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새벽 8회 - 발췌] 인포메이션 pp.221-251.
책새벽 8회. 2022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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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박래선, 김태훈 옮김. 2017. 동아시아. p.22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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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 6-7시에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을 합니다. 현재는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읽은 내용 중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옮기고, 중요한 이미지를 넣고 주요 인물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거리, 함께 보면 좋을 자료들이 있으시면 부담없이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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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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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말하는 북 ―코드가 아닌 코드
제2장 말의 지속성 ―마음에는 사전이 없다
제3장 두 개의 단어집 ―글의 불확실성, 철자의 비일관성
제4장 생각의 힘을 기어 장치에 ―보라, 황홀경에 빠진 산술가를!
제5장 지구의 신경계 ―몇 가닥 초라한 전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제6장 새로운 전선, 새로운 논리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미지에 싸인 것은 없다
제7장 정보이론 ―내가 추구하는 것은 평범한 두뇌일 뿐입니다
제8장 정보로의 전환 ―지성을 구축하는 기본 요소
제9장 엔트로피와 그 도깨비들 ―섞인 것을 휘저어 나눌 수 없어요
제10장 생명의 고유 코드 ―유기체의 완전한 설명서는 이미 알에 적혀 있습니다
제11장 밈 풀 속으로 ―당신은 나의 두뇌를 감염시킨다
제12장 무작위성의 감각 ―죄악의 상태에 빠져
제13장 정보는 물리적이다 ―비트에서 존재로
제14장 홍수 이후 ―바벨의 거대한 앨범
제15장 매일 새로운 뉴스 ―그리고 비슷한 뉴스
에필로그 ―의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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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역설. (출처. : 『로지코믹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외. 2011. 알에이치코리아. p.172.)
위의 그림은 이 글 맨 마지막에 나오는데, 대문 그림으로 떴으면 해서 맥락과 상관없이 맨 앞에 올렸습니다. 게시판에서는 맨 위에 있어야 대문 그림으로 뜨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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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지구의 신경계 - 몇 가닥 초라한 전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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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1. 비밀 기록은 기록만큼이나 오래됐다. 기록이 시작됐을 때는 문자 자체가 ... 암호나 다름없었다. 문자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글을 비밀스럽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단어를 애너그램으로 재배열했고, 거울을 보며 거꾸로 내용을 썼으며, 암호를 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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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1-222. 막 영국 내란이 발발한 1641년, ... '암호제작술'(cryptographia)을 정리한 저자 미상의 작은 책이 나왔다. ... 이 작은 책의 제목은 『머큐리: 혹은 은밀하고 신속한 전령』(Mercury: Or the Secret and Swift Messenger)이었다.
저자는 결국 나중에 케임브리지 트리니티칼리지 학장이 되고 왕립학회를 설립한 교구 목사이자 수학자인 존 윌킨스(John Wilkins)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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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존 윌킨스(John Wilkins. 1614-1672). 영국의 수학자, 성직자. 왕립학회를 설립했다.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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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2. 윌킨스는 암호가 의사소통의 근본적인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윌킨스에 따르면 기록과 비밀 기록은 본질적으로 같았다. ... 윌킨스가 말한 "신속함"과 "빠름"은 1641년에는 다소 철학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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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3. 수학자였던 윌킨스는 ... 한정된(단 두 개나 세 개 혹은 다섯 개의) 기호로 전체 알파벳을 나타내는 방법을 찾으려 한 것. 이를 위해서는 기호를 조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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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aa / B - ab / C - ac / D - ad / E - ae / F - ba / G - b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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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을 쓰면 소수의 기호 집합으로도 배열을 바꿔가며 어떤 메시지든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호 집합이 작으면 주어진 메시지를 표시하는 데 더 긴 문자열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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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4. (윌킨스는) 두 개의 기호를 다섯 자리로 배열해 "32개의 차이"를 만들"었다. ... 윌킨스는 가장 순수하고 일반적인 형태의 정보라는 개념에 다가가고 있었다. ... 차이는 "음의 높낮이가 다른 두 개의 종(bells)"이나 "불, 연기 같은 모든 시각적 대상" 혹은 트럼펫, 대포, 북 등으로 만들 수 있다.
