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이온 이름
모임 정리
책밤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2-12-07 11:30
조회
1388
어제 읽은 부분 중에 이온이며 화학식이 많이 나왔는데요. 먼저 이온 이름을 어떻게 불러줘야되는지 조금 찾아봤습니다.
우선 여러 가지 이온 이름은 링크로 가시면 보실 수 있고요.
책에 자주 나온 간단한 몇 가지만 여기 옮겨 놓겠습니다.
- H+ 수소 이온 (그러니까 H+는 '에이치 플러스'가 아니라 '수소 이온'으로 읽는 거죠.)
- OH- 수산화 이온
- NH4+ 암모늄 이온
- -COOH 카복실기 : 카보닐기(C=O)와 하이드록실기(OH, 수산화 이온, 수산기)를 조합한 용어라고 합니다.
(너무 기본적이기는 하지만, 저도 어제 '에이치 플러스'라고 읽었기 때문에(-,-) 급히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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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이름에 대해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화학 쪽과는 거리가 멀지만, 제가 듣기로는 전공자들도 이온 이름은 종종 혼동되기 때문에 그냥 알파벳으로 읽곤 한다고 합니다.
'이온(ion)'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저기로 옮겨다니는 것이라서 '가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이에나이(ἰέναι)'의 중성 현재분사를 이용하여 만든 신조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Ion) 19세기의 물리학자/화학자/자연철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패러데이는 정규교육을 두 주인가밖에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리스어를 알았을까 궁금하실 겁니다. 패러데이가 만든 말은 아니고 절친하게 지냈던 자연철학자/물리학자/신학자/교육혁신가/팔방미인 윌리엄 휴얼(William Whewell)이 편지로 제안한 용어였습니다.
휴얼은 여러 언어에 능통했고, 흥미로운 단어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scientist입니다. 1830년대에 "영국과학진흥협회"(BAAS) 회합에서 이 단어를 처음 제안했습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그 전에는 '자연철학자' '박물학자' '지식인' 등의 말이 혼용되었습니다.
이온 중 전체적으로 음의 전기를 띠는 것을 음이온(cation /캣아이언/), 양의 전기를 띠는 것을 양이온(anion /앤아이언/)이라 부릅니다. '음이온'은 '아래'라는 뜻의 그리스어 '카토(κάτω)'에서, '양이온'은 '위'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노(ἄνω)'에서 따온 것입니다. 진공관이나 크룩스관에서 음이온이 많이 나오는 극, 즉 '음극'을 영어로는 cathode라 하는데 바로 cation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역시 양이온이 많이 나오는 극, 즉 '양극'을 영어로 anode라 하는 것도 anion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크룩스관(Crookes tube)은 영어이름이고, 독일에서는 가이슬러관(Geißlerröhre) 또는 히토르프관(Hittorfröhre)이라 합니다. 1897년에 이를 개량한 관을 발표한 사람이 페르디난트 브라운(Ferdinand Braun)이라서 브라운관(Braunröhre, Braun tube)이라는 이름도 생겼습니다.
진공관의 음극(cathode) 에서 나오는 희미한 선을 '음극선(cathode ray)'이라 부르고, 그런 진공관을 통칭해서 음극선이 나오는 관이란 뜻으로 '음극선관(cathode ray tube)'이라 합니다. 약어로 쓰면 CRT가 되는 거죠.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전에는 TV나 컴퓨터 모니터도 모두 뒷쪽이 뾰족한 브라운관으로 되어 있었고 그 무렵 CRT란 단어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제는 박물관/과학관에나 가야 CRT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과학기술의 변화는 신기한 면도 있습니다.
중국어로 '이온'은 离子(리즈 [lízǐ)로 씁니다. 离(리)라는 글자는 "1. 산신(山神) 2. 흩어지다 3. 짐승 모양의 산신 4. 맹수(猛獸)" 등으로 주석되어 있는데, 離의 간체자입니다. '격리(隔離)'나 '이별(離別)'에서 쓰는 글자입니다. 현대의 물리학/화학에서 이온이라는 것은 원자 안에서 전자들이 분리되거나 덧붙어서 전체적으로 양전기를 띠거나 음전기를 띠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씨앗/알갱이를 의미하는 子를 덧붙여 离子(리즈) 즉 離子라는 한자어로 번역한 것이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오늘(12월 13일) 모임에서 촉매(효소)에 대한 것이 다 연구되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전체적인 전제와 방법은 활성화에너지를 낮추는 촉매(효소)에기반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화학 반응은 너무나 복잡하다고 말씀드리면서 제가 언급한 그림은 가령 Concise pathways of S. sanguinis SK36 essential genes라는 제목이 붙은 그림 같은 것입니다. 실제의 생화학적 반응과 과정은 실로 복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이온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란 뜻이라니, 너무 재밌습니다. 참 신기한 게 단어나 개념의 기원이나 역사만 알아도 뭔가 그 대상을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ㅎㅎ;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온 이름은 그냥 알파벳으로 읽어도 된다니 아주 마음이 편해지네요. ^^
이름붙이기와 언어 문제 중 꽤 흥미로운 것이 중국어(한자) 주기율표입니다. (중국 원소주기표)
원소 이름을 번역하는 것으로 엄청 골머리를 썩인 것이 19세기 일본이었는데, 온갖 원소와 작용기 이름을 어찌어찌 번역하고 새로 용어법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어권은 정말 거의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일본에서 몇십 년 동안 고생하며 만들어낸 원소 이름을 그냥 그대로 가져옵니다.
