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정리] 새자연철학세미나 7회 - 고전역학 2 : 고전역학 깊게 이해하기
모임 정리
고전역학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1-12-15 13:57
조회
2866
새자연철학세미나 7회에서 나눈 얘기 정리입니다.
- 때 : 2021년 12월 9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 10시 30분
- 주제 : 고전역학 2 – 고전역학 깊게 이해하기
- 요약 발제 : 최*석
- 질문 : 참석자 모두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에 질문글들을 올려주시면 추려서 맥락에 따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이 날 논의하는 자료들
-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제2장 “고전역학” (추수밭, 2019, pp.78-131)
- 대담영상 정리글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3-1. 고전역학의 역사지평 : 데카르트와 뉴턴(https://greenacademy.re.kr/archives/12155)
- 대담영상 정리글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3-2. 고전역학의 질문과 개념들(https://greenacademy.re.kr/archives/12246)
- 대담영상 정리글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3-3. 고전역학의 바탕구도와 그 요소들(https://greenacademy.re.kr/archives/12301)
- (">)
- 11월 30일, 12월 28일 아산 모임 2장 고전역학 부분 발제문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9번 글)
- 자연철학 그림노트 1 – 낙하운동 (1, 2장)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13번 글)
- 자연철학 그림노트 2 – 미적분학의 근본정리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27번 글)
- 이 밖에도 참고할 수 있는 예전 글들이 많습니다.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 맨 앞으로 가시면 예전 글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11월 25일과 12월 9일 두 차례에 걸쳐서 제2장의 고전역학에 대해서 공부를 합니다. <역사지평>에서 데카르트와 뉴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내용정리>에서 고전역학의 앎의 틀을 이해해 봅니다. 넓게 이해하기를 시도하는 첫 시간에는 역사지평의 배경 이야기와 고전역학의 틀을 크게 이해하는 데 힘을 쏟고 깊게 이해하기를 시도하는 두 번째 시간에는 낙하 운동과 조화진동 운동, 포물선 운동 등을 하나하나 다루어 보는 데까지 힘을 쏟아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사소한 내용에서부터 어려운 내용까지 가리지 말고 [자연철학세미나 게시판]에 질문글을 올려주세요. 내용을 잘 추려서 두 차례에 걸쳐 다 다룰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위의 글은 공지글에서 가져왔습니다.
목차
여는 이야기
- 오늘 발제의 핵심 요약 (최*석)
소감, 질문 & 토론
- 만유인력 공식에서 세 개의 방향?
- 진리를 찾아가는 여러가지 서로 다른 질문과 우리 세미나
- 수학을 꼭 해야하나, 동양과 서양, 과학
- 차원 문제
- 힘
- 만유인력상수
- 시간
- 바탕 구도, 상태 개념
- 특성 - 질량 - 동일성 - 예측적 앎
- 수학적 개념이 어떻게 실제를 반영하는가 : 예를 들어, 곱하기와 비례 개념
* 논의 주제별로 정리하느라, 이야기 나눈 순서가 조금 다릅니다. 참고해주세요.
세미나에서 나눈 이야기
여는 이야기 : 오늘 발제의 핵심 요약 (최*석)
발제에 대해서 핵심만 간단히 요약해 보겠다. 여헌 장현광에서 우리가 찾았던 것은 오늘을 앎으로써 그 이치를 알고 오늘을 알면 우리가 앞날도 알고 지나온 날도 알 수 있는 그러한 앎의 틀이 있을 것이다, 있어야 한다는 그러한 발상이다. 반면에 고전역학은 그런 것이 구체화가 돼서 일종의 완성된 틀로 드러난 것이다.
고전역학의 앎의 틀은 세계의 여러가지 질과 측면들이 있지만, 그것을 아주 단순화시켜서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을 아주 좁히고 거기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뺀 다음 그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것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했느냐? 우리가 접하고 있는 수많은 대상들을 어떠한 힘을 받고 있고 어떠한 질량을 갖고 있는 무엇으로 놓고 그것이 여러가지 상황에 있을 수 있지만 어떠한 상황에 있고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가 이것으로만 관점을 좁혔다.
그리고 그 대상의 특성과 대상의 현재 상태만을 가지고 거기에 변화의 원리라고 하는 특정한 이치를 결합하게 되면 장차 일어날 일과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 알아낼 수 있는 보편적인 틀이 만들어졌다라고 하는 게 고전역학의 놀라운 점이고, 그것이 인류 지성사에서 첫 번째 일어난 아주 엄청난 일이라는 점에서 이것을 곱씹고 음미해야된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장회익선생님이 고전역학에 대해서 쓰신 전반적인 전모이다. 나머지는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학 제2도를 놓고 보면 아주 잘 이해가 되더라는 것이 오늘 제가 발제한 내용이다. 고전역학의 틀, 고전역학이라는 사고 구조에 대해서 질문이라든가 말씀을 나눠보고, 그 고전역학이 어떠한 개념들을 만들어서 그 사고 구조를 완성시켰는가,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
* 상세한 여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발표자료를 참조해주세요. 아래 링크로 가시면 웹에서 보시거나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소감, 질문 & 토론
만유인력 공식에서 세 개의 방향?
