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자재 피라미드 : 건축 자재들의 환경 영향 비교하기

최우석 (녹색아카데미 / 무위기술연구소)

최근 한 건축 전문 웹진에서 소개한[1]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웹사이트 한 곳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덴마크 왕립 공업화 건축 학술 센터(CINARK; the Royal Danish Academy Center for Industrialized Architecture)[2]에서 개발한 건축 자재 피라미드(The Construction Material Pyramid)[3]라고 하는 사이트입니다.

[그림 1] CINARK에서 개발한 건축 자재 피라미드의 디지털 버전(https://www.materialepyramiden.dk). 자재들을 단위 무게당 지구 온난화 잠재력(GWP) 기준으로 정렬한 결과.

건축 자재 피라미드

<건축 자재 피라미드>는 흔히 쓰이는 건축 자재들의 환경 영향을 아주 쉽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알아보게끔 하자는 발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CINARK는 이미 2019년에 60개 건축 자재들의 탄소 발자국을 피라미드 형태로 배치한 포스터를 발간[4]하여 건축 전문가들 및 시민들이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어떤 건축 자재를 선택해야 할지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도운 바 있습니다. 여기에 비교 검토할 수 있는 환경 영향 분야를 추가하고, 고정된 기존 피라미드를 기준 선택에 반응하여 내용을 구성해주는 디지털 버전으로 개편해서 2020년 하반기에 공개한 것이 이 글에서 소개하는 <건축 자재 피라미드> 웹사이트입니다.

확인해 볼 수 있는 자재들의 환경 영향 분야들

<건축 자재 피라미드>에는 아주 흔하게 쓰이는 건축 자재들 64개가 실려있고, 아래와 같은 5가지 기준에 따라 이 자재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 지구 온난화 잠재력 (Global Warming Potential – GWP)
    • 자재별로 생산 과정에서 온실 기체를 얼마나 발생시키는지를 이산화탄소(CO₂) 환산 배출량으로 정리.
    •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 기체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므로 GWP가 높은 자재일수록 기후위기를 심화시킴.
    • GWP 단위는 kg CO2 eq 
  • 오존층 파괴 잠재력 (Ozone Depletion Potential – ODP)
    • 자재별로 생산 과정에서 오존층 파괴 기체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프레온가스(R-11) 환산 배출량으로 정리.
    •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상까지 닿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자외선이 많아져서 동식물과 인체가 해를 입음.
    • ODP 단위는 μg R11 eq 
  • 광화학적 오존 생성 잠재력 (Photochemical Ozone Creation Potential – POCP)
    • 자재별로 생산 과정에서 오존 생성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에틸렌(C4H4) 환산 배출량으로 정리.
    •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빛과 반응해 지상에서 발생하는 오존은 유독해서 사람과 여러 생물들의 건강, 특히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침.
    • POCP 단위는 g Ethene eq 
  • 산성화 잠재력 (Acidification Potential – AP)
    • 자재별로 생산 과정에서 흙과 물 산성화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이산화황(SO2) 환산 배출량으로 정리.
    • 흙과 지표수, 바다의 표층수가 산성화되면 동식물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건물 등 인공건조물도 손상시킴.
    • AP 단위는 g SO2 eq 
  • 부영양화 잠재력 (Eutrophication Potential – EP)
    • 자재별로 생산 과정에서 부영양화 유발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인산염(PO43-) 환산 배출량으로 정리.
    • 생태계 내 인과 질소 등 영양물질 농도가 높아지면 생물들이 급격히 죽어 “사막화”되거나 반대로 녹조 창궐해 피해 유발.
    • EP 단위는 g Phosphate eq 

환경 영향 분석의 초점

<건축 자재 피라미드>는 건축 자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재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s) 가운데 첫 세 단계인 원재료 추출, 공장까지의 운송, 그리고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의 양을 따지는 것입니다. 물론 건축 자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그리고 더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집과 건물을 지을 때 어떤 자재가 바람직한 자재인지, 어떤 자재를 가급적 덜 써야 할지 하는 통찰을 주는 것이 목표이므로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cradle-to-grave)”가 아니라 “요람에서부터 문 앞까지(cradle-to-gate)”만 따져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재들의 정량적인 환경 영향 수치는 공식적인 환경 성적 표지(EPD; 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s) 값에 근거했습니다. 자재별로 대표적인 제품을 정하여 그 제품의 덴마크 및 스웨덴의 환경 성적 표지값을 인용하였고, 일부 제품은 독일의 생태건축 데이터베이스(ökobau.dat) 값을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제품의 기술자료값을 이용하였기에 같은 종류의 다른 제품은 다소간 수치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환경 영향 비교 선택지들

비교는 관심과 필요에 따라 몇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다양하게 해 볼 수가 있습니다.

