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아인슈타인
질문 및 토론
기타
작성자
최윤석
작성일
2022-01-06 20:22
조회
2910
학기중에 해야 될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다시 세미나에 복귀하게 됩니다. 송구스럽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역사적 지평을 다시 읽으면서 우리 시대의 교육 현실이 떠오르고 대비되면서 참으로 암담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교육에 관해서 간단한 질문과 코멘트를 남겨보려 합니다.
- 어떻게 하면 우리네 교육에서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역사적 지평에서 볼 수 있는 창의적 학습이 가능해질까요? 예전에 EBS에서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장하석 교수님께서 비슷한 대안을 말씀하신 것 같긴 합니다.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과학 이론들을 통해서 아직 답이 알려져있지 않은 세상의 문제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며 과정을 중요시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학 교육이 단순히 점수나 등수를 매기며 대학을 진학하거나 하는 수단으로 고착화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의 교육은 비단 과학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중요하게 적용되어야 할 방식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알고 있기로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는 북유럽 국가들이 이와 비슷한 방식의 교육을 실천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가 단순히 좁은 의미의 교육학적인 의미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더 넓게 사회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설령 장하석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과정중심적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동의하며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여러모로 총체적인 문제들이 지저분하게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점수가 중요하지 않은 교육을 실현하려면 대학 진학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대학 진학에 목매지 않아도 되려면 직업 간 빈부 격차나 대우의 차이가 크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과학이 예술이 되기는커녕 인생을 옭아매는 족쇄가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 어떻게 하면 지금과 같은 (교육)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교육 때문에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인지, 사회가 이 모양 이 꼴이어서 교육이 이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그 순서를 도무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의 악순환인지 모르겠지만 총체적으로 꼬여있는 문제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 같습니다. 이런 식의 현실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과 자살률은 올라갈 뿐더러, 집단적인 측면에서도 근본적으로 과학적인 수준이 떨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창의적인 과학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그러한 의제에 정치적으로도 힘을 실어주게 할 수 있을까요? 결국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기도 하겠고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언젠가 자연철학 세미나에서 한번쯤은 짚고 논의할만한 주제에도 속할 것 같아서 이렇게 질문과 코멘트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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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를 던지셨습니다. 이번 1월 20일 세미나에서는 이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경험과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물리학에서의 상대성원리와 상대성이론을 아주 일찍부터 배웠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장회익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번스타인의 <아인슈타인 I, II>라는 책을 접하고 물리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서야 다른 분야에서 말하는 상대성 또는 상대성 원리를 접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교육문제에서도 일종의 확장된 상대성원리가 통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단순화시키면 상대성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이 맞물려 4차원 시공간이 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좌표계의 상대성이기 대문입니다. 어느 관성계도 더 우월하거나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의미심장한 주장이자 발견입니다. 내 좌표계와 내 관점과 내 교육방식과 내 삶의 양식이 옳고 너희의 좌표계, 너희의 관점, 너희의 교육방식, 너희의 삶의 양식은 틀리다는 생각에 적극 반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좌표계, 여러 관점, 여러 교육방식, 여러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를 뿐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가장 정교하고 근본적일 것 같은 시간이나 길이조차 좌표계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보다 더 유연할 수 있는 삶과 사회의 문제들은 더더욱 절대주의를 배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