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새벽 2회 - 발췌] 인포메이션 pp.44~72.
모임 정리
책새벽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2-08-30 08:25
조회
924
책새벽 2회. 2022. 8. 29.
<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박래선, 김태훈 옮김. 김상욱 감수. 2017. 동아시아. / pp.44~72.
녹색아카데미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 6-7시에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을 읽고 있는데요. 지난 시간(2회)에서 읽은 내용 중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옮기고, 중요한 이미지를 넣고 주요 인물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거리, 함께 보면 좋을 자료들이 있으시면 부담없이 공유해주세요.
p.43:16. 말하는 북의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는 관련 아프리카 언어들에서 발견되는 핵심적 사실에 있었다. 이들 언어는 ... 성조 언어였다. 영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인도-유럽어족은 이런 성질이 없었다.
p.44. 19세기 말 이후 언어학자들은 음소를 의미의 차이를 만드는 최소 소리 단위로 파악했다. ... 음소라는 개념은 유용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 문제는 말의 흐름이 연속체라는 것이다. 언어학자는 관념적으로 또 자의적으로 말의 흐름을 별개의 단위로 나눌 수 있지만, 이들 단위의 의미는 화자와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p.45. 어쨌든 추가 변수가 있는 성조 언어는 경험이 부족한 언어학자들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음소를 지닌다.
북 언어는 ... 오직 성조만을 채택했다. 북 언어는 한 쌍의 음소를 가지며, 완전히 음높이 유형만으로 구성된다. 북은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제작된다. 이를테면 모과나무 속을 파내어 길고 좁은 틈을 통해 고음과 저음을 내는 틈북slit gong도 있고, 위에 가죽을 덧대어 쌍으로 쓰는 북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장3도major third의 간격으로 두 개의 다른 음을 내는 것이다.
구어를 북 언어로 표현하면 정보가 소실되었다. ... 그렇다면 풍부한 성조를 가진 구어를 최소한의 코드로 축약한 것들을 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 예외 없이 각 단어마다 "약간의 수식구"를 덧붙인다...
p.46. 덧붙여진 북소리는 관련 없는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 청자들은 띄엄띄엄 이어지는 높고 낮은 북소리만을 듣지만 사실상 빠진 자음과 모음도 '듣는다'.
정형화된 수식구가 길게 따라붙으면서, 말하자면 이런 잉여성으로 인해서 모호함은 사라진다.
p.47. 대개 언어의 잉여성은 배경의 일부일 뿐 이다. 전신수에게 잉여성은 값비싼 낭비 ... 그러나 아프리카의 북꾼에게는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책을 낸 후 존 캐링턴은 우연히 이런 사실을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p.48. 벨연구소의 랠프 하틀리(Ralph Hartley. 1888-1970)가 쓴 논문은 H=n log s라는 상당히 연관성이 높은 공식을 담고 있었다. 여기서 H는 정보량, n은 메시지를 구성하는 기후의 수, s는 해당 언어가 가진 전체 기호의 수. ...
하틀리의 젊은 동료였던 클로드 섀넌은 이후 이 선례를 따라 영어의 잉여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작업을 주요 과제로 삼는다. ... 하틀리의 공식은 대단히 단순한 현상을 정량화했다. 일정한 양의 정보를 전달할 때 기호의 종류가 적을수록 더 많이 전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가 말로 전달하는 메시지보다 약 8배나 더 길어야 했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하틀리는 정보를 정성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상황이 더 복잡해지고 말았다. ... 부호의 중간층에서 복잡성이 발생했다. ... 측정하기 더 어려웠던 것은 밑바닥에 있는 인간의 음성과 이를 대리하는 부호들이 연결되는 지점이었다.
제2장. 말의 지속성
p.53. ... 언어와 기호체계를 연관시키는 행위가 제2의 본능이 되려면 수천 년의 시간이 걸리며, 그런 다음에는 기록이 없었던 순진무구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예수회 사제이자 철학자이며 문화역사학자인 ... 옹(Walter J. Ong. 1912-2003)의 설명을 들어보자.
"... 기록이 없으면, 말이 설령 시각적 대상을 표상한다고 해도 시각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말은 소리이다. 그래서 말을 다시 '불러서' 상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말을 '바라볼' 수는 없다."
1960~1970년대에 옹은 전자시대가 새로운 구술성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공언했다. ... 여기서 말하는 구술성은 '2차 구술성' ... 문해력 안에서만 존재하는 구술성 ... 활자를 배경으로 음성이 들리는 것...
p.54. 1차 구술성 시대는 거의 인류사 전체에 걸쳐 훨씬 더 오래 지속되었다. 기록은 뒤늦게 개발되었고, 문해력이 보편화된 것은 한참 나중의 일이었다.
