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상대성이론 입문 2 (아인슈타인 방정식)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0-01-22 19:26
조회
5988
여하간 우여곡절 끝에 중력이 다름 아니라 4차원 시공간이 유클리드 공간(또는 유사 유클리드 공간 또는 민코프스키)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실상 그렇게 가정한 '거리함수(메트릭 텐서)'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문제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은 3년여 동안 온갖 방법을 시도하다가 괴팅겐 대학에 초청세미나를 가게 됩니다. 며칠 있으면서 다비트 힐버트 그룹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다가 실마리를 얻습니다.
실상 아인슈타인 방정식이 발표되기 4일 전에 다비트 힐버트가 그 방정식과 사실상 같은 형태를 찾아내어 논문으로 투고합니다. 둘 중 누가 먼저 그 방정식을 만들었는지 논쟁도 있습니다.
그 최종적인 형태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188쪽에 있는 (3-32)식입니다.
$$R_{\mu\nu} - \frac{1}{2}R g_{\mu\nu}
= \frac{8\pi G}{c^4} T_{\mu\nu}$$
보기 쉽게 써서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 $R_{\mu\nu}$이나 $R$은 거리함수 $g_{\mu\nu}$의 도함수들과 원함수를 복잡하게 결합한 것입니다. 각각 리치 곡률 텐서, 스칼라 곡률이라고 부릅니다.
이탈리아의 수학자 그레고리오 리치-쿠르바스트로(Gregorio Ricci-Curbastro 1853-1925)의 업적을 기려서 이름붙인 것입니다. 리치-쿠르바스트로는 그의 제자 중 하나인 툴리오 레비-치비타(Tullio Levi-Civita 1873-1941)와 함께 "Méthodes de calcul différentiel absolu et leurs applications (절대미분학의 방법과 그 응용들)"라는 제목의 논문을 1900년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저자의 이름을 Gregorio Ricci라고만 쓰는 바람에 이후에 줄곧 '리치'라는 이름만 붙게 됩니다. 이 지역에서는 성을 쓸 때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병기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성은 '리치-쿠르바스트로'입니다. 레비-치비타는 처음부터 논문에 '레비-치비타'를 다 썼습니다.
리치 곡률 텐서는 크리스토펠 기호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엘빈 브루노 크리스토펠(Elwin Bruno Christoffel 1829-1900)은 독일의 수학자로서 베른하르트 리만(Bernhard Riemann 1822-1866)이 시작한 미분기하학의 한 형태를 더 발전시켰습니다.
크리스토펠은 아인슈타인과도 인연이 닿을 뻔 했습니다. 1862년에 아인슈타인의 모교인 취리히 공과대학교(ETH)에 부임했거든요. 그 해는 취리히 공과대학교가 불과 7년밖에 안 되었을 무렵이었고, 크리스토펠이 그 학교에 수학연구소를 만들어 잘 운영하는 바람에 ETH가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1869년에 베를린 대학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1879년에 태어난 아인슈타인이 크리스토펠의 강의를 들을 기회는 없었죠. 대신 1896년에 취리히 공과대학교에 부임한 수학자 헤르만 민코프스키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의 강의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 것 같고 심지어 게으르고 불성실했습니다. 하지만 1911년에 모교에서 교편을 잡은 뒤 동창이었던 마르셀 그로스만을 통해 리만, 크리스토펠, 리치, 레비-치비타, 민코프스키로 이어지는 미분기하학의 중요성을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1909년에 민코프스키가 맹장염수술의 후유증으로 53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아인슈타인과는 비교가 안 되는 업적을 남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좀 뜬금없어 보이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실상은 뉴턴의 보편중력 법칙과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 F = \frac{G M m}{r^2}$$
이라 쓰는 것을 힘 대신 퍼텐셜 함수로 나타내면
$$ \Phi (r) = - \frac{GM}{r}$$
이 됩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프와송이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고쳐 썼습니다.
$$ \nabla^2 \Phi = 4\pi G \rho$$
여기에서 $\rho$는 질량밀도이고, 일반적으로 위치 $(x, y, z)$의 함수이며, 질량의 분포를 나타냅니다. $\Phi$는 중력장을 나타내는 함수로서 이것 역시 위치의 함수입니다.
