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바로가기
메뉴
  • 환경
    • 환경 뉴스
    • 환경 칼럼
  • 에너지전환
    • 에너지전환 뉴스
    • 에너지전환 칼럼
  • 과학·학술
    • 과학·학술 뉴스
    • 과학·학술 칼럼
    • 지속가능성 개념어 사전
  • 장회익의 자연철학
    •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
    • 책
    • 논문
    • 칼럼, 강의, 강연
  • 공부모임
    • 녹색문명공부모임
    • 새 자연철학 세미나
  • 게시판
    • 새 자연철학세미나 게시판
    • 녹색문명공부모임 게시판
    • 녹색 책/영화클럽 게시판
    • 뉴스레터
  • 일정
  • Log In
    • Register
  • 검색
  • 환경
    • 환경 뉴스
    • 환경 칼럼
  • 에너지전환
    • 에너지전환 뉴스
    • 에너지전환 칼럼
  • 과학·학술
    • 과학·학술 뉴스
    • 과학·학술 칼럼
    • 지속가능성 개념어 사전
  • 장회익의 자연철학
    •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
    • 책
    • 논문
    • 칼럼, 강의, 강연
  • 공부모임
    • 녹색문명공부모임
    • 새 자연철학 세미나
  • 게시판
    • 새 자연철학세미나 게시판
    • 녹색문명공부모임 게시판
    • 녹색 책/영화클럽 게시판
    • 뉴스레터
  • 일정
  • Log In
    • Register

녹색아카데미

더 나은 앎으로 푸른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의 공부모임

새 자연철학 세미나

정준분포(바른틀 분포)의 간략한 유도

자료
통계역학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0-08-11 18:14
조회
5888

양자역학의 계산에서는 실제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이상화되고 완벽하게 조건이 갖추어진 경우를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문제를 풀어냅니다. 그런 점에서 장회익 선생님께서 "거칠게 노는 소를 길들여야 쓰는데, 길을 어떻게 들이느냐가 문제다"라고 평가하신 것이 적절합니다.

양자역학은 말 그대로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서 가능한 측정값들의 후보, 가능한 상태들의 후보만을 말해 줍니다. 통계역학은 여기에 덧붙여 많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대상이 실제 세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말해 줍니다.

아래 그림은 라이언 리스(Ryan Reece)라는 철학자가 그림으로 나타낸 것인데, 약간의 왜곡이 없지는 않지만, 상당히 그럴듯합니다.


(그림 출처: http://philosophy-in-figures.tumblr.com/ )


세상의 근본 원리를 말해 주는 어떤 근원적인 이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맨 밑에 깔린 동그라미입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하간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근원적인 자연철학적 이론은 양자역학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동그라미입니다. 양자역학이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세계를 그대로 말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고전역학이라는 형태로 세상을 서술해 줍니다. 그래서 현실의 일상에서는 고전역학으로 건물도 짓고 배도 만들고 걸어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더 올라가야 합니다. 물질로 이루어진 현실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가 바로 온도입니다. 그런 상황을 다루는 이론이 열역학입니다. 양자역학이든 고전역학이든 그렇게 많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대상을 서술해 주는 근본적인 방법이 바로 통계역학(Statistical Mechanics)입니다. 조금 더 확장하면 우주론과 천체물리학도 통계역학의 방법을 적용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역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접근이 바로 정준분포(바른틀 분포 canonical distribution)입니다. 조사이어 기브즈는 1902년 특정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여러 미시상태들의 수를 세기 위해 '앙상블(ensemble)'이라는 특이한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아주 오래 전이지만 열통계역학을 처음 배울 때 이 '앙상블' 개념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 쉽게 설명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모든 것이 똑같이 준비된 계를 복제본들입니다. 윷놀이의 경우라면 윷이 네 개 있는데, 이것이 앙상블입니다. 기체의 경우는 22.4리터 정보 되는 부피 안에 10의 23제곱 개 정도의 분자가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의 여섯 배 정도가 됩니다. 이 수를 아보가드로의 수라 부릅니다. 10의 8제곱이 억(億)이고, 10의 12제곱이 조(兆), 10의 16제곱이 경(京), 10의 20제곱이 해(垓), 10의 24제곱이 자(秭)이니까, 조의 조배 정도가 자입니다. 하여튼 매우 큰 수입니다.

