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철학 강의 읽는 요령
자료
자연철학 일반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19-12-17 20:18
조회
6374
<자연철학 강의>는 어렵사리 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읽어나가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텍스트 중간에 수식이 있다고 해도 그 수식은 문장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수식을 포함하여 문장은 논리적으로 큰 비약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편입니다.
가령 <자연철학 강의> 113-118쪽의 내용을 수식 없이 한글로만 설명하려 한다면 엄청난 작업이 될 뿐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대신에 가령 (2-8)식에서 (2-12)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다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마침 우리가 아는 코사인 함수가 필요한 성질을 만족시킨다는 점을 이용합니다. 코사인 함수가 뭔지 익숙하지 않아서 문제라면 권말부록을 보면 됩니다.
제 의견으로는 <자연철학 강의>를 읽어나가기 위해 따로 수학 공부를 하거나 심지어 물리학 공부를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한 <자연철학 강의>는 <일반물리학>도 아니고 <물리학 입문>도 아닙니다.
<자연철학 강의>에서 수학적 언어는 사실상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꼭 알면 좋겠다 싶은 것만을 남겨놓은 셈입니다. 필요하다면 세미나 시간에 칠판을 쓰든 슬라이드를 쓰든 보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2장에서 미적분학이 들어온 이유는 장현광에게서 빌려 온 제1도가 바로 변화에 대한 예측이란 문제이고, 변화를 가장 잘 서술하는 언어가 미적분학이기 때문입니다. 제3장으로 가면 상대성이론, 그것도 특수상대성이론만이 아니라 일반상대성이론까지 등장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제6장에서 다루는 우주론을 위한 기본 언어이기도 합니다. 만일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이해하기 위해 책과 웹페이지들을 뒤지고 다닌다면 <자연철학 강의>를 끝까지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연철학 강의>는 그렇게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내용 정리"에 해당하는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을 중심으로 읽고, 모임 때 "내용 정리"에서 등장하는 수학적 언어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쪽이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가령 12월 28일에 제3장 뒷부분까지 진도가 나간다면 제가 일반 상대성이론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드릴 겁니다. 물론 특수 상대성이론도 포함됩니다. 대신에 일반상대성이론이 무엇인지 자연철학의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냥 184-189쪽을 다른 것을 보지 않은 채 읽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이 서술이 뛰어난 것은 그 문장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인 것이 아니라서 스스로 생각하면서 읽어나가면 문장의 의미가 갑자기 확 들어온다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자연철학 강의>를 한번 읽고 그 의미를 금방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책이나 웹페이지를 뒤지는 것보다 더 권장하는 방법은 <자연철학 강의>를 다시 열어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책이든 아인슈타인의 책이든 뉴턴의 책이든 다 마찬가지라 봅니다. 좋은 텍스트는 다른 부수적인 책이나 해설서를 읽기보다 그 텍스트에 집중하는 게 훨씬 유익합니다. <자연철학 강의>도 그러하다고 믿습니다.
가령 <자연철학 강의> 113-118쪽의 내용을 수식 없이 한글로만 설명하려 한다면 엄청난 작업이 될 뿐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대신에 가령 (2-8)식에서 (2-12)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다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마침 우리가 아는 코사인 함수가 필요한 성질을 만족시킨다는 점을 이용합니다. 코사인 함수가 뭔지 익숙하지 않아서 문제라면 권말부록을 보면 됩니다.
제 의견으로는 <자연철학 강의>를 읽어나가기 위해 따로 수학 공부를 하거나 심지어 물리학 공부를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한 <자연철학 강의>는 <일반물리학>도 아니고 <물리학 입문>도 아닙니다.