최*석
그동안 이해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발제 준비하면서 잘 모르고 있던 것들을 많이 발견했다. 만유인력을 적용할 때 처음에는 거기에서도 위치와 힘을 세 개의 방향으로 쓰는 걸로 해봤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양쪽에서 만유 인력이 작용하면 1차원으로만 힘이 작용되고 다른 방향으로는 작용 안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두 개의 대상을 놓고 볼 때 대상의 특성을 m과 F로 놓을 때 M과 m을 다 넣어야되는지 이것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장회익선생님은 책에서 케플러 법칙을 도출해보라고 권장을 하고 넘어가셨는데, 그걸 해보는 게 욕심이긴 하지만 그것이 심학 제2도에 어떻게 적용을 해야되는지 그걸 알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진리를 찾아가는 여러가지 서로 다른 질문과 우리 세미나
구*아
너무 어렵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포인트는, 누군가는 왜 사과가 떨어지는가 또 누군가는 왜 지구가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어떻게 보면 서로 다른 것에 큰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우주의 원리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어떤 시작점이 됐다는 데서 각자의 서로 다른 질문이 어떤 진리를 찾아가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 그것이 우리 모임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을 꼭 해야하나, 동양과 서양, 과학
장*주
수식은 잘 모르겠다. 막연하게 두리뭉실 이해하는 수준이다. [우주는 수학이다]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는데, 수학없이 말로만 설명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결이 될지 모르겠는데, 우리 말인지 중국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사방 팔방 10방이라고 해서 '시방'이라는 말이 그 '10'에서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 동양에서도 이런 개념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왜 서양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못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원 문제
서*석
2장에서는 뉴턴식의 사고 방식을 기대하고, 우리가 예측을 하는 데에서도 여전히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는 약간 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발제에서 위치가 공간 3차원 공간, 운동량 3차원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수학적으로 보면 동역학적 좌표는 6차원이 된다. 그러면 수학적으로만 보면 처음 상태에서 나중 상태로 가니까 앞의 6차원, 뒤의 6차원 해서 변화의 원리 자체를 12차원 함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 1차원이 또 어딘가에 들어가야 되니까 그러면 14차원이 될 것 같다. 수학적으로 보면 차원이 올라가는 게 아무것도 아니다.
장회익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얘기가 나왔을 때 차원 문제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하겠다. 위치 공간이 3차원이고 운동량 공간이 3차원이라고 해서 6차원은 아니다. 차원은 각각이 대등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공간은 공간끼리 대등하다. 세 축이 서로 대등하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한 쪽 축이 위치이고 다른 쪽 축이 운동량이면 서로 대등하지 않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2차원이 아니다. 그 대등성을 빼버리고 그냥 수학적으로 축이 둘이니까 이차원이다? 그렇지 않다.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운동량은 다른, 독립적인 3차원이다. 그래서 그런데 이것이 양자역학으로 가면 위치 3차원과 운동량 3차원이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양자역학 전까지는 운동량 공간과 위치 공간은 완전히 독립적이었다.
통계역학같은 데에서는 위상공간이라고 해서 6차원으로 볼 수는 있는데, 우리가 여기서 생각하는 그 차원과는 다른 의미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3차원이라고 한다면 셋이 대등해야 되고 4차원이면 넷이 대등해야 되고, 2차원이면 둘이 대등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장에서 공간을 3차원이 아니라 2차원과 1차원으로 나눠서 봤다고 얘기를 했었다. 2+1차원에서 평면(2차원)은 대등하다. 그런데 아래 위는 다르다고 봤다. 그래서 여기서는 3차원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평면과 세로축을 달리 본 것은 3차원을 아직 못 본 것이다.
3차원으로 봤다는 것은 평면과 세로축을 대등하게 보는 것이다. 대등한데 셋 중 한쪽으로만 떨어지면 무슨 이유로 그쪽으로만 떨어지는지 그 이유를 찾아서 설명해야 한다. 즉 왜 떨어지느냐 하는 것이 3차원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된다.
그런데 2+1차원에서는 세로축이 독립된 1차원이 돼서 평면 2차원과 다른 성격을 가진다. 그러면 떨어지는 것이 더 이상 문제가 안 된다. 2+1차원에서 세로축은 (원래) 떨어지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지처럼) 안 떨어지는 게 생기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서 차원 개념과 떨어지느냐 안 떨어지느냐가 얼마나 명료하게 관계가 되는지 그걸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장*주
제가 그동안 세로축 시간, 가로축 거리 얘기할 때도 그것은 차원과 전혀 상관없는 얘기였나?
장회익
차원과 상관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고전역학에서 볼 때는 차원과 관계가 없다. 시간축에 대해서 거리가 어떻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차원이 아니라 두 축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서 위치에 따라서 온도가 어떻게 달라지느냐(가로축-위치, 세로축-온도), 이것은 2차원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걸 우리가 많이 쓴다.
무엇이 차원이냐, 그것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4차원으로 가면 시간이 나머지 셋(위치 3차원)과 대등하다. 그것이 핵심이다. 시간이 다르다면 (위치 3차원과) 같이 섞일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다르다고 분명히 알고 있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대등한 측면이 있다. 그것을 찾아서 보면, 좌표축을 시간축과 거리축의 중간으로 새로운 좌표축을 만들 수도 있다. 대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성이론에 묘미가 있다.
