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언론의 역할 : “가디언의 환경서약 2019”

가디언(the Guardian)은 지난 5월,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를 쓰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라는 용어에는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기후위기’로 표현함으로써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과 이를 부정하려는 측의 의도를 동시에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가디언은 전세계적으로 환경 문제를 가장 많이 깊이 지속적으로 다루는 언론사 중의 하나이다.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환경 문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원인결과 관계를 밝히기 어려운 자연재해 형태로 닥치는 경우가 많고, 이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일상적으로 환경문제를 다루고, 과학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치경제적인 국제 사안들을 전하는 동시에 이들의 연관관계들을 밝혀내어 대중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가디언은 ‘환경서약 2019’에 이러한 내용을 담아 발표함으로써 기후위기 시대에 언론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했다.

The Guardian. 2019. 10. 15.
원문 보기 : “We  believe that the escalating climate crisis is the defining issue of our lifetimes…”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우리는 믿는다. 점점 더 심각해져가고 있는 기후위기는 우리 일생에 걸쳐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었으며 지구는 현재 위기 상황임을. 가디언을 읽고 후원하는 전세계의 독자들도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가디언은 환경 재난을 보도함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오늘 가디언 지면을 통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그림 1]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가디언의 로고

1.우리는 보도의 질과 독립성을 위해 전세계에서 발표되는 강력한 환경 관련 보고를 지속적으로 보도할 것이다.

2019년 4월 콜롬비아 저널리즘 리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매일 보도되는 기사 중 최고는 가디언에서 나온다. 가디언은 강력하고 분명한 어조로 과학, 정치, 경제, 건강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전세계에 걸쳐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가디언과 옵저버(the Observer. 가디언에서 발행하는 일요신문)를 통해 환경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것이며 부각시킬 것이다. 국제 팀에서 환경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상업적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절대로 영향받지 않을 것이며 항상 과학적 사실에만 근거하여 보도할 것이다.

2.우리는 환경적인 붕괴가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이미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보도할 것이다. 자연적인 재해뿐만 아니라 심각한 기상이변도 포함된다.

우리는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세계적으로 앞선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며, 독자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먹거리, 여행, 라이프스타일 등의 이슈들도 다룰 것이다. 우리는 탄소 경제의 토대가 되고 있는 경제적 정치적 구조에 대해서 조사할 것이다. 또한 불평등 문제, 이주 문제, 희소한 자원에 대한 분쟁 등의 문제와 같이 수많은 중요한 문제들에서 기후위기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도 면밀히 조사할 것이다.

3.우리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낼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할 것이다.

2019년 5월, 가디언은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 위기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바꾸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대신에 “기후비상(emergency), 기후위기(crisis), 기후붕괴(breakdown)” 혹은 “지구가열(heating)”을 사용한다. 과학적으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고자 하며, 기후위기 이슈의 위급함을 독자들과 명확하게 소통하고자 한다.

4.가디언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0(net zero emissions)을 달성할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가디언에서 배출되는 모든 발생원과 발생량 조사를 포함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고 있다. 가디언의 탄소발자국을 의미있는 정도로 그리고 영구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다. 

5.가디언의 환경서약을 실행해나가는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다.

가디언이 세계 최초로 BCorp 인증(일종의 친환경기업 인증. B Lab에서 발행)을 받은 언론사가 되었음을 발표한다. 이것은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끌어나가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전세계 기업공동체에 합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디언이 BCorp 인증 언론사가 되는 것은 전지구적으로 환경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것을 대중에게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표명하는 중요한 이정표이다.

가디언과 옵저버의 환경 저널리즘은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180 여 나라의 독자들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우리는 모든 이들이 가디언의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기부 혹은 구독을 통해 가디언 저널리즘을 지원해주기를 고대한다. 크든 작든, 어떤 형태로든 독자들의 모든 지원이 우리의 미래에 너무나 소중하다.


The Guardian. 2019. 10. 15.
원문 보기 : “We  believe that the escalating climate crisis is the defining issue of our lifetimes…”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그림 2] 2019년 10월 15일, 영국의 언론 가디언은 “환경서약 2019”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