어떤 차이든 이항 선택을 의미 ... 모든 이항 선택은 생각의 표현이었다. 이처럼 1641년 나온 ... 정보이론의 근본적인 착상이 ... 그 희미한 흔적을 보였으나 다시 300년 동안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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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4-225. 전신이 등장하면서 ... 암호를 지적으로 탐구하는 게 유행 ... 대중들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 미국에서 암호에 대한 관심을 크게 고조시킨 사람은 애드거 앨런 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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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5. 환상적인 이야기와 잡지 에세이에서 포는 오래된 암호 기법을 소개하고 자신의 암호제작기법을 자랑 .... 포는 말한다. "영혼은 암호이다. 암호가 짧을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 포는 "문자가 발명되자마자 비밀스러운 소통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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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와 함께 쥘 베른(Jules Verne)과 발자크(Balzac)도 작품에 암호를 넣었다. 1868년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은 양면에 "전신 암호"를 인쇄한 카드를 만들었는데, 이 암호는 교신자들끼리 합의하고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는 비밀 단어에 따라 자리를 바꾸는 "키 알파벳"과 "메시지 알파벳"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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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암호 분석가는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 1791-1871)였다. “암호 해독술의 특이한 속성 중 하나는 모든 사람,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조차 아무도 해독할 수 없는 암호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 똑똑한 사람일수록 이런 확신이 강하다.”(배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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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227. 좀 더 젊었던 어거스터스 드 모르간과 조지 불은 같은 방법론을 활용해 한층 추상적인 소재를 연구했다. 바로 논리명제였다. … 1847년 이 두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논리학의 발전에 가장 큰 이정표가 된 두 권의 책 … 불의 『논리학의 수학적 분석』(Mathematical Analysis of Logic)과 모르간의 『형식논리학』(Formal Logic)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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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간이 논리학의 학문적 전통에 대해 더 많이 알았다면, 불은 더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수학자였다. 두 사람은 수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언어 혹은 진리(참)을 대수적 기호로 전환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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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조지 불(George Boole. 1815-1864). 영국의 수학자, 논리학자.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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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7-228. 불은 자신의 체계를 수가 없는 수학으로 생각했다. … “궁극의 논리법칙들은 수량의 수학에 속하지는 않지만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수학적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불은 오직 0과 1만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0과 1은 무 혹은 전부를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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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논리학 체계에서 기호 0과 1에 대한 해석은 각각 ‘무’와 ‘우주’”였다. 그때까지 논리학은 철학에 속해 있었다. 불은 수학을 대표해 논리학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불은 새로은 형식의 인코딩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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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수학에서 끌어온 p와 q, +와 -, ( )와 { } 같은 기호들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애매하고 가변적인 일상적인 말로 대개 표현되는 조작, 진술, 관계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참과 거짓, 범주 소속 여부, 전제와 결론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포함됐다. ‘if, either, or’는 “입자들”로서 불 논리학을 구성하는 요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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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229. 하나의 양상(modality)에서 다른 양상으로 전환하는 인코딩이 도움이 되었다. 모스 코드의 목적은 일상 언어 수 킬로미터의 구리선을 통해 거의 순식간에 전달하는 데 적합한 형식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기호 논리학의 경우 새로운 형식은 산술적 조작에 적합했다. 기호는 일상적 의사소통의 방해물에 취약한 내용물을 보호하는 작은 캡슐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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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9. 단어에서 의미를 제거하면 안정성이 상당히 증가한다. 