$\nabla^2 \Phi$는 $\Phi$의 도함수입니다. 실제 모습은 꽤 복잡합니다.
만일 $\rho(x, y, z)$가 주어지면 프와송이 쓴 복잡한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Phi(x, y, z)$를 구할 수 있습니다.
프와송 방정식은 뉴턴의 보편중력 법칙을 일반화한 형태입니다.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
$$R_{\mu\nu} - \frac{1}{2}R g_{\mu\nu}
= \frac{8\pi G}{c^4} T_{\mu\nu}$$
은 형태는 훨씬 더 복잡하지만, 기본 아이디어는 프와송 방정식과 유사합니다. 물질의 에너지와 변형력(운동량)의 분포 $T_{\mu\nu}$를 알면 이 방정식을 풀어서 결국 $g_{\mu\nu}$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중력이란 다름 아니라 (유사)유클리드 공간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g_{\mu\nu}$를 구한다는 것은 곧 중력장의 분포를 완벽하게 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태양 주변에서 별빛이 휘는 것도 알아내고, 중력파도 예측하고, 블랙홀도 알고, 우주의 시작과 변화도 다 알게 됩니다.
태양 주변과 블랙홀 같은 것을 서술해 주는 거리함수 텐서는 슈바르츠쉴트가 계산에 성공해서 "슈바르츠쉴트 시공간"이라고 부릅니다.
$$ds^2 = - \left(1-\frac{2GM}{r c^2}\right)c^2 dt^2 + \left(1-\frac{2GM}{r c^2}\right)^{-1} dr^2 + r^2 d\theta^2 + r^2 \sin^2\theta d\phi^2$$
우주론의 표준모형에 연결되는 르메트르-로버트슨-워커 시공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ds^2 = -c^2 dt^2 + a(t)^2 \left( \frac{dr^2}{1-kr^2} + r^2 d\theta^2 + r^2 \sin^2\theta d\phi^2\right)$$
여기에서 $k$는 0, 1, -1이 모두 가능합니다.
아인슈타인은 3년여 동안 온갖 방법을 시도하다가 괴팅겐 대학에 초청세미나를 가게 됩니다. 며칠 있으면서 다비트 힐버트 그룹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다가 실마리를 얻습니다.
실상 아인슈타인 방정식이 발표되기 4일 전에 다비트 힐버트가 그 방정식과 사실상 같은 형태를 찾아내어 논문으로 투고합니다. 둘 중 누가 먼저 그 방정식을 만들었는지 논쟁도 있습니다.
그 최종적인 형태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188쪽에 있는 (3-32)식입니다.
$$R_{\mu\nu} - \frac{1}{2}R g_{\mu\nu}
= \frac{8\pi G}{c^4} T_{\mu\nu}$$
보기 쉽게 써서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 $R_{\mu\nu}$이나 $R$은 거리함수 $g_{\mu\nu}$의 도함수들과 원함수를 복잡하게 결합한 것입니다. 각각 리치 곡률 텐서, 스칼라 곡률이라고 부릅니다.
이탈리아의 수학자 그레고리오 리치-쿠르바스트로(Gregorio Ricci-Curbastro 1853-1925)의 업적을 기려서 이름붙인 것입니다. 리치-쿠르바스트로는 그의 제자 중 하나인 툴리오 레비-치비타(Tullio Levi-Civita 1873-1941)와 함께 "Méthodes de calcul différentiel absolu et leurs applications (절대미분학의 방법과 그 응용들)"라는 제목의 논문을 1900년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저자의 이름을 Gregorio Ricci라고만 쓰는 바람에 이후에 줄곧 '리치'라는 이름만 붙게 됩니다. 이 지역에서는 성을 쓸 때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병기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성은 '리치-쿠르바스트로'입니다. 레비-치비타는 처음부터 논문에 '레비-치비타'를 다 썼습니다.