모든 자재 비교

우선 수록된 64개 자재 모두를 일률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위의 다섯 가지 환경 영향을 각각 같은 무게(kg)일 때의 영향과 같은 부피(m³) 일 때의 영향, 두 경우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자재에 따라 무게 중심으로 보아야 할 자재가 있고, 부피로 사용량을 따져 보아야 할 자재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종류의 자재를 한꺼번에 비교할 때에는 조심스럽게 결과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역별 자재 비교 (filter by material group)

<건축 자재 피라미드>는 흔하게 쓰이는 64개 자재를 다시 광물/자연석 자재, 금속 자재, 목재/식물성 자재, 플라스틱 자재, 그리고 건축 부품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영역별로도 비교를 해볼 수 있습니다. 실상 지붕재의 환경 영향과 단열재의 환경 영향을 비교해본들 서로 대체되는 자재가 아니기 때문에 자재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데에는 영역별 비교가 더 유용합니다.

“기능 단위”별 자재 비교 (filter and sort by “functional unit”)

하지만 비교 분석이 더 쓸모 있으려면 그저 무게가 똑같거나 부피가 똑같을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가를 따지기보다 단열이건 구조건 마감이건 원하는 기능을 동등한 수준으로 달성할 때 자재별로 환경 영향이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지붕재나 단열재, 구조재, 마감재 등에 우리가 기대하는 바를 무게나 부피로 환산하려면 꽤나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건축 자재 피라미드>에는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이러한 기능에 관련된 단위로 자재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아래의 4가지인데 아마도 이 비교 방식이 가장 유용한 접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단열재 : 열관류율(U-value) 0.15 W/(m²K)를 달성할 때 단위 면적당 환경 영향 (1m² insulation u-value 0.15)
  • 구조재 : 하중을 받치는 기둥 3m당 환경 영향 (3m load-bearing column)
  • 지붕재 : 지붕을 덮는 단위 면적당 환경 영향 (1m² roof clading)
  • 외벽 마감재 : 외벽을 덮는 단위 면적당 환경 영향 (1m² facade clading)

건축 자재 피라미드가 알려주는 바

<건축 자재 피라미드>에서 선택지를 이렇게 저렇게 택해서 피라미드를 만들어보면 꽤 많은 통찰을 얻게 됩니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환경 영향 중 우리가 가장 크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니만큼 이 글에서는 “탄소 발자국”이라고도 불리는 ‘지구 온난화 잠재력(이하 ‘탄소 배출량’ 또는 GWP)’ 중심으로 자재들을 비교해 보고 그 결과에서 눈에 띄는 것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금속 자재는 많은 양의 탄소를 뿜어내고 반대로 나무 자재는 탄소를 흡수·저장한다

모든 건축 자재를 단위 부피당 탄소 배출량(GWP)으로 정렬해보면 이 글 맨 위의 [그림 1]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피라미드 맨 위 층에는 금속 재질의 지붕재들이 자리하고 있고, 구조용 철강도 그 바로 아래 자리에 있습니다. 이 자재들은 1 입방미터당 1만 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내뿜거나 그에 필적하는 정도로 탄소를 배출합니다. 그 중 알루미늄은 최정점에 있습니다. 물론 금속 재질의 지붕재는 그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지붕을 다 덮더라도 그 부피값은 그리 크지 않아 실제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라미드의 어느 층에 어떤 자재들이 있는가 하는 점은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부피로 비교할 경우 맨 꼭대기 층(10,000 kg CO2 eq / m³)에는 금속 자재들이 위치하고, 맨 아래층에는 나무로 만든 자재들이 자리하게 됩니다. 무게로 비교를 해보아도 맨 꼭대기 층(10kg kg CO2 eq / kg)에는 알루미늄이 독보적으로 자리를 지키고, 나무 자재들이 맨 아래층에 놓입니다[그림 2]. 특히 나무로 만든 자재들은 하나 같이 지구 온난화 잠재력 값이 음수입니다. 즉, 탄소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해서 저장한다는 것이죠. 나무로 건축물을 만들게 되면 건축물이 유지되는 동안 건축물이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금속 자재와 기타 합성 자재들이 건축 자재의 원재료를 캐내고 운송하여 다시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쓰는 반면, 나무로 만든 자재들은 나무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간직하고 제조 공정에서는 화석연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쓰기 때문입니다.