차원 개념을 명백하게 정리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내가 3차원에서 출발하지 않고 여헌의 2+1차원에서 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3차원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영
오늘 다른 세미나가 있어서 블랙-숄츠 방정식이라는 것을 들었다. 헤지펀드나 주식과 관련된 것을 예측하는 방정식이다. 재미있는 것은 선생님의 책에 나오는 고전 역학의 심학 제2도에 그 방정식을 적용할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증권시장의 변동을 상태의 변화, 변화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차원 얘기에서 나왔지만 수학하는 사람들은 차원을 자유자재로 늘려서 생각을 한다. 그런데 경제학에서는 가격과 상품의 양 두 개를 변수로 쓰는데, 이것은 서로 섞이지 않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선생님의 통찰을 조금 더 확장해서 상품의 가격과 상품이 양을 섞어버리면 어떤 더 심회된 경제학, 어쩌면 '상대론적 경제학'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힘
김*우
지난 시간의 세미나에서 나누었던 얘기가 인상 깊게 남아있다. 고전 역학 부분을 읽을 때는 미처 실감을 못했었다. 세상을 설명하는데 냄새도 있고 색깔도 있는데 왜 질량과 속도같은 것으로만 보느냐고 지난 시간에 어느 분이 질문하셨고,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결국 가장 단순한 요소를 가지고 세상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장회익선생님께서 설명해주셨다.
가장 단순한 요소가 바로 모든 물질에 공통적으로 있는 질량이고 그것이 힘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생각할수록 신기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런 단순한 요소로 설명될 수 있구나, 우리의 의식도 그런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니까 놀라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것이 과학적 사고의 힘이구나 생각했다.
질량은 비교적 쉽게 이해되는데 힘은 좀 모호하다. 어느 분이, 힘이라는 것이 근본적 물리량이 아니라고 말씀하기도 하셨고, 사물에 내재해 있는 게 아니라 상징적인 개념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어떤 사물의 특성이 질량과 힘이라고 하셨는데, 질량은 그 물체 안에 내재해 있다고 생각되는데, 힘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만유인력을 따지면 그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건가, 의문이 든다.
장회익
중요한 질문이다. 다들 아직 정리가 잘 안 된 것 같으니 얘기를 간단히 하고 지나가는 게 좋겠다. 지난번에 얘기했지만 힘은 있는 것이다. 없는 게 아니라 있는데, 힘은 두 대상 간의 상호작용에서만 비롯되는 것이다. 나 혼자서 힘을 가지고 있다, 물리학에서 이런 건 없다. 대상들 간에 밀고 당기는 그런 상호작용으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뉴턴은 아예 그것에 작용-반작용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그러니까 힘이 작용-반작용으로 존재한다는 얘기는 예를 들어 a, b 두 대상이 있다고 할 때 a가 b를 당기면 b가 a를 당기는 식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a라는 대상 하나만 가지고 따지는데 왜 힘을 얘기하느냐? a가 받고 있는 부분의 힘만 얘기하는 것이다. b가 당기든 뭐가 당기든 그건 놔두고, a가 받는 부분만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a의 운동은 a가 받는 힘에만 관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a가 힘을 받는다고 할 때, 무언가에 의해서 힘을 받는다고 이미 암묵적으로 머리 속에서는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물론 생각해야될 경우도 있다. 비슷한 게 당길 때는 양쪽을 다 생각해야 되지만 대개는 어느 하나가 너무 커서 그것을 생략하게 된다.
그런데 대상이 힘을 반드시 한 군데에서만 받아야 되느냐? 그렇지 않다. 다른 것과도 또 상호작용을 한다. 여러 개가 있으면 받는 힘이 여러 개가 될 것 아닌가. 그러면 그 여러 개의 힘을 합쳐야 된다. 운동을 생각할 때는 그 힘들의 벡터적인 합을 해야한다. 벡터적인 합은 크기만이 아니라 방향까지 고려해서 합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방향이 반대고 크기가 같을 때 합이 0이 돼버린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운동량의 변화를 못 준다. 예를 들어서 내가 여기서 지금 책을 들고 있으면, 지구가 책을 당기는 힘이 있고 동시에 내 손이 위로 올려주고 있다. 지구가 당기는 힘과 내가 올려주는 힘이 같고 방향이 반대라서 지금 운동량의 변화가 없다.
물론 내가 이 책을 지금 천장에 줄을 달아서 매달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것은 작용-반작용이 아니다. 두 군데에서 받는 힘이 우연히 같아졌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운동량의 변화가 없다.
그 중의 어느 하나가 크거나, 다른 힘이 없고 하나만 있을 때는 운동량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상호작용이지만 상호작용하는 대상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둘 이상 있을 수도 있다. 둘 이상이 있을 때는 그것들이 주는 힘을 다 합쳐라, 그런 개념이다. 그래서 그 힘이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찾아야 된다.
예를 들어서 아까 발표자(발표자료 참조)가, 옆쪽으로는 속도의 변화가 없으니까 힘이 없다고 했는데 왜 힘이 없는지 잘 몰라서 헷갈려한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힘이 없으니까 속도의 변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중력만 생각을 하는 것이다. 중력만 생각하니까 아래쪽으로 밖에 힘이 없다. 수평 방향으로는 중력이 없으니까 힘을 0으로 놔야 한다. 힘이 0이니까 수평 방향으로는 운동량의 변화가 없다.
운동량의 변화가 없어서 힘이 없다가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있다. 왜냐하면 공기의 저항이 있기 때문에, 대상이 움직이면 공기 저항을 약간 받는데,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격히 말하면 그 답(낙하운동에서 나중 위치와 나중 운동량 값 계산에서)은 틀린 답이다. 왜냐하면 움직이면 속도에 비례하는 공기의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공기의 저항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힘이다. 그러니까 정말 제대로 포탄이 날아가는 궤적을 계산하려면 공기 저항을 빼놓고 하면 다 틀린다. 실제로는 공기 저항을 받으니까. 그런데 우리는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 그냥 빼고 없다고 보고 계산을 하는 것이다. 아까 용수철의 탄성력도, 힘이 있는 것이다. 막연한 개념이 아니라, 힘이 있다.