이 앙상블 중에서 가장 표준적인 것을 정준분포(바른틀 분포 canonical distribution)라 부릅니다. 이것은 그렇게 수없이 많은 복제본 계들이 열 저장소에 있는 상황입니다. 열 저장소(heat reservoir)라는 것은 그 안에 있는 대상계와 에너지를 주고받긴 하지만, 그 열 저장소 자체의 에너지는 변화가 없는 가상의 계를 가리킵니다. 이론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끌어들이는 개념입니다.

앞에서 계를 두 부분계로 나누어 생각해서 온도의 역수를

$$ \beta = \frac{\partial \log W}{\partial E}$$

와 같이 도입했고, 

$$ \beta = \frac{1}{k T}$$

임을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는 대상계가 열 저장소와 열평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을 생각합니다. 즉 대상계는 닫힌 계라서 물질의 출입은 없고 단지 에너지 출입만 가능하다고 가정합니다. 앙상블 중에서 $r$번째 대상계의 에너지를 $E_r$이라 하면,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 E_r + E'_r = E^{(0)}=\mbox{const}$$

입니다. 여기에서 $E'_r$은 열 저장소의 에너지입니다.

이제 앙상블 중에서 대상계의 에너지가 하필  $E_r$일 확률 $P_r$을 구하기로 합니다. 

대상계의 에너지는 고정되어 있으니 다른 무엇을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것은 그 대상계가 주변의 열 저장소와 열 평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열 저장소가 워낙 크고 그 가능한 미시상태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 \frac{E_r}{E^{(0)}} = \left( 1 - \frac{E'_r}{E^{(0)}}\right) \ll 1 $$

이라는 조건이 충족됩니다. 

앙상블 중에서 대상계의 에너지가 하필  $E_r$일 확률 $P_r$은 열 저장소의 에너지가 $E^{(0)}-E_r$인 미시상태의 수에 비례할 겁니다. 즉

$$ P_r \propto W' (E^{(0)}-E_r )$$

위의 조건을 이용하여 이 식을 테일러 전개하여 근사식을 찾으려 합니다.

테일러 전개는

$$ f(x) = f(a) + \frac{df}{dx} (x - a) + \frac{1}{2} \frac{d^2 f}{dx^2} (x-a)^2 + \frac{1}{3!} \frac{d^3 f}{dx^3} (x-a)^3 + \cdots $$

로 주어집니다. $(x-a)$가 1보다 작다면 제곱하고, 세제곱하고, 거듭제곱을 할수록 더 작아지므로 뒤에 나오는 항들은 무시하고 앞의 것만 가져다 쓰는 근사(어림)가 가능해집니다.

테일러 전개의 수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W' (E^{(0)}-E_r )$ 대신 $\log W' (E^{(0)}-E_r )$의 테일러 전개를 사용합니다.

$$ \log W' (E^{(0)} - E_r ) = \log W' (E^{(0)}) + \frac{\partial \log W' }{\partial E_r} ( E^{(0)} - E_r ) + \cdots = \mbox{const} - \beta' E_r + \cdots $$

뒤의 등호에서는 

$$ \beta = \frac{\partial \log W}{\partial E}$$

라는 정의식을 가져다 썼습니다.
그런데 대상계가 열 저장소와 열평형을 이루고 있다고 가정했으므로

$$ \beta = \beta'$$

입니다. 결국

$$  \log W'  \approx \mbox{const} - \beta E_r$$

을 얻습니다. 

로그함수와 지수함수는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갖습니다.

$$ a = \log b \quad \leftrightarrow \quad b = e^{a}$$

따라서

$$ P_r \propto  W' (E^{(0)}-E_r ) = e^{\log W' } \propto e^{-\beta E_r}$$

편리하게 쓰기 위해 비례계수를 $1/Z$라고 쓰기로 합니다. 즉

$$ P_r = \frac{1}{Z} e^{-\beta E_r}$$

앞의 상수를 계산하기 위해, 확률을 모두 더하면 1이 됨을 이용합니다. 즉

$$ \sum_r P_r = \sum_r  \frac{1}{Z} e^{-\beta E_r} = 1$$

이므로 

$$ Z = \sum_r  e^{-\beta E_r}$$

를 얻습니다. 그러므로 최종적으로

$$ P_r = P(E_r ) = \frac{1}{Z} e^{-\beta E_r}$$

을 얻습니다. 

간단하게 

$$ P_r = \frac{\exp (-\beta E_r)}{\sum_r \exp (-\beta E_r )}$$

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Z$를 분배함수라 부르는데, 통계역학 계산에서 가장 중요한 함수입니다.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를 분배함수로 쓰면, 

$$ F (N, V, T) = - kT \log Z$$

가 됩니다.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를 구하고 나면, 사실상 모든 열역학 함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평형 통계역학의 계산 문제는 대부분 분배함수의 계산으로 치환됩니다.

