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쪽 (2-21)식으로부터 (2-22)식을 얻는 과정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78쪽의 (2-21)식은 $$\frac{d}{dt} p = - \frac{dV(x)}{dx}$$입니다. 이로부터 (2-22)식을 유도하는 과정이 유용합니다. 78쪽에 소위 치환적분을 이용한 유도가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먼저 치환적분을 도입하지 않고 될수록 미분만을 써서 이 과정을 유도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더 상세한 것은 "뉴턴 방정식과 해밀턴 역학"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분의 성질이 필요합니다. 먼저 미분의 기호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원래 미분이란 어떤 함수가 주어질 때 그 함수가 변화율을 구하는 방법을 가리킵니다. 그 변화율을 도함수(導函數 derivative)라 부릅니다. 즉 원래의 함수로부터 유도된 함수라는 의미입니다. 원래의 함수를 $f(x)$라 하면 그 도함수를 $\frac{df}{dx}$라 쓰는데, 1575년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가 도입한 기호입니다. 흔히 라이프니츠와 뉴턴이 동시에 미분법과 적분법을 알아냈다고 하지만, 지금은 뉴턴의 기호법은 잘 쓰이지 않고, 대체로 라이프니츠의 기호법을 사용합니다.
(더 상세한 것은 가령 Earliest Uses of Symbols of Calculus 참조)
만일 함수가 $x(t)$라면 그 도함수는 $\frac{dx}{dt}$라 씁니다. 그런데 곧잘 함수의 이름을 뒤로 빼서 $\frac{d}{dt} x(t)$와 같이 쓰기도 합니다. 함수에 일정한 상수를 곱한 것을 미분하려면 상수를 미분과 무관하게 곱해도 됩니다. 즉 $$\frac{d}{dx}(c f(x))=c\frac{d}{dx}f(x)$$입니다. 또 함수 관계에 따라 도함수들 사이의 관계를 구하면 곱하기가 됩니다. $$\frac{d}{dx}(f(u(x))=\frac{d}{du} f(u) \cdot \frac{du}{dx}$$ 흔히 합성함수의 미분법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p(t)$라는 함수가 주어졌다고 할 때, $p$가 $x$의 함수이고, $x$가 $t$의 함수로 주어진다면, $p(t) = p (x(t))$와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 t \longrightarrow x \longrightarrow p$$와 같은 대응입니다. 이 때 도함수의 관계는 $$\frac{dp (t)}{dt}=\frac{dp(x)}{dx}\frac{dx(t)}{dt}$$로 주어집니다. 이 대목에서 분수처럼 쓴 기호법이 유용합니다. 즉 $$\frac{dp}{dt}= \frac{dp}{dx}\frac{dx}{dt}$$의 모양이 되는데, 마치 분수의 약분처럼 $$\frac{dp}{dt}= \frac{dp}{\cancel{dx}}\frac{\cancel{dx}}{dt}$$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도함수의 정의를 곧이곧대로 적용하면 이런 약분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지만, 적당한 방법을 써서 그런 것처럼 할 수 있습니다. 수학자라면 이런 식의 단순화된 계산이 못마땅할 것입니다. (참고: Why is this proof of the chain rule incorrect?)
더 상세한 것은 가령 "합성 함수의 미분법 (Khan academy)" 같은 전문적인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동영상 강의도 있어서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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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치환적분(integration by substutuion)을 이용한 유도 과정을 조금 더 상세하게 다루겠습니다.
적분은 도함수를 알 때 원래의 함수를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만일 $f'(x) = \frac{df}{dx}$가 주어진다면, $$\int f’(x) dx = \int \frac{df(x)}{dx} dx = f(x) + C$$가 됩니다. 이것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입니다. 뒤에 적분상수 $C$를 더해주어야 하는 이유는 상수를 미분하면 언제나 0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함수가 다른 독립변수의 함수로 주어진다면, 적분을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분수 모양으로 쓴 도함수 기호가 편리합니다. $\frac{du}{dx}$라고 쓴 것은 $u(x)$라는 함수를 $x$로 미분한 도함수라는 의미일 뿐이고 $du$를 $dx$로 나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기호가 아주 교묘하게 만들어져서 마치 나눗셈처럼 해도 대부분 틀리지 않습니다. 가령 $$dx =
\frac{dx}{dt} dt$$처럼 써도 됩니다. 그러면 $$\int \frac{d(f(x))}{dx} dx = \int d(f(x)) = f(x) +C$$를 다소 기계적으로 얻어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int f(u) du = \int f(u(x)) \frac{du}{dx} dx = F(u) + C = F (u(x))+C$$와 같이 적분계산을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식에서 $F(u)$는 $f(u)=\frac{dF(u)}{du}$와 같이 주어지는 $f(u)$의 부정적분(anti-derivative)입니다.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78쪽의 (2-21)식에 있는 등식의 왼편을 $\int ( \cdots ) dx$안에 넣어 적분을 계산하려 합니다. [이 때 $(\cdots)$를 피적분함수라 부릅니다.] 그러면 $$\begin{align} \int \frac{dp}{dt} dx &= \int \frac{dp}{dx}\frac{dx}{dt}dx \\ &= \int
\frac{dx}{dt} \frac{dp}{dx}dx \\ &=\int \frac{p}{m} dp = \frac{1}{m} \cdot \frac{p^2}{2} \end{align}$$을 얻습니다. 첫 번째 등호는 합성함수의 미분법을 적용한 것이고, 두 번째 등호는 곱의 순서를 바꾼 것이며, 세 번째 등호에서는 운동량의 정의 $$ p = m \frac{dx}{dt}$$를 적용하는 동시에 $$dp = \frac{dp}{dx}dx$$임을 이용하여 치환적분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int p dp = \frac{1}{2}p^2$$임을 이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int \frac{dp}{dt} dx = \frac{p^2}{2m}+C_1$$임을 유도한 셈입니다. 마찬가지로 $$\int \frac{dV(x)}{dx} dx = \int dV(x) = V(x) + C_2$$입니다. 따라서 $$\frac{p^2}{2m} =
- V(x) -C_1 - C_2$$가 되는데, 적분상수 $-C_1 - C_2$를 그냥 $E$로 표기하면, $$\frac{p^2}{2m} +V(x) = E$$가 됩니다. 이것이 (2-22)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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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보니 이해가 되네요. 미분만을 쓰는 방식과, 책에서처럼 치환적분을 이용해서 구하는 방법 두 가지를 설명해주신 거네요. 왜 두 가지 방법을 설명해주셨나 해서 다시 읽어봤습니다. ^^
수식이 많아서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하고 그동안 미루다가 이제야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글도 겁내지 말고 읽어보겠습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없는 틈을 내서 이 게시판에 글을 쓴 이유가 함께 공부하고 있는 텍스트에 축약되어 서술된 부분을 더 풀어 쓰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이해가 된다고 하시니 보람이 큽니다.
