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상태변화의 원리, 슈뢰딩거 방정식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0-02-19 13:35
조회
6052
양자역학의 공리 중 세 가지를 말하고 난 뒤, 이로부터 양자역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들 하는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유도하는 대목입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204-206쪽에 나와 있는 설명처럼, 1925-1926년에 슈뢰딩거는 드브로이의 물질파 개념을 가지고 '파동역학'이라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입니다.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1926년에 슈뢰딩거는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라는 제목의 논문 네 편을 <물리학 연보 Annalen der Physik>에 실었습니다. 직접 구경해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 가 보시기 바랍니다.
슈뢰딩거의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물리학 분야의 고전적인 논문들
그 중 4부에서 시간의존 슈뢰딩거 방정식이 나옵니다.
위의 그림은 바로 그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IV"의 첫 페이지입니다. 항의 배열이 약간 덜 익숙한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시간으로 미분한 항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아니,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시간에 대해 한 번 미분하는 게 아니라 두 번 미분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파동방정식이라 부르려면 시간 미분이 두 번 있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양자역학 교과서든 논문이든 여기저기에서 지난 80여년 동안 수없이 반복하여 표기된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와 같이 시간 미분이 한 번 있는 방정식입니다.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요?
문장을 잘 읽어보면, "이전에 발행된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II"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정식을 제시했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 이 방정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뒤에 네 번째 쪽에 가서 아래와 같이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합니다.
여기에서는 분명히 시간 미분이 한 번만 있습니다. 실상 아주 최근까지도 슈뢰딩거 방정식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충분히 해결되어 있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가령 WP Schleich, DM Greenberger, DH Kobe, and MO Scully (2015). "Schrödinger equation revisited" Proc Natl Acad Sci USA. 2013 Apr 2; 110(14): 5374–5379. doi: 10.1073/pnas.1302475110은 2015년에 나온 논문인데, 여전히 시간 항에 대해 모호함이 남아 있다면서 슈뢰딩거 방정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장회익 선생님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어떤 식으로 유도하실까요? 골자만 쓰면 다음과 같은 논리적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상대성이론에서 출발하여 에너지와 운동량과 질량 사이의 관계를 비상대론적 극한에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E=\frac{p^2}{2m}+V(x)$$
(2) [공리2]에서
$$\begin{align}
\langle k \rangle &= \int \Phi^* k \Phi dk d\omega \\ &= \int \Psi^* \left(-i\frac{\partial}{\partial x}\right) \Psi dx dt\\
\langle \omega \rangle &= \int \Phi^* \omega \Phi dk d\omega \\ &= \int \Psi^* \left(i\frac{\partial}{\partial t}\right) \Psi dx dt
\end{align}$$
를 유도할 수 있다.
(3) 운동량 $p$와 에너지 $E$를
$$ p = \hbar k , \quad E = \hbar \omega$$
로 정의한다.
(4) [공리3]으로부터
$$ E=\frac{p^2}{2m}+V(x)$$
이면
$$ \langle E\rangle =\frac{\langle p\rangle ^2}{2m}+V(\langle x\rangle)$$
또는
$$ \hbar\langle \omega\rangle =\frac{\hbar^2\langle k\rangle ^2}{2m}+V(\langle x\rangle)$$을 얻을 수 있다.
(5) [공리1]과 [공리2]를 쓰면, (4)의 결과로부터
$$\int \Psi^* \left(i\hbar \frac{\partial}{\partial t}\right)\Psi dx dt = \int \Psi^* \left( -\frac{\hbar^2}{2m} \frac{
\partial^2}{\partial x^2} + V(x)\right)\Psi dx dt$$
를 얻는다.
(6) 이 적분식의 피적분항만 추리면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이 중 세부적인 부분에서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새로운 제안과 접근에 동의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저는 정지질량와 상대론적 질량 개념을 나누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논리적 연결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대목이 좀 있었습니다. 또 왜 굳이 상대성이론의 에너지-운동량-질량 관계식 (4-14)에서 출발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21-223쪽에 있는 "정지질량이 없는 존재물에 해당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틀린 방정식입니다. 논리적으로 그런 것을 상상해 볼 수는 있지만,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슈뢰딩거 자신이 상대론적인 파동방정식을 먼저 만들었지만, 그 방정식을 풀어서 나오는 결과가 실험 데이터와 충돌했기 때문에 슈뢰딩거도 그 초기의 시도를 버렸던 일이 있습니다.
상대론적 파동방정식은 나중에 폴 디랙이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만들어냈는데, 이 경우는 실험 데이터와 잘 맞아 떨어져서 지금까지도 표준적인 방정식으로 확립되어 있습니다.
디랙 방정식은 따로 이야기해볼 구석이 좀 있습니다. 조금 상세한 것은 이 링크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디랙 방정식은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방정식이라고들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우아함이 느껴지시나요?
(그림 출처: The most beautiful equation)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204-206쪽에 나와 있는 설명처럼, 1925-1926년에 슈뢰딩거는 드브로이의 물질파 개념을 가지고 '파동역학'이라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입니다.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1926년에 슈뢰딩거는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라는 제목의 논문 네 편을 <물리학 연보 Annalen der Physik>에 실었습니다. 직접 구경해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 가 보시기 바랍니다.
