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함수로 계산한 겹실틈 실험의 패턴
출발점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160쪽에 나오는 다음 문장입니다.
상태함수는 위치와 시각의 함수 $\Psi (x, t)$로 쓸 수 있다 이 때 $$|\Psi (x ,t)|^2 = \Psi^* (x, t) \Psi (x, t)$$는 대상이 $x$와 $t$를 중심에 둔 단위 공간, 단위 시간 안에서 대상이 표출될 확률을 나타낸다. |
여하간 상태함수를 계산할 수 있다면, 그 절대값 제곱이 대상이 표출될 확률이 됩니다. 여기에는 무슨 입자이니 파동이니 하는 것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 대상이 어떤 모형으로 서술되든 상관없이, 특정 위치, 특정 시각에서 그 존재를 표출할 확률일 뿐입니다.
먼저 원천 S에서 나온 전자의 상태함수를 양자역학을 써서 계산하면 $$\psi (x, 0) = N e^{-{x^2}/{4\sigma^2}} \quad (N=1/\sqrt[4]{2\pi\sigma^2})$$가 됩니다. 여기에서 $x$ 방향은 두 실틈이 나란히 놓인 방향 즉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림 6-3에서 수직 방향입니다. 또 $\sigma$는 종 모양 상태함수의 폭을 지시하는 맺음변수(파라미터)입니다. 이 글에서는 수식 표현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편의상 $\sigma=1$로 두겠습니다.
두 실틈 중 하나를 지나는 순간에도 다시 거기에서 새로운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면 되므로, 여전히 같은 꼴이 됩니다. 거기에서 시간이 더 지나가면 변별체 D에 이를 무렵의 상태함수는$$ \psi (x, t) = \frac{N}{\sqrt{1+i \hbar t/2m}} e^{-\frac{x^2}{4 (1+i\hbar t/2m) }}$$로 계산됩니다. 지수함수의 지수에서 $(1+i \hbar t / 2m )$이라는 인수가 곱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인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상태함수의 제곱이 전자가 변별체와 만날 때 흔적을 남길 확률을 말해 줍니다. $$|\psi(x, t)|^2 = \frac{N^2}{\sqrt{1+{\hbar^2 t^2}/{4 m^2 }}} e^{-\frac{x^2}{2 \left(1 + {\hbar^2 t^2}/{4m^2 }\right)}}$$이 바로 그 확률입니다. 이 식처럼 지수함수 $e^x$의 지수 부분이 이미 복잡한 표현으로 되어 있어서 '어깨' 쪽으로 올려쓰기가 불편할 때에는 $e^x$ 대신 $\exp x$라고 씁니다. 지수함수(exponential function)이라는 이름 첫 세 글자를 딴 것입니다. 가령 $e^{-x^2/2\sigma}$ 대신 $\exp \left( -\frac{x^2}{2\sigma}\right)$와 같이 씁니다.
스크린을 향하는 방향(<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림 6-3에서 수평 방향)을 $y$방향으로 잡으면, 전자가 일정한 속력 $v$로 진행한다고 할 때 거리 $y$만큼 떨어진 곳에서 시간은 $t=y/v$라 할 수 있으니까 $$|\psi(x, y)|^2 = \frac{N^2}{\sqrt{1+{\hbar^2 y^2}/{4 m^2 v^2 }}}
\exp\left[-\frac{x^2}{2\left(1 + {\hbar^2 y^2}/{4m^2 v^2 }\right)}\right]$$가 됩니다. $k=m v / \hbar$라 하면 이 식은 $$|\psi(x, y)|^2 = \frac{N^2}{\sqrt{1+{ y^2}/{4 k^2}}} \exp\left[-\frac{x^2}{2\left(1 + {y^2}/ {4 k^2}\right)}\right]$$로 쓸 수 있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 출처: Norsen, T. (2017). Foundations of Quantum Mechanics: An Exploration of the Physical Meaning of Quantum Theory. Springer. p. 46]
실틈이 두 개 있는데, 그 위치가 각각 $x=+b$와 $x=-b$라고 하면 각각 $$\begin{align}\psi_1 (x, t)
&= C \exp\left[-\frac{(x-b)^2}{4 \left(1+{i \hbar t}/{2m}\right)}\right] \\ \psi_2 (x, t) &= C \exp\left[-\frac{(x+b)^2}{4 \left(1+{i \hbar t}/{2m}\right)}\right]\end{align}$$이 됩니다. $C$는 상태함수의 절대값 제곱을 1로 만들기 위한 규격화 상수로서 $$C= \frac{N}{1+{i \hbar t}/{2m}}$$로 주어집니다.
