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세미나에서 케플러 문제에 대해서 글을 올려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음 주 모임 전까지 조금이라도 읽을 거리를 올려야겠다는 의무감에서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를 올려 놓습니다.

먼저 "물리 법칙의 성격(The Character of Physical Laws)"이란 제목의 유명한 강연이 있습니다. 1964년에 코넬 대학에서 했던 강연입니다. 6부작이고 각 강의는 50여분 됩니다. 위의 링크를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케플러 문제는 케플러의 세 법칙을 뉴턴 역학으로부터 유도하는 문제입니다. 케플러가 이 세 법칙을 나란히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여하간 지금은 태양 주위에서 행성이 어떻게 운동하는가를 잘 요약하는 법칙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케플러 자신은 추측과 시행착오를 통해 이 법칙들을 얻어냈는데, 이 법칙들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과 운동의 법칙으로부터 유도해 내는 것이 아이작 뉴턴의 과제였습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물리학 교수 리처드 파인만은 1960년대에 유명한 2년짜리 강의를 했습니다. 당시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 등에 자극을 받은 미국대학에서 기존의 물리학 교과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편하여 교육에 내실을 기하려 했고, 특히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여기에 앞장을 섰습니다. 이것이 나중에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라는 제목 아래 세 권으로 출판되기도 했고, 또 지금은 책 전체가 온라인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습니다.

https://www.feynmanlectures.caltech.edu/

그런데 1964년 3월 13일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파인만이 특이한 강의를 했습니다. 시험도 임박했으니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강의는 학생들이 싫어할 터라 말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강의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바로 케플러 문제를 파인만 나름의 방식으로 재구성해서 "쉽게"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강의는 당시에 아주 유명했는데, 1990년대 말에야 파인만의 강의노트가 발견되고 당시의 강의를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의 녹취를 풀어서 새로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Feynman's Lost Lecture: The Motion of Planets Around the Sun

이 강의의 녹음파일 전체가 유튜브에 있습니다.

Richard Feynman's Lost Lecture - Complete

이 내용을 현대식으로 더 설명해 놓은 영상도 유튜브에 있습니다.

Feynman's Lost Lecture (ft. 3Blue1Brown)

한국어가 아니라서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파인만의 강의 녹음을 들으면서 책의 4장(첨부된 pdf 파일에서는 126쪽부터 시작합니다)을 함께 읽으면 마치 파인만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 같은 효과가 있을 겁니다.

Feynmans-Lost-Lecture-David-Goodstei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