[그림 2] 자재들을 단위 무게당 지구 온난화 잠재력(GWP) 기준으로 정렬한 결과.

같은 단열 효과를 낼 때 합성 단열재와 나무섬유 단열재의 탄소 배출량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그림 3] 열관류율 0.15 W/(m²K)의 단열 성능을 낼 때 단열재들의 단위 면적당 탄소 배출량(GWP)를 비교한 결과

‘기능 단위’별로 비교를 해보면 더 많은 점을 알 수가 있습니다. 먼저 열관류율 0.15 W/(m²K)의 단열 성능을 낼 때 단열재들의 단위 면적당 탄소 배출량에 따라 정렬해보면 위의 [그림 3]과 같은 작은 피라미드를 볼 수가 있습니다. 이 피라미드를 보면 흔히 경질우레탄폼 단열재로 분류되는 PIR 단열재[5]가 맨 꼭대기에 자리합니다. 이 PIR 단열재는 비슷한 종류인 PUR 단열재보다도 6배 이상 탄소 배출량이 높고[6], 마섬유(Hemp fleece / PE) 단열재나 종이 섬유 셀룰로오스(Paper wool) 단열재보다는 수십 배나 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더 나아가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짚(Straw) 단열재나 나무섬유(Wood fibre) 단열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또 굳이 PIR 단열재까지 가지 않더라도 XPS나 PUR 등의 석유화학계열의 단열재나 발포 유리(Foam glass), 암면(Stone wool), 펄라이트 인공경량토(Expanded perlite)와 같이 유리나 암석을 고온으로 녹이거나 튀기는 과정을 거치는 단열재는 대체로 탄소 배출량이 높다는 점도 알게 됩니다. 제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나무, 짚, 종이 섬유, 마 섬유 등 식물성 소재를 이용한 단열재는 생산과 소비 모두가 많지 않아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건축 자재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기 위해서는 식물성 소재의 단열 자재 이용 활성화가 큰 과제라는 점도 <건축 자재 피라미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구조재에서도 벽돌, 철강, 콘크리트 등과 목재 사이의 탄소 배출량 차이는 매우 크다

[그림 4] 하중을 받치는 기둥 3m당 구조재들 탄소 배출량(GWP)를 비교한 결과

구조재들을 동일한 높이의 기둥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그림 4]와 같은 피라미드를 그리는데 구운 흙벽돌(Fired clay brick)의 탄소 배출량이 단연 높고, 석회사암(Lime sandstone), 기포 콘크리트 블록(Aerated concrete blocs), 구조용 철강(Structural steel), 경량 콘크리트(Lightweight concrete elements), 콘크리트(Concrete C30/37) 등의 순으로 배출량이 많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건축 양식인 흙다짐 벽(Rammed earth wall)의 배출량은 매우 낮고, 공학목재라고 불리는 구조용 집성재(Glulam)와 재단한 원목인 구조재(Construction timber)는 앞의 식물성 소재 단열재들과 마찬가지로 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합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구조용 집성재(Glulam)과 구조용 직교적층판(CLT)를 이용하여 목조 고층건물을 짓는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 이유를 이 피라미드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일반 주택이나 저층 건물 뿐만 아니라 수십 층의 고층 건물까지 나무로 짓게 되면 건축 산업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이 세계적 흐름에 한참 뒤쳐져 있습니다. 관련 자재와 기술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 목조 건축에 대한 인식이 낮습니다. 덕택에 법규도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물론 곳곳에서 헌신하는 선구자들이 없지 않습니다만 기후위기 시대에 무엇으로 건물을 지을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급 지붕재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림 5] 지붕을 덮는 지붕재의 단위 면적당 탄소 배출량(GWP)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단독 주택의 지붕재 중 인기 있는 고급 지붕재는 징크라고 부르는 아연(Zinc) 지붕재일 겁니다. 보기에도 아름답고 수명도 길어서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고려해보는 지붕재입니다. 금속 지붕재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즐기지 않는다면 유럽식 벽돌 기와(Brick roof tiles)나 석판(Slate)도 아름다운 고급 지붕재 가운데의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그림 5]의 지붕재 피라미드를 보면 알루미늄 지붕재와 함께 아연 지붕재는 환경 영향이 가장 나쁜 자재 중 하나입니다. 탄소 배출량 뿐만 아니라 오존층 파괴 잠재력(ODP)과 부영양화 잠재력(EP)에서도 1등이고, 산성화 잠재력(AP)에서는 알루미늄 지붕재와 1, 2위를 다툽니다. 벽돌 기와나 석판의 환경 영향도 악영향 상위권에 있습니다.