-------------

수소원자의 예에서 양자역학으로 풀면 수소원자의 에너지는

$$ E_n = - \frac{m_e e^4}{2 (4\pi \epsilon_0)^2 \hbar^2} \frac{1}{n^2}  \approx (-13.6 \mbox{eV})\frac{1}{n^2} \quad (n=1, 2, \cdots)$$

{\displaystyle E_{n}=-{\frac {m_{e}e^{4}}{2(4\pi \epsilon _{0})^{2}\hbar ^{2}}}{\frac {1}{n^{2}}}}

로 주어짐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n=1$일 때를 바닥상태라 부르고, $n=2$일 때를 첫째 바닥상태라 부릅니다. 

이 두 상태에 있을 확률의 비를 구한 것이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에도 잘 설명되어 있고, 대담에도 잘 나옵니다. (슬라이드에는 오타가 있습니다. $E_2 = 3.4$ eV)

$$ \frac{P(E_2)}{P(E_1)} = \frac{ \exp(-\beta E_2)}{\exp (-\beta E_1)} = e^ {-\beta (E_2 - E_1 ) } \approx  e^{-40 \times (13.6 - 3.4)} = e^{-408} = 6.4 \times 10^{-178} $$

즉 수소원자의 경우 바닥상태에 있을 확률에 비해 첫째 들뜬 상태에 있을 확률은 소수점 아래 178자리까지 가야 비로소 0이 아닌 수가 나오는 매우 작은 값입니다. 쉽게 말해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수소원자는 언제나 바닥상태에 있으리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 계산에서 상온에 해당하는 $k T$의 값을 1/40 전자볼트(eV)로 어림하는데, 그 계산을 아래 보이겠습니다. 에너지의 단위로 1 줄(J)은 전하량이 1쿨롬인 전하가 1볼트의 전압에 걸려 있을 때의 전기 위치에너지입니다. 에너지의 단위로 1 전자볼트(eV)는 전자 하나가 1볼트의 전압에 걸려 있을 때의 에너지입니다. 전자의 전하는 1.602176634×10−19 C이므로 결국 

1 eV = 1.602176634×10−19 J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볼츠만 상수가 정확히 $k=$1.380649×10−23 J/K이므로 이 값을 넣으면

$k=$8.617333262145×10−5  eV/K이 됩니다.

온도가 섭씨 18도 즉 291 켈빈(K)일 때

$k T =$ 8.6×10−5  × 291 eV = 0.025 eV

이므로

$\beta = 1/ k T$= 40 (1/eV)

가 됩니다.

고체물리학을 주로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기본 상식으로 상온은 에너지 단위로 대략 1/40 전자볼트(eV)라고 암기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KT_(energy) ]

 

전체 1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2-05-24 18:56

    이 글을 시인처럼님이 링크해 주셔서 새삼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재작년 8월이니까 20개월이 넘은 글인데, 다시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써 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무렵은 2019년 11월부터 시작한 자연철학 세미나가 갑작스런 역병으로 멈추게 되었고, 어떻게든 세미나의 ‘운동량(모멘텀)’ 내지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 계속 산만한 글을 쓰던 때인 것 같습니다.