이*일
힘이라는 것은 운동량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뉴턴이 자연을 그렇게 기술한 것이다. 여러분들이 어려워하는 이유가 수식때문일 수도 있다. F=dP/dt이지만, 그냥 우리가 중학교 때부터 배운 F=ma로 그냥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힘이 뭐냐, 질량이 뭐냐, 자꾸 어렵게 생각하니까 어려워지는 것 같다.
물리적으로는 질량이 있거나 에너지가 있으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질량이나 에너지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물체가 있다고 하면, 그 물체는 질량이라는 속성을 가지는 것이고, 그런 물체가 있을 때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서 힘이 미치게 되면 운동을 하게 되고, 그런 것이 자연 법칙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어려운 이유는 미적분을 도입해서 F=dP/dt로 해서인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배우지 않고 F=ma로 배웠기 때문이다. 힘은 단순하게 말해서, 질량이 일정할 때 가속도를 일으키는 원인이 힘이다. 힘은 속도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영
저는 이재일선생님의 말씀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선생님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만약 그렇게 돼버리면 우리 세미나가 물리학 세미나가 돼버릴 것이다. 물리학이 아니라 장회익선생님의 사유로서의 자연철학을 세미나에서 한다고 했을 때, 도대체 힘이 뭐냐라는 문제를 파고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과학사과학철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가 19세기에 쓴 책 역학의 발달>(The Science of Mechanics)을 고생하면서 읽은 적이 있다. 4-500페이지 정도 되는 어려운 책인데, 거기서 힘이 무엇인가를 가지고 4-50 페이지에 걸쳐서 엄청나게 고민을 한다.
막스 야머(Max Jammer)라는 사람이 쓴 Concepts of Force>(힘의 개념)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힘의 개념이 어떻게 변천되었는가를 아주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뉴턴이 도대체 무엇을 바꿔놓았고 20세기에 무엇이 어떻게 됐는가를 해명하고 있다.
물론 우리 모임에서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마음 속에서는 계속 힘이 뭔가, 상호작용은 뭔가, 그것이 왜 나오는 건가 생각해야할 것 같다. 심지어는 물질에 양이 있다는 관념 자체가 굉장히 과격한 관념이다. 물질에 숫자를 대응시킬 수 있다는 것, 질량이라는 관념 자체도 의심해야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약간은 버릇없게 말씀드렸다.
이*일
조금 더 얘기하자면, F=ma는 그냥 받아들이되 자연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상태의 변화, 처음 상태에서 나중 상태로 변화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나중에 통계역학 할 때도 전체적인 변화가 중요하다. 우주가 변화하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논의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이*영
힘은 좋은 물리량이 아니다. 안 좋은 표현일 수도 있는데, 물리량으로 정의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물리양이 힘이다라고 해야할 것 같다. 힘, 속도, 가속도가 모두 어려운 개념인데 필연적으로 쓸 수 밖에 없는 양이기 때문에 일단 쓴다고 하면, 가속도는 힘에 비례하는 양이다. 힘이 뭔지는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힘에 비례하는 양을 가속도로 정의하는 게 뉴턴의 운동 법칙이라고 우리가 정해놓은 것이다.
물체에 따라서 똑같은 힘을 받아도 물체에 따라서 가속도가 다르니까, 그것에 따른 물체의 특성을 우리가 질량이라고 하는 양을 도입해서 쓴다. 가속도와 힘의 비례 관계를 질량이라는 비례 상수를 도입해서 간접적으로 F=ma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이다.
이것이 어차피 우리가 쓰는 식이고 거기서 더 이상 나아갈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F=ma가 불만족스러운 식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필연적으로 이용하는 식이니까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고 그대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더 연장해서 운동량을 쓰는데, 운동량은 좋은 물리량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물리량이다. 그래서 운동량의 시간 변화율로 힘을 정의한다, 그렇게 힘을 정의한다고 하면 굉장히 의미 있는 정의가 될 수 있다.
힘은 두 개체 간의 상호작용이고, 굉장히 중요한 이런 특성을 힘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상호작용은 반드시 두 개의 개체가 있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두 개의 개체 간에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는 우리가 그 다음에 고민해야될 일이다.
이*일
나는 힘, 질량, 가속도를 개념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힘도 물리량이고 질량, 가속도도 물리량이다. 대학 일반물리 교과서에 제일 처음 나오는 것이, 물리학은 조작적 정의에 의해서 정의된다는 것이다. 어떤 물리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정해지고 그 다음에 단위기 부여되면 그것이 물리량이다.
F=ma가 나타내는 뜻이 뭐냐 하는 것을 우리가 파고들 수는 있지만, 힘은 힘을 측정하는 방법과 단위가 정해지면 정의되고, 질량도 질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정의되고 단위기 부여되면 질량이 되고, 가속도도 측정하는 방법이 정의가 되고 단위가 부여되면 물리량이 된다.