지붕재는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되는지, 또 어떻게 폐기되는지 하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다른 자재에 비해 더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자재에 따라 수명 차이도 크고, 재활용되는지 여부도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생산 과정까지만 고려한다면 <건축 자재 피라미드>는 인기있는 고급 지붕재일수록 탄소 배출량이 크고 여러모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나쁘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기후위기 시대로 더 깊이 접어들수록 모든 인공 건조물의 지붕이 발전소가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 것이고, 외면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값비싼 자재로 지붕을 치장하기보다 다양한 햇빛발전 지붕재로 발전과 방수용 마감을 해결해야 할텐데 이런 맥락에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아연 지붕재나 고급 벽돌 기와를 저렴한 지붕 방수재와 햇빛발전 지붕재로 대체하려는 구상과 노력이 더 활발해져야 할 거라 생각합니다.

외벽의 치장벽돌은 최악의 탄소 배출 마감재이다

[그림 6] 외벽을 덮는 마감재의 단위 면적당 탄소 배출량(GWP)을 비교한 결과

외벽의 마감재로 흔히 쓰이는 자재들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해보면 피라미드의 정점에 두 번 구운 적벽돌(Brick, red, double-fired)이 놓입니다. 한 번 구운 적벽돌(Brick, red, single-fired)과 구운 흙벽돌(Fired clay brick)이 그 바로 아래에 자리합니다. 그 밖의 블록이나 벽돌류, 금속 판재 등도 비교적 탄소 배출량이 많은 마감자재에 속합니다. 반면 앞서서도 줄곧 확인해왔지만 목재 마감은 탄소를 내놓기는 커녕 흡수해 저장합니다. 이 값을 직시한다면 소위 치장벽돌 마감은 매우 나쁜 방식의 외벽 마감이라 해야 할 겁니다.

많은 집들이 여전히 벽돌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기후위기 시대에 이런 관행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대신 다양한 방식의 목재 마감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은 나무를 다루는 노하우가 많지 않아서 목재로 견실하게 외벽 마감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만 외벽 마감재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건축 자재 피라미드를 더 잘 활용하는 법

건축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 모두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좋은 자료집으로서 <건축 자재 피라미드> 웹사이트에 대해서 비교적 상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건축에 대한 큰 지식이 없더라도 흔히 쓰이는 자재들에 대한 낯섦만 좀 가시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웹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더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림 7] 건축 자재 피라미드의 계산기 입력값 예시

피라미드에 나타나 있는 자재를 한 번 클릭하면 선택되어 피라미드 아래에 있는 계산기에 해당 자재가 나타납니다. 이 계산기에서는 해당 자재의 체적값을 넣거나 면적과 두께값을 넣어 각 환경 영향값의 기준 물질 배출량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만약 건축물을 계획 중이라면 도면에 근거해서 구조재나 단열재, 지붕재, 마감재 등의 물량을 구할 수 있는데요, 이 값을 <건축 자재 피라미드>의 계산기에 넣으면 계획 중인 건축물의 자재들이 배출한 탄소 배출량이나 환경 영향 물질 배출량의 총합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계획 중에 A 자재를 쓰면 환경 영향 총량이 얼마, B 자래를 쓰면 얼마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값을 비교할 수가 있게 됩니다. 생태적으로 자기 집이나 건물을 짓고자 할 때,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도리어 저장하는 탄소 저장고로 건물을 짓고자 할 때 <건축 자재 피라미드>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조만간 기회가 닿는대로 가상의 건물을 가정한 뒤 자재 선택에 따라서 탄소 배출량이나 여타의 환경 영향 물질 배출량이 얼마가 되는지 시험적인 비교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건축 자재별 우리말 이름과 지구 온난화 잠재력(GWP)