제 자신도 이론물리학자로 훈련을 받았고 간단명료한 표현을 더 선호하지만, 수식으로 표현된 압축적인 내용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불과 200부밖에 인쇄하지 않았지만, 전 유럽 아니 전 세계에서 이 책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자 중 하나인 새뮤얼 클라크는 뉴턴이 독자로 하여금 절망감을 느끼고 좌절하게 만들려고 책을 쓴 게 아니냐고 푸념을 늘어놓을 정도로, <원리>의 서술은 축약적이고 난해했습니다.
뉴턴의 자연철학이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것은 그 압축적이고 난해하게 서술된 책을 해설하고 행간을 설명하고 예시를 통해 또 다른 이해를 추구했던 다른 자연철학자들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젊은 신사와 숙녀의 능력에 맞춘 뉴턴의 철학체계>
<더 쉽게 예시될 수 있게 만든 아이작 뉴턴 경의 수학철학>
<네 권으로 읽는 아이작 뉴턴 경의 철학적 발견에 대한 논의>
<실험으로 입증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요소들 또는 아이작 뉴턴 경의 철학 입문>
이런 제목으로 된 책들은 여하간 18세기 유럽에서 뉴턴의 자연철학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음에 틀림없습니다.
William Whiston (1716). Sir Isaac Newton’s mathematick philosophy more easily demonstrated.
Willem ‘sGravesande (1723). Philosophiae Newtonianae institutiones in usus academicos.
John Theophilus Desaguliers (1728) The Newtonian system of the world, the best model of government.
Francesco Algarotti (1737) Il Newtonianismo Per le Dame ovvero Dialoghi Sopra la Luce e i Colori.
Voltaire (1738). Elemens de la philosophie de Neuton.
Benjamin Martin (1743). A course of lectures in natural and experimental philosophy, . . . explain ‘d on the principles of the Newtonian philosophy.
Colin Maclaurin (1748). An account of Sir Isaac Newton’s philosophical discoveries, in four books.
James Ferguson (1756). Astronomy explained upon Sir Isaac Newton’s Principles, and made easy to those who have not studied mathematics.
Tom Telescope (1761). The Newtonian system of philosophy adapted to the capabilities of young gentlemen and ladies, . . . six lectures read to the Lilliputian Society by Tom Telescope, A.M.
언제 이렇게 다 설명을 써주시나 했는데, 잠을 줄여가며... ㅠ.ㅠ 너무 잘 올려주시니까 그냥 술술 쓰시면 되는 줄 자꾸 착각하게 되네요. 다 시간이 들고 에너지가 드는 일인데 말이죠. 더 감사히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뉴턴의 자연철학 해설서 제목들이 아주 재밌네요. '젊은 신사와 숙녀'는 요즘으로 치자면 '청소년을 위한' 쯤으로 볼 수 있을까요? '더 쉽게 예시될 수 있게 만든'도 재밌네요. 살짝 뉴턴을 디스하는 느낌.ㅎㅎ
옛날 책들은 요즘 책 제목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요즘 책 제목은 봐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띠지며 겉표지에 설명하는 글귀들을 잔뜩 써놓는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16세기-17세기에 유럽에서 나온 책들은 제목에 해당하는 첫 장에 매우 상세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요즘 책으로 말하면 안 표지에 저작권 관련 부분과 감사의 글에 해당하는 것까지 모두 표지에 넣었습니다. 게다가 그림도 있구요. 활판인쇄술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래 표지는 1609년에 출간된 요하네스 케플러의 <새로운 천문학>의 것인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Astronomia Nova ΑΙΤΙΟΛΟΓΗΤΟΣ seu physica coelestis, tradita commentariis de motibus stellae Martis ex observationibus G.V. Tychonis Brahe: Jussu & sumptibus Rudolphi II. Romanorum Imperatoris &c: Plurium annorum pertinaci studio elaborata Pragae, Joanne Keplero
한국어로 번역하면 "원인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천문학 또는 튀코 브라헤의 관찰로부터 얻은 화성의 운동에 대한 논평을 통해 고찰된 천상의 물리학: 신성로마제국 루돌프 2세의 후원으로: 요하네스 케플러가 프라하에서 여러 해 동안 연구하여 다듬은 저서." 쯤 되겠습니다.
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