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가 노보트니의 '고유시간'
1989년에 아주 흥미로운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독일어로 쓰인 이 책의 제목은 Eigenzeit: Entstehung und Strukturierung eines Zeitgefühls였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고유시간: 시간 느낌의 구성과 구조화" 쯤 되겠습니다.
1996년에 나온 영어 번역판은 제목을 Time: The Modern and Postmodern Experience라고 붙였습니다.
독일어로 Eigenzeit라고 하면 한국어로 '고유시간'이고 다름 아니라 아인슈타인과 민코프스키를 통해 상대성이론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된 개념입니다. 시간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게 아님을 밝힌 뒤에, 그렇긴 해도 나의 좌표계, 나의 관성계에서 정의되는 나만의 고유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시간과는 사뭇 다른 '고유시간'이란 제목의 책을 쓴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과학사회학자 헬가 노보트니(Helga Nowotny, 1937- )였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Helga_Nowotny)
노보트니는 근대사회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시간의 개념이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공적인 시간과 사적인 시간, 여성의 시간과 남성의 시간, 노동 시간과 자유시간, 개별적 시간과 광역적 시간, 순환적 시간과 선형적 시간 등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연의 시간과 사회의 시간을 구별합니다. 시간이란 것이 반드시 시계나 달력이나 천체운동만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시간이 돈"이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에서 두드러지듯이 산업사회를 굴리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시간이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노동시간과 시급이 가장 심각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9월 30일에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세계 문화의 집 Haus der Kulturen der Welt'에서 "Eigenzeit Revisited"라는 제목으로 헬가 노보트니가 했던 기조강연을 아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Helga Nowotny: Eigenzeit Revisited
" rel="noopener" target="_blank">영어 더빙판도 있고 " rel="noopener" target="_blank">독일어로 된 원래 강연도 있습니다.
발표원고의 영어번역본이
Hartmann, M., Prommer, E., Deckner, K., Görland, S.O. (Eds.) (2019)
Mediated Time: Perspectives on Time in a Digital Age. Palgrave.
에 재수록되어 있습니다.
짬을 내서 들어볼만한 매우 유익한 강연입니다.
사회적 시간에 대해 더 공부를 해 봐야겠습니다.
Time-The-Modern-and-Postmodern-Experience-Helga-Nowotny.pdf
Social-Conceptions-of-Time-Structure-and-Process-in-Work-and-Everyday-Life-Graham-Crow-Sue-Heath.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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