그렇게 운동을 기술한 자연 법칙이다 이해하면 되겠고, 그렇지만 그것이 완전하지는 않기 때문에 장회익선생님도 2장에서 그냥 소의 자취를 본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서*석
앞서 발표에서 특성을 질량과 힘이라고 했다. 지금 얘기에서 동일성 얘기도 나왔고 변하지 않는 것을 특성으로 봤는데, 질량은 안 변해도 힘은 변할 수 있지 않나? 장회익선생님의 책에 든 세 가지 사례는 간단한 예시로서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여기에 대해서 '환원'에 대한 얘기가 명시돼야하지 않을까 한다. 복잡한 상황을 이렇게 잘게 쪼개서 환원해서 봤고 쉬운 단계들을 나중에 다 묶으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그런 얘기도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회익
특성이라고 하면 물체가 자기 혼자 가지고 있는 어떤 성격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적합한 표현이 없어서 '특성'이라고 했다. 실제로는 그것이 받고 있는, 즉 그 물체가 처해 있는 객관적인 상황 전체를 특성으로 잡는 것이다. 그리고 특성이 같더라도 처음 상태가 어떤가에 따라서 얼마든지 나중에 달라질 수 있다.
상태가 변하는 것을 알려면 특성을 알아야 되니까 이렇게 하는데, 특성이라는 표현이 딱 적합하지는 않다. 적합하지는 않지만, 그것 외에는 더 이상 생각 안 해도 되는 것이, 특성이라는 것 하나만 가지면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떤 외부의 영향(힘)까지도 이 물체가 가지고 있는, 즉 받고 있는 것으로 하고 이 물체가 놓일 수 있는 운동이라든가 위치의 변화가 어떻게 가느냐,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최*석
그러면 여러 개의 힘들이 상호작용하는 것도 하나의 힘 F로 조작을 해서 그 힘을 받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인가?
장회익
그렇지. 그렇게 돼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 F가 운동량의 변화를 주는 것이다. 힘들이 상쇄되는 것도 많다. 다 상쇄되면 힘의 합이 0이 된다. 힘들을 많이 받아도 사방에서 똑같은 힘을 받으면 꼼짝 못한다.
최*석
포물선운동에서 수평 방향으로의 힘은 0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문장의 표현에서는 던지는 상황으로 되어 있다.
장회익
초기 상황은 던지는 상황인데, 이것이 던졌기 때문에 힘이 없는 게 아니다. 떨어지는 것만 가지고 생각을 한다. 초기 조건은 정지해있었고 힘 있는 쪽으로만 운동이 되는데, 처음에 던졌기 때문에 2차원이 되는 것이다. 수평 방향으로는 처음에 던진 속도가 있기 때문에 운동량이 있고 그것은 (마찰력이 없는 경우) 변하지 않으니까 그대로 가는 것이다. 수직 방향으로는 (속도가) 변한다. 그래서 두 변화에 대한 계산을 하나로 엮어서 운동을 보는 것이다.
이*일
책에 나오는 사례에서는, 야구공을 지상에서 높이 던져서 포물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높이 h라는 빌딩에서 수평으로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수평 방향으로만 초기 속도를 가지고 떨어지는 반 포물선이다.
최*석
힘 F를, 어떤 경우에 밖에서 가해진 힘으로 처리하고 어떤 경우에 초기 조건으로 처리하는지 잘 모르겠다.
장회익
힘을 줘서 던진 상황도 서술해야 되기는 하겠지만, 여기서는 던져서 손을 떠난 순간부터의 운동만 얘기하는 것이다. 던지기 위해서는 힘을 줘야 하는데, 그것도 굉장히 복잡한 물리학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쉽게 하기 위해서 튀어나오기 시작한 데서부터 초기 조건을 잡는 것이다.
수평 방향으로는 힘이 없고 수직 방향으로 중력 하나만 있는 것으로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어떻게 던졌느냐와 섞이면 안 된다. 처음에 혼란을 겪을 수 있는데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
만유인력상수
황*미
만유인력법칙에서 중력가속도 만드는 식은 어디에서 어떻게 나왔나?
장회익
책에서 중력이 두 가지가 나오는데, 질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것을 받는 힘을 중력이라고 봤다(F=mg). 또 하나는 만유인력 F=G(Mm/r2)인데, 여기서 가속도는 G(M/r2)이고 F=mg에서 g와 같은 것이다. 지구 중심에서 물체까지의 거리, 즉 지구 반경이 r, 지구 질량이 M이고, G는 보편중력상수인데, 이 셋을 곱한 것이 g이다. 물론 갈릴레오는 그런 것을 모르고 모든 물체는 그냥 g라는 속도로 떨어진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렇게 만유인력에 의한 것이다.(책 p.120)
이*일
조금 더 보충을 하자면, 작은 돌멩이가 있다고 할 때 돌멩이가 땅에 붙어있을 때와 조금 떨어져 있을 때는 r이 워낙 크니까 g값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데, 인공위성처럼 지구 표면에서 많이 멀어지면 r이 커지고 g값에 영향을 미쳐서 중력 F가 달라질 것이다.
시간
김*미
저는 예전부터 시간 개념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물리학과 수학 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상이 이동을 한다고 할 때 이미 그것은 시간이 결부되어서 일어난 일일텐데 왜 시간축이라는 것을 또 다시 고려하는지 궁금하다.
바탕 구도, 상태 개념
김*춘
보통 우리는 바탕 구도를 잘 인식 못하고 살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물리 문제를 풀 때의 바탕 구도는 공간과 시간이 절대적이다, 뭐 이런 것일텐데. 보통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살아간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이론의 바탕을 이루는 게 지금 여기서 많이 논의되지는 않지만 공간과 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있고, 그것이 절대적인데 나중에 가면 그것이 상대적이라고 나온다.
