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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더 나은 앎으로 푸른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의 공부모임

새 자연철학 세미나

중력과 시공간의 곡률

질문 및 토론
상대성이론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2-06-07 21:02
조회
4554

이지연님이 흥미로운 질문을 올려주셨습니다. 요즘 자연철학 세미나의 진도는 “열통계역학”이라서 질문이 조금 옛날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 다음 진도가 “우주와 물질”이라서 오히려 다음 세미나를 준비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 중 질문 하나는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흔히 중력을 실체가 아니라 허상으로 여기는 것이 주류의 생각이지만, 그래도 중력이 실체로서의 힘이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로 보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새로운 노력은 없는가 하는 질문도 곁들여졌습니다.

자연철학이라 부를 수 있는 인류의 아주 오래된 사유에서 ‘무거움’이라는 것은 맨 처음부터 가장 어렵고도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저희 자연철학 세미나에서는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과 연결되는 고대 그리스 및 중세 이슬람의 자연철학에서는 항상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올린 글 “질량개념의 의미와 간단한 역사”와 “질량-무게, 중력질량-관성질량, 속도-속력”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구성해 내는 데 성공한 것이 바로 17세기의 아이작 뉴턴이었습니다. 뉴턴은 행성의 운동을 비롯하여 밀물과 썰물 등을 이해하기 위해 태양과 행성 사이에 특별한 힘이 작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힘은 두 물체의 질량에 각각 비례하며,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소위 ‘만유인력’ 또는 ‘보편중력’입니다. 영어로는 둘 다 universal gravitation이라 씁니다. 이 용어와 개념을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치고 시험을 치르고 일상에서 말하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 보편중력이라는 관념은 대단히 신비주의적이고 이해할 수 없으며 심지어 물리학적이지 않은 형이상학적 관념입니다. 

떨어져 있는 두 물체가 중간에 아무런 매개도 없이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은 거의 종교적 믿음입니다. 뉴턴이 이 이상한 이야기를 발표했을 당시부터 유럽 대륙의 자연철학자들은 매우 심각하게 반대했습니다. 이를 소위 원격작용(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연금술이나 르네상스 신비주의(헤르메스주의)나 신플라톤주의에서 이야기할법한 ‘은비(隱祕)의 질(occult quality)’이라고 맹공격을 했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태양과 행성 사이만이 아니라 모든 물체들(즉 만유萬有)이 서로 ‘만유인력’이라는 것으로 끌어당기고(引力)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은 유령이나 텔레파시나 장풍이나 사후세계를 믿는 것만큼이나 비과학적인 면이 있습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이러한 보편중력을 중력장(gravitational field)이라는 개념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한국어 용어에서는 ‘중력’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여전히 ‘힘’의 일종이라고 여겨지게 하지만, 독일어나 영어 표현에서 gravitation은 gravitate에서 왔고 무거움을 만들어 떨어지게 한다는 뉘앙스입니다. 그것을 힘이라고 부를지 아니면 ‘장(마당)’이라고 부를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gravitational field는 엄밀하게 말하면 gravitational force와는 다릅니다. 전기장(electric field)이나 자기장(magnetic field)과 비슷하게 ‘장(마당)’은 공간 속에 연속적으로 펼쳐져 있으며 바로 옆에 작용합니다. 멀리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한한 시간이 걸립니다. 원격작용을 근거리작용들의 모음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입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중력장의 세부적인 내용을 리만 기하학이라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언어로 서술했기 때문에 중력이 시공간의 곡률이 되었습니다만, 원론적으로 중력장이 반드시 기하학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뉴턴의 원래 이론도 19세기에 시메옹 푸아송 등이 중력장 또는 중력 퍼텐셜 함수의 언어로 바꾸어 서술해서 원격작용 개념을 제거한 이론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흔히 뉴턴-푸아송 이론이라 부릅니다.

