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둘째 법칙과 헬름홀츠 자유에너지의 최소화
열역학 둘째 법칙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Robert J. Hardy and Christian Binek. (2014). Thermodynamics and statistical mechanics : an integrated approach. Wiley. p. 148]
(2a) 모든 열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계에는 엔트로피라는 상태함수가 존재하며, 외부에 일을 하지 않을 때 내부에너지가 증가할수록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2b) 단열된(열적으로 단절된) 계의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이제 헬름홀츠 자유에너지의 변화를 통해 열역학 둘째 법칙을 살펴봅니다. 어떤 계 A가 주변 배경 R 속에 놓여 있다고 할 때, 계가 외부에 일을 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하면, 열역학의 두 법칙은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첫째 법칙: $ \Delta U_A = - \Delta U_R $
둘째 법칙: $ \Delta S_A + \Delta S_R \ge 0 $
열역학
둘째 법칙을 적용할 때 등호와 부등호를 구별해야 합니다. 등호는 엔트로피의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서 이것은 소위 가역과정인 경우입니다. 가역과정이라는 것은 상태1로부터 상태2를 향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 반대로 상태2로부터 상태1을 향해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엔트로피가 그대로일뿐 아니라 둘째 법칙을 적용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됩니다. 둘째 법칙에서 등호에 해당하는 것을 준정과정(quasi-static process)라고 부릅니다. 상태1로부터 상태2를 향해 비가역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인데, 그 중간과정은 미세하게 모두 가역과정인 것을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주 천천히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해당합니다. 준정과정이 아니라면 엔트로피의 총합은 항상 증가합니다.
온도는 엔트로피와 에너지의 변화율로 주어집니다. 배경의 온도를 $T_R$이라 하면
$$\frac{1}{T_R} = \frac{\partial S}{\partial U} \approx \frac{\Delta S_R}{\Delta U_R}$$
따라서
\begin{align}
\Delta F &= \Delta U_A - T_R\Delta S_A \\ &= - T_R \left( \Delta S_A - \frac{1}{T} \Delta U_A \right) \\ &= - T_R \left( \Delta S_A - \frac{\Delta S_R}{\Delta U_R} \Delta U_A \right)\end{align}
그런데 첫째 법칙에 따라 $ \Delta U_A = - \Delta U_R $이므로
$$ \frac{\Delta S_R}{\Delta U_R} \Delta U_A = \Delta S_R \frac{\Delta U_A}{\Delta U_R} = \Delta S_R \cdot (-1) = - \Delta S_R$$
입니다. 그러므로
$$ \Delta F = - T_R (\Delta S_A + \Delta S_R)$$
을 얻습니다. 열역학 둘째 법칙에 따라
$$ \Delta S_A + \Delta S_R \ge 0 $$
이므로, 결국
$$ \Delta F \le 0 $$
이 됩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281쪽 참조]
열역학적 상태의 변화에서 엔트로피의 총량은 그대로이거나 증가할 뿐이며, 결코 감소하지 않는다는 말을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로 바꾸면,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는 결코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습니다.
위의 유도과정에서 온도 $T_R$는 배경계의 온도입니다. 만일 배경과 대상계가 열평형을 이루어서 두 계의 온도가 같다면, 즉 $T_A = T_R$이라면, 그리고 위의 근사식처럼 $$\frac{1}{T_A} =\frac{\partial S}{\partial U} \approx \frac{\Delta S_A}{\Delta U_A}$$라 쓸 수 있다면, 위의 두 번째 등호 다음에 있는 괄호 안이 0이 되어 버립니다. 즉 이후의 전개가 무의미해져 버립니다.
그런데 열역학 둘째법칙을 헬름홀츠 자유에너지의 최소화로 재구성할 수 있는 경우는 다름 아니라 대상계의 온도와 부피가 일정한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증명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대상계의 온도와 배경계의 온도가 같다면”이라는 단서를 넣어 주어야 합니다.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조금 더 고민하고 함께 의논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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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모두 배경 계의 온도인 Tr 이니, T 도 Tr 이 되겠네요.
예, 맞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처럼 그냥 배경의 온도를 $T$라 하고 이것이 대상물체의 온도가 아니라고 하면 될텐데, 혼동을 피하기 위해 배경의 온도를 모두 $T_R$로 수정하다가 빠뜨렸습니다. 수정했습니다.
수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수식 쓰기가 힘드시는군요... 우리 모두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 )
수식 쓰기가 번거로워서 이전에 쓴 글을 재탕하다가 지워야 할 부분을 안 지웠네요. 수정했습니다.
맨 마지막의 결론 - "열역학적 상태의 변화에서 엔트로피의 총량은 그대로이거나 증가할 뿐이며, 결코 감소하지 않는다는 말을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로 바꾸면,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는 언제나 감소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 표현이 맞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그 유도과정에 애매함, 난점이 있지 않는가 싶은 것이지요.
열역학 둘째 법칙은 아주 자주 오해되거나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여러 사람이 만든 위키피디어 항목이 대체로 참조할만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econd_law_of_thermodynamics
2005년에 출간된 아래의 책은 꽤 악명높은데, 열역학 둘째 법칙이 무려 스물 한 가지 버전이 있으며, 그에 따라 엔트로피 개념도 스물 한 가지가 있고, 그 버전들이 모두 동등한 것은 아님을 주장했습니다. 다소 과장된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그 주장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Vladislav Čápek, Daniel P. Sheehan (2005). Challenges to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Theory and Experiment. Springer. (https://doi.org/10.1007/1-4020-3016-9)
이 책에 인용된 대로, 미국의 자연철학자이자 과학자사학자 클리퍼드 트루스델(Clifford A. Truesdell)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리학자라면 누구나 열역학의 두 법칙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어느 물리학자도 다른 사람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Every physicist knows exactly what the first and second laws mean, but it is my experience that no two physicists agree on them.”)
트루스델의 표현은 좀 과격하지만, 지금도 특히 열역학 둘째법칙의 의미와 적용범위와 전제조건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