기호와 상징은 … 연산자로, 기계에서 기어와 레버와 같은 것 … 언어는 결국 하나의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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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언어는 이제 표현과 사고라는 두 가지 독립적 기능을 하는 도구로 인식된다. … 불에게 논리는 사고’였’다. 1854년에 쓴 역작의 제목으로 불이 정한 것은 『사고의 법칙』(The Laws of Thought)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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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새로운 전선, 새로운 논리 -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미지에 싸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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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5. 클로드 섀넌(Claude Elwood Shannon. 1916-2001)은 … 일생을 게임하는 것을 좋아했고 궁리했으며, 기계 만지는 일을 좋아했다. … 또한 기계광의 창의성도 함께 있어서 철조망 전신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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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이 자랐던) 미국 미시건 주 게일로드는 … 광활한 북부 농장지대를 끊듯 들어선 도시로, 거리와 상점도 별로 없었다. 철조망은 … 평원과 초원을 가로질러 로키 산맥까지 덩굴처럼 뻗어나가면서 산업적 부를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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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6. … 전국의 철사 울타리는 거미줄 형태나 네트워크가 아니라 부러진 격자 모양 …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하는 데 의도가 있었다. … 철조망은 … 전도체로서 형편엾었다. 하지만 전선은 전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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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전화회사가 진출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농촌사람들은 철조망 전화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들은 금속 꺾쇠를 절연된 고정 장치로 바꿨고 건식 배터리와 통화관을 달았으며, 남는 철조망으로 빈틈 사이를 연결했다. … 분명 사람들은 연결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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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6-237. 전기통신의 세 가지 거대한 파도가 차례로 절정을 구가했다. 바로 전신, 전화, 라디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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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전화국장은 젊은 남녀들이 … “전화선에다 끊임없이 말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 벨(Alexander Graham Bell. 1847-1922)은 특히 여성과 시종들이 쓸데없는 일로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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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7-238. 섀넌은 조립장난감과 책을 좋아했다. 혼자 있을 때는 책을 읽고 또 읽었는데, 에드거 앨런 포가 쓴 『황금 벌레』를 좋아했다. … 이 이야기의 주인공 … 윌리엄 르그랑(William Legrand)은 포의 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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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애드러 앨런 포의 소설 『황금 벌레』의 초기 판본에 포함된 삽화.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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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8. 시대가 이런 비상한 주인공을 바라고 있었고, 포와 아서 코넌 도일, H. G. 웰스처럼 선견지명을 가진 작가들에 의해 때맞춰 불려 나왔던 것이다. 『황금 벌레』의 주인공은 양피지에 적힌 암호를 해독해 묻혀 있던 보물을 찾아낸다. … 암호의 답은 황금으로 이어졌지만 … 사람들을 흥분시킨 것은 코드 안에, 즉 수수께끼와 변형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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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8-239. 클로드 섀넌은 … 1932년 미시간대학교에 입학해 전기공학과 수학을 전공 … 1936년 졸업을앞두고 MIT의 대학원생 구인공고를 보게 된다. 당시 MIT 공학과 학장이던 버니바 부시(Vnnevar Bush. 1890-1974)가 미분해석기(Differential Analyzer)라는 … 새로운 기계를 운용할 연구조교를 구한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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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하는 축과 기어를 가진 100톤짜리 철제 플랫폼이었던 이 기계를 신문에서는 “기계 두뇌” 혹은 “생각하는 기계”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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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40. 부시는 배비지에 대하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부시는 배비지와 마찬가지로 … 단순 계산이 싫었다. “수학자는 숫자를 쉽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 수학자는 주로 고차원적인 기호논리학을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알고, 특히 직관적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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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는 벨 전화연구소, 제너럴 일렉트릭과 함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급성장한 응용 전기공학의 3대 중심지였다. 이곳에서는 … 2차 미분방정식을 풀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았다. … 미분해석기는 … 제어용 전기기계식 스위치가 달리긴 했지만 배비지의 기관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기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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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점도 있었다. 