<자연철학 강의>에서 수학적 언어는 사실상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꼭 알면 좋겠다 싶은 것만을 남겨놓은 셈입니다. 필요하다면 세미나 시간에 칠판을 쓰든 슬라이드를 쓰든 보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2장에서 미적분학이 들어온 이유는 장현광에게서 빌려 온 제1도가 바로 변화에 대한 예측이란 문제이고, 변화를 가장 잘 서술하는 언어가 미적분학이기 때문입니다. 제3장으로 가면 상대성이론, 그것도 특수상대성이론만이 아니라 일반상대성이론까지 등장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제6장에서 다루는 우주론을 위한 기본 언어이기도 합니다. 만일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이해하기 위해 책과 웹페이지들을 뒤지고 다닌다면 <자연철학 강의>를 끝까지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연철학 강의>는 그렇게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내용 정리"에 해당하는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을 중심으로 읽고, 모임 때 "내용 정리"에서 등장하는 수학적 언어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쪽이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가령 12월 28일에 제3장 뒷부분까지 진도가 나간다면 제가 일반 상대성이론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드릴 겁니다. 물론 특수 상대성이론도 포함됩니다. 대신에 일반상대성이론이 무엇인지 자연철학의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냥 184-189쪽을 다른 것을 보지 않은 채 읽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이 서술이 뛰어난 것은 그 문장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인 것이 아니라서 스스로 생각하면서 읽어나가면 문장의 의미가 갑자기 확 들어온다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자연철학 강의>를 한번 읽고 그 의미를 금방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책이나 웹페이지를 뒤지는 것보다 더 권장하는 방법은 <자연철학 강의>를 다시 열어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책이든 아인슈타인의 책이든 뉴턴의 책이든 다 마찬가지라 봅니다. 좋은 텍스트는 다른 부수적인 책이나 해설서를 읽기보다 그 텍스트에 집중하는 게 훨씬 유익합니다. <자연철학 강의>도 그러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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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테스트입니다. 댓글달기가 좀 이상한 거 같아서 한번 달아보려구요.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물리'안'전공자로서는 한 설명에서 다음 설명으로 넘어갈 때 저항이 꽤 커요. ^^;
그렇군요. 저항이 크다는 것, 그건 아주 좋은 징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장회익 선생님도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자연철학 강의>는 물리학 전공자가 더 읽기 어려워 합니다. 약간 과장하면 물리학 박사학위가 있는 사람들 중에 70% 이상이 이 책을 읽어내지 못할 듯 합니다. 겉보기에는 물리학 개론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오해를 해 버리는 거죠. 그래서 '저항' 없이 읽어나간다면 <자연철학 강의>의 핵심 주장을 다 놓쳐 버리게 됩니다.
마음 속의 '저항'이야말로 깊이 있는 텍스트를 읽을 때 가장 소중한 자양분입니다.
<자연철학 강의>의 본문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저의 의견은 그 책이 읽기 편한 텍스트라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한 설명에서 다음 설명으로 넘어가는 대목이 하나하나 계단처럼 저항이 커야 정상입니다. 물리학 전공자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탁월한 것은 문장을 곱씹고 곱씹다 보면 전혀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 있는 의미 깊은 씨앗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물리학의 언어로 표현된 자연철학적 사유의 주요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칫 물리학을 잘 알아야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고 오해하는 일입니다. 이럴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충분히 이해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면 그 다음 문장, 그 다음 단락, 그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방법입니다.
그림이나 음악을 예로 들면, 세부적인 것이 확 들어오지 않더라도 전반적인 것을 여하간 끝까지 가 보는 게 필요한 법이죠. 노래를 듣는데, 앞의 동기 몇 마디에 있는 음표 몇 개에 막혀서 끝까지 가지 못하면 노래의 진짜배기를 놓치게 됩니다. 세부적인 것은 그 노래를 몇 번이고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또 듣고 또 듣고 하다가 문득, 아하 이런 놀라운 게 숨어 있었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기 마련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쉽지 않네요. 자연사랑님이 올려주신 글들 찾아보면서 도움받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가 정보 아카이브랑 검색이 마냥 편한건 아닌지라 그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