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상대론적 질량이란 개념의 필요성
4-벡터에 대한 논의를 적용하면 $$ \vec{p}_{\mathrm{rel}} = \frac{m_0 \vec{v}}{\sqrt{1-\frac{\vec{v}^2}{c^2}}}$$와 같이 새로운 상대론적 운동량 개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정의는 고전역학적 운동량의 정의 $$\vec{p}_{\mathrm{cl}} = m_0 \vec{v}$$와 다릅니다. 상대론적 운동량의 정의에는 분자뿐 아니라 분모에 있는 근호 속에도 속도가 들어 있습니다.
상대론적 운동량을 이 정의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전역학의 운동량처럼 즉 질량과 속도의 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상대론적 운동량의 정의에서 분모에 있는 제곱근 부분을 질량에 속한 것으로 생각하여 상대론적 질량 또는 운동질량이라는 개념을 만들 수 있습니다. $$ \begin{align}\vec{p}_{\mathrm{rel}} & = m_{\mathrm{rel}} \vec{v} \\ m_{\mathrm{rel}} & = \frac{m_0}{\sqrt{1-\frac{\vec{v}^2}{c^2}}} \end{align}$$ 아인슈타인과 장회익 선생님의 선택이 그러합니다.
수식만으로 보면 이러한 선택은 말 그대로 선택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대론적 질량 또는 운동질량이라는 개념을 굳이 도입하면서까지 운동량을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자역학에서도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질량은 물질의 고유한 속성이며, 나아가 동역학(예측적 앎)의 관점에서 보면 "동역학적 특성"으로서 명료하게 "동역학적 상태"와 구별해야 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질량이 대상의 상태에 속하는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관념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질량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회전변환, 평행이동 변환, 로렌츠 변환에 대해 불변량이어야 하고 고유시간과 마찬가지로 항상 고유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이 로렌츠 불변량(4-스칼라)입니다. 공간이나 시간의 좌표는 어느 관성계를 기준으로 보는가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대신 4차원 시공간에서 정의된 간격은 어느 관성계에서 보더라도 똑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s^2 = \vec{r}^2 - c^2 t^2 = {\vec{r'}}^2 - c^2 {t'}^2 = -c^2 (t_0 )^2 $$ 여기에서 $t_0$는 고유시간입니다.
마찬가지로 운동량과 에너지도 어느 관성계에서 재는가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지지만, 4차원 간격과 유사한 양은 어느 관성계에서 보더라도 불변입니다. 그것이 바로 질량입니다. 다시 말해서 $$\vec{p}^2 - (\frac{E}{c})^2 = {\vec{p'}}^2 - (\frac{E'}{c})^2 = - m^2 c^2$$ 속도에 따라 변하는 질량이라는 이상한 개념은 로렌츠 대칭성 속에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마치 시간 늦어짐이나 길이 줄어듬이라는 신비한 예측이 4차원 시공간을 가정하고 나면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 것처럼, 4차원 개념을 굳게 유지하면 질량은 관성계가 달라져도 항상 같은 값을 갖는 로렌츠 스칼라로 보아야 합니다. 움직이는 관성계의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길이가 줄어든 것으로 관측되지만 4차원 간격이 똑같듯이, 에너지와 운동량의 값이 달라져도 질량은 모든 관성계에 대해 똑같습니다.
요즘은 일반물리학 교과서를 비롯하여 상대성이론을 다룬 대부분의 책에서 상대론적 질량 또는 운동질량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개 그 개념이 낡은 것이며 불필요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심지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대중과학서에서는 빠르게 움직일수록 무거워진다는 이야기가 별로 비판적인 고려 없이 서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량 즉 '물질의 양(quantity of matter)'은 그 물질의 운동이나 변화에 앞서 맨 처음에 주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더 테크니컬하게 말하면 동역학의 형식체계에서 동역학적 특성이 해밀토니언 함수 $$H=\frac{p^2}{2m} + V(x)$$로 주어질 때, 질량에 해당하는 $m$이 대상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를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듭니다.
더 상세한 저의 생각은 “운동질량, 상대론적 질량, 정지질량”에 있습니다.
운동량을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하는 것은 비상대론적(고전역학적) 정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정의를 상대성이론에서도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상대론적 질량이란 개념을 온전히 제거하는 것이 새 자연철학에서 의미 있는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상대론적 질량이라는 개념은 (1) 4차원 시공간을 바탕에 놓는 새 자연철학과 충돌할 수 있으며 (2) 특히 특성과 상태의 구별을 흐릴 수 있어서 개념적으로 문제가 되며 (3) 자연철학적 대상의 존재론적 논의에 혼동을 가져오며 (4) 과학교육의 차원에서도 여러 오개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미나에서 더 깊이 이야기해 보는 것이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장회익 선생님의 견해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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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1948년 6월 19일자로 미국의 작가 링컨 바넷(Lincoln Barnett)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 $M = \frac{m}{\sqrt{1 − \frac{v^2}{c^2}}}$이라는 질량 개념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지 질량 $m$ 이외에는 아무런 다른 질량도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M$을 도입하기보다는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량과 에너지에 대한 표현을 언급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의 물리학자 오쿤이 쓴 글이 유익합니다.
https://arxiv.org/pdf/hep-ph/0602037.pdf" target="_blank" rel="noopener">The Concept of Mass in the Einstein Year
더 이전에 나온 글이지만 아래 링크의 글도 유익합니다. 이 논문을 첨부파일로 올려 놓았습니다.
L. B. Okun. The Concept of Mass Physics Today 42, 6, 31 (1989); https://doi.org/10.1063/1.881171" target="_blank" rel="noopener">https://doi.org/10.1063/1.881171
첨부파일 : okun1989mass_PT_short.pdf
오쿤의 또 다른 논문도 올려 놓습니다.
L. B. Okun (1989). The concept of mass (mass, energy, relativity). Usp.Fiz.Nauk 158, 511-530
첨부파일 : okun1989mass.pdf
아래 논문은 상대론적 질량이란 개념이 지니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살핀 뒤 출간되어 있는 책들에서 상대론적 질량 개념이 채택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상세하게 조사해서 그 결과를 정리해 놓았습니다.
Gary Oas (2008) On the Abuse and Use of Relativistic Mass.
https://arxiv.org/abs/physics/0504110v2" target="_blank" rel="noopener">https://arxiv.org/abs/physics/0504110v2
첨부파일 : oas2005relativistic_mass.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