옹이 연구를 시작할 무렵에는 '구술문학'이라는 개념이 흔하게 사용되었다. 구술문학이라는 말은 시대착오가 뒤섞인 모순어법이다. ... 무의식적으로 현재를 통해 과거에 접근하는 방법인 것 ... 옹은 "말(馬)을 바퀴없는 차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p.55. 이런 점에서 문자가 없던 과거를 현대인이 이해하기란 절망에 가깝다.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문어(文語)라는 기제가 있기 때문이다. ... 문해력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역사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와 논리 자체가 문자적 사유의 산물이다.
하나의 기술로서 글쓰기는 사전 숙고와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 언어는 기술이 아니다. ... 언어는 지성의 작용이다. ... 기록 역시 구체적인 실행이지만 말이 종이나 돌에 실체화되면 인공물로서 별개의 존재가 된다. 기록은 도구의 산물이며, 하나의 도구이다.
그리고 이후 나타난 많은 기술들처럼 기록은 즉각적인 반발은 불렀다. ... 플라톤은 이 기술(기록)이 궁핍화를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p.56. "... 배운 사람들의 혼에 망각을 제공할 것이니, 글쓰기를 믿은 나머지 외부로부터 남의 것인 표시에 의해 기억을 떠올리지, 내부로부터 자신들에 의해 스스로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기록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화자와 청자를 단절시켰다. ... 한 사람이 다수에게, 죽은 자가 산 자에게, 산 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에게 말한다. ... 매클루언이 지적한 대로 "플라톤이 이렇게 말했을 때 서구 세계 앞에는 2,000년의 기록문화가 놓여 있었다.
p.57. 새뮤얼 버틀러(Samuel Butler. 1835-1902)는 말과 글의 차이를 이렇게 정리한다. "기록된 기호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범위를 시공간적으로 무한히 확장한다. 다시 말해 글은 작가의 정신에 육신의 삶에 대비되는 생명, 즉 잉크와 종이 그리고 독자들에 의해 지속되는 생명을 부여한다."
그러나 새로운 채널은 이전의 채널을 확장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 재사용과 '재-구성'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완전히 새로운 정보의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 역사, 법률, 상업, 수학, 논리학...
p.57-58. 기록의 힘은 ... 방법론에도 있다. 코드화된 시각적인 말, 전달하는 행위, 대상을 기호로 대체하는 방법론... 그런 다음 나중에는 기호가 기호를 대체하게 된다.
p.58. 구석기 인류는 적어도 3만 년 전부터 ... 새기거나 그리기 시작했다. ... 이 기호들은 예술적 혹은 주술적 목적이 있었다. ... 머릿속의 상태를 외부 미디어에 저장하는 일의 시작이었다.
... 글이 되려면 사물을 표상하는 단계에서 구어를 표상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변환을 거쳐야 했다. 즉, 두 번의 표상 단계 ... '그림을 나타내는' 상형문자에서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를 거쳐 '말을 나타내는' 표어문자로 나아가야 한다.
한자는 4,500~8,000년 전에 이 변환 과정을 시작했다.
p.59. 한자는 획을 도식적으로 그어나가면서 다차원적인 의미관계를 표현한다. 한 가지 방식은 단순한 반복이다. 가령 나무(木)와 나무(木)를 합하면 숲(林) ... 해(日)와 달(月)을 합치면 밝음(明) ... 한자는 최소 5만 글자 정도 되는데, ... 흔히 사용하는 한자는 대략 6,000자 정도이다. 한자는 인류가 발전시킨 가장 다채롭고 복잡한 표기체계이다. ... 한자는 기호 집합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개별 기호는 가장 많은 의미를 가진다.
표기체계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기호도 더 적고, 각 기호가 갖는 정보도 더 적은 것이다. 중간 단계는 각 글자가 유의미하거나 그렇지 않은 음절을 표상하는 표음﹒표기체계인 음절문자이다. 이 경우 수백 개의 글자로 전체 언어를 표기할 수 있다.
다른 극단에 있는 표기체계는 등장하는 데 가장 오래 걸렸다. 바로 각 기호가 음소를 나타내는 알파벳이다. ... 가장 환원적이고 전복적...
[그림 4] 에드워드 버나드는 "Orbis eruditi"(1689)에 당시까지 알려진 모든 알파벳을 정리했고, 찰스 모튼이 1759년에 이를 갱신했다. (출처 : wikipedia)
p.60. 알파벳은 ... 모두 지중해 동부 연안에서 등장한 같은 조상에게서 나왔다. ... 원형은 기원전 1500년경 팔레스타인, 페니키아, 아시리아를 잇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문화의 교차로에서 형성됐다.