그런 것을 일상 속에서는 잘 경험하지 못한다. 이론 밖에서 그런 것을 보는 눈을 갖게 된 분들이 있다. 경험적, 감각적으로 그런 것을 인식을 하고 이론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면 좋겠다. 그리고 위치와 운동량 개념이 나중에 양자역학으로 가면 달라지는데, 양자역학에서 상태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기대하고 있다.
김*희
고전역학 부분을 읽으면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이 중력에 의해서 변한다는 것이, 기존의 바탕 관념으로 알던 관념과 달라서 재밌었다. 수식이나 실험에서 단위를 만들어가는 것, 조작적 정의같은 것, 일상에서 단위가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특성 - 질량 - 동일성 - 예측적 앎
김*미
바탕 구도 중에서 '무엇'에 해당하는 질문이다.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특성이고 질량이라고 얘기를 하셨다. 질량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 존재론적으로 철학적으로는 그것을 '동일성'이라고 얘기한다. 그 질량이 '동일성'으로 이해해도 되는 개념인지 궁금하다.
김*영
제가 이해하는 동역학적 특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반적으로 물리학 교과서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 개념이다. 대학 때 역학 수업을 들으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물리학을 처음 배울 때는 열심히 푼다. 이해가 안 되는데 일단 받아들이라고 하니까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수학은 잘 해서 성적은 잘 받았지만 그게 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해를 못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장회익선생님께 배우고 나서 그게 그거였구나하는 것을 깨달았었다. 고전역학의 틀에서는 반드시 변하지 않는 것을 전제해야만 변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을 동역학적 특성이라고 부르고, 수학적으로는 헤밀토니안(Hamiltonian Mechanics)이라든가 그런 것으로 나타내는 방식이 있다. 여하간 용수철에 달린 돌멩이, 야구공과 만나는 무엇, 이런 식으로 내가 서술하고 싶은 무엇을 정확하게 규정하는데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동일성이다. 그런 뒤에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추적해라, 그것이 상태다라고 보는 것이다. 고전역학은 하필이면 그것을 위치와 운동량으로 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사용하는 블랙-숄츠 방정식도 어떤 양을 변수로 바꿔서 쓴다. 기본적인 틀은 거의 비슷한데, 놀랍게도 장현광의 틀이 사실 그것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굉장히 뛰어난 혜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을 철학적으로 동일성으로 봐도 좋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마 장회익선생님께서 코멘트 해주실 것 같다.
장회익
크게 보면 대략 그게 맞을 것이다. 그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는데 '상태'라고 하는 것은 수시로 변하고 달라진다. 그래서 우선 대충 봐서 안 달라지는 큰 뭉치, 그것이 '특성'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특성이 어떤 상태에 있을 때 시간이 지나면 어떤 상태로 갈 거냐, 이것을 우리가 문제로 삼아서 그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주 재밌는 것은, 예측가능하게 해주는 앎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예측력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한테 대단히 중요하다. 예측을 해야 우리가 대비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게 쓰기 때문에 미래를 알려고 우리는 굉장히 애를 쓴다. 그런데 미래를 알게 해주는 체계적인 그리고 신빙성 있는 틀, 이것이 예측적 앎을 주는 것이고, 그것의 아주 기가 막힌 첫 번째 성공 사례가 고전역학이다. 그래서 여기서 처음으로 비로소 분명한 어떤 법칙을 가지고 계산도 분명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대단히 보편적이라서 땅 위에 있는 왠만한 물체들의 움직임을 다 예측하고 심지어는 하늘에 떠다니는 행성, 혜성의 위치까지도 예측을 해내는 놀라운 것이다. 이런 정연한 하나의 틀, 상당히 보편적인 틀이 바로 고전역학이다. 이것은 우리 인류 지성사에서 굉장히 놀라운 새로운 것이라고 우리는 봐야 된다.
그래서 이것을, 그리고 그 전체의 틀을 되도록이면 명확하게 알고, 이것을 자기 마음 속에 기준 틀로 하나 가지고 있고, 그리고 다른 것들을 할 때는 이것과 어떻게 다르냐 하는 것을 대조해 나가면 우리한테 굉장히 유용하다. 우리 사고의 틀에도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한다고 할 때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 그것에 대한 일종의 모범 답안이다. 완벽한 것은 아니다. 후에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굉장히 아직도 적용력이 대단히 풍부한, 그리고 관념적으로는 굉장히 단순한 모형이다. 그래서 현대 지성이라면 누구라도 고전역학만은 알고 나가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전역학도 교과서를 보면 책으로 한 권이다. 전문적인 물리학이나 공학을 할 사람들 외에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 핵심이 뭐냐, 한 마디로 줄여서 가장 간단하게 하면 뭐냐, 이것이 오늘 발표해준 내용에 잘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파악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너무 많은 걸 섞으면 혼란이 오니까 그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그리고 실제로 적용하는 사례를 몇 가지는 알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상적이다. 그래서 내가 책에 사례를 몇 가지 넣었다(자유낙하운동, 용수철운동, 포물선운동). 오늘 발표에서도 다뤄줬는데 그 정도 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일부러 초기 상태와 나중 상태를 계산하는 것만 했다. 물론 여러가지 다른 응용도 있는데 우리가 다 할 수 없으니까, 몇 가지 사례에서 초기 상태에서 나중 상태를 알아내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풀이했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물리학 하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보면 너무 넘겨 짚는다는 거다. F=ma라는 말은 내가 한 일이 없다. 내 책에는 안 나온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 우리는 그게 목적이 아니다. 상태가 어떻게 변하느냐를 말했다. 가속도라는 말도 나는 실제로 안 썼다. 계산 문제에서는 나왔지만.