다만 상세한 부분에서는 단 하나의 함수(중력 퍼텐셜 함수)로 중력을 서술하려 하는 뉴턴-푸아송 이론은 관찰 결과와 맞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중력을 10개의 함수(거리함수 텐서)로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중력이론이 이 이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브란스-디키 이론은 10개의 거리함수 텐서 외에 추가로 1개의 스칼라 함수가 있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어떤 이론은 10개의 거리함수 텐서에다 4개의 벡터 함수가 있다는 것도 있습니다. 또 원래 4차원에서 16개($4\times 4$)가 되어야 하는 거리함수 텐서가 10개가 되는 것은 대칭성이 있기 때문인데, 어떤 이론은 그 대칭성을 버리고 16개의 함수로 서술하려 합니다. 실상은 아인슈타인이 전자기력을 포함한 통일장 이론을 만들 때 그렇게 했었습니다. 

https://en.m.wikipedia.org/wiki/Brans–Dicke_theory 

https://en.m.wikipedia.org/wiki/Alternatives_to_general_relativity 

위의 링크에 들어가 보면 일반상대성이론이 아닌 중력이론이 수십 가지가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랄 수도 있습니다. 이 이론들은 아직 반증되지 않은 것이고 그 사이에 제안되었다가 관측과 안 맞아서 폐기된 것도 여럿 있습니다. 그 중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면서도 관측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론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쓰지 않는 이론도 여전히 있습니다. 주류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반증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 4

  • 이지연 이지연
    2022-06-08 07:49

    아, 이렇게 명쾌한 답변을 이렇게나 빨리 올려주실 줄 몰랐습니다. 제가 게시판을 처음부터 따라잡았다면 역시나 저절로 해결되었을 질문이긴 하네요. 링크해주신 포스팅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위키피디아도 차분히 읽어보겠습니다. 힘을 field란 개념으로 대체해 나간 것이 원격작용이라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군요. 원격작용을 근거리 작용들의 모음으로 바꾸었다는 명쾌한 요약도 잘 기억해 두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중력이라는 현상에 대한 비유클리드적 기하학 차원의 해석으로서, 아직까지는 이 해석이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해석이라서 주류란 것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이지연 이지연
    2022-06-08 08:00

    그리고 뉴턴은 참 여러모로 연금술사적 정체성을 지닌 인물이긴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자신이 알아낸 것을 알리지 않고 오랫동안 혼자만 간직하려는 습성도 그렇고, 원격작용하는 힘이라는 신비주의적인(?) 발상도 그렇고, 누구보다 뛰어난 수학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연금술 등에 심취하는 신비주의적 면모도 함께 지녔다는 점에서 피타고라스의 후예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2-06-08 11:14

      연금술사(마법사)로서의 뉴턴을 조명한 White, Michael (1997). Isaac Newton: The Last Sorcerer. Fourth Estate Limited.라는 책도 있습니다. 제가 쓴 "아이작 뉴턴의 여러 성분들 중 하나"이나 "뉴턴의 기적의 해라는 신화"에도 뉴턴의 독특한 성격이 들어 있습니다.