이 지역의 동쪽으로는 ...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 남서쪽으로는 이집트문명이 있었다. 기프로스와 크레타에서 온 상인들도 별개의 고유한 표기체계를 들여왔다. 여기에 미노스, 히타이트, 아나톨리아의 상형문자까지 더해져서 기호의 잡탕이 형성되었다.
지배계급이었던 사제들은 자신들만의 표기체계에 투자 ... 법과 제의를 장악했다. 하지만 ... 지배계급의 문자는 보수적이었고, 새로운 기술은 실용적이었다.
p.60-61. 알파벳은 전염되듯 퍼져나갔다. ... 아랍과 북아프리카로, 히브리어와 페니키아어로 퍼져나갔고, 중앙아시아를 거쳐 브라미Brahmi와 관련 인도문자로, 또 그리스로 퍼져나갔던 것이다. 그리스에서 발흥한 신문명은 알파벳을 높은 수준으로 완성했다. ... 라틴 알파벳과 키릴 알파벳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스에서는 문학작품을 만드는 데 굳이 알파벳이 필요 없었다. ... 밀먼 패리Milman Parry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가 기록 없이 지어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록 없이 지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대한 작품들의 시적 특질이자 형식적 잉여성인 운율은 무엇보다 기억을 돕는 역할을 했다. ... (하지만 ... 이 서사시들은 기원전 6~7세기경에 '기록'됐다.)
호메로스 서사시의 필사는 몇 대에 걸쳐 되풀이되었다. ... 필사는 호메로스의 위대한 서사시를 새로운 미디어로 전환 ... 음유시인에 의해 매번 새롭게 창조되고 ... 다시 사라지는 덧없는 말들이었던 서사시는 필사를 함으로써 고정되었지만, 파피루스에 새겨진 시구라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p.62. 기록은 신에 대한 기원, 법의 기술, 경제적인 합의 같은 보다 세속적인 담론의 형태에 도움 ... 기록은 담론에 대한 담론을 낳았다.
그렇다면 기록된 텍스트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이 담론의 요소들을 묘사하기 위한 단어들은 호메로스의 어휘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 새로운 어휘가 출현 ... '주제topics' ... '구조structure' ... '플롯plot' ... '화법diction' ...
...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식을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록의 지속성은 우리가 아는 세계 그리고 앎에 대해 알려진 것들에 체계를 부여했다. 글을 쓰고, 검토하고, 다음 날 새롭게 바라보고, 그 의미를 살피자마자 우리는 철학자가 되었다.
p.63. ... 그리스인들은 동물, 곤충, 어류의 종류를 분류하기 위해 '범주category'(이 단어는 원래 '고발' 혹은 '예측'을 뜻했다)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관념을 범주화할 수 있었다. ... 플라톤은 이런 사고방식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중들은 아름다움이라는 관념 그 자체 대신 수많은 아름다운 사물을 받아들인다. 또한 본질로 여겨지는 어떤 것이 아니라 수많은 구체적 사물들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대중은 철학적인 사고를 할 수 없다." (Republic, 6.493e. 출처: Eric A. Havelock, Preface to Plato, 282)
p.63-64. 여기서 '대중'은 '문맹'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플라톤은 ... 이렇게 말했다. "문맹들은 온갖 사물들의 다양성 속에서 넋을 잃고 헤맨다. 이들의 영혼에는 선명한 문양이 없다. 플라톤이 말한 선명한 문양은?
p.64. 해블록은 추상화의 원칙에 따라 사건이 아닌 범주를 기준으로 경험을 정리하면서 "이야기의 산문"에서 "관념의 산문"으로 전환하는 정신적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 단순한 자아의 발견이 아니라 '사유하는' 자아, 사실상 의식의 진정한 기원에 대한 발견이었다.
... 쓰든 쓰지 않든 간에 모두가 생각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 기록된 말(지속성을 얻은 말)은 의식적 사고의 전제 조건이다.
"플라톤은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적인 정신의 특질들을 파악하고 단일 유형으로 만족스럽게 명명할 수 있는 용어를 찾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p.65. 추상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아리스토텔레스는 추론이라는 상징, 즉 논리를 발전시키기 위해 엄격한 체계 안에 범주와 관계를 배치 ... 논리는 '말', '이유', '이야기' 혹은 근본적으론 그저 '단어'를 의미하는 등 딱히 번역하기 힘든 단어인 로고스logos에서 나온 말이다.