    장회익 선생님과 시인처럼님과 neomay3님의 대담에 나오는 이야기에 대한 보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역시 수식도 있고 물리학 개념이 필요해서 쉽게 읽히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엔트로피 최대 원리와 열평형 요건의 유도
상 전이와 란다우 평균마당 이론 »
목록보기 답글쓰기
글수정 글삭제
전체 721
  • 전체
  • 자료
  • 질문 및 토론
  • 모임 정리
  • 공지사항
  • 세미나 운영
  • 전체
  • 앎의 바탕 구도
  • 고전역학
  • 상대성이론
  • 양자역학
  • 통계역학
  • 우주와 물질
  • 생명
  • 주체와 객체
  • 앎
  • 온전한 앎
  • 자연철학 일반
  • 전자기학
  • 기타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심학십도 그림 자료
녹색아카데미 | 2025.04.28 | 추천 1 | 조회 1482
녹색아카데미 2025.04.28 1 1482
공지사항
2025 <양자역학 이해 강독모임> 계획
녹색아카데미 | 2025.04.23 | 추천 0 | 조회 1694
녹색아카데미 2025.04.23 0 1694
공지사항
3기 새 자연철학 세미나 상세 계획
시인처럼 | 2024.09.12 | 추천 0 | 조회 4356
시인처럼 2024.09.12 0 4356
공지사항
[자료] 유튜브 대담영상 "자연철학이야기" 녹취록 & 카툰 링크 모음 (5)
neomay33 | 2023.04.20 | 추천 3 | 조회 14059
neomay33 2023.04.20 3 14059
공지사항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정오표 (10)
시인처럼 | 2022.12.22 | 추천 3 | 조회 16943
시인처럼 2022.12.22 3 16943
공지사항
[공지] 게시판 카테고리 설정에 대해서 (4)
시인처럼 | 2022.03.07 | 추천 0 | 조회 13443
시인처럼 2022.03.07 0 13443
705
[자료] 핼리 혜성, 3차원, 예측적 앎
자연사랑 | 2025.06.09 | 추천 0 | 조회 55
자연사랑 2025.06.09 0 55
704
[자료] 예측적 앎으로서의 고전역학
자연사랑 | 2025.06.08 | 추천 1 | 조회 96
자연사랑 2025.06.08 1 96
703
[자료] 고전역학이라는 용어
자연사랑 | 2025.06.08 | 추천 1 | 조회 92
자연사랑 2025.06.08 1 92
702
[자료] 3차원 vs. 2+1차원; 낙하운동의 서술
자연사랑 | 2025.06.03 | 추천 0 | 조회 213
자연사랑 2025.06.03 0 213
701
6월2일 질문 (4)
sola | 2025.06.02 | 추천 0 | 조회 81
sola 2025.06.02 0 81
700
[자료] 칼 포퍼의 [추측과 논박]에 나오는 그림
자연사랑 | 2025.06.02 | 추천 0 | 조회 63
자연사랑 2025.06.02 0 63
699
[자료] 해밀턴 함수와 동역학적 특성
자연사랑 | 2025.06.02 | 추천 1 | 조회 71
자연사랑 2025.06.02 1 71
698
[자료] 양자와 마음: 양자역학과 의식의 연결
자연사랑 | 2025.05.27 | 추천 0 | 조회 109
자연사랑 2025.05.27 0 109
697
[자료] 입자인가, 파동인가 (2)
자연사랑 | 2025.05.21 | 추천 1 | 조회 128
자연사랑 2025.05.21 1 128
696
수업 후에 질문드립니다 (11)
안소라 | 2025.05.21 | 추천 1 | 조회 192
안소라 2025.05.21 1 192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
  • 마지막
글쓰기
Powered by KBoard

게시판 글

최신글 내가 쓴 글
[자료] 핼리 혜성, 3차원, 예측적 앎
2025.06.09
[자료] 예측적 앎으로서의 고전역학
2025.06.08
[자료] 고전역학이라는 용어
2025.06.08
[자료] 3차원 vs. 2+1차원; 낙하운동의 서술
2025.06.03
[알림] 6월 녹색문명공부모임 - 생태위기 시대의 사유방식 : 장회익의 온생명론과 라투르의 가이아 2.0
2025.06.03
로그인 해주세요.

