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랙과 프와송 괄호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3-06-16 18:35
조회
927
양자역학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논문 중 하나로 간주되는 '삼인작(三人作) Dreimännerarbeit' 즉 Born-Heisenberg-Jordan(보하요) 논문이 투고된 것은 1925년 11월 16일입니다. 이 논문이 1926년 2월 4일에 출판되기 전이었던 1월 17일에 파울리가 새로운 양자역학(행렬역학)으로 수소원자의 스펙트럼 문제를 풀어내는 데 성공하여 논문을 투고했습니다.
파울리가 수소문제를 풀어낼 무렵에 오스트리아의 슈뢰딩거가 미분방정식이라는 잘 확립된 기법으로 에너지 스펙트럼의 양자화를 설명해 낸 논문이 투고되었습니다. 1926년 1월 27일입니다. 파울리의 논문보다 불과 열흘 뒤입니다. 이 논문에 대해서는 여러 설왕설래가 있지만, 독일이 아닌 곳에서 이런 성과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에는 놀라운 일이었을 겁니다.
이보다 앞서 1925년 12월 1일에 출판된 디랙의 논문은 어떻게 된 걸까, 궁금해지는데, '보하요 삼인작'의 각주 2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2) Anm. bei der Korr. In einer inzwischen erschienenen Arbeit von P. Dirac (Proc. Roy. Soc. London 109, 642, 1925) sind unabhängig einige der in Teil I und in dieser Arbeit enthaltenen Gesetzmäßigkeiten und weitere neue Forderungen aus der Theorie angegeben worden."디랙이 이 논문을 쓰게 된 것은 하이젠베르크가 케임브리지 대학에 가서 한 세미나 덕분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랙은 그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지도교수였던 랄프 파울러(Ralph H. Fowler 1889-1944)가 발표내용의 노트를 전해 준 것을 가지고 양자역학을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일요일에 프와송 괄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월요일 아침 도서관이 열리자마자 휘태커의 책을 펼쳐 이를 찾아낸 일화가 등장합니다.
"교정 중 추가사항: P. Dirac의 논문이 그 사이에 나왔는데, 1부와 이 논문에 들어 있는 결과 몇 가지를 독립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그 이론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결론을 담고 있다."
""디랙은 강의 노트와 교과서에서 푸아송 괄호에 대해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갔지만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다음은 그의 회상이다.
'그때는 일요일 저녁이었고 도서관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좋은지 아닌지도 모른 채 그저 초조하게 밤을 지새웠지만, 그래도 자신감은 밤을 새는 동안 커진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도서관이 열리는 시간에 맞추어 서둘러 한 도서관으로 갔다.'
디랙이 워낙 똑똑하고 문제를 풀어내는 데 탁월한 물리학자이긴 했지만, 하이젠베르크가 케임브리지 대학에 가서 세미나를 하지 않았더라면 독자적으로 양자역학의 한 형식을 만들어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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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may33 | 2023.06.05 | 0 | 1729 |
그럼 브라캣이란 용어는 수학자 프와송이 만들어낸 것을 디랙이 차용한 건가요?
영어에서 bracket이란 단어는 이미 16세기부터 샤용되었다고 합니다. 괄호는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프와송 괄호는 19세기 초 프랑스의 수학자 시에옹-드니 프와송이 도입한 것인데, 위상공간을 정의역으로 정의된 함수 $f$와 $g$에 대하여 $ \{ f, g\} = \sum_j \left(\frac{\partial f}{\partial q_j}\frac{\partial g}{\partial p_j} - \frac{\partial f}{\partial p_j}\frac{\partial g}{\partial q_j} \right)$로 정의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Poisson_bracket에서 더 상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