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해밀턴 함수와 동역학적 특성
(1) 뉴턴의 운동법칙
1687년 영국의 자연철학자 아이작 뉴턴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를 발표하여 모든 종류의 위치변화(운동)가 충족시켜야 할 법칙을 제시하면서, 고전역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운동을 시간이 흐르는 동안 위치가 변화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이런 운동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을 '힘'이라 불렀습니다. 여기에서 힘은 "힘들다"거나 "힘이 세다"거나 "힘이 필요하다"와 같은 일상어의 힘과는 다릅니다. 라틴어로 '비스(vis)' 영어/프랑스어로 '포스(force)', 독일어로 '크라프트(Kraft)'로 쓰는 '힘'은 말 그대로 운동의 원인입니다.
외부에서 힘이 주어지면 대상이 지니고 있는 운동의 양(quantity of motion)이 변합니다. 이를 줄여서 '운동량(momentum)'이라고 부릅니다. 뉴턴의 둘째 운동법칙은 "운동의 양의 변화는 외부에서 주어진 힘에 비례한다."라는 것입니다.
힘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실수값 함수를 도입하여 이를 $F$라 쓰고, 운동의 양 또는 운동량을 나타내는 실수값 함수를 $p$라 쓰면, 뉴턴의 둘째 운동법칙은 $$\Delta p \propto F$$와 같습니다. 여기에서 수학 기호 $\propto$는 왼쪽에 있는 양이 오른쪽에 있는 양에 비례한다(proportional to)는 의미입니다.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뉴턴의 운동법칙을 미적분학을 이용하여 체계화했고, $$\frac{\mathrm{d}p}{\mathrm{d}t}=F$$라는 방정식을 처음 적었습니다. 이 방정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동량을 나타내는 함수 $p$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를 $p(t)$와 같이 나타냅니다. 즉 특정 시각 $t$에서 운동량의 값이 $p(t)$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리학을 배우기 위해 초급수학에서 함수이론을 충실하게 학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합니다.
오일러가 쓴 뉴턴 방정식에서 $\frac{\mathrm{d}p}{\mathrm{d}t}$는 함수 $p(t)$의 일계도함수입니다. 도함수(derivative 導函數)라는 말은 원래의 함수로부터 유도(誘導, derived)된다는 의미로 붙인 용어입니다.
뉴턴 역학은 원론적으로 특정한 힘 $F$라는 함수가 주어질 때 이것이 곧 운동량 함수의 일계도함수와 같다는 방정식을 풀어서 운동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2) 윌리엄 해밀턴이 제안한 새로운 형식체계
아일랜드의 수학자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 뉴턴 역학을 새로운 형식체계로 일반화하여 발표한 것은 1834년입니다. 이미 알려져 있던 라그랑주의 형식체계보다 더 세련된 형식체계를 제시하려던 것이었습니다.
William Rowan Hamilton (1834). On a General Method in Dynamics; by which the Study of the Motions of all free Systems of attracting or repelling Points is reduced to the Search and Differentiation of one central Relation, or characteristic Function.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part II for 1834, pp. 247–308.]
William Rowan Hamilton (1835). Second Essay on a General Method in Dynamics.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part I for 1835, pp. 95–144.]
해밀턴이 발표한 논문의 제목이 좀 길지만 꼼꼼하게 보는 것이 유익합니다.
"서로 당기거나 밀치는 점들의 모든 자유로운 계의 운동의 탐구를 하나의 중심 관계 또는 특성함수를 구하고 미분하는 것으로 환원할 수 있는 동역학의 일반적 방법에 관하여"
기존의 동역학 서술을 특별한 성질을 지니는 '특성함수(characteristic function)'를 구하고 이를 '미분'하는 것으로 바꿔치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 함수를 지금은 '해밀터니언 함수'라고 부릅니다.
[참고: "해밀터니언 특성함수의 소개"]
(3) 해밀턴 역학
고전역학의 핵심은 $$\frac{\mathrm{d}p}{\mathrm{d}t}=F$$이라는 방정식으로 요약됩니다. 즉 힘이 주어지면 상태를 나타나내는 ‘좌표’로서 운동량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엄밀한 규정은 상태를 $(q, p)$ 즉 위치와 운동량이라는 ‘좌표’로 나타내고 이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말해 주는 해밀턴 방정식을 풀어내는 것입니다.
해밀턴 역학은 여하간 대상의 동역학적 특성을 해밀터니언 함수로 나타낸 뒤, 그 해밀터니언 함수로부터 상태의 변화규칙을 얻어내려는 것입니다.
동역학적 특성이 해밀터니언 함수 $H(q, p)$로 주어질 때 상태의 변화를 규정하는 식은 $$\frac{\mathrm{d}q}{\mathrm{d}t} = \frac{\partial H}{\partial p}, \quad \frac{\mathrm{d}p}{\mathrm{d}t}=-\frac{\partial H}{\partial q}$$입니다.
이 형식체계의 강점은 해밀터니언 함수만 찾아내면 뒤의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게 진행된다는 데 있습니다.
만일 $$H (q, p) = \frac{p^2}{2m} + V(q)$$라면, 위의 해밀턴 방정식은 $$\frac{\mathrm{d}q}{\mathrm{d}t} = \frac{\partial H}{\partial p}=\frac{p}{m}, \quad \frac{\mathrm{d}p}{\mathrm{d}t}=-\frac{\partial H} {\partial q} =-\frac{\mathrm{d}V}{\mathrm{d}q} =: F$$가 되어 더 간단한 모양 $$\frac{\mathrm{d}p}{\mathrm{d}t}=F$$와 일치합니다. 여기에서 $A=:B$라는 기호는 $A$라는 표현을 $B$라고 정의하자는 의미입니다. $A \equiv B$라 쓰기도 합니다.
[참고: "뉴턴 방정식과 해밀턴 역학"]
(4) 동역학적 특성
동역학은 변화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상황을 '상태'(변화의 국면)으로 요약하고, 이 상태의 변화를 대상을 가리키는 수학적 형식으로부터 얻어내려는 것입니다. 후자를 '동역학적 특성(dynamical characteristic)'이라 부르자는 것이 장회익 선생님의 독특한 제안입니다.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42-43쪽에는 "모든 대상이 두루 지니고 있는 보편적 특성과 이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보편적 존재물"에 해당하는 개념을 대상의 '특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전역학에서 모든 대상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보편적 특성은 곧 질량(質量, 물질의 양, mass)입니다. 물질의 양을 어떻게 정의하고 이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하긴 하지만, 고전역학은 그냥 맨 처음에 모든 물질에 원론적으로 '물질의 양'이라는 숫자를 대응시킬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양자역학으로 가도 이 가정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양자장이론(양자마당이론)으로 가도 이 대응은 더 세련된 형태로 유지됩니다. 양자장이론에서는 대상의 보편적 특성으로 질량에 덧붙여 스핀(spin)이라는 것을 함께 말해 주어야 함이 증명됩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지만, 질량 외에 전하(charge, 電荷)라는 것도 대상의 보편적 특성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질량이라 하더라도 어떤 외부의 힘을 받고 있는가에 따라 동역학이 다루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주어지는 힘도 동역학적 특성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편리합니다. 힘 대신 그 힘의 다른 수학적 표현인 퍼텐셜 함수 $V(q)$를 특성이라고 보아도 됩니다.
그렇게 하면 수학적 형식체계에서는 대상을 나타내는 동역학적 특성이 $$H[q, p] = \frac{p^2}{2m} + V(q)$$와 같은 해밀터니안 함수와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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