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꼽문] 책새벽-화/금. 『세계철학사 3』 5장. 표현주의의 두 길.
모임 정리
책새벽-금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4-11-28 14:13
조회
57
녹색아카데미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화/금' 시즌4에서 『세계철학사 3 - 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이정우. 2021. 길)을 읽습니다.
매주 읽는 내용 중 참여하시는 분들이 꼽아주신 책꼽문을 모아 이곳에 정리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책 읽으시는 데 참고해주시고요, 모임 공지는 웹사이트 맨 위 '일정' 메뉴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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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는 말
1부. 자연의 새로운 상
1장. ‘과학기술’의 탄생
2장. 근대적 합리성의 탄생
1절. 합리주의 인식론
2절. 기계론적 자연철학
3장. 과학혁명의 전개 1절. 힘의 과학과 질의 과학
2절. 새로운 과학혁명
2부. 표현의 형이상학
4장. 환원에서 표현으로
5장. 표현주의의 두 길
1절. 모나드의 존재론
2절. 모나드들의 상호 표현
3절. 신(神)에 대한 변론
6장 기학적 표현주의
3부. 경험적인 것과 선험적인 것
7장. 실학의 시대
8장. 계몽의 시대
9장. 선험적 주체의 철학
4부. 시민적 주체와 근대 정치철학
10장. 시민적 주체의 탄생
11장. 자유냐 평등이냐
12장. 왕조에서 국민국가로
맺는 말
5장. 표현주의의 두 길
p.239-240.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결국 스피노자를 극복하고 그가 해체하고자 했던 전통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재구축하려 한 것이었다. 그것은 이론적으로는 제작적 세계관의 부활을, 실천적으로는 기독교 왕국의 재구축을 꿈꾼 것이었다. …
1676년 가을에 있었던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만남은 철학사상 가장 극적이고 의미심장한 만남들 중 하나이다. … 라이프니츠는 이 며칠간의 만남에서 자신의 시대에 창조되고 있던 이 철학이 명시적으로 또 함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사유가 얼마나 반-시대적인가를 알아채고 경악과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
우리는 라이프니츠의 철학을 반-스피노자주의로 파악함으로써 그 사유의 전체 정향을 분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1절. 모나드의 존재론
§1. 제작적 세계관의 부활
p.241.
모든 것을 신에게 ‘귀일’시킨다는 초월적 측면에서는 일원론일 수 있지만, 세계 전체에 대한 설명을 놓고 본다면 다원론이다. 아낙사고라스의 세계에서 그랬듯이, 라이프니츠의 세계에는 질적으로 다른 무수한 실체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 모두가 ‘모나드’로 불린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경우 사실상 ‘신과 모나드들’이라는 이원 구도라고 할 수 있지만, 모나드들의 구체적 내용에 초점을 맞출 경우 그의 사유는 무한한 질적 차이를 인정하는 다원론이다.
§2. 모나드란 무엇인가
p.243.
모나드 개념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이 질적 연속체라는 점에 있다. … 모나드-연속체는 무한한 질들로 되어 있는 연속체이다. … 하나의 모나드는 질적으로 다른 무수한 빈위(賓位; attribut)들로 구성된다. 이 ‘질적 복수성’은 곧 내적 복수성이다. …
모나드는 논리적으로 분석 가능할지언정 물리적으로 분할 가능하지는 않다. 라이프니츠에게는 분할 불가능한 개체(in-dividuum)-임이 실체-임의 핵심적인 규준이다. … 훗날 리만, 베르그송, 들뢰즈 등에 의해 다듬어지는 ‘다양체’ 개념의 전신을 이룬다.
§3. 가능세계론
p.248.
신의 ‘의지’를 부정하지 않기 위해서 이 세계는 우연적인 것 또는 가능적인 것이, 요컨대 선택된 것이 되어야 했다. 세계가 우연적이 됨으로써 솎아내어진 필연성, 세계가 우연적임에도 역설적으로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 이유—말하자면 ‘우연성의 필연성’—는 모두 신으로 귀속되어야 했다. …
결국 이 논리에서는 세계를 우연적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오히려 신의 권능은 더욱더 위대해진다. 이렇게 천문학적 법칙성도, 생멸학적 이치도, 또 역사적 흐름도 모두 세계로부터 솎아내어져 신의 의지로 귀속되어야 했던 것이다.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를 극복하기 위해 이 사유 노선을 잇고자 했다.
2절. 모나드들의 상호 표현
§1. 상호 표현
p.251-253.
라이프니츠가 중세적인 제작적 세계관을 재공식화하고자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사유에는 생성존재론적인 측면 또한 내재한다. 바로 어떤 모나드이든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그것의 빈위들이 펼쳐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 모나드의 펼쳐짐은 상호 표현을 함축한다. … 이 함께—펼쳐짐을 라이프니츠는 ‘표현’ 또는 ‘상호 표현(s’entr’expression)’이라 부른다. …
모나드들의 상호 표현이란 결국 서로가 서로를 번역함으로써 상관적으로 표현된다는 것, 함께—맞물려—펼쳐진다는 것을 뜻한다.