중국에서는 원소 이름을 위해 새로 한자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대신 금속(metal)은 金변으로 하고, 비금속은 石변으로 하고, 기체는 모두 氣에서 米가 없는 것을 포함시킵니다.
가령 수소는 가벼우니까 氫, 산소는 氧, 헬륨은 氦이고, 우라늄은 鈾, 플루토늄은 鈽, 나트륨은 鈉, 황은 硫, 인은 磷입니다.
중국 주기율표!!! @.@ 표가 아니라 중국식 게임처럼 보이네요. ^^;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에 나오는 화학 이야기는 실상 '생화학(biochemistry)'이라 부르는 전문분야의 지식입니다. 아시다시피 화학분야는 대략 무기화학, 유기화학, 분석화학, 물리화학, 생화학 등으로 나뉩니다. (산지기님은 생화학 전공이죠)
생화학에서 다루는 대상들은 '이온' 수준은 아니고 여러 원자/분자/이온이 모여서 한 덩어리를 이룹니다. 거칠게 말하면 대략 '라디칼(radical 유리기)'에 해당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Radical_(chemistry))
18세기말에 처음 등장해서 '라디칼 이론'이라 부르는 이론을 유스투스 폰 리비히, 프리드리히 뵐러, 오귀스트 로랑 등이 만들고 발전시켰습니다. 지금은 라디칼 이론이 사실상 폐기되었지만, 기나긴 화학의 역사가 발자취를 남기고 있어서 이름들이 아주 복잡합니다. 여러 면에서 '라디칼'의 의미도 달라져서 그냥 "작용 집단(functional group)'이라 부르지만, 한국어 공식용어는 '작용기(作用基)'라 하고, 그런 분자그룹을 "---기(基)"라 부릅니다. 가령 카복실기, 카보닐기, 하이드록실기, 알데하이드기, 아세탈, 케탈, 아민기, 인산기, 페닐기 등등 낯선 이름들이 그런 작용기들의 예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Functional_group
전문가들은 그런 작용기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겠지만, 그런 것을 외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일 듯 싶습니다.
제가 강의 같은 데에서 종종 언급하면 듣는 분들이 재미있어 하는 용어 중 하나가 DNA, ADN, DNS입니다. 아시다시피 데옥시리보핵산을 영어로 Deoxyribonucleic acid라 하니까 줄여서 DNA (디엔에이)가 되지만, 프랑스어로는 형용사가 대개 뒤로 가니까 Acide désoxyribonucléique이기 때문에 줄여서 ADN (아데엔)이라 합니다. 자크 모노의 책에도 당연히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독일어로는 산이 Säure(조이레)라서 Desoxyribonukleinsäure라서 DNS (데엔에스)라 약칭합니다.
이름은 가끔 재미있습니다.
아, 라디칼이 작용기군요.
예전에 산지기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어마어마한 생화학 책을 샀는데 1000분의 1 정도 봤습니다. -,- 생화학 책 보면, 뭐랄까 레고 조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림도 알록달록. ^^;
저는 대학 1학년 때 멋모르고 생화학 책을 산 적이 있습니다. 물리학과에 입학하긴 했지만,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광합성과 호흡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정말 멋모르고 그 책을 샀습니다.
Lehninger Principles of Biochemistry라는 제목이었습니다. 1982년에 나온 1판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앨버트 레닌저(Albert Lester Lehninger, 1917-1986)의 교과서는 생화학 분야의 전설적인 또는 표준적인 교과서였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냥 '레닌저'라고 불렀습니다. 2021년에 8판이 나왔는데, 1990년에 나온 2판에서 이미 1판의 내용이 너무 낡았다고 말하고 있으니, 생화학 분야가 얼마나 가파르게 발전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생화학 책에서 제가 받은 느낌도 거대한 공장이나 정교한 기계 이야기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과학철학 분야에서는 아예 생명과학 분야, 특히 생화학을 겨냥하여 과학은 모형만들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요즘도 모형과 모형만들기로서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더 깊이 토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