끝으로 건축 자재들의 영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건축 자재 피라미드>에 실린 64개 자재들의 우리말 이름과 단위 무게당 탄소배출량 및 단위 부피당 탄소배출량 값을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건축 자재 피라미드>를 활용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aterial자재 이름GWP /kg
[kg CO₂ eq/kg]
GWP /m³
[kg CO2 eq/m³]
Ceramic tilesCeramic tiles자기 타일0.6941,725.3
SlateSlate석판0.5011,367.3
Brick, red, double-firedBrick, red, double-fired두 번 구운 적벽돌0.499898.0
Brick, red, single-firedBrick, red, single-fired한 번 구운 적벽돌0.314565.2
Fibre cement boardsFibre cement boards시멘트 보드0.538699.0
Clinker – stonewareClinker – stoneware클링커 - 사기0.309618.0
Fired clay brickFired clay brick구운 흙벽돌0.294528.0
Brick roof tilesBrick roof tiles벽돌 기와0.334420.0
Roofing felt V60Roofing felt V60아스팔트 지붕 타일0.408407.8
plasterPlaster석고 미장0.242375.1
Concrete roof tilesConcrete roof tiles시멘트 기와0.299366.1
Concrete C30/37Concrete C30/37콘크리트 C30/370.128288.0
Lime sandstoneLime sandstone석회사암0.136244.8
Foam glassFoam glass발포유리0.148244.2
Concrete C20/25Concrete C20/25콘크리트 C20/250.104229.0
Lightweight concrete elementsLightweight concrete elements경량 콘크리트 자재0.225202.3
Lime renderLime render회반죽 바름0.212190.6
Aerated concrete blocksAerated concrete blocks기포 콘크리트 블록0.480180.0
Gypsum boardGypsum board석고 보드0.212169.6
Poroton bricksPoroton bricks다공 세라믹점토 벽돌0.240138.0
Unfired clay brickUnfired clay brick굽지 않은 건조 흙벽돌0.39093.6
Clay plasterClay plaster흙 미장0.10493.2
Gypsum fibre board (paper)Gypsum fibre board [paper]석고 섬유소 보드0.77391.2
Stone woolStone wool암면1.52070.4
Expanded perliteExpanded perlite펄라이트 인공경량토0.52260.1
Glass woolGlass wool유리섬유0.77912.8
Rammed earth wallRammed earth wall흙다짐 벽0.004679.4
Reused brickReused brick재사용 벽돌0.00274.9
Aluminium sheetAluminium sheet알루미늄 판10.500028,242.0
Roof panel (steel)Roof panel [steel]지붕 강판2.740026,578.0
Galvanised steelGalvanized steel아연도금 강판2.870022,923.1
Copper sheetCopper sheet구리판1.520012,433.6
ZincZinc아연1.710012,209.4
Structural steelStructural steel구조용 강재1.12008,831.2
Cement-bonded particle boardCement-bonded particle board파티클 보드1.41001,694.0
LinoleumLinoleum리놀륨0.069683.5
Hemp fleece / PEHemp fleece / PE마 섬유 단열재0.504019.2
Paper woolPaper wool종이 섬유 단열재 (셀룰로오스)0.15406.2
StrawStraw짚 단열재-1.2800-128.2
Wood fibre insulationWood fibre insulation나무 섬유 단열재-1.1000-173.1
Wood fibre boardWood fibre board나무 섬유 보드-1.1400-182.9
Modified woodModified wood합성 목재-1.1900-519.0
Parquet floor, 14 mmParquet floor, 14mm쪽매널마루-0.9480-535.0
GlulamGlum구조용 집성재 (글루램)-1.2200-610.0
PlywoodPlywood합판-1.3500-649.0
Cross-laminated-timber CLTCross Laminated Timber구조용 직교적층판 CLT-1.4100-664.0
MDFMDF중밀도 섬유판-0.9290-669.0
Construction timberConstruction timber구조목-1.4900-680.0
SpruceSpruce가문비나무-1.6900-777.5
Oak treeOak tree떡갈나무 (오크)-1.5000-1,063.0
EPDM foilEPDM foil합성고무 박판 (EPDM)4.30005,733.3
Vinyl flooring (PVC)Vinyl flooring (PVC)PVC 바닥재2.48004,095.5
PIR insulationPIR insulationPIR 단열재3.1300781.4
PP roofing membranePP roofing membrane폴리프로필렌 지붕 방수막2.7100271.5
PE film (vapour barrier)PE film (vapur barrier)폴리에틸렌 박막 방습지2.0000266.3
PUR insulationPUR insulation경질우레탄폼 단열재3.7400123.3
XPS insulationXPS insulation압출폴리스티렌 단열재3.010096.3
EPS insulation Graphite 80EPS insulation Graphite 80흑연 스티로폼 단열재2.700043.5
Aluminium frame windowAluminum frame window알루미늄 창틀3.62001,172.7
Wood-Aluminium frame windowWood-Aluminium frame window알루미늄 덮은 목재 창틀2.3600762.6
Wood frame windowWood frame window목재 창틀1.4600474.1
Glass pane, triple-glazedGlass pane, triple-glazed3중 유리1.8600415.6
Glass pane, triple-glazedGlass pane, double-glazed겹유리1.7600266.1
Paint, mattePaint, matte무광 페인트2.04002,851.0
이 표에 옮긴 건축 자재별 지구 온난화 잠재력(GWP), 즉 탄소 배출량값은 모두 <건축 자재 피라미드> 웹사이트의 각 자재별 상세 자료에 나온 값입니다. 더 자세한 값은 <건축 자재 피라미드> 웹사이트의 각 자재별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석

