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 녹취록 3-1에는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위치의 값, 운동량의 값을 이 대상의 상태로 규정하고 미래의 그 값을 찾자는 것이 아니예요. 이 대상의 상태가 위치, 운동량의 함수예요. 그러니까 위치라는 것을 지정하려면 공간 전체가 필요해요. 위치는 그 공간의 한 점이 위치인데, 공간 중의 한 점에 있다고 하는 대신에 공간의 함수로서 각 위치에 이 대상이 있을 확률이 얼마냐하고 얘기를 한다고 우선 머리 속으로 한번 생각해봐요. 정확하게 그 확률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태라는 것이 공간 전체의 함수로 규정된다는 거예요. 어느 위치에서 이 상태의 값이 얼마, 또 어느 위치에서는 상태의 값이 얼마, 그런데 그것조차도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복소수로 표시되는 게 특징이기는 해요."

이 때 '공간 전체'가 어느 정도의 범위를 말하는 건지 감이 잘 안 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태가 공간 전체의 함수로 규정된다"고 할 때 머리 속에 떠올려야 할 이미지가 겹실틈 실험에서 전자총 앞에 놓인 겹실틈이 있는 스크린과 그 뒤의 스크린일지, 아니면 흔히 원자핵 주변에 전자가 놓일 확률을 말한다고 하는(? 이런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자구름'처럼 원자 안에서 전자가 가있을 수 있는 공간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양자역학의 상태로부터 얻어내는 위치와 운동량을 말할 때 그 상태를 갖는 대상과 그 대상이 위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적절한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요? 전자? 원자핵? 원자? 분자? 모든 사물? 원자 안의 공간? 원자핵 주변 공간? 우주 전체? 겹실틈 실험실 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