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뉴턴 방정식의 풀이
세미나에서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제2장에 나오는 수식을 상세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 수식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직접 유도해 보는 것은 아주 값진 경험이 되리라 믿습니다.
다만 실제의 과정을 제대로 따라가기가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적어놓는 것이 적절하리라 생각됩니다.
유도 과정에서 $$\frac{\mathrm{d} p}{\mathrm{d}t} = F$$로부터 $$\int_0 ^{t} \frac{\mathrm{d}p}{\mathrm{d}t} \mathrm{d} dt = \int_0 ^{t} F \mathrm{d}t$$라 하고 다소 갑자기 위 식의 왼쪽을 $$\int_0 ^{t} \frac{\mathrm{d}p}{\cancel{\mathrm{d}t}} \cancel{\mathrm{d}t}=\int_{p(0)} ^{p(t)} \mathrm{d} p = p(t) - p(0)$$와 같이 처리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것을 약간 중급단계의 수학에서는 ‘치환적분’이라 부르면서 한 단계 위의 기법으로 배웁니다. 그리고 이 식은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증명이 그다지 간단하지 않습니다. 아이작 뉴턴 이전에 제임스 그레고리와 아이작 배로우가 이 아이디어를 처음 만들고 증명하려 애썼습니다.
https://en.m.wikipedia.org/wiki/Fundamental_theorem_of_calculus
그냥 상아탑 속의 수학이론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 뉴턴의 힘 개념에서 이 수식이 핵심이 되기도 합니다. 위의 식은 $$\Delta p = \int F \mathrm{d}t$$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Delta p$는 $p(t)-p(0)$를 간단하게 나타낸 것이며, "difference of $p$"라는 의미이고 $\Delta$는 '델타'라고 읽습니다.
뉴턴의 책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나오는 "공리 또는 운동의 법칙"을 정확히 쓰면, 두 번째 운동법칙은 "Mutationem motus proportionalem esse vi motrici impressæ, & fieri secundum lineam rectam qua vis illa imprimitur." (운동의 변화는 가해진 힘에 비례하며, 그 힘이 가해지는 직선을 따라 일어난다.)와 같습니다. 여기에서 운동의 변화라고 옮긴 mutationem motus는 굳이 따지면 "운동의 양의 변화"라는 의미이고, 줄여서 "운동량의 변화"라고 말해도 됩니다.
즉 뉴턴의 책에 나오는 운동법칙은 $$\frac{\mathrm{d}p}{\mathrm{d}t}=F$$가 아니라 $$\Delta p = \int F \mathrm{d}t$$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순간적으로 작용하는 충격력이든, 중력이나 용수철의 복원력처럼 연속적으로 작용하는 힘이든 다 포함할 수 있습니다. 초급물리학에서는 $\int F \mathrm{d}t$에 따로 '충격량(impulse)'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충격량의 단위는 힘의 단위와 다르고 운동량과 마찬가지로 kg m/s가 됩니다.
또 용수철 끝에 매달린 물체의 운동에서는 $$\frac{\mathrm{d}^2 f(t)}{\mathrm{d} t^2} = -\omega^2 f(t)$$와 같은 형태의 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수학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렇게 모르는 함수 $f(t)$와 그 도함수들 사이의 관계를 제시한 뒤, 그 함수를 구하라는 문제를 수학에서는 미분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이라 부릅니다. 특히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수학의 도구에서 가장 압도적이며 지금도 꾸준히 사용되는 것이 바로 미분방정식 이론입니다. 나중에 나오게 될 슈뢰딩거 방정식도 미분방정식의 일종이며, 중력을 서술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인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도 미분방정식입니다.
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f(t) = e^{u t}$의 꼴이라고 가정하고, 아직 모르는 $u$를 구하는 것입니다. 지수함수는 미분하면 $$\frac{\mathrm{d}}{\mathrm{d}t} e^{u t} = u e^{u t}$$와 같습니다. 두 번 미분하면 $$\frac{\mathrm{d}^2}{\mathrm{d}t^2} e^{u t} = u^2 e^{u t}$$이므로 결국 $$-\omega^2 = u^2$$가 됩니다. 이렇게 문자가 여럿 나올 때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knowns)이 무엇이고, 모르고 있어서 구해야 할 것(미지수, unknowns)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용수철 끝에 매달린 물체에서 그 물체의 질량 $m$이나 용수철의 탄성계수 $K$는 모두 알고 있거나 주어진 것으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 조합으로 표현된 $\omega = \sqrt{K/m}$도 주어진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위의 식에서 모르는 것은 $u$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나타내는 것을 “방정식을 푼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u= i\omega$$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구해야 할 풀이가 $f(t) = e^{i \omega t}$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f(t)= B e^{i \omega t}$도 얼마든지 풀이가 됩니다. 여기에서 $B$는 아직 모르는 양입니다. 또 $f(t) = B e^ { i \omega t + b}$도 풀이가 됩니다. $b$도 아직 모르는 양입니다.
오일러의 공식에 따르면 $$e^{i \omega t} = \cos \omega t + \mathrm{i} \sin \omega t$$입니다. 이렇게 해서 삼각함수가 등장합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에서는 이렇게 다소 도식적으로 풀어내는 미분방정식의 풀이방법을 곧이곧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함수 중에서 두 번 미분하면 원래의 함수가 되는 것이 있는지 여기저기 찾아보는 방식을 택합니다. 마침 삼각함수가 그런 성질을 지니고 있음을 이용하면 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일러의 공식이나 지수함수를 어차피 도입해야 하므로, 표준적인 풀이방법이 더 직관적이거나 더 간단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양자역학에 대한 논의를 할 때 등장하게 되는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이 용수철 문제와 직접 연결됩니다.
용수철 끝에 달린 물체의 운동은 그냥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가 아니라, 가장 중요하고 사실상 모든 경우에 등장하는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아예 ’조화운동’이라는 고색창연한 이름도 붙어 있습니다. 입자인가 파동인가 하는 해묵은 논쟁에서도 이 ‘조화운동’과 삼각함수와 용수철 문제가 다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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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세미나에서 수식을 쓸 때 단위는 정자체로 쓰고 물리량을 나타내는 알파벳은 기울임체로 쓴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수학에서는 함수의 이름도 기울임체가 아니라 정자체로 씁니다. 그래서 $sin \theta$가 아니라 $\sin \theta$로 써야 합니다. 또 수학책을 주의깊게 보면, 미분을 나타내는 $d$도 기울임체가 아니라 $\mathrm{d}$와 같이 정자체로 씁니다. 가령 밀도(density)를 흔히 $d$로 나타내기 때문에 $d p$는 밀도 $d$와 운동량 $p$의 곱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분을 나타내는 ‘연산자’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mathrm{d} p$와 같이 적는 것이 표준적인 관례입니다. $\LaTeX$ 명령어로는 \mathrm{ }이란 명령어를 씁니다. 여기에서 ‘rm’은 roman이란 표현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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