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숙성되지 못한 질문이지만, 글을 읽다가 떠오른 의문을 가볍게 올려보고자 합니다.

지식을 대인, 대물, 대생 3가지로 분류하신 점이 그럴 듯 하면서도(제가 지난 번에 올린 '과학이 가치에 관한 학문을 포괄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전형적으로 동양 전통에 기인한 것이란 깨달음!)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남아 있는데, 대인·대물과 대생은 대등한 카데고리로 묶기에는 그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인과 대물은 말 그대로 '인'과 '물'을 '대'하는 것인데, '생'은 '대', 즉 대상화하기에는 인식 주체, 나아가 삶의 주체와 너무 붙어있다고 할까요. 대생이란 어쩌면 삶의 태도와 더 연관되기 때문에 지식의 대상으로 분류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생'이란 용어가 과연 성립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뒤따르네요.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분들의 생각도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는 동·서양에서 학문이 다른 성격을 가지고 발전했다라는 현상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떤 까닭에 사람들이 학문하는 방향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집단적으로) 달라지게 되었을까요? 특히 동서양의 경계선(명확한 경계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역에선 어느 쪽의 어떤 영향을 받게 되었던 것일까요?

해답을 구하는 질문이라기 보다는,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다라는 차원에서 면피성(?) 질문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