      • 이지연 이지연
        2022-06-08 12:27

        벌써 그런 글을 쓰셨군요. 서양 지성사에서 수학적 합리주의와 신비주의가 결합된 피타고라스적 지적 전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부분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면서도 피타고라스 - 케플러 - 뉴턴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비슷한 면모가 내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링크해 주신 글들도 재밌게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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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자세한 자료, 설명들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2025.06.09
1. 변별체의 존재 양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로 위의 답글에 쓴 물의 온도를 재는 상황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 개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측정장치 개념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추상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모종의 측정장치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다양한 측정장치 또는 검출장치를 사용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세미나에서 인용하신 안개상자(cloud chamber)나 거품상자(bubble chamber)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겹실틈 실험에서 사용하는 사진건판도 변별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chamber https://en.wikipedia.org/wiki/Bubble_chamber 하지만 변별체가 측정장치/검출장치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변별체는 물리적 작용을 통해 뭔가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서 인식주체의 경험표상영역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는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 놓인 가교 내지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제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거품상자에서 기본입자가 만들어내는 궤적을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2025.06.03
2.의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이해'라는 문제를 직접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대상과 변별체의 만남(조우)은 원래 인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알아채거나 기록하거나 기억하거나 그로부터 지식을 얻는 것과 전혀 무관하게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기에 이 세계 속의 수많은 물질적 존재자들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부딪치고 멀어져갈 것입니다. 아주 먼 우주에서 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하간 그런 상호작용을 통해 흔적이 남습니다. 그런데 그 물질적 존재자에 생긴 흔적을 인식 주체인 '나' 또는 서술세계가 받아들이면 이제 그 흔적이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집니다. 인식주체가 없었더라면 그냥 물질적 충돌에 불과했을 것이 이제 '사건'이 되어 버립니다. 미묘하지만, 변별체와 경험표상영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별체에 남은 흔적과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진 정보는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50쪽의 그림 1-1에서 물질세계와 서술세계를 구별하는 점선을 넘나듭니다. 두 개의 네모 사이의 위아래 양쪽방향 화살표의 양면성입니다. 물질적 측면에서 보면 대상과 변별체가 만나서 흔적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과 '빈-사건'이 일어납니다. 특정 변별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도 흔적이 남는 것 못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해'라는 말이 직접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에서 인용한 폰노이만의 온도 측정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재려면 온도계를 넣어 수은/알콜의 높이를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비커의 물이 대상이고 온도계는 변별체가 됩니다. (2) 온도계 높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등의 빛이 수은/알콜의 경계면에 닿았다가 눈의 망막으로 와야 합니다. 이 때 온도계의 높이는 대상이 되고 빛(빛알)이 변별체가 됩니다. (3) 빛이 망막에 입사되면 망막에 있는 시신경에 나트륨 원소가 모이거나 흩어져서 전류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 빛이 대상이라면 시신경의 전위차는 변별체가 됩니다. (4) 시신경의 전위차는 뇌의 피질에서 뉴런을 발화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대목에서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읽어냅니다. (5) 그 다음 단계가 어렵습니다. 온도계의 높이든, 망막에 생기는 흔적이든, 시신경의 전위차든, 뉴런의 발화든 여하간 어느 단계에서 흔적의 기록이 정보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32-33쪽에 서술된 것처럼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구별합니다. 하지만 서술 모드만으로는 '이해'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하간 세 번째 모드로서 '의식 모드'가 작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인츠 폰푀르스터의 <이해를 이해하기> 같은 저작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Heinz Foerster (2003) Understanding Understanding: Essays on Cybernetics and Cognition. Springer. https://doi.org/10.1007/b97451
2025.06.03
3. 3차원 vs. 2+1차원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고대그리스-이슬람-중세유럽으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의 전통에서 세상의 중심은 지구였습니다. 지구 주위에는 일곱 행성(七曜)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의 천구가 있고, 그 바깥에는 항성 천구가 있습니다. 지구는 네 개의 권역(구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 바로 아래에는 불의 권역이 있고, 그 아래로 차례로 숨/바람의 권역, 물의 권역, 흙의 권역이 있습니다. 뒤의 세 권역은 현대의 기권(氣圈, Atmosphere), 수권(水圈 Hydrosphere), 지권(地圈,Geosphere)에 대략 연결됩니다. 불의 권역은 현대의 열권(熱圈, Thermosphere)이나 전리층과 비슷합니다. 여하간, 세상(우주)의 중심은 지구의 중심이며, 이 중심을 향하는 방향이나 이 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이 곧 수직 방향입니다. 이와 달리 지표면의 동서남북은 어느 쪽으로도 대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차원의 세계입니다. 세계(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생겨나면서 수직 방향도 동서남북과 대등하지 않을까 하는 관념이 펼쳐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펼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공간의 한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 $(x, y, z)$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단 눈 앞에 펼쳐지는 육면체 모양의 방 안에서의 위치만이 아니라 온 우주 전체에서의 위치에도 해당합니다. 그러면 수직 방향이나 동서 방향이나 남북 방향이 모두 대등합니다. 데카르트에게 우주는 (2+1)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었습니다. [그림출처: Peter Apian (1529) Cosmographiae introductio]
2025.06.03
중요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몇 가지 글에 대한 링크도 있었구요. 따로 답글도 있었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저의 부족한 글도 여하간 토론과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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