미분해석기는 배비지의 기관과 달리 (숫자가 아니라) 양을 다루며, … 동역학계의 미래를 나타내는 곡선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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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1. 전기제어 파트는 일반 스위치와 전신의 후손인 릴레이라는 특수 스위치 두 종류 … 릴레이는 전기로 제어되는 전기 스위치였다. … 릴레이 회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찾던 섀넌은 하나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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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4학년 때 기호논리학 강의를 들은 섀넌은 스위칭 회로를 배치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목록을 만들다가 … 회로를 서술하는 데는 기호논리학에서 사용되는 독특한 인위적 표기법인 불의 ‘대수’를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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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이 깨달은 바 … 릴레이가 한 회로에서 다음 회로로 넘기는 것은 실제로 전기가 아니라 … 회로의 개폐 여부에 대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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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2-243. 섀넌은 불처럼 자신의 방정식에 0과 1, 단 두 개의 숫자만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였다. 0은 닫힌회로, 1은 열린회로. 켜짐 혹은 꺼짐, 예 속은 아니요, 참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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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은) 이진산술을 제안했다. “릴레이 회로를 통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if, or, and 등과 같은 단어들을 사용해 모든 연산을 릴레이를 가지고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 MIT의 한 연구조교가 쓴 석사논문은 논리회로와 이진산술 같은 아직은 도래하지 않은 컴퓨터 혁명의 핵심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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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 … 섀넌은 부시의 제안에 따라 전공을 전기공학에서 수학으로 바꿨다. 아울러 부시는 기호의 대수학을 신생 학문인 유전학에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해볼 것을 권했다. … 섀넌은 「이론유전학을 위한 대수학」(An Algebra for Theoretical Genetics)이라는 야심 찬 박사논문을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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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244. 섀넌에 따르면 유전자는 이론적 구조물이었다. … 섀넌은 숫자와 글자들을 배열해 개인의 “유전 공식”을 나타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 “비수학자들에게 현대 대수학에서는 기호로 숫자가 아니라 개념을 나타내는 일이 다반사라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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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4. 1939년 늦겨울 섀넌은 부시에게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디어를 장문의 편지에 담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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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t) —> ? —> F(t) —> ?—> f2(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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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5. T와 R은 송신기와 수신기였다. 이 둘은 세 개의 “시간 함수”를 중계했다. f(t)는 “전달되는 소식”, 신호, 최종 출력값. 당연히 출력값은 입력값과 가능한 한 거의 동일해야 했다. … 문제는 현실의 시스템이 언제나 ‘왜곡’에 시달린다는 점. 섀넌은 왜곡을 수학적 형식으로 엄밀하게 정의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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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은 … 기호로 수학 연산을 수행하는 기계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는 완전히 전기회로만 써서 미분해석기보다 더 많은 작업을 하는 기계였다. 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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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6. 기록의 발명은 추론을 논리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논리학을 촉발시켰다. … 이제 기호로 움직이는 기계가 발명되면서 논리학이 다시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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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 기호, 공식, 증명의 체계 안에 논리학과 수학을 결합함으로써 철학자들은 … 엄밀하고 형식적인 확실성에 손닿을 것처럼 보였다. 이는 영국 합리주의의 거두로, 1910~1913년에 걸쳐 세 권짜리 명저를 쓴 버트런드 러셀과 노스 화이트헤드(North Whitehead. 1861-1947)의 목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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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야망은 바로 모든 수학을 완성하는 것 …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 기호논리학으로 인해 마침내 수학의 완성이 가능해졌다고 주장. 이들의 임무는 모든 수학적 사실을 증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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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7.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기호체계가 논리학에서 쓰는 “고도로 추상적인 절차와 사고”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일상 언어는 … 일상 세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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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7. 