앞에서처럼 $t$ 대신 $y$를 넣고 $k=m v / \hbar$라 놓으면 $$\begin{align}\psi_1 (x, y) &= \frac{N}{1+{i y}/{2 k}} \exp\left[-\frac{(x-b)^2}{4\sigma^2 \left(1+{i y}/{2k}\right)}\right] \\ \psi_2 (x, t) &= \frac{N}{1+{iy}/{2 k}} \exp\left[-\frac{(x+b)^2}{4 \left(1+{i y}/{2 k}\right)}\right]\end{align}$$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두 실틈이 모두 열려 있다면, 스크린이 놓인 곳에서의 상태함수는 이 둘을 더하여 $$\psi (x, y) = \psi_1 (x, y) + \psi_2 (x, y)$$가 됩니다. 만일 실틈 중 하나가 닫혀 있다면 닫히지 않은 쪽만 계산하면 됩니다.
두 실틈이 모두 열려 있을 때 $|\psi(x, y)|^2$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림 출처: Norsen, T. (2017). Foundations of Quantum Mechanics: An Exploration of the Physical Meaning of Quantum Theory. Springer. p. 47]
이 그림은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양자역학의 계산법을 써서 곧이곧대로 계산한 결과를 나타낸 것입니다. 실제 실험은 예를 들어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Bach, R. et al. (2013) Controlled double-slit electron diffraction.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1088/1367-2630/15/3/033018 ]
계산결과와 실험결과가 잘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억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전전자기학의 파동이론 즉 빛의 고전적 파동이론을 써서 겹실틈에서 소위 간섭무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프라운호퍼 회절이라 부르며, 이와 관련된 상세한 이론적 논의가 있습니다. 가령 https://en.wikipedia.org/wiki/Fraunhofer_diffraction_equation 참조)
[그림 출처: http://hyperphysics.phy-astr.gsu.edu/hbase/phyopt/mulslid.html#c2 ]
이 그림과 같은 상황에서 스크린에 흔적을 남기는 빛의 세기의 함수는 $$I(\theta)=I_0 \left(\frac{\sin\beta}{\beta}\right)^2 \cos^2 \alpha$$로 주어집니다. 여기에서 $$\alpha = \frac{\pi a \sin\theta}{\lambda} , \quad \beta=\frac{2\pi b \sin\theta}{\lambda}$$이고, $a$는 각 실틈의 크기이며 $2b$는 두 실틈 사이의 거리입니다.
https://openstax.org/books/university-physics-volume-3/pages/4-3-double-slit-diffraction
고전전자기학의 파동이론을 써서 계산한 결과가 양자역학을 써서 계산한 결과와 유사하지만 다릅니다. 다시 말해서 전자를 이용한 겹실틈 실험은 고전역학의 파동이론과 다릅니다. 다시 말해 전자의 겹실틈 실험은 고전적 파동을 확인한 것이 아닙니다.
고전적 파동은 정말로 시간과 공간 속으로 에너지가 흘러서 전달됩니다. 그 에너지가 바로 위에서 계산결과를 적은 빛의 세기 $I(\theta)$입니다. 이와 달리 양자역학으로 계산한 상태함수는 스크린이라는 변별체가 놓여 있는 위치에서 존재가 표출될 확률을 나타낼 따름입니다. 변별체를 놓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길을 따라가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오직 변별체를 통해서만 대상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겹실틈 실험이 입자-파동 이중성을 확인했다느니, 입자가 지닌 파동성을 보여준다느니, 양자역학에서 확장되는 중첩원리라느니 하는 해석은 엄밀하게 말하면 틀린 것입니다. 대상이 입자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여하간 양자역학적 대상(전자, 빛, $\rm{C}_{60}$ 분자 등)을 겹실틈이 있는 곳으로 입사시켰을 때, 스크린이라는 변별체에 흔적을 남기며 존재를 표출할 확률을 말해 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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