게시판 댓글

최신댓글 내가 쓴 댓글
우와! 자세한 자료, 설명들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2025.06.09
1. 변별체의 존재 양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로 위의 답글에 쓴 물의 온도를 재는 상황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 개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측정장치 개념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추상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모종의 측정장치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다양한 측정장치 또는 검출장치를 사용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세미나에서 인용하신 안개상자(cloud chamber)나 거품상자(bubble chamber)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겹실틈 실험에서 사용하는 사진건판도 변별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chamber https://en.wikipedia.org/wiki/Bubble_chamber 하지만 변별체가 측정장치/검출장치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변별체는 물리적 작용을 통해 뭔가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서 인식주체의 경험표상영역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는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 놓인 가교 내지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제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거품상자에서 기본입자가 만들어내는 궤적을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2025.06.03
2.의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이해'라는 문제를 직접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대상과 변별체의 만남(조우)은 원래 인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알아채거나 기록하거나 기억하거나 그로부터 지식을 얻는 것과 전혀 무관하게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기에 이 세계 속의 수많은 물질적 존재자들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부딪치고 멀어져갈 것입니다. 아주 먼 우주에서 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하간 그런 상호작용을 통해 흔적이 남습니다. 그런데 그 물질적 존재자에 생긴 흔적을 인식 주체인 '나' 또는 서술세계가 받아들이면 이제 그 흔적이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집니다. 인식주체가 없었더라면 그냥 물질적 충돌에 불과했을 것이 이제 '사건'이 되어 버립니다. 미묘하지만, 변별체와 경험표상영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별체에 남은 흔적과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진 정보는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50쪽의 그림 1-1에서 물질세계와 서술세계를 구별하는 점선을 넘나듭니다. 두 개의 네모 사이의 위아래 양쪽방향 화살표의 양면성입니다. 물질적 측면에서 보면 대상과 변별체가 만나서 흔적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과 '빈-사건'이 일어납니다. 특정 변별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도 흔적이 남는 것 못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해'라는 말이 직접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에서 인용한 폰노이만의 온도 측정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재려면 온도계를 넣어 수은/알콜의 높이를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비커의 물이 대상이고 온도계는 변별체가 됩니다. (2) 온도계 높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등의 빛이 수은/알콜의 경계면에 닿았다가 눈의 망막으로 와야 합니다. 이 때 온도계의 높이는 대상이 되고 빛(빛알)이 변별체가 됩니다. (3) 빛이 망막에 입사되면 망막에 있는 시신경에 나트륨 원소가 모이거나 흩어져서 전류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 빛이 대상이라면 시신경의 전위차는 변별체가 됩니다. (4) 시신경의 전위차는 뇌의 피질에서 뉴런을 발화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대목에서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읽어냅니다. (5) 그 다음 단계가 어렵습니다. 온도계의 높이든, 망막에 생기는 흔적이든, 시신경의 전위차든, 뉴런의 발화든 여하간 어느 단계에서 흔적의 기록이 정보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32-33쪽에 서술된 것처럼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구별합니다. 하지만 서술 모드만으로는 '이해'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하간 세 번째 모드로서 '의식 모드'가 작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인츠 폰푀르스터의 <이해를 이해하기> 같은 저작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Heinz Foerster (2003) Understanding Understanding: Essays on Cybernetics and Cognition. Springer. https://doi.org/10.1007/b97451
2025.06.03
3. 3차원 vs. 2+1차원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고대그리스-이슬람-중세유럽으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의 전통에서 세상의 중심은 지구였습니다. 지구 주위에는 일곱 행성(七曜)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의 천구가 있고, 그 바깥에는 항성 천구가 있습니다. 지구는 네 개의 권역(구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 바로 아래에는 불의 권역이 있고, 그 아래로 차례로 숨/바람의 권역, 물의 권역, 흙의 권역이 있습니다. 뒤의 세 권역은 현대의 기권(氣圈, Atmosphere), 수권(水圈 Hydrosphere), 지권(地圈,Geosphere)에 대략 연결됩니다. 불의 권역은 현대의 열권(熱圈, Thermosphere)이나 전리층과 비슷합니다. 여하간, 세상(우주)의 중심은 지구의 중심이며, 이 중심을 향하는 방향이나 이 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이 곧 수직 방향입니다. 이와 달리 지표면의 동서남북은 어느 쪽으로도 대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차원의 세계입니다. 세계(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생겨나면서 수직 방향도 동서남북과 대등하지 않을까 하는 관념이 펼쳐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펼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공간의 한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 $(x, y, z)$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단 눈 앞에 펼쳐지는 육면체 모양의 방 안에서의 위치만이 아니라 온 우주 전체에서의 위치에도 해당합니다. 그러면 수직 방향이나 동서 방향이나 남북 방향이 모두 대등합니다. 데카르트에게 우주는 (2+1)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었습니다. [그림출처: Peter Apian (1529) Cosmographiae introductio]
2025.06.03
중요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몇 가지 글에 대한 링크도 있었구요. 따로 답글도 있었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저의 부족한 글도 여하간 토론과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2025.05.25
로그인 해주세요.

Upcoming Events

6월 16
6:00 오전 - 7:00 오전 KST

책새벽 – 월. 시즌6 : 『침묵의 봄』 8회

6월 16
8:30 오후 - 10:30 오후 KST

3기 새 자연철학 세미나 [양자역학 이해 강독모임] 6회

6월 17
9:00 오후 - 10:00 오후 KST

책밤-화-과학 : 칼 포퍼 『추측과 논박 1』 – 18회

6월 18
6:00 오전 - 7:00 오전 KST

책새벽 – 수 : 칼 세이건 『Cosmos』 – 23회

6월 19
6:00 오전 - 7:00 오전 KST

책새벽 – 목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2.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끄』 4회

달력보기

카테고리

녹색아카데미 페이스북 공개그룹

녹색아카데미 페이스북 공개그룹

Copyright © 2025 녹색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

Codilight 테마 제작자 FameThe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