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정리와 양자역학의 존재론
2022년 노벨물리학상이 수여된 주제는 1935년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의 논문에 직접 연관됩니다. 1935년 5월 15일에 미국물리학회지 [피지컬 리뷰 Physical Review]에 특이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물리적 실재에 대한 양자역학의 서술은 완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이 논문을 쓴 사람은 알버트 아인슈타인, 보리스 포돌스키(Boris Podolsky 1896-1966), 네이썬 로젠(Nathan Rosen 1909-1995)이었습니다. 이 논문에서 다루어진 주제는 이후 양자이론과 관련된 인식론적 및 존재론적 논의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 역설, 줄여서 EPR 역설 또는 '아포로 역설'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그것이 역설이 아니라 의미 있는 논변임이 밝혀지고 난 뒤에는 'EPR 논변' 또는 'EPR 사고실험'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 해 10월에 이와 관련된 기사가 동아일보에 실렸습니다. 일제강점기 중에 국제 학술에 이렇게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양자역학의 불완전성과 1935년 동아일보 보도"1964년에 아일랜드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 1928-1990)이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의 역설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루면서, EPR 사고실험은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벨의 논문은 양자이론이 물리적 세계에 대한 최종적인 이론이 아니고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론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도 이 문제를 여러 곳에서 상세하게 다루셨고, 또 가령 [과학과 메타과학](1990) 129-134쪽이나 [과학과 메타과학](2012) 149-153쪽에서도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1994년에 이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시기도 했습니다.
장회익 (1994). "양자역학과 실재성의 문제: 벨의 부등식 해석을 통한 고찰" 계간 과학사상. 여름호 93-112쪽.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 사고실험과 벨 논변은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에서 이 문제가 다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좀 의아했었는데,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에서는 상세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2014년 벨 논문 발표 50주년을 기념하여 관련된 논의를 담은 논문들 수십 편이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Special issue on 50 years of Bell's theorem
https://iopscience.iop.org/issue/1751-8121/47/42
이 특별논문집의 편집자의 말이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In quantum mechanics, the outcome of a measurement is generally not pre-determined and the theory only predicts the probability of each possible outcome. This has already puzzled the founding fathers of the theory, as it begs the question whether it is possible to refine quantum mechanics. Could it be possible to ‘complete’ quantum theory using additional ‘hidden’ variables, such that the indeterminism arises from the ignorance of the hidden variables only, and is therefore not a fundamental feature of nature itself?
In 1964, however, John Stewart Bell discovered that these hidden variable models cannot describe certain correlations arising in quantum theory if they are to obey the constraint of locality [1]. This result has become known as ‘Bellʼs theorem’ and this special issue celebrates its 50th anniversary. While Bellʼs theorem was largely ignored by the physics community at first, the situation changed with the first experimental tests of Bellʼs inequality. The fact that local hidden variable models can be ruled out based on experimental data had a huge impact on our modern view of quantum theory. In addition, Bell inequalities are also at the heart of many protocols and applications in quantum information processing [2]."
[1] Bell J S 1964 Physics (Long Island City, NY) 1 195
[2] Brunner N, Cavalcanti D, Pironio S, Scarani V and Wehner S 2014 Rev. Mod. Phys. 86 419
"양자 역학에서 측정 결과는 일반적으로 미리 결정되지 않으며 이론은 각 가능한 결과의 확률만 예측한다. 이것은 양자 역학을 더 세세하게 다듬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애초에 이론의 창시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비결정론이 숨은 변수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하므로 자연 자체의 근본적인 특징이 아닌 추가 '숨겨진' 변수를 사용하여 양자 이론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러나 1964년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은 이러한 숨겨진 변수 모형이 국소성의 제약 조건을 준수한다면 양자 이론에서 발생하는 특정 상관 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 이 결과는 '벨의 정리'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 특별호는 창간 50주년을 기념한다. 벨의 정리는 물리학계에서 거의 무시되었다. 하지만 벨의 부등식에 대한 최초의 실험적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소적 숨은 변수 모형을 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양자 이론에 대한 현대적 관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벨 부등식은 양자 정보 처리에서 많은 프로토콜 및 응용 프로그램의 핵심이기도 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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