슈뢰딩거의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물리학 분야의 고전적인 논문들
그 중 4부에서 시간의존 슈뢰딩거 방정식이 나옵니다.
위의 그림은 바로 그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IV"의 첫 페이지입니다. 항의 배열이 약간 덜 익숙한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시간으로 미분한 항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아니,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시간에 대해 한 번 미분하는 게 아니라 두 번 미분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파동방정식이라 부르려면 시간 미분이 두 번 있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양자역학 교과서든 논문이든 여기저기에서 지난 80여년 동안 수없이 반복하여 표기된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와 같이 시간 미분이 한 번 있는 방정식입니다.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요?
문장을 잘 읽어보면, "이전에 발행된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II"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정식을 제시했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 이 방정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뒤에 네 번째 쪽에 가서 아래와 같이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합니다.
여기에서는 분명히 시간 미분이 한 번만 있습니다. 실상 아주 최근까지도 슈뢰딩거 방정식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충분히 해결되어 있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가령 WP Schleich, DM Greenberger, DH Kobe, and MO Scully (2015). "Schrödinger equation revisited" Proc Natl Acad Sci USA. 2013 Apr 2; 110(14): 5374–5379. doi: 10.1073/pnas.1302475110은 2015년에 나온 논문인데, 여전히 시간 항에 대해 모호함이 남아 있다면서 슈뢰딩거 방정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장회익 선생님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어떤 식으로 유도하실까요? 골자만 쓰면 다음과 같은 논리적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상대성이론에서 출발하여 에너지와 운동량과 질량 사이의 관계를 비상대론적 극한에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E=\frac{p^2}{2m}+V(x)$$
(2) [공리2]에서
$$\begin{align}
\langle k \rangle &= \int \Phi^* k \Phi dk d\omega \\ &= \int \Psi^* \left(-i\frac{\partial}{\partial x}\right) \Psi dx dt\\
\langle \omega \rangle &= \int \Phi^* \omega \Phi dk d\omega \\ &= \int \Psi^* \left(i\frac{\partial}{\partial t}\right) \Psi dx dt
\end{align}$$
를 유도할 수 있다.
(3) 운동량 $p$와 에너지 $E$를
$$ p = \hbar k , \quad E = \hbar \omega$$
로 정의한다.
(4) [공리3]으로부터
$$ E=\frac{p^2}{2m}+V(x)$$
이면
$$ \langle E\rangle =\frac{\langle p\rangle ^2}{2m}+V(\langle x\rangle)$$
또는
$$ \hbar\langle \omega\rangle =\frac{\hbar^2\langle k\rangle ^2}{2m}+V(\langle x\rangle)$$을 얻을 수 있다.
(5) [공리1]과 [공리2]를 쓰면, (4)의 결과로부터
$$\int \Psi^* \left(i\hbar \frac{\partial}{\partial t}\right)\Psi dx dt = \int \Psi^* \left( -\frac{\hbar^2}{2m} \frac{
\partial^2}{\partial x^2} + V(x)\right)\Psi dx dt$$
를 얻는다.
(6) 이 적분식의 피적분항만 추리면
$$i\hbar \frac{\partial \Psi}{\partial t} = -\frac{\hbar^2}{2m}\frac{\partial^2 \Psi}{\partial x^2} + V(x)\Psi $$
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이 중 세부적인 부분에서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새로운 제안과 접근에 동의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저는 정지질량와 상대론적 질량 개념을 나누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논리적 연결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대목이 좀 있었습니다. 또 왜 굳이 상대성이론의 에너지-운동량-질량 관계식 (4-14)에서 출발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21-223쪽에 있는 "정지질량이 없는 존재물에 해당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틀린 방정식입니다. 논리적으로 그런 것을 상상해 볼 수는 있지만,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슈뢰딩거 자신이 상대론적인 파동방정식을 먼저 만들었지만, 그 방정식을 풀어서 나오는 결과가 실험 데이터와 충돌했기 때문에 슈뢰딩거도 그 초기의 시도를 버렸던 일이 있습니다.
상대론적 파동방정식은 나중에 폴 디랙이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만들어냈는데, 이 경우는 실험 데이터와 잘 맞아 떨어져서 지금까지도 표준적인 방정식으로 확립되어 있습니다.
디랙 방정식은 따로 이야기해볼 구석이 좀 있습니다. 조금 상세한 것은 이 링크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디랙 방정식은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방정식이라고들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우아함이 느껴지시나요?
(그림 출처: The most beautiful eq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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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유도과정과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중간과정을 더 상세하게 보여주는 글이 있어서 링크를 달아 둡니다.
Schrödinger Wave Equation: Derivation & Explanation
How to Derive the Schrödinger Equation
영어이고 아무래도 수식이 많은 전형적인 물리학 논문이라 읽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중간과정을 친절하게 다 보여주고 있어서, 중간과정까지 상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유용한 자료입니다.
우아합니다. 바탕색이요. ^^; 하얀 텍스트 색깔과 깊은 바다속같은 푸른 색이 아주 잘 어울려요~
그러고 보니 디랙 방정식은 소위 '디랙 바다"라는 것에 연관됩니다. 전자가 무엇인가, 물질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세상이 온통 바다인데 거기에 생겨난 거품 같은 것이 물질이라고 보는 아주 재미있는 관점입니다. 이 관점은 나중에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제6장에서 더 상세하게 나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