우리가 여기서 물리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물리학에서 하는 고전역학을 떠나서, 우리가 핵심을 모았을 때 무엇이 되는가 그것을 여기서 한번 추려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추린 것이 내가 책에 적어 놓은 것이고 오늘 발표자가 정리해 준 것 대부분이다. 물론 다르게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적어도 한두 시간 내에 핵심을 뽑아서 정리하는 것을 한번 해보자하는 것이다.
물리학 하는 사람이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고, 다른 분들은 그것이 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 절반은 수학을 따라가기 어렵고 절반은 대충 이해를 하실 것이다. 나는 이 정도의 수학은 좀 같이 했으면 좋겠다. 대단히 어렵지는 않다. 간단한 미분적분이 나오기는 한다. 미분적분은 꼭 필요하다. 특히 간단한 연산에서는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물이 앞으로 변화하는 법칙이라고 하는 게 바로 변화율이다. 그것을 적분해서 전체 모양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미분이라는 개념을 이해해보면 좋겠다.
그런데 어렵지 않다. 수학하는 분들이 너무 어렵게 만들어서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기호들 써가면서 복잡하게 할 것 없다. 변화율이라고 하는 것은 단위 시간에 얼마만큼 변하느냐, 그게 그냥 미분이다. 변화의 법칙은 변화율을 주는데, 변화율을 알면 시간에 따라 얼마만큼 변하느냐, 시간이 이만큼 지날 때 전체가 얼마나 변했겠느냐 이것이 적분이다. 그것을 그냥 수식에 썼을 뿐이다. 그 이상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사실 우리가 신문에서 많이 본다. 경제성장률이 바로 미분이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이란 말을 못 알아들을 사람은 없다. 우리가 그런 차원에서 알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정도의 수학을 한번 알고 지나가면 된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어느 책에 수학이 나와도 그것때문에 기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이렇게 하는 거더라, 나도 몇 가지는 안다라고 하는 것과, 내가 전혀 모르는 세계야하면서 수식만 나오면 덮어버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기 계신 분들도 2장의 수학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한번 해보면 다음부터는 넘겨 짚으면 된다. 이것을 못 넘어서면 거기서부터 막혀버린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장은 굉장히 중요한 문턱에 해당한다. 처음으로 그 앎을 정리한 아주 구체적인 모형을 하나 봤고, 그것에 대해서 수학적인 표현까지도 내가 이번에 알고 넘어간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 이것이 굉장히 큰 힘이 된다.
김*영
선생님 말씀에 역사적인 맥락을 조금 덧붙이겠다. 사실은 미적분학을 사용하여 변화율에서 뭔가를 얻어내고 그로부터 운동을 예측해서 상태를 만들어내는 뉴턴의 업적이 당시로서는 너무나 놀라운 것이었고, 사실은 그것이 계몽사조를 만들어냈다. 그 계몽사조가 만들어낸 과정에서 프랑스혁명의 아이디어가 생겨났다. 그래서 제가 공부하는 분야의 과학자들은 그것이 바로 모더니티라고 말한다.
<The Newtonian Moment : Isaac Newton and the making of Modern Culture>라는 책이 있다. 뉴턴의 순간, 계기라는 것이 있고 그것이 모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모던의 핵심은 힘이든 무엇이든 이러저러한 원인을 알고, 현재의 상태를 알고, 상태의 변화를 안다면 우리는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있고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그런데 그 모던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같은 사람은 우리는 한번도 모던인 적이 없다고 했다. 좀 과장하면 미적분학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회익선생님의 책에서 아주 최소화된 무엇이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티븐 스트로가츠라는 하버드대교수가 쓴 미적분의 힘>이라는 책을 강추한다. 미적분에 관련된 역사적인 맥락, 개념적인 것, 왜 이게 나왔고 중요한가, 중간에 정치 얘기도 나온다. 일독을 권한다.
수학적 개념이 어떻게 실제를 반영하는가 : 예를 들어, 곱하기와 비례 개념
사회자
앞에서 나온 질문 중에 곱셈과 비례 관계에 대한 것을 조금 더 다루고 마치면 좋겠다. 우리가 곱셈을 통해서 여러 개념들 간의 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해서 많이 쓴다. 어떻게 이렇게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지 이 문제를 더 논의해보면 좋겠다.
장*욱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신기했던 것은, 어떤 개념을 또 다른 구성 개념, 예를 들어 곱셈으로 정의하는 게 새삼스럽게 너무 신기했다. 곱셈이라는 간단한 기호 하나 가지고 어떻게 딱 들어맞을까, 이게 저는 솔직히 너무 신기했다. 그런데 책에서 개념을 설명할 때 다른 개념들과 어떤 비례 관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비례 관계를 곱셈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그래서 곱셈이 이런 비례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거구나, 수학과 물리학에서의 개념 정의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또 숫자들이라는 것도 많이 신기했다. 가령 운동량도 질량과 속도를 곱한 것인데, 질량이 2에서 4로 두 배가 되면 운동량도 두 배가 된다. 이렇게 개념들이 비례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다. 그래서 곱하기라는 간단한 기호 하나로, 나누기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례 개념과 연결시키는 것이 말이 되겠구나,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보았다.
