 그 다음에는 15년이 지나서 10억 명이 더 늘었다. 현재 지구의 인구는 증가하는 중일까, 정체기일까. (출처 : wikipedia)

참고자료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19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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