그럼에도 이들은 몇 가지 장애물을 발견한다. … 머리말을 보자. “논리학을 감염시킨 모순과 역설을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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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8-249. 에피메니데스의 역설(Epimenides paradox)을 더 정식화하면 ‘이 진술은 거짓이다’라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된다. …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완벽을, 증명을 추구했다. … 하지만 엄밀하게 체계를 구축할수록 더 많은 역설이 발견됐다. … 러셀이 제시한 또 다른 역설은 이발사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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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에 따르면 우리는 “말의 전체적인 형식은 의미가 없는 잡음일 뿐”이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집합론을 연구하는 수학자라면 역설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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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9-250. 집합은 사물, 가령 정수의 모임이다. 집합 0, 2, 4는 정수를 원소로 갖는다. 또한 집합은 다른 집합의 원소가 될 수 있다. 가령 집합 0, 2, 4는 ‘정수 집합’의 집합과 ‘세 원소 집합’의 집합에 속하지만 ‘소수 집합’의 집합에는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러셀은 특정한 집합을 이렇게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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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그 자신이 그 집합의 원소가 아닌 모든 집합들의 집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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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러셀의 역설(Russell's paradox)로 불린다. 여기서 역설은 잡음으로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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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러셀의 역설. (출처. : 『로지코믹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외. 2011. 알에이치코리아.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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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0. 러셀은 역설을 제거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역설을 일으키는 요인은 문제의 진술 안에 존재하는 특유의 재귀 때문. 다시 말해 집합에 속한 집합이라는 개념. … 문제는 층위를 섞는 것, … 유형을 혼합하는 데 있었다. 해결책은 이런 혼합을 규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치고, 터무시하고, 금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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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0-251. 여기서 쿠르트 괴델(Kurt Gödel. 1906-1978)이 등장한다. 1906년 체코 모라비아 지방의 중심지인 브르노에서 태어난 괴델은 … 빈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스무 살에는 빈학파(Vienna Circle)의 일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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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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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꼽문] 책새벽-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23장, 24장 (p.48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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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재밌네요.. 수힉이 이렇게 기호화돼서 복잡한 식들의 해를 구하게 됐구나...근데 러셀의 역설을 이해 못하겠어요. 집합S는 그 집합의 원소가 아닌 모든집합들의 집합이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을 원소로 하는 집합'이란 말이 좀 헷갈려서 이해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여기서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의 예를 들어 보면 짝수의 집합 같은 것이 있습니다. 짝수의 집합을 S라고 해보면, S는 S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짝수의 집합'은 짝수가 아니니까요. 검색해보니 이런 집합이 수학에서는 많다고 하네요..
반대로 '자신을 포함하는 집합'은 이런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아닌 것들의 집합'을 B이라고 한다면 집합 B는 B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사람이 아닌 것들의 집합'은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러셀의 문장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을 원소로 하는 집합'에
(1) 자신이 들어간다면 --> 그건 자신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에 모순이 되고,
(2) 자신이 안 들어간다면 -->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을 원소로 하는 집합'이라고 해놓고 자신이 안 들어가게 되니까 또 모순이 되는 겁니다.
이래도 모순, 저래도 모순, 그래서 역설이라고 하는 거고요. 러셀은 층위를 섞는 바람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봤고, 층위를 구분해서 해결하려고 했나 봅니다.
예를 들어서 a, b, c...로 된 집합 A가 있으면, A에 대한 집합, 그 다음에는 A에 대한 집합에 대한 집합, A에 대한 집합에 대한 집합에 대한 집합... 이런 식으로요. <--- 이건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책을 더 읽어보면 괴델이 무엇을 어떻게 지적을 했고 러셀이 어떻게 해결했는지 나올 것 같습니다. 제 나름대로 이해한 걸 적은 거니까 잘못 이해한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시고, 틀린 데 있으면 가차없이 고쳐주세요.
ㅎㅎ 와 쉬운 설명 감사해요~~♥
말꼬리잡기 기술~ 이해완료.
황승미쌤의 친절함에 보답이 된거같아 뿌듯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