제 질문은, 문제 의식까지는 아니고 신기하다는 감탄같은 것이다. 곱셈이라는 것이 비례성을 상징하는 기호니까, 이것이 물리학이라는 게 어떤 비례성을 가지고 자연을 설명하는구나 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뭔가가 더 있으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김*영
갈릴레오의 운동에 대한 수학적 증명에 대한 책을 보면 수학이 아니라 대화, 다 말로 되어 있고, 그림으로 되어 있다. 단순하게 가속도 a=−g 이렇게 써버리면 간단한 얘기를 아주 길게 말로 쓰고 있다. 곱셈이 굉장히 놀랍다고 질문해주셨는데 아주 중요한 관찰이라고 생각한다.
최*석
효용성은 알겠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논리, 근거, 맥락같은 것은 무엇인가?
김*영
철학적인 논의로 가고 싶은 건가?
최*석
그렇게까지는 아닌데, 상식적으로 운동량은 질량에 비례한다, 속도에 비례한다라고 말로 푼 것이 '곱한다'라는 것과 왜 같은 것인지 사실은 체감이 잘 안 된다.
김*영
역사적으로 보면 이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고대 중국에서도 거의 비슷한 관념이 나오고,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나온다. 곱셈은 근원적으로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가졌던 관념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것을 한자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면 아마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홍대용은 한자로 3차 방정식을 풀었다. 굉장히 복잡하지만 풀어내기는 한다. 다만 이것을 알파벳 문화권에서 곱셈이라고 하는것을 이용해서 a×b로 나타낸 것은 엄청난 진보였다고 얘기할 수 있다.
장회익
한 가지 방법은 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둘을 곱하면 그 둘이 만들어내는 면적이 되는 것이다. 조각들을 작게 해서 다 합치면 그것이 일종의 적분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김*우
제가 곱셈에 대해서 신기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다른 종류끼리 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종류라면 곱셈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질량과 속도는 전혀 다른 성질인데 마치 같은 단위인 것처럼 곱해져서 환산이 되는 게 상당히 마법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곱셈을 발명한 것이 대단하게 느껴지고, 생각의 차원을 완전히 바꾼 게 아닌가 싶다.
장회익
그렇다. 성격이 다른 것인데 서로 곱하면 또 새로운 양이 나온다. 그게 재밌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수학적인 사고를 하는 첫 출발이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것 하나를 이해하는 데 그만큼 어려운데, 사람들은 수학 쓰지 말고 얘기해달라고 한다. (웃음) 수학을 써도 표현이 정교한 건데 수학 안 쓰고 말로 해서는 애기가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싶으면 최소한의 수학, 지금 얘기하는 곱하기가 아주 좋은 사례인데, 그런 몇 가지를 우리가 충분히 생각해보고 알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현대 과학이 발견한 자연을 얘기하는 데 수학없이는 전혀 근처에도 못 간다. 그저 무슨 말인지 자기 머리 속에 흘러들어오는대로 상상할 뿐이지, 이해가 제대로 안 된다.
뒤로 가면 더 복잡한 수학이 나오는데 그걸 우리가 일일이 다 할 수가 없다. 그냥 표현만 보고 넘어가는데 그때도 기본적인 몇 가지 수학만 제대로 이해하면, 이렇게 저렇게 되겠지 하면서 어느 정도 감을 가지고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2장 고전역학, 3장 상대성이론의 앞부분에서 준비를 해 볼 수 있다. 상대성이론 뒷부분은 너무 복잡하니까 4차원 출발하는 데까지만이라도 우리가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따라가면서 이해를 해보고 성공을 하면 앞으로 공부가 재밌을 것이다.
끝.
녹취, 정리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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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상세한 정리에 감사드립니다 !! 그림도 멋져요 ! ( 다만 글씨는, 힘은 상호작용의 한 쪽이다 (이걸 어떻게 영어로~ ㅠㅠ) 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
ㅎㅎ 고맙습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랑 라인을 조금이라도 맞추려다보니... ^^;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제가 한 이야기 중에서 홍대용이 풀었다는 방정식은 3차원 방정식이 아니라 3차 방정식입니다. 여러 장황한 이야기가 있지만,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약칭은 “갈릴레오”입니다. 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약칭이 “미켈란젤로”이고 “단테 알리기에리”의 약칭이 “단테”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토스카나 지역의 특수성이기도 하고 ‘성’이란 개념이 언어권별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한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약칭은 “레오나르도”가 맞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갈릴레이인지 갈릴레오인지 늘 헷갈렸어요. ^^; 다른 이탈리아 사람들 이름이 어떻게 불리는지 보면 되는 거였군요.
갈릴레오의 이름은 많이 혼동합니다. 이탈리어에서 Galilei는 "갈릴레오의"라는 의미입니다. 어미변화를 한 것이죠. 토스카나 지역의 상류층의 이름 붙이는 관행은 그 집안의 유명한 사람을 뒤에다 수식하는 것이었는데, 가령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조상 중에 유명한 사람이 부오나로티이고, 수많은 미켈란젤로 중에서 그 부오나로티의 후손인 미켈란젤로라는 의미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할아버지가 좀 유명한 음악가 갈릴레오였습니다. 게다가 맏아들에게 할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흔해서 중복된 이름이 나옵니다. 영어권에서는 부자가 이름이 똑같아서 아들 이름 뒤에 jr. (junior)를 붙이기도 하죠. 여하간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갈릴레오의 후손 갈릴레오"라는 뜻인데, 흥미롭게도 라틴어로 된 책을 보면 저자가 Galileo Galileo로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