리치 곡률 텐서는 크리스토펠 기호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엘빈 브루노 크리스토펠(Elwin Bruno Christoffel 1829-1900)은 독일의 수학자로서 베른하르트 리만(Bernhard Riemann 1822-1866)이 시작한 미분기하학의 한 형태를 더 발전시켰습니다.
크리스토펠은 아인슈타인과도 인연이 닿을 뻔 했습니다. 1862년에 아인슈타인의 모교인 취리히 공과대학교(ETH)에 부임했거든요. 그 해는 취리히 공과대학교가 불과 7년밖에 안 되었을 무렵이었고, 크리스토펠이 그 학교에 수학연구소를 만들어 잘 운영하는 바람에 ETH가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1869년에 베를린 대학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1879년에 태어난 아인슈타인이 크리스토펠의 강의를 들을 기회는 없었죠. 대신 1896년에 취리히 공과대학교에 부임한 수학자 헤르만 민코프스키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의 강의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 것 같고 심지어 게으르고 불성실했습니다. 하지만 1911년에 모교에서 교편을 잡은 뒤 동창이었던 마르셀 그로스만을 통해 리만, 크리스토펠, 리치, 레비-치비타, 민코프스키로 이어지는 미분기하학의 중요성을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1909년에 민코프스키가 맹장염수술의 후유증으로 53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아인슈타인과는 비교가 안 되는 업적을 남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좀 뜬금없어 보이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실상은 뉴턴의 보편중력 법칙과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 F = \frac{G M m}{r^2}$$
이라 쓰는 것을 힘 대신 퍼텐셜 함수로 나타내면
$$ \Phi (r) = - \frac{GM}{r}$$
이 됩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프와송이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고쳐 썼습니다.
$$ \nabla^2 \Phi = 4\pi G \rho$$
여기에서 $\rho$는 질량밀도이고, 일반적으로 위치 $(x, y, z)$의 함수이며, 질량의 분포를 나타냅니다. $\Phi$는 중력장을 나타내는 함수로서 이것 역시 위치의 함수입니다.
$\nabla^2 \Phi$는 $\Phi$의 도함수입니다. 실제 모습은 꽤 복잡합니다.
만일 $\rho(x, y, z)$가 주어지면 프와송이 쓴 복잡한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Phi(x, y, z)$를 구할 수 있습니다.
프와송 방정식은 뉴턴의 보편중력 법칙을 일반화한 형태입니다.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
$$R_{\mu\nu} - \frac{1}{2}R g_{\mu\nu}
= \frac{8\pi G}{c^4} T_{\mu\nu}$$
은 형태는 훨씬 더 복잡하지만, 기본 아이디어는 프와송 방정식과 유사합니다. 물질의 에너지와 변형력(운동량)의 분포 $T_{\mu\nu}$를 알면 이 방정식을 풀어서 결국 $g_{\mu\nu}$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중력이란 다름 아니라 (유사)유클리드 공간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g_{\mu\nu}$를 구한다는 것은 곧 중력장의 분포를 완벽하게 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태양 주변에서 별빛이 휘는 것도 알아내고, 중력파도 예측하고, 블랙홀도 알고, 우주의 시작과 변화도 다 알게 됩니다.
태양 주변과 블랙홀 같은 것을 서술해 주는 거리함수 텐서는 슈바르츠쉴트가 계산에 성공해서 "슈바르츠쉴트 시공간"이라고 부릅니다.
$$ds^2 = - \left(1-\frac{2GM}{r c^2}\right)c^2 dt^2 + \left(1-\frac{2GM}{r c^2}\right)^{-1} dr^2 + r^2 d\theta^2 + r^2 \sin^2\theta d\phi^2$$
우주론의 표준모형에 연결되는 르메트르-로버트슨-워커 시공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ds^2 = -c^2 dt^2 + a(t)^2 \left( \frac{dr^2}{1-kr^2} + r^2 d\theta^2 + r^2 \sin^2\theta d\phi^2\right)$$
여기에서 $k$는 0, 1, -1이 모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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