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려주신 오*근 선생님의 질문을 게시판에도 옮깁니다.)
한 덩어리의 결정체는 주변으로부터 아무런 ‘부-엔트로피’나 ‘자유에너지’를 받아들이지 않고도 결정 상태로 유지될 수 있으며 따라서 별 무리 없이 결정의 정상적 단위 구실을 할 수 있다(264쪽)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그 결정체도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해체될 것입니다. ‘한 덩어리의 결정체’가 열역학 제2법칙에 일정기간 동안 저항하고 형태를 유지(항상성을 유지)하며 존재한다는 점에서 역시 ‘동역학적 준안정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의 개체란 “내적 결속을 유지하면서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전개(develop)되어 가는 시공간적으로 국소화된 실체”를 말한다.……개체는 온생명의 시공적 전개에 의한 역사적 산물로서, 생명의 시공적 존재 양상의 표현물이라 할 수 있다(267쪽)면 ‘한 덩어리의 결정체’도 개체이고, 이 개체는 결국 온생명의 시공적 존재 양식의 표현물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

결국 물리학적으로 볼 때, 즉 열역학 제2법칙을 적용받는 세상에서 엔트로피의 증가에 저항하면서―그 방법이 부-엔트로피를 끌어들이든 아니면, 내부의 결속력을 공고히 하여 한 덩어리의 결정체로 남든지 간에―“내적 결속을 유지하면서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전개(develop)되어 가는 시공간적으로 국소화된 실체” 즉 개체를 유지하는 것을 생명(또는 낱생명)이라고 한다면, “지구상에서 보는 기후 현상 특히 물과 공기의 지속적인 순환 현상”(270쪽)을 생명이라 할 수 있고, 또 ‘한 덩어리의 결정체’를 생명이 아니라고 할 근거가 없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물리학적으로 볼 때 세상에 모든 물건은 모두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