§2. 지각의 이론
p.255.
스피노자가 의식의 유무를 둘러싸고서 ‘욕동’과 ‘욕망’을 구분했듯이, 라이프니츠는 의식 유무를 기준으로 ‘지각’과 ‘통각’을 구분한다. … 한 모나드는 결국 우주 전체를 지각한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모나드의 빈위들은 다른 무한한 빈위들과 맞물려 우주 전체를 표현하고 결과적으로 우주 전체를 지각한다.
하지만 경험상 각 개체들은 우주의 일부분만을 지각할 뿐이다. 라이프니츠는 일상적 맥락에서의 이 지각을 ‘통각’이라고 불러 구분한다.
§3. 영혼과 신체
p.256.
정신 수준의 모나드인 인간에게 신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라이프니츠에게 신체와 정신은 데카르트에게서와 같은 두 실체를 구성하지 않는다. 또, “정신은 신체 변양들의 관념”이라고 했던 스피노자의 구도와도 다르다. 그에게 신체는 무수한 모나드들의 집합체이며, 정신은 신체를 ‘표현’한다. 즉, 정신과 신체는 인과관계를 맺지 않으며 단지 표현의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모나드들의 표현이 이미 신에 의해 조율된 것이라면, 정신과 신체의 관계 역시 당연히 이런 조율에 입각해 이해된다. 이로부터 유명한 ‘예정조화’의 이론이 등장한다. 라이프니츠에게서 예정조화란 단순한 사변의 결과가 아니라 모든 모나드들이 우주 전체를 표현한다는 그의 표현주의 존재론으로부터 필연적으로/논리적으로 따라 나오는 귀결일 뿐이다.
§4. 인식론
p.258.
라이프니츠의 인식론 역시 관념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라이프니츠는 데카르트・스피노자와 마찬가지로 ‘idée’를 ‘이데아’로서가 아니라 능동적인 방식으로 즉 인식 주체가 사물들을 사유하기 위해 구사하는 관념으로 이해한다.
p.259.
라이프니츠의 용어법은 데카르트의 그것과 또 스피노자의 그것과 달라 혼동을 준다. 라이프니츠에게서 ‘명석한 관념과 애매한 관념’은 데카르트의 판명한 관념과 모호한/혼란스러운 관념의 쌍에 더 가깝다.
…
데카르트에게 판명한 관념이란 분석 가능한 관념을 뜻하며, 모호한/혼란스러운 관념은 분석 불가능한 관념을 뜻한다. … 이에 비해서 라이프니츠의 존재론에서 모든 존재자들은 분석 가능하다.
…
라이프니츠는 한 관념이 끝까지 분석되었을 경우를 ‘적합한’ 인식이라고 불렀다. 물론 이런 인식은 신에게서만 가능하다.
3절. 신(神)에 대한 변론
p.263.
라이프니츠 실천철학의 핵심은 신의 정의와 인간의 자유・도덕을 어떻게 동시에 긍정하고 조화시킬 것인가에 있었다.
§1. 결정론과 자유・도덕
p.263.
라이프니츠 사유의 핵은 “모든 것/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 그이 사유는 “초-합리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 하지만 하나의 문제가 솟아오른다. 세계(들)의 모든 것이 어차피 신에 의해 다 결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도덕적인 책임이란 성립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도덕적 책임이란 자유의지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p.264-265.
라이프니츠는 그의 사유가 잉태한 이 난제를 둘러싸고 새로운 형태의 변신론을 펼친다. …
라이프니츠의 문제는 이것이다: 충족이유율을 근간으로 하는 결정론적 세계 위에서 어떻게 인간의 자유와 도덕을 정초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결국 이 세계가 가능한 세계들 중 최선의 세계라는 생각에 연결된다. 인간의 자유와 도덕의 근거는 바로 최선의 세계에서 가장 잘 확보된다는 것이 라이프니츠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2. 자유의 조건들
p.269-270.
라이프니츠는 신이 창조한 이 세계가 결정론적이긴 하지만 우연성을 배제하지 않음을 주장한다. 우선 절대적 필연과 가설적/우연적 필연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적 필연은 모든 가능세계들에서 참이지만, 가설적 필연은 한 가능세계 내에 포함되는 필연이다. 전자는 우연성을 배제하지만, 후자는 우연성 내에서 성립하는 필연성이다.
…
라이프니츠는 가설적 필연(이 세계가 내포하는 결정성)이 우연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이 사실로부터 우리가 자유롭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3.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p.273-274.
라이프니츠가 제시한 제작적 세계관은 어떤 면에서는 신과 피조물들이라는 중세적 맥락보다는 오히려 인간과 기계라는 현대적 맥락에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그것이 제작적 형이상학인 한에서 인간과 기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해명하는 데 많은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
스피노자가 중세적인 부품들을 가지고서 근대적인 집을 지었다면, 라이프니츠는 근대적인(차라리 현대적인) 부품들을 가지고서 중세적인 집을 짓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는 전체적인 철학체계로는 스피노자의 길을 따르면서, 라이프니츠가 만들어낸 천재적인 부품들을 어떻게 선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5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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