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객관성에는 역사가 있다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3-09-05 16:14
조회
402
대상성 내지 객관성으로 옮겨지는 objectivity는 자주 '과학'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특징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과학'이 언제나 그랬던 것인양 많은 사람들은 잘못 믿고 있다. 어떤 선입견이나 주관적 믿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대상에서 비롯되는 지식이 바로 과학이고, 이것이 과학을 진리 내지 확실함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학'은 지금도 오로지 대상에서 비롯된 대상성 내지 객관성을 갖고 있지 않고 이전에도 그렇지 않았다. '객관성'이란 관념은 19세기 중엽에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19세기 동안 새로 형성된 '과학자' 집단은 기존의 다른 관념이나 사유나 삶의 양식과 다른 지식체계로서 '과학'을 주장하면서 바로 이 '객관성'이라는 이념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연구대상을 선입견과 편견 없이 그리고 특정의 이해관계를 넘어 서서 오직 진리만을 밝혀내겠다는 숭고한 신념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작 그들의 탐구는 바로 자신이 속한 과학자 공동체가 정한 규율과 법규와 원칙에 맞도록 특정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자연의 '법칙' 또는 자연의 '원리'라고 내세우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피터 갤리슨과 로레인 대스턴의 역작 Objectivity에서 체계적으로 제시되었다. 불과 2007년에 나온 책이지만 그에 대한 반향은 결코 작지 않다.
"Scientific objectivity has a history. Objectivity has not always defined science. Nor is objectivity the same as truth or certainty, and it is younger than both. Objectivity preserves the artifact or variation that would have been erased in the name of truth; it scruples to filter out the noise that undermines certainty. To be objective is to aspire to knowledge that bears no trace of the knower — knowledge unmarked by prejudice or skill, fantasy or judgment, wishing or striving. Objectivity is blind sight, seeing without inference, interpretation, or intelligence. Only in the mid-nineteenth century did scientists begin to yearn for this blind sight, the “objective view” that embraces accidents and asymmetries. [...] This book is about how and why objectivity emerged as a new way of studying nature, and of being a scientist." (Lorraine Daston, Peter Galison (2007) Objectivity. Mit Press. https://amzn.to/3sFoe9M p. 17)
"과학적 객관성에는 역사가 있다. 객관성이 항상 과학을 정의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성은 진리나 확실성과 동일하지 않으며 그 둘 다보다 더 최근의 개념이다. 객관성은 진리라는 이름 아래 삭제되어 버렸던 인공물이나 변형을 보존하고 있다. 객관성은 확실성을 훼손하는 소음을 걸러내기를 주저한니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는 지식, 즉 편견이나 기술, 환상이나 판단, 소망이나 노력이라는 표식이 없는 지식을 열망하는 것이다. 객관성은 추론, 해석, 지성 없이 보는 맹목적인 시각이다.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과학자들은 이러한 맹목적인 시각, 즉 우연과 비대칭성을 포용하는 '객관적 시각'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 이 책은 객관성이 자연을 연구하고 과학자가 되는 새로운 방법으로 등장한 방법과 이유를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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