[1] Souza, Eduardo. “What Is the Environmental Impact of Each Building Material?” [Qual o impacto ambiental de cada material de construção? ] 07 Jul 2022. ArchDaily. 2022년 7월 21일 접속. https://www.archdaily.com/984663/what-is-the-environmental-impact-of-each-building-material ISSN 0719-8884 (→ 본문으로)

[2] CINARK 웹사이트 https://royaldanishacademy.com/cinark-center-industrialised-architecture 2022년 7월 21일 접속. (→ 본문으로)

[3] The Construction Material Pyramid 웹사이트 https://www.materialepyramiden.dk 2022년 7월 21일 접속.(→ 본문으로)

[4] CINARK. “Byggeriets Materialepyramide – inkl. 60 materialer”. Copenhagen: 15 Nov 2019. 전자책과 전자잡지 전문 사이트인 ISSUU에서 덴마크어로 된 포스터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issuu.com/cinark/docs/materiale_pyramide_ 건축 자재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한 발상과 작업 과정을 담은 책도 ISSUU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CINARK, KADK. Circular Construction Material Architecture Tectonics. Copenhagen: 19 Sep 2019. https://issuu.com/cinark/docs/circular_construction_080919_low (→ 본문으로)

[5] PIR은 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Polyisocyanurate Rigid Foam)의 약자로서 경질우레탄폼으로 분류되는 매우 성능이 탁월한 단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경질우레탄폼으로 분류는 PUR(Polyurethan Rigid Foam) 단열재 역시 단열 성능이 아주 훌륭한데 PIR을 이보다도 더 성능이 우수합니다. (→ 본문으로)

[6] 완제품의 성질로 보면 PUR 단열재와 PIR 단열재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왜 이토록 탄소 배출량이 다른지는 시간을 갖고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다만 <건축 자재 피라미드>에 쓰인 PIR 단열재의 그림은 PF 보드라고 줄여 부르는 페놀폼(Phenol foam) 단열재의 모습에 더 가까와서 좀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뒤에 기회가 닿는대로 이 부분은 정보를 더 보충하겠습니다.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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