논리는 기록과 별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논리는 그리스와 인도 그리고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글을 통해 전승됐다. 논리는 추상화라는 행위를 참과 거짓을 가리는 도구로 바꾼다.
반면 구전되는 이야기...에는 삼단논법이 없다. 경험은 범주가 아니라 사건을 기준으로 나열된다. 이야기 구조는 기록을 통해서만 일관되고 합리적 논증을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논증에 대한 연구를 하나의 도구로 여김으로써 또 다른 수준에 이르렀다.
p.66. 월터 옹은 이렇게 말했다. "형식논리학은 그리스 문화가 알파벳으로 기록하는 기술을 체득한 후에 발명됐다...."
알렉산드르 로마노비치 루리야(Aleksandr Romanovich Luria. 1902~1977)가 1930년대 중앙아시아 지역의 우즈베키스탄과 기르기스스탄 벽지의 문맹을 대상을 조사 ... 문맹과 조금이라도 문해력이 있는 사람들 간에는 아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에도 현저한 차이... 논리가 기호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 ...
p.67. 정보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화자의 경험으로부터 분리되어버린다. 이제 정보는 ... 말 속에서 살아간다. 말도 정보를 전달하지만 글처럼 자의식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문자를 해득(解得; 뜻을 깨쳐 앎)할 줄 아는 사람들은 분류, 참조, 정의 같은 문자와 관련된 지적 활동을 함으로써 글에 대한 인식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문해력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기술들이 전혀 당연하지 않았다.
p.67-68. 19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을 번역한 벤저민 조엣Benjamin Jowett은 이렇게 말했다. "논리의 유아기에는 내용을 채우기 전에 사고의 형식을 먼저 발명해야 했다."
p.68. ... 모든 문화가 논리를 발명하자마자 역설이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거의 동시대 철학자인 공손룡이 '백마비마(白馬非馬)'로 알려진 대화 형식의 역설을 제시했다.
... 공손룡은 오랜 세월 언어의 속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중국 역사가들이 '언어 위기'라고 부른 이런 역설에 대해 천착했다. 이름은 그것이 지칭하는 사물이 아니다. 범주는 하위 범주와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올바른 추론도 빗나갈 수 있다.
p.69. 공손룡은 흰색, 말스러움 같은 속성에 따라 범주를 나누는 추상화 과정을 조명했다. 이 범주들은 실재의 일부일까, 아니면 언어로만 존재할까?
2,000년 후에도 철학자들은 여전히 이 텍스트들과 씨름한다. ... 역설을 없애는 한 가지 방법은 매개체를 정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모호한 단어와 헝클어진 구문을 없애고 엄밀하고 순수한 기호를 쓰면 된다. 즉, 수학에 기대는 것이다.
20세기 초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기호체계만이 오류나 역설 없이 논리를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꿈은 착각으로 판명이 났다. 역설이 천천히 파고들었지만 논리학과 수학의 길이 만나기 전까지 누구도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p.69-70. 수학 역시 기록의 발명 ... 그리스는 종종 ... 현대 수학의 원류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바빌로니아에서 기원한 칼데아 수비학이라는 다른 전통을 스스로 언급 ... 이 전통은 ... 19세기 말까지 모래 속에 파묻혀 있었다.
p.70. 기원전 3000년 경 유프라테스 강의 충적지로 길가메시 왕이 살던, 아마도 세계 최대의 요새 도시인 우루크Uruk에서는 700여 개의 기호로 구성된 문자체계가 꽃을 피웠다. 이 지역은 20세기 내내 독일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됐다.
p.71. 해독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 학자들이 판독한 우루크 점토판의 내용은 비망록, 계약과 법조문, 보리, 가축, 기름, ... 거래를 위한 청구서와 영수증 등 ... 평범한 것들이었다. 시나 문학작품 같은 것들은 그 후 수백 년 동안 설형문자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에도 설형문자는 계산과 측량을 위한 기호들을 포함 ... 기호들은 수와 무게를 나타냈다. 보다 체계적으로 수를 표시하기 시작한 것은 메소포타니마가 위대한 도시, 바빌론을 중심으로 통일된 기원전 1750년 무렵의 함무라비 시대였다. 함무라비는 ... 기록과 사회 통제를 연계하여 제국을 건설했다.
p.72. 기록은 국가를 운영하는 새로운 수단 ... 이 모델은 공문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우리의 정부까지 이어졌다.
수의 표기는 정교한 체계로 발전했다. ... 바빌로니아 체계는 십진법이 아니라 육십진법을 따랐다. ... 큰 수를 만들 때는 위치 기수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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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알찬정리!!! 너무 감사합니다!!