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적 지식이 대물 지식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 데에 종교적인 배경의 역할은 얼마나 되고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종교가 워낙 강력하다보니 탄압을 피하기 위해 탐구의 대상을 종교와는 비교적 무관한 분야로 의도적으로 한정했던 것은 아닐까요?

루터 이후 데카르트와 흄, 칸트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들이 정말 이원론적이고 환원론적인 사고가 옳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인지, 종교적인 탄압을 피하고 정신적인(철학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 스스로 이원론이나 오성 개념 등을 개발해서 철학적인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경제 상황이 많이 달라지면서 경제적인 수준에 걸맞는 지위와 자유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 있었을테고, 그런 것들도 반영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책에서 비슷한 구절을 읽었는데, 이해가 부족해서 이곳에 옮기지는 못하겠습니다.) 

사물을 이해한 다음 이것을 삶의 영역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동양적인 지식과는 달리, 서양의 경우에는 삶의 영역이 종교 특히 기독교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생 지식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은 아닐까요?

만약 지식의 성격이 이렇게 나뉘어지게 된 데에 문화마다의 역사적인 배경이 작용했다면, 지식은 원래는 나뉘어질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역사적인 과정에 따라 또